풀이 1
풀이 7
책 오역·과의역. 앞 구절 '佛見法見尚乃不起'의 흐름은 깨달은 이가 저절로 그러하다는 서술이고, 終不作(끝내 짓지 않는다)은 서술문이다. 출판본은 '하지를 마십시오'라는 명령·권계형으로 옮겨 不作을 勿作으로 오독한 과의역이다. 내 번역 '끝내 이런 태도로 인과를 부정하지 않습니다'가 문법·문맥에 맞다.
이 편의 낱말 47
- 一聞千悟 일문천오
한 번 듣고 천 가지를 깨친다는 말이다. 타고난 그릇이 크고 지혜가 날카로운 사람은 한마디만 듣고도 단번에 다 깨친다는 뜻으로 쓴다.
- 湯消冰 탕소빙
끓는 물(湯)이 얼음을 녹인다. 미혹이 단박에 사라지는 돈오(頓悟)의 비유이다.
- 生佛未分已前 생불미분이전
중생(生)과 부처(佛)가 아직 나뉘기 이전이다. 본래면목(本來面目)·부모미생전(父母未生前)의 자리이다.
- 熠熠地 습습지
습습(熠熠)은 번쩍이는 모양이다. 식심(識心)이 분주히 반짝이며 떠도는 상태이다.
- 取境 취경
경계(境)를 취하는 것이다. 육진(六塵)의 대상을 붙잡아 분별한다.
- 聲色 성색
소리와 빛깔이다. 귀로 듣고 눈으로 보는 바깥 경계 전체를 대표하여 이르는 말로, 선가에서는 여기에 끌려 다니는 마음을 경계한다.
- 識浪滔滔 식랑도도
식(識)의 물결이 도도하다. 능가경(楞伽經)의 '장식해상주(藏識海常住), 경계풍소동(境界風所動), 종종제식랑(種種諸識浪), 騰躍而轉生'에서 온 장식해(藏識海)·식랑(識浪) 비유이다.
- 薰炙 훈자
향내가 배고 불기운이 스미듯, 오래 가까이 지내며 감화를 받아 몸에 밴다는 말이다. 스승 곁에서 오래 가르침을 받는 일이나, 지난 생부터 닦아 익혀 온 힘을 이른다.
- 伏膺 복응
복응(伏膺)은 마음으로 복응(服膺)하여 굽혀 따름이다. 스승에게 참문(參問)함을 이른다.
- 參叩 참고
참문하고 두드려 물음이다. 고(叩)는 두드릴 고이다.
- 黑漫漫地 흑만만지
캄캄하고 아득한 모양이다. 공부가 아직 순숙(純熟)하지 못한 상태이다.
- 冥然叩寂 명연고적
아득히(冥然) 고요함(寂)을 두드림이다. 분별(分別)을 쉬고 적정(寂靜)에 드는 공부이다.
- 喪卻心機 상각심기
심기(心機)를 여읨이다. 심기(心機)는 분별하는 마음의 기틀이며, 각(卻)은 어조사이다.
- 一如土木 일여토목
흙덩이(土)와 나무토막(木)처럼 됨이다. 정식(情識)이 끊긴 무심(無心)의 비유이다.
- 桶底子脫 통저자탈
통 밑바닥이 쑥 빠진다는 말이다. 막혔던 알음알이가 한꺼번에 무너지며 크게 깨치는 순간을 이른다. 설봉(雪峰)이 덕산 문하에서 깨친 때를 '통 밑이 빠진 듯했다'고 회고했다.
- 本光 본광
본래 갖추어진 광명, 곧 사람마다 지닌 제 성품의 신령한 밝음을 이른다. 한 번도 어두워진 적이 없으나, 스스로 알아보지 못할 뿐이라고 한다.
- 湛湛澄澄 담담징징
깊고 맑으며 티 없이 맑은 모양이다. 고인 물이 맑게 가라앉은 것처럼, 흐림 없이 고요하고 맑은 마음의 바탕을 그린 말이다.
- 妙淨明性 묘정명성
오묘하고 깨끗한 밝은 성품이다. 곧 진여자성(眞如自性)이다.
- 固蔕深根 고체심근
뿌리를 굳고 깊게 내림이다. 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 제59장 '심근고저(深根固柢), 장생구시지도(長生久視之道)'의 심근고저(深根固柢)에서 유래한다.
- 一明一切明·
一了一切了 일명일체명·일료일체료 하나가 밝으면 일체가 밝고, 하나를 깨치면 일체를 깨친다. 화엄(華嚴) 일즉일체(一卽一切)의 원돈(圓頓) 사상이다.
- 行棒下喝 행방하할
- 擎扠輥毬 경차곤구
경차(擎扠)는 창·작살을 들어 보임이고, 곤구(輥毬)는 나무공을 굴림이다(설봉의존(雪峰義存)의 목구(木毬) 접화). 모두 언어를 떠난 제창(提唱) 수단이다.
- 生死涅槃猶如昨夢 생사열반유여작몽
생사와 열반이 지난밤 꿈과 같다. 이변(二邊)이 본래 공(空)함을 이른다.
- 泰定 태정
크게 안정되어 흔들림이 없음을 이른다. 『장자』의 '마음이 크게 안정된 이는 하늘의 빛을 낸다'는 말에서 왔다.
- 佛見法見 불견법견
'부처'라는 견해와 '법'이라는 견해이다. 부처나 진리를 붙들어 두는 생각도 미세한 집착이라 이마저 떨쳐야 한다. 남전(南泉)이 문수와 보현이 이 견해를 일으켰다며 벌한 말이 유명하다.
- 撥無因果 발무인과
인과(因果)를 아예 없다고 물리쳐 버리는 것을 이른다. 공(空)을 잘못 알아 선악의 갚음도 없다고 여기는 그릇된 견해다. 영가(永嘉)는 『증도가』에서 이를 재앙을 부르는 병으로 꼽았다.
- 得坐披衣 득좌피의
자리를 얻고 옷을 입는다는 말로, 깨달음에 들어 제 자리를 얻었음을 이른다. 앙산(仰山)이 한 스님에게 '자리를 얻어 옷을 입었으니 이제부터 스스로 살펴라(向後自看)'고 한 말로 널리 쓰였다.
- 蠱毒之鄉 고독지향
고독(蠱毒)의 고장이다. 고독(蠱毒)은 독충을 부린 독이다. 티끌 하나 묻지 않는 보임(保任)의 철저함을 비유한다.
- 長養聖胎 장양성태
성태(聖胎), 곧 성인이 될 씨앗을 오래 길러 간다는 말이다. 깨친 뒤 그 마음을 잘 지켜 무르익게 하는 공부, 곧 보임(保任)을 이른다. 마조(馬祖)의 말에서 널리 쓰이게 되었다.
- 染污卽不得 염오즉불득
물들이면 안 됨이다. 남악회양(南嶽懷讓)이 육조(六祖)에게 답한 '수증즉불무(修證卽不無), 염오즉불득(染污卽不得)'에서 유래한다.
- 淨穢二邊 정예이변
깨끗함과 더러움이라는 두 극단이다. 깨끗함을 좇고 더러움을 싫어하는 마음도 치우친 분별이니, 어느 쪽에도 기대지 말라는 뜻으로 쓴다. 마조(馬祖)도 같은 가르침을 폈다.
- 古德捷徑 고덕첩경
옛 고덕(古德)이 내려준 지름길이다. 스승에게 받은 것이 아닌 자득(自得)의 힘임을 강조한다.
- 永嘉玄覺 영가현각
영가현각(永嘉玄覺, 665~713)이다. 당나라 선승으로 천태 지관을 닦다가 조계로 육조혜능을 찾아갔다. 문답 끝에 인가를 받고 하룻밤 묵고 떠나 일숙각(一宿覺)이라 불렸다. 그가 지었다는 「증도가(證道歌)」 구절이 선문에서 널리 인용된다.
- 巖頭全豁 암두전활
암두전활(巖頭全奯, 828~887)이다. 당나라 선승으로 덕산(德山)의 법을 이었다. 설봉(雪峰)·흠산과 함께 행각한 도반으로, 오산(鰲山)에서 눈에 갇혔을 때 설봉을 일깨웠다. 도적의 칼 앞에서 크게 외치고 입적했다. 원오는 그의 한한지(閑閑地) 법문을 자주 들었다.
- 曹山本寂 조산본적
조산본적(曹山本寂, 840~901)이다. 당나라 선승으로 동산양개(洞山良价)의 법을 이었고 무주(撫州) 조산에 머물렀다. 스승 동산과 함께 조동종(曹洞宗)의 조사로 받든다. 동산을 떠날 때 '변하지 않는 곳으로 간다'고 답한 문답이 이름났다.
- 庭前柏樹子 정전백수자
한 스님이 조주(趙州)에게 '달마 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이 무엇입니까' 하고 묻자, 조주는 '뜰 앞의 잣나무다'라고 답했다. 묻는 말의 뜻을 좇지 않고 눈앞의 것을 곧바로 내민 대답이다. 흔히 잣나무로 옮기지만 본디 측백나무다. 『무문관』과 『종용록』에 실렸다.
- 雲門須彌山 운문수미산
한 스님이 운문(雲門)에게 '한 생각도 일으키지 않으면 허물이 있습니까' 하고 묻자, 운문은 '수미산이다'라고 답했다. 생각을 일으키지 않았다고 여기는 그 마음이 벌써 산처럼 큰 허물이라는 뜻으로 흔히 읽는다. 『종용록』 제19칙에 실린 공안이다. 세계 한가운데 솟았다는 산 자체는 수미(須彌)를 보라.
- 示張子固 시장자고
원오가 장자고(張子固)라는 사람에게 써 준 법어의 제목이다. 그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 平常心 평상심
꾸밈도 분별도 없는 평소 그대로의 마음이다. 마조(馬祖)가 '평상심이 곧 도'라고 했다. 조주(趙州)가 도를 묻자 스승 남전(南泉)도 그렇게 답했다.
- 大道無方 대도무방
대도(大道)에는 정해진 방소(方所)가 없다는 뜻이다. 진리는 특정한 자리에 국한되지 않는다.
- 利根種性 이근종성
근기(根機)가 예리한 종성(種性)이다. 상근(上根)의 돈오인(頓悟人)을 가리킨다.
- 金剛堅固 금강견고
금강(金剛)처럼 견고함이다. 무너지지 않는 정체(正體)를 형용한다.
- 無心相應 무심상응
- 雲居 운거
운거도응(雲居道膺)(?~902)이다. 동산양개(洞山良价)의 법사이며 조동종(曹洞宗)으로 운거산(雲居山)에 주석하였다. '처천만인중(處千萬人中), 여무일인상사(如無一人相似)'로 인용된다.
- 桶底子脫·
桶底脫落 통저자탈·통저탈락 통 밑바닥이 쑥 빠진다는 말이다. 통에 담겼던 것이 한꺼번에 쏟아지듯, 알음알이가 한순간에 떨어져 나가는 크나큰 깨침에 빗댄다. 원오가 어록과 편지에서 즐겨 쓴 비유다.
- 一明一切明 일명일체명
하나가 밝으면 일체가 밝고, 하나를 깨치면 일체를 깨친다. 華嚴 一卽一切의 圓頓 사상이다.
- 桶底脫落 통저탈락
통 밑바닥이 쑥 빠지듯 막혀 있던 情識이 한꺼번에 떨어져 나가는 大悟의 비유. 圜悟가 '桶底子脫'로 즐겨 쓴다(『圜悟佛果禪師語錄』 권4 '若得桶底子脫、五色線斷', T47n1997_p0732a24; 권13·14·15·16에도 보인다).
저본
卍新纂續藏經 佛果克勤禪師心要(CBETA 전자판). 국역본 대조는 선림고경총서 국역본과 견준 것으로, 대조에 필요한 구절만 출처를 밝혀 인용합니다.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