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원오심요 · 上권 56편

조도인(照道人) 비구니에게 주는 글

示照道人(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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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1
한문釋門奇特,徑截超證,速與般若相應,無出禪宗,此乃如來最上乘清淨禪也。
번역불문(佛門)에서 기특한 것은, 곧장 질러가 뛰어넘어 증득하여 재빨리 반야(般若)와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이 점에서는 선종(禪宗)을 넘어설 것이 없다. 이것이 바로 여래의 최상승(最上乘) 청정선(淸淨禪)이다.
自靈山拈花,金色頭陀微笑,迦文付授涅槃妙心正法眼藏,教外別行,單傳心印,歷代四七。
영산(靈山)에서 꽃을 들어 보이시자 금빛 두타 가섭(迦葉)이 빙그레 웃었다. 이에 석가문(釋迦文)께서 열반묘심(涅槃妙心)과 정법안장(正法眼藏)을 맡기셨다. 이 법은 교(敎) 밖에서 따로 행해지고, 마음 도장(心印)을 홀로 전하여, 대대로 스물여덟 조사(四七)에 이르렀다.
至達磨西來,直指人心,見性成佛,無論凡聖久近,但根器相投,一念透脫,更不假三僧祇劫,便證本來圓成淨妙調御。
그 뒤 달마(達磨)께서 서쪽에서 오시어, 사람의 마음을 곧바로 가리켜 성품을 보고 부처를 이루게 하셨다(直指人心 見性成佛). 범부든 성인이든, 오래 닦았든 갓 들어섰든 따지지 않는다. 다만 근기(根器)가 서로 맞아 한 생각에 뚫고 벗어나면, 다시 삼아승기겁(三僧祇劫)을 빌리지 않고도 곧 본래 원만히 이루어진 맑고 묘한 조어(調御)를 증득한다.
쉽게 읽기불문에서 놀라운 점은, 에두르지 않고 곧바로 질러서 뛰어넘어 깨치는 것이다. 그래서 반야의 지혜와 재빨리 하나가 된다. 이 점에서는 선종을 따를 것이 없다. 이것이 바로 여래의 가장 높은 가르침인 최상승 청정선이다. 옛날 영산에서 부처가 꽃을 들어 보이자, 금빛 수행자 가섭이 그 뜻을 알고 빙그레 웃었다. 이에 석가모니, 곧 석가문이 그에게 열반묘심과 정법안장을 물려주었다. 이 법은 경전의 가르침 밖에서 따로 전해졌고, 마음의 도장, 곧 심인을 오직 하나로만 이어 역대 스물여덟 조사에게 이르렀다. 그 뒤 달마가 서쪽에서 와서, 사람의 마음을 곧바로 가리켜 성품을 보고 부처를 이루게 했다. 범부든 성인이든, 닦은 세월이 길든 짧든 상관없다. 다만 근기, 곧 타고난 그릇이 서로 들어맞아 한 생각에 뚫고 벗어나기만 하면, 삼승기겁이라는 아득한 세월을 빌리지 않고도 곧 본래부터 원만히 이루어진 맑고 미묘한 부처의 경지, 곧 조어를 증득한다.
풀이 2
菩提達磨 보리달마'四七'은 西天 28祖. 『景德傳燈錄』 권3은 達磨를 '第二十八祖'로 세운다.
56.2
한문是故游泳此宗,資大法器,從初立志跂步,便要超卓,所謂立地成佛。蹔時斂念,便證無生,不立前後際,不從他得,惟是自己分上猛利操修。
번역그러므로 이 종문(宗門)에 노닐며 큰 법기(法器)를 갖추려면, 처음 뜻을 세워 발을 내디딜 때부터 뛰어나고 우뚝해야 한다. 이른바 선 자리에서 부처를 이룬다(立地成佛)는 것이다. 잠깐 생각을 거두면 곧 무생(無生)을 증득한다. 앞뒤의 경계를 세우지 않고, 남에게서 얻지 않는다. 오직 자기 자리에서 맹렬하고 날카롭게 닦아 갈 뿐이다.
如斬一綟絲,一斬一切斬,性靈瞥脫,前念是凡,後念是聖,擬不擬凡聖一如,含吐十虗,更無方所。
한 타래 실을 끊을 때 한 번 끊으면 모두 끊어지듯, 성품의 신령함이 문득 벗어나면 앞생각은 범부요 뒷생각은 성인이다. 헤아리든 헤아리지 않든 범부와 성인이 한결같다. 시방 허공을 머금었다 토하면서도, 다시 방위도 처소도 없다.
永嘉道:爭似無爲實相門,一超直入如來地。法華會上龍女獻一珠卽成正覺,豈非轉念便證妙果耶?
영가(永嘉)께서 말씀하셨다. “어찌 무위실상(無爲實相)의 문에서 한 번 뛰어 곧장 여래지(如來地)에 드는 것만 하겠는가.” 법화회상(法華會上)에서 용녀(龍女)는 구슬 하나를 바치고 곧 정각(正覺)을 이루었다. 이것이 생각을 굴리자마자 묘과(妙果)를 증득한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쉽게 읽기그러므로 이 종문에서 노닐며 큰 그릇, 곧 법기를 갖추려면, 처음 뜻을 세워 반걸음을 떼는 그때부터 뛰어나고 우뚝해야 한다. 이른바 선 자리에서 바로 부처를 이루고, 생각을 거두는 순간 곧 남이 없는 자리인 무생을 깨치는 것이다. 앞뒤로 경계를 세우지 않고, 남에게서 얻지도 않으며, 오직 제 자리에서 사납고 날카롭게 닦아 나간다. 마치 실 한 타래를 끊을 때 한 번 자르면 온통 다 잘리듯, 성품의 신령함이 문득 벗어나면 앞생각은 범부요 뒷생각은 성인이 된다. 헤아리든 헤아리지 않든 범부와 성인이 한결같아, 시방의 온 허공을 머금었다 토해도 다시 방위도 자리도 없다. 영가 스님은 '어찌 함이 없는 참모습의 문, 곧 무위실상의 문에서 한 번에 뛰어 곧바로 여래지에 들어감만 하겠는가'라고 노래했다. 또 법화회상에서 용녀가 구슬 하나를 바치자 곧바로 바른 깨달음인 정각을 이루었다. 이것이 어찌 한 생각을 굴리자마자 바로 묘한 열매, 곧 묘과를 증득한 것이 아니겠는가.
풀이 3
永嘉玄覺 영가현각「證道歌」 '爭似無為實相門。一超直入如來地'(T48n2014_p0396a18). 함이 있는 보시 공덕과 맞세워 단박 여래지에 드는 길을 말한 구.
爭似無爲實相門·一超直入如來地 쟁사무위실상문·일초직입여래지일초직입여래지(一超直入如來地)(영가(永嘉) 증도가(證道歌)): 원오가 『원오어록(圜悟語錄)』·『벽암록(碧巖錄)』 평창(評唱)에서 『증도가(證道歌)』를 즐겨 인용하는 것과 궤를 같이하는 돈입(頓入) 강조의 병렬 용례이다.
56.3
한문蓋此法天地不能覆載、虗空不可包容,蘊在一切含靈根腳、爲一切依倚,長時淨倮倮無處不周,
번역무릇 이 법은 하늘과 땅도 덮거나 실을 수 없고, 허공도 감싸 담을 수 없다. 그러면서도 모든 중생(含靈) 속에 깊이 간직되어, 모든 것의 뿌리이자 기댈 곳이 된다. 언제나 깨끗하게 발가벗은 채 두루하지 않은 곳이 없다.
但爲情識所拘、聞見所隔,妄認緣影爲心、四大爲身,不能證得此正體,
다만 정식(情識)에 얽매이고 보고 듣는 것에 가로막혀, 반연(攀緣)의 그림자를 마음으로 잘못 알고 사대(四大)를 몸으로 잘못 안다. 그래서 이 바른 본체를 증득하지 못한다.
所以諸聖以悲願力指出示人,令一切羣生有根器者回光返照、單拈獨證去。
그러므로 모든 성인이 자비의 원력으로 이것을 짚어 내어 사람에게 보이셨다. 근기 있는 모든 중생이 빛을 돌이켜 되비추어(回光返照), 홀로 들고 홀로 증득해 가게 하신 것이다.
只如龍女所獻之寶卽今在甚處?若纔舉著,便和坐子承當得,終不向語言中作解會、心機意想裏作窠窟,便與靈山無垢世界無二無別也。
그렇다면 용녀가 바친 그 보배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만약 들어 보이자마자 곧 앉은 자리째 통째로 떠맡는다면, 끝내 말 속에서 알음알이를 짓지 않고, 마음의 기틀과 생각 속에 굴을 파지 않는다. 그러면 곧 영산의 무구세계(無垢世界)와 둘도 아니고 다르지도 않다.
쉽게 읽기대개 이 법은 하늘과 땅도 덮거나 실을 수 없고, 허공도 감싸 담을 수 없다. 그러면서도 살아 있는 모든 것, 곧 함령 속에 깊이 간직되어 온갖 것의 뿌리이자 기댈 곳이 되고, 오래도록 한 물건도 걸치지 않은 채 두루 미치지 않는 데가 없다. 다만 사람들은 분별하는 마음인 정식에 얽매이고, 보고 듣는 것에 가로막힌다. 그래서 바깥 경계를 좇는 그림자, 곧 반연의 그림자를 잘못 마음이라 여기고, 지수화풍 네 요소인 사대를 몸이라 여겨, 이 바른 본체를 깨치지 못한다. 그런 까닭에 모든 성인이 크나큰 자비의 힘으로 이 자리를 짚어 사람에게 보여, 그릇이 될 만한 중생이 밖으로 내닫던 빛을 돌이켜 제 성품을 되비추어 홀로 들고 홀로 증득하게 했다. 그렇다면 저 용녀가 바친 보배는 바로 지금 어디에 있는가. 만약 들어 보이자마자 앉은 자리째 통째로 떠맡는다면, 끝내 말 속에서 알음알이를 짓거나 마음의 얕은 꾀와 이런저런 생각 속에 둥지를 틀지 않는다. 그러면 곧 영산의 무구세계와 둘도 아니고 다르지도 않다.
풀이 4
無垢世界 무구세계앞의 물음 '只如龍女所獻之寶卽今在甚處'를 받아, 그 자리에서 承當하면 '靈山無垢世界'와 다름이 없다고 한다. 靈山(釋迦가 법을 편 곳)과 無垢世界(龍女가 成佛한 곳)를 나란히 든 것이다.
국역본 대조 · 두 읽기 다 성립원문 '蘊在一切含靈根腳、爲一切依倚'는 구두를 어디서 끊느냐에 따라 갈리는 양립 이독이다. 책은 根腳을 앞절에 붙여 '일체 함령의 근각(根腳)에 온축되어 있어 일체의 의지처가 된다'로 읽고, 자체역은 蘊在一切含靈에서 끊어 根腳을 뒷절 주어로 삼아 '含靈 속에 온축되어 根腳이 일체의 뿌리이자 의지처가 된다'로 읽는다. 此法을 일관된 주어로 하는 병렬 구문(蘊在…·爲…·長時…)과 CBETA 표점은 책의 구두를 지지하나, 자체역의 통사 구조도 문법상 성립한다. 燈錄·경전급의 결정적 전거가 없어 한쪽으로 확정할 수 없으므로 양립하는 ‘두 읽기가 다 성립함’로 유지한다.
국역본 대조 · 이 역주를 고침若纒縛著。便和座子承當得
내 오류. 저본(X69n1357 p0472b11)은 '若纔舉著'(들어 보이자마자)이고 纒縛著은 부록본 자형이다. 어느 쪽이든 긍정 조건으로, 뒤의 和座子承當得(자리째 통째로 감당해 얻음)과 결과절 便與靈山無垢世界無二無別의 긍정에만 정합한다. 내 번역 '얽매이지 않는다면'은 없는 부정을 넣어 '자리째 감당해 얻어'와 자기모순이 된다. 책 '…투철히 알아차린다면'은 긍정 취지를 살렸으나, '거량하자마자'는 원문에 없는 첨가로 과의역 소지가 있다.
56.4
한문從上來唯貴最初一念、最初一句,念未生、聲未發,直下截斷,千聖靈機、萬靈印契一時劃破,
번역예로부터 오직 귀히 여긴 것은 맨 처음 한 생각(最初一念)과 맨 처음 한 구절(最初一句)이다. 생각이 아직 일지 않고 소리가 아직 나오지 않았을 때 그 자리에서 곧장 끊어 버리면, 천 성인의 신령한 기틀과 만 신령의 도장(印契)이 한꺼번에 쪼개진다.
可不是脫灑自由、得大自在要妙處耶?
이것이 훌훌 벗어나 자유롭고, 큰 자재(自在)를 얻는 요긴하고 묘한 자리가 아니겠는가.
龐居士問馬大師:不與萬法爲侶是什麼人?馬師云:待汝一口吸盡西江水卽向汝道。
방거사(龐居士)가 마조 대사(馬大師)에게 물었다. “만법(萬法)과 짝하지 않는 이는 어떤 사람입니까?” 마조께서 말씀하셨다. “그대가 한입에 서강(西江) 물을 다 들이켜면, 그때 일러 주겠다.”
此箇公案多有涉唇吻商量、作機境解會,殊不稟宗猷也。
이 공안(公案)을 두고 입술로 따지거나, 기틀과 경계로 알음알이를 짓는 이가 많다. 종문의 법도(宗猷)를 전혀 받들지 못한 것이다.
要須是箇生鐵鑄就底,方能逆流超證,乃解翻卻二老鐵船,始到壁立萬仞處,方知無許多事。
모름지기 무쇠를 부어 만든 사람이라야 흐름을 거슬러 뛰어넘어 증득할 수 있다. 그래야 두 노인의 무쇠 배를 뒤집을 줄 알고, 비로소 만 길 벽이 우뚝 선 자리(壁立萬仞)에 이른다. 그제야 그 많은 일이 없음을 안다.
쉽게 읽기예로부터 오직 귀하게 여긴 것은 맨 처음 한 생각과 맨 처음 한마디이다. 그 한 생각이 아직 나지 않고 소리가 아직 나오지 않았을 때, 바로 그 자리에서 곧장 끊어 버리면, 천 성인의 신령한 기틀과 만 가지 신령한 도장이 한꺼번에 쪼개져 갈라진다. 이것이야말로 훌쩍 벗어나 씻은 듯 자유롭고, 큰 자재를 얻는 요긴하고 미묘한 자리가 아니겠는가. 방거사가 마조 대사에게 '온갖 법, 곧 만법과 짝하지 않는 이는 어떤 사람입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마조는 '그대가 한 입에 서강의 물을 다 들이켜기를 기다려 일러 주겠다'라고 답했다. 사람들은 이 공안을 두고 흔히 입술과 혀로만 이리저리 따지거나, 겉으로 드러난 장면을 두고 머리로 알음알이를 지어 걸려드니, 종문의 참뜻을 도무지 받들지 못한다. 모름지기 무쇠를 통째로 부어 만든 사람이라야 비로소 흐름을 거슬러 뛰어넘어 깨칠 수 있다. 이 두 노인, 곧 마조와 방거사가 띄운 무쇠 배를 뒤집어엎어야 비로소 벽이 만 길이나 우뚝 선 곳에 이르러, 그제야 그토록 많던 일이 본래 없음을 알게 된다.
풀이 1
국역본 대조 · 이 역주를 고침唯貴最初一念、最初一句,念未生、聲未發
저본에는 '最初一句'가 있다. 책의 '최초의 한 마디'는 이 구를 옮긴 것으로 맞고, 念未生·聲未發은 그 한 생각과 한 구절에 각각 걸린다. 옛 판정은 이 구가 빠진 부록본 전사를 두고 책이 끼워 넣었다고 했으나 거두고, 이 역주의 번역도 '맨 처음 한 구절(最初一句)'로 고쳤다(2026-10-23).

上권 차례 (68편)

이 편의 낱말 30
  1. 靈山拈花 영산염화

    영산(靈山)의 법회에서 석가모니가 꽃 한 송이를 들어 보이자, 모두 말이 없는데 가섭(迦葉)만 빙그레 웃었다는 이야기다. 부처는 이에 바른 법의 눈, 곧 정법안장(正法眼藏)을 가섭에게 맡겼다고 한다. 말이나 글이 아닌 마음으로 법을 전한 일의 상징으로 일컬어진다.

  2. 摩訶迦葉 마하가섭

    마하가섭(摩訶迦葉)이다. 부처님의 큰 제자로, 욕심을 떨치는 두타(頭陀) 수행이 으뜸이었다. 영산에서 부처님이 꽃을 들어 보이자 홀로 미소 지어 법을 이어받았다고 한다. 선종에서는 인도의 첫 조사로 받들며, 금색두타라고도 부른다.

  3. 釋迦文 석가문

    석가모니(釋迦牟尼) 부처님을 이른다. '석가문'은 옛 번역 경전에서 쓰던 이름으로, '문(文)'이 '모니'에 해당하는 옛 음역이다. 석가족의 성자라는 뜻이다.

  4. 涅槃妙心·正法眼藏 열반묘심·정법안장

    세존(世尊)이 가섭에게 부촉한 말 '오유정법안장(吾有正法眼藏), 열반묘심(涅槃妙心), 실상무상(實相無相), 미묘법문(微妙法門)'에서 온 선종(禪宗) 전법(傳法)의 표어이다.

  5. 教外別行·單傳心印 교외별행·단전심인

    경전의 가르침 밖에서 따로 전하고, 마음의 도장(心印)을 한 줄기로만 전한다는 말이다. 문자에 기대지 않고 마음에서 마음으로 깨달음을 잇는다는 선종의 근본 표방이다. 흔히 '교외별전(敎外別傳)'이라 한다.

  6. 直指人心·見性成佛 직지인심·견성성불

    ‘사람의 마음을 곧바로 가리켜 성품을 보아 부처를 이룬다’는 말이다. 글귀를 거치지 않고 제 마음을 바로 보게 하는 선종의 근본 뜻이다. 불립문자(不立文字)·교외별전(敎外別傳)과 함께 일컫는다.

  7. 三僧祇劫 삼승기겁

    삼아승기겁(三阿僧祇劫). 보살이 성불(成佛)에 이르는 무량한 수행 기간이다. 일념돈증(一念頓證)과 대비된다.

  8. 爭似無爲實相門·一超直入如來地 쟁사무위실상문·일초직입여래지

    영가현각(永嘉玄覺) 『증도가(證道歌)(영가증도가(永嘉證道歌))』의 구절이다. 돈입(頓入) 여래지를 노래한다.

  9. 法華會上龍女獻珠 법화회상용녀헌주

    『법화경(法華經)』 제바달다품(提婆達多品). 사갈라룡왕(娑竭羅龍王)의 8세 용녀(龍女)가 보주(寶珠)를 불(佛)께 바치고 즉시 남방 무구세계(無垢世界)에서 성불(成佛)한다. 돈증(頓證)의 대표 전거이다.

  10. 無垢世界 무구세계

    때 없이 깨끗한 세계라는 뜻이다. 법화경 제바달다품에서 용녀가 순식간에 남자 몸으로 바뀌어 남방의 무구세계로 가 부처를 이룬 곳이다.

  11. 不與萬法爲侶 불여만법위려

    방거사(龐居士)가 마조(馬祖)에게 '만법과 짝하지 않는 이는 어떤 사람입니까' 하고 물은 문답이다. 마조는 '그대가 서강의 물을 한입에 다 마시면 일러 주겠다'고 답했고, 방거사는 그 말끝에 깨쳤다고 한다. 원오는 이 말을 온갖 것에 매이지 않는 본래의 사람을 가리키는 데에도 자주 쓴다.

  12. 一口吸盡西江水 일구흡진서강수

    방거사(龐居士)가 마조(馬祖)에게 ‘온갖 것과 짝하지 않는 이는 누구입니까’ 하고 묻자, 마조가 ‘그대가 서강(西江)의 물을 한입에 다 마시면 그때 일러 주겠다’고 답한 일이다. 방거사는 이 말끝에 깨쳤다. 헤아림으로는 닿을 수 없는 자리를 보인 말로 일컬어진다.

  13. 生鐵鑄就 생철주취

    무쇠를 녹여 부어 만든 것 같다는 뜻이다. 깨친 이가 어떤 경계에도 흔들리지 않고 굳건한 모습을 빗대는 말이다.

  14. 馬祖道一 마조도일

    당나라의 선승(709~788)이다. 남악회양(南嶽懷讓)의 법을 잇고 강서(江西)에서 크게 가르침을 폈다. '마음이 곧 부처'라는 즉심즉불(卽心卽佛)의 가르침으로 이름났다. 백장·남전·방거사가 그 문하다.

  15. 龐居士 방거사

    당나라의 재가 거사 방온(龐蘊, ?~808)이다. 형양(衡陽) 사람으로, 석두(石頭)에게 먼저 묻고 마조(馬祖)에게서 깨달아 그 법을 이었다. 아내와 딸 영조(靈照)까지 온 집안이 도를 닦은 이야기로 이름났다.

  16. 二老鐵船 이로철선

    두 노인의 무쇠 배라는 말이다. 마조(馬祖)와 방거사(龐居士) 두 노숙(老宿)의 공안('한 입에 서강의 물을 다 마셔라')을 무쇠 배에 빗댄 것이다.

  17. 菩提達磨 보리달마

    보리달마(菩提達磨)다. 남인도에서 중국에 와 선(禪)을 전한 첫 조사로, 중국 선종의 초조라 부른다. 양나라 무제를 만났으나 뜻이 맞지 않아 위나라로 가서, 소림사에서 벽을 마주하고 앉았다. 눈 속에서 제 팔을 끊고 법을 구한 혜가(慧可)에게 법을 전했다.

  18. 直指人心 직지인심

    사람의 마음을 곧바로 가리킨다는 말이다. 경전의 글이나 이치를 거치지 않고 제 마음을 바로 짚어 깨닫게 한다. 흔히 '견성성불(見性成佛)'과 이어 써서 달마(達磨)가 전한 선의 요지로 삼는다.

  19. 永嘉玄覺 영가현각

    영가현각(永嘉玄覺, 665~713)이다. 당나라 선승으로 천태 지관을 닦다가 조계로 육조혜능을 찾아갔다. 문답 끝에 인가를 받고 하룻밤 묵고 떠나 일숙각(一宿覺)이라 불렸다. 그가 지었다는 「증도가(證道歌)」 구절이 선문에서 널리 인용된다.

  20. 壁立萬仞 벽립만인

    만 길 낭떠러지처럼 우뚝 서 있다는 말이다. 알음알이나 말로는 붙을 데가 없는 깨침의 자리, 또는 그런 엄한 가르침을 이른다. 원오의 『벽암록』에도 자주 나온다.

  21. 淨倮倮 정라라

    한 오라기도 걸치지 않고 깨끗이 발가벗었다는 말이다. 아무것에도 가려지거나 기대지 않은 본래 마음의 맨모습을 그린다. 흔히 정라라적쇄쇄(淨倮倮赤灑灑)로 이어 쓴다.

  22. 回光返照 회광반조

    밖으로 내달리던 마음의 빛을 돌이켜 제 본성을 되비춘다는 말이다. 남의 말이나 바깥 경계를 좇지 말고 스스로를 돌아보라는 선 공부의 요긴한 가르침이다. 임제(臨濟)의 말에 보인다.

  23. 西江 서강

    서쪽의 큰 강이다. 마조(馬祖)가 방거사(龐居士)에게 '네가 서강의 물을 한 입에 다 마시면 그때 일러 주겠다'고 한 말로 널리 알려졌다. 헤아림으로는 닿을 수 없는 자리를 보인 말이다.

  24. 照道人尼 조도인니

    원오가 원오심요의 「조도인 비구니에게 주는 글」을 지어 준 비구니이다. '도인'은 수행자를 이르고, '니'는 비구니임을 밝힌 것이다. 원오는 그에게 단박에 깨쳐 들기를 권하였다.

  25. 四七 사칠

    4×7=28. 서천(西天)(인도) 28조를 가리킨다. 가섭(迦葉)으로부터 달마(達磨)까지의 조사 수이다.

  26. 調御 조어

    불십호(佛十號)의 하나 조어장부(調御丈夫)(puruṣa-damya-sārathi)이다. 여기선 본래성불(本來成佛)한 불경(佛境) 자체를 가리킨다.

  27. 立地成佛 입지성불

    그 자리에서 즉시 성불함이다. 돈오(頓悟) 표현이다.

  28. 迦文 가문

    釋迦牟尼佛. Śākyamuni의 음역 약칭 '釋迦文佛'이다.

  29. 爭似無爲實相門 쟁사무위실상문

    永嘉玄覺 『證道歌(永嘉證道歌)』의 구절이다. 頓入 여래지를 노래한다.

  30. 一超直入如來地 일초직입여래지

    한 번 뛰어 곧장 如來의 자리에 든다. 階次를 밟지 않고 단박에 부처의 경지에 듦을 이르는 말. 永嘉玄覺 「證道歌」의 '…勢力盡,箭還墜,招得來生不如意。爭似無爲實相門,一超直入如來地'(T48n2014_p0396a18; 『景德傳燈錄』 권30, T51n2076_p0460b24)에서 나왔다.

문단 4국역본 대조 3 · 깊이 읽기에서 봄낱말 30저본 《卍新纂續藏經》

저본

卍新纂續藏經 佛果克勤禪師心要(CBETA 전자판). 국역본 대조는 선림고경총서 국역본과 견준 것으로, 대조에 필요한 구절만 출처를 밝혀 인용합니다.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