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이 10
책의 과의역(저본이 消息이었을 여지 병존). 고증과 병렬용례가 草料(마소의 꼴과 여물, 곧 본분에 맞춘 참된 교재·수단)의 비유를 확인한다. 책 '본분 소식(消息)'은 이 은유를 지우고 개념어로 의역했거나 저본이 消息이었을 여지가 있다. 내 '본분의 꼴과 여물'이 원문에 충실하다.
책의 오역(경미). 汗衫子는 貼肉(살에 붙은)이 한정하는 속적삼·땀받이다. 책 '땀 냄새 밴 장삼'은 겉옷으로 옮겨 옷의 위치를 뒤바꾼 부정확한 역이다. 내 '살에 붙은 땀 배인 속적삼'이 옳다.
풀이 4
책의 오역. 고증(達磨·慧能의 '風範迺殊' 대비)과 뒤 구절 臨濟德山作略剔脫의 병렬 구조상, 少室(달마)·曹溪(육조) 두 조사의 풍범이 저마다 다르다는 뜻이 옳다. 책은 迺殊를 앞의 汗衫 집착과 대비해 '소실·조계 가풍과 다르며'로 옮겨 少室·曹溪 대 臨濟·德山의 짝 대구를 놓쳤다. 내 번역이 타당하다.
풀이 3
풀이 3
책의 과의역. 고증상 當陽은 정면·당장 그 자리에서, 剿絕은 단칼에 끊어 없앰이다. 책 '분명히 해결해야만 합니다'는 剿絕의 절단 뉘앙스를 해결로 약화시켰다. 내 '당장 그 자리에서 끊어 없애야 한다'가 임제 가풍(直下截斷)에 부합한다.
이 편의 낱말 30
- 本分草料 본분초료
제 몫에 꼭 맞는 꼴과 여물이라는 말이다. 선문에서는 상대에게 마땅히 주어야 할 참된 처방, 흔히 말에 매인 이에게 내리는 방망이나 꾸짖음을 이른다. 『벽암록』의 촌평에 자주 나온다.
- 摩竭掩室 마갈엄실
석가모니가 마갈타(摩竭陀)에서 방문을 닫고 말없이 지낸 일이다. 유마가 입을 다문 비야두사(毗耶杜詞)와 짝을 지어, 말을 넘어선 침묵의 본보기로 든다. 승조(僧肇)의 『조론』에서 나온 말이다.
- 正令 정령
본분(本分)의 바른 명령이라는 뜻이다. 선사가 말이나 이치로 달래지 않고 근본을 곧바로 들이밀어 알음알이를 끊는 엄한 가르침이다. ‘정령당행(正令當行)’이라 흔히 쓴다.
- 毗耶杜詞 비야두사
유마거사가 비야리(毗耶離)에서 입을 다문 일을 이른다. 『유마경』에서 문수가 둘 아닌 법문을 묻자 유마는 말없이 잠잠했다. 석가의 마갈엄실(摩竭掩室)과 짝을 지어 침묵의 본보기로 든다.
- 揭本宗 게본종
근본 종지(본종, 本宗)를 높이 내걺이다.
- 貼肉汗衫 첩육한삼
살에 착 달라붙은 땀 젖은 속적삼이다. 떼어 내기 가장 어려운 마지막 집착이나 알음알이를 비유한다. 선문에서는 이것마저 벗어 버려야 비로소 홀가분해진다고 말한다.
- 二六時中 이육시중
하루 열두 때 내내, 곧 온종일·언제나를 이른다. 옛날에는 하루를 열두 때로 나누었고, 이육(二六)은 2×6=12를 말한다. 선어록에서 일상의 모든 순간을 가리킬 때 늘 쓴다.
- 七通八達 칠통팔달
일곱 갈래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트인다는 말이다. 어디로 가나 막힘없이 훤히 통함을 이르며, 깨친 이의 걸림 없는 자재함을 그린다.
- 拈一莖草作丈六金身 염일경초작장육금신
풀 한 줄기와 장륙금신을 서로 자재로 넘나듦. 대소(大小)·범성(凡聖)에 우열 취사 없는 무애를 보이는 상투구이다.
- 丈六金身 장육금신
한 길 여섯 자(일장육척) 높이의 금빛 부처님 몸이다. 조주(趙州)가 '풀 한 줄기를 장육금신으로 쓰고, 장육금신을 풀 한 줄기로 쓴다'고 한 말이 유명하다.
- 拈丈六金身作一莖草 염장육금신작일경초
장륙금신(丈六金身)을 집어 풀 한 줄기로 만듦. '풀 한 줄기를 집어 장륙금신을 만든다(拈一莖草作丈六金身)'와 짝을 이루어, 크고 작음·범부와 성인에 걸림 없는 자재함을 드러내는 말이다. 원오가 벽암록(碧巖錄) 평창·원오어록(圜悟語錄)에서 즐겨 썼다.
- 臨濟四料揀 임제사료간
臨濟義玄이 學人의 根機에 따라 접화하는 네 가지 법식. '有時奪人不奪境,有時奪境不奪人,有時人境俱奪,有時人境俱不奪'(『鎮州臨濟慧照禪師語錄』 晚參示衆, T47n1985_p0497a22). '四料簡'으로도 적으며, 『碧巖錄』 제7칙 評唱에도 '五位君臣·四料簡'으로 그 이름이 보인다(T48n2003_p0147b27).
- 撲實頭 박실두
송대 구어. 진실·착실 그 자체, 꾸밈없는 본바탕(眞實頭)이다.
- 臨濟義玄 임제의현
임제의현(臨濟義玄, ?~866)이다. 당나라 선승으로 황벽(黃檗)의 법을 이었고 임제종을 열었다. 황벽에게 세 번 묻고 세 번 맞은 뒤 대우(大愚)의 말끝에 깨쳤다. 벼락 같은 고함으로 학인을 이끌어 임제할(臨濟喝)로 이름났다.
- 吹毛劍 취모검
칼날에 털을 불어 대기만 해도 잘릴 만큼 날카로운 칼이다. 선가에서는 망념과 분별을 단번에 끊는 지혜에 빗댄다. 파릉 스님에게 '무엇이 취모검입니까' 묻자 '산호 가지마다 달이 걸렸다'고 답한 문답(벽암록 제100칙)이 이름났다.
- 德山宣鑑 덕산선감
덕산선감(德山宣鑑, 782~865)이다. 당나라 선승으로 용담숭신(龍潭崇信)의 법을 이었다. 『금강경』에 밝아 주금강이라 불렸다. 용담이 건넨 촛불을 불어 끄는 순간 깨치고, 지니던 『금강경』 주석서를 불살랐다. 몽둥이로 제자를 다그친 덕산방(德山棒)으로 이름났다.
- 作家 작가
선가에서 솜씨와 안목을 두루 갖춘 노련한 스승을 이른다. 배우는 이의 됨됨이를 꿰뚫어 보고 자유자재로 이끄는 사람이다. 오늘날 글 쓰는 사람을 뜻하는 '작가'와는 뜻이 다르다.
- 露布 노포
본래 봉하지 않고 널리 내걸어 알리던 글이다. 선에서는 겉으로 드러내 늘어놓은 말과 설명, 틀에 박힌 문자놀음을 낮추어 이른다. 노포(路布)라고도 적는다.
- 六祖慧能 육조혜능
중국 선종의 여섯째 조사(638~713)다. 신주(新州)에서 나무를 팔던 사람으로, 『금강경』 읽는 소리를 듣고 황매(黃梅)의 오조 홍인(弘忍)을 찾아가 법을 이었다. 소주(韶州) 조계의 보림사(寶林寺)에서 가르침을 펴 '조계'라고도 불린다. 남종선을 열었고, 뒤의 선종 여러 갈래가 모두 그에게서 나왔다.
- 郎當 낭당
너절하고 볼썽사납다, 일이 어그러져 낭패라는 뜻의 송나라 때 입말이다. 선어록에서는 이미 어긋나 꼴이 우습게 되었음을 꾸짖을 때 쓴다.
- 至道簡易而淵奧 지도간역이연오
지극한 도. 삼조승찬(三祖僧璨)「신심명(信心銘)」의 '지도무난(至道無難)' 어법을 잇되 '간역(簡易)(간이)'로 변주한 것이다.
- 少室 소실
숭산(嵩山)의 한 봉우리인 소실산(少室山)이다. 그 기슭에 소림사(少林寺)가 있어, 달마(達磨)가 벽을 마주하고 앉은 곳으로 일컬어진다. 그래서 선문에서는 '소실'이라는 말로 달마나 선종의 첫머리를 가리키기도 한다.
- 奪人不奪境·
四料揀 탈인불탈경·사료간 임제의현(臨濟義玄)의 사료간(四料揀)(탈인불탈경(奪人不奪境)·탈경불탈인(奪境不奪人)·인경구탈(人境俱奪)·인경구불탈(人境俱不奪)).「임제록(臨濟錄)」 소재로, 근기 따른 접화법이다.
- 無依倚·
無爲無事· 무의의·大解脫 무위무사· 대해탈 임제(臨濟)의 '무의도인(無依道人)'·'무사시귀인(無事是貴人)' 취지. 의지·조작·일 없음이 곧 저마다의 본분사(本分事)이다.
- 開眼尿床 개안뇨상
눈 뜨고 자리에 오줌 싸는 격. 깨어 있는 듯 어리석게 헛짓하는 자를 꾸짖는 선문 상투어이다.
- 一喝一棒 일할일방
임제의 할(喝)과 덕산의 봉(棒). 직하(直下)에 절단(截斷)하는 임제종 가풍의 수단이다.
- 當陽剿絕 당양초절
당양(當陽)=정면·당장 그 자리에서(백일하에). 초절(剿絕)=단칼에 끊어 없앰이다.
- 吹毛用了急還磨 취모용료급환마
취모(吹毛)=취모검(불면 털이 잘리는 명검(名劍), 자성의 지혜검). 임제의현(臨濟義玄) 사세송(辭世頌) 결구 '취모용료급수마(吹毛用了急須磨)'의 인용이다. 검도 쓰고 나면 늘 갈아 두어야 한다는 뜻으로 임제 종지 계승을 결구로 삼았다.
- 臨濟四料揀·
奪人不奪境· 임제사료간·奪境不奪人· 人境俱奪· 俱不奪 탈인불탈경· 탈경불탈인· 인경구탈· 구불탈 임제 스님이 배우는 이의 근기에 따라 사람(보는 나)과 경계(보이는 대상)를 빼앗거나 남겨 두는 네 가지 방법이다. '사람은 빼앗고 경계는 둠, 경계는 빼앗고 사람은 둠, 사람과 경계를 다 빼앗음, 둘 다 빼앗지 않음'을 이르며, 임제록에 나온다.
- 吹毛用了急須磨 취모용료급수마
임제 스님이 세상을 떠나며 남긴 게송의 끝 구절로, '털도 베는 칼(취모검)은 쓰고 나면 얼른 다시 갈아 두어야 한다'는 뜻이다(경덕전등록 권12).
저본
卍新纂續藏經 佛果克勤禪師心要(CBETA 전자판). 국역본 대조는 선림고경총서 국역본과 견준 것으로, 대조에 필요한 구절만 출처를 밝혀 인용합니다.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