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 원오심요 · 下권 48편
선인(禪人)에게 주는 글
示禪人
풀이 8
양립 가능한 이독. 자체역의 '훗날 잡초 속에 떨어져'(부정적 落草)와 책의 '어느 때 자비를 베푼다는 것이'(선어 落草=노파심의 하강 제접)가 落草의 양면 어의로 모두 성립한다. 落草는 저자 원오의 상용어(碧巖錄)이기도 하여 어느 쪽도 배제되지 않으며, 뒤의 負累人瞎卻正法眼이 부정적 결과로 수렴하므로 어느 쪽으로 읽어도 문맥이 통한다.
풀이 8
풀이 7
책 오역(주어 오인). 이 구의 주어는 저자 圜悟 자신으로, '평소 대중 가운데서 나는 오직 묵묵히 지켜보며 가엾이 여길 뿐'이 자연스럽다. 이어지는 豈…止如是耶와 因出此顯言의 1인칭 어조에 부합한다. 책은 미혹한 무리를 주어로 삼아 '묵관하는 가엾은 이들'로 옮겼으나, 그 무리는 胎息과 기술을 행할 뿐 默觀을 하지 않으므로 어긋난다. 나의 번역이 옳다.
양립 가능한 이독. 자체역의 '영영 빠져 돌이키지 못하고'(回轉=되돌아옴)와 책의 '영원히 윤회에 빠지고'(回轉=輪廻)가 모두 성립한다. '永沒回轉'은 '永沒하여 回轉하지 못함'으로도, '回轉의 굴레에 永沒함'으로도 읽을 수 있어 결정적 전거가 없다. 다만 永沒과의 구조상 '가라앉아 돌아 나오지 못함'이 다소 우세하다.
양립 가능한 이독. 자체역의 '이를 분별하여'(辨=辨別)와 책의 '성취할 수 있을 것'(辨=辦, 이룸)이 고전에서 모두 통용된다. 글 전체가 진위를 가려내는 데 취지가 있어 '분별'이 문맥에 더 부합하나, 辨과 辦의 통가(通假)가 널리 쓰여 책의 독해도 성립한다.
이 편의 낱말 37
- 迦維羅 가유라
迦維羅衛(가유라위, Kapilavastu)의 준말. 석가모니가 태어난 성으로, 중인도 카필라국의 도성이다. '서방대성인출가유라(西方大聖人出迦維羅)'는 부처의 출세를 가리킨다.
- 教外別行 교외별행
경전의 가르침 밖에서 따로 전한다는 뜻이다. 깨달음은 글귀로 전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마음으로 곧바로 전한다는 선종의 근본 뜻으로, 흔히 불립문자(不立文字)·직지인심(直指人心)과 함께 쓴다.
- 單傳心印 단전심인
부처의 마음 도장(心印)을 오직 한 줄기로 곧바로 전한다는 말이다. 경전의 글이 아니라 마음에서 마음으로 깨달음을 잇는 선종의 전법을 이른다. 흔히 교외별행(教外別行)과 짝지어 쓴다.
- 金色老子 금색노자
'금빛 노인'. 금색두타(金色頭陀)로 불린 마하가섭(摩訶迦葉)이다. 염화미소(拈花微笑)로 부처에게 심인(心印)을 받은 서천 초조로, '금색로자이래(金色老子已來) 적적면면(的的綿綿)'은 가섭 이래의 단전 법맥을 뜻한다. 부처의 금색신(金色身)으로 보아 석가(釋迦)로 읽는 설도 있으나, 뒤의 '단전심인(單傳心印)'을 이어받은 자로 보면 가섭이 자연스럽다.
- 直指人心·
見性成佛 직지인심·견성성불 ‘사람의 마음을 곧바로 가리켜 성품을 보아 부처를 이룬다’는 말이다. 글귀를 거치지 않고 제 마음을 바로 보게 하는 선종의 근본 뜻이다. 불립문자(不立文字)·교외별전(敎外別傳)과 함께 일컫는다.
- 竺乾四七 축건사칠
축건(竺乾)은 천축(天竺)(인도)이다. 사칠(四七)=4×7=28로, 서천 28조를 가리킨다. 가섭(迦葉)으로부터 달마(達磨)까지의 인도 조사 계보이다.
- 東土二三 동토이삼
동토(東土)는 중국이다. 이삼(二三)=2×3=6으로, 동토 6조(달마(達磨)·혜가(慧可)·승찬(僧璨)·도신(道信)·홍인(弘忍)·혜능(慧能))를 가리킨다.
- 龍象蹴蹋 용상축답
용과 코끼리가 힘차게 차고 밟는다는 말이다. 『유마경』에서 '용과 코끼리의 발길질은 나귀가 감당하지 못한다'고 한 데서 왔다. 큰 그릇의 수행자가 거침없이 나아감을 비유한다.
- 落草 낙초
'풀숲에 떨어진다'는 말이다. 깨친 이가 높은 자리에서 내려와 배우는 이의 눈높이로 말과 방편을 써서 일러 주는 일을 이른다. 말에 떨어져 본분을 잃었다고 낮추어 이를 때에도 쓴다.
- 正法眼藏 정법안장
부처가 깨달은 바른 법을 꿰뚫어 보는 눈, 또는 그 눈으로 본 법의 알맹이를 이르는 말이다. 줄여서 정법안이라고도 한다. 석가모니가 영산에서 꽃을 들자 가섭(迦葉)이 미소 지었고, 이때 이 법을 가섭에게 맡겼다고 전한다. 선종에서는 조사에서 조사로 마음으로 이어 온 법 그 자체를 가리킨다.
- 隻履 척리
'신 한 짝'이라는 뜻으로, 달마의 척리서귀(隻履西歸) 이야기를 가리킨다. 달마가 세상을 떠나 묻힌 뒤, 서역에서 돌아오던 사신이 고갯길에서 신 한 짝을 들고 서쪽으로 가는 달마를 만났고, 무덤을 열어 보니 빈 관에 신 한 짝만 남아 있었다고 한다.
- 臘月三十日 납월삼십일
섣달 그믐날, 곧 한 해의 마지막 날이다. 선문에서는 목숨이 다하는 날, 죽음을 맞는 때를 이르는 말로 쓴다. 평소의 공부가 그날 쓸모 있느냐를 물을 때 자주 나온다.
- 歸真 귀진
'참으로 돌아감'이다. 죽음의 완곡어이자 도교에서 신선이 되어 본원으로 돌아감이다. 慞惶競傳歸真之法은 죽음을 두려워하여 이 법을 다투어 전함이다.
- 主人翁 주인옹
참 자기, 곧 본래의 나를 이르는 선가의 말이다. 서암 사언 스님이 날마다 스스로 '주인공!' 하고 부르고는 '예!' 하고 대답하며 '깨어 있어라, 뒷날 남에게 속지 마라' 했다는 이야기(오등회원 권7, 무문관 제12칙)로 널리 알려졌다.
- 樓鼓 누고
누각의 북소리다. 도교 내단(內丹) 양생에서 귀에 울리는 소리를 기(氣)의 징후로 살펴 생사를 점치는 표지로 삼는다.
- 玉池 옥지
도교 내단(內丹)에서 입안, 또는 입안의 침(옥액, 玉液)을 이른다. 이를 살펴 생사를 점치는 표지로 삼는다.
- 胎息 태식
도교의 양생술이다. 코와 입으로 숨 쉬기를 끊고, 태아처럼 기를 몸 안에서 돌린다는 수련법이다.
- 趙州從諗 조주종심
조주종심(趙州從諗, 778~897)이다. 당나라의 선승으로 남전(南泉)의 법을 이었다. 조주 땅 관음원(觀音院)에 오래 머물러 '조주'라 불렸고, 120세를 살았다고 전한다. 쉬운 말로 사람을 일깨웠으니, '뜰 앞의 잣나무(庭前柏樹子)' 같은 문답이 널리 알려졌다.
- 十二時別歌 십이시별가
조주 스님의 「십이시가」(하루 열두 때를 차례로 읊은 노래)에 이름을 빌려 따로 지은 노래로 보인다. 원오는 장생술을 닦는 무리가 이것을 수련 비결로 끌어다 쓴다고 꾸짖었다(원오어록 권20).
- 龐居士·
龐蘊 방거사·방온 방온(?~808)이다. 당대(唐代)의 대표적 재가 거사로, 석두(石頭)·마조(馬祖)에게 참문한 선문의 백의(白衣) 종장이다.
- 失故步𦘕虎成狸 실고보화호성리
두 성어의 결합이다. 실고보(失故步)는 『장자(莊子)』 추수(秋水)의 邯鄲學步—수릉의 젊은이가 조나라 걸음을 배우다 제 걸음마저 잃은 고사이다. 화호성리(𦘕虎成狸)는 '화호불성반류구(畫虎不成反類狗)'의 변형으로, 흉내 내려다 도리어 우스운 꼴이 됨을 이른다.
- 增上慢 증상만
아직 깨닫지 못했으면서 깨달았다고 여기는 교만이다. 『법화경』에서 부처님이 가장 깊은 법을 설하려 하자 이런 교만을 품은 비구·비구니 등 오천 명이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수행하는 이가 가장 경계해야 할 마음의 병으로 꼽힌다.
- 總持 총지
다라니(dhāraṇī)를 옮긴 말이다. 모든 법을 거두어 지녀 잃지 않음을 이른다.
- 無生 무생
나고 사라짐이 본래 없다는 뜻이다. 모든 것은 참으로는 생겨난 적이 없으니 사라질 것도 없다는 참모습을 이른다. 이를 깨달아 흔들림 없이 받아들인 경지를 무생법인(無生法忍)이라 한다.
- 薩婆若海 살파약해
살파약(薩婆若)(sarvajna, 일체지(一切智))의 바다이다. 일체지해(一切智海)에서 주항(舟航)이 되어 중생을 실어 건넨다.
- 直指人心 직지인심
사람의 마음을 곧바로 가리킨다는 말이다. 경전의 글이나 이치를 거치지 않고 제 마음을 바로 짚어 깨닫게 한다. 흔히 '견성성불(見性成佛)'과 이어 써서 달마(達磨)가 전한 선의 요지로 삼는다.
- 太阿 태아
명검 이름이다. 간장막사(干將莫邪)류의 보검으로 오(吳)의 태아검(太阿劍)이다. '여안태아(如按太阿) 늠늠신위(凜凜神威)'는 향상의 살활자재한 기용이 태아검을 잡은 듯 늠름함을 비유한다.
- 安國師 안국사
노안국사(老安國師), 곧 숭산(嵩山) 혜안(慧安)(숭산 혜안)이다. 오조(五祖) 홍인(弘忍)의 제자로 128세를 살았다 전하는 장수 종사이다. '종상최년고종사(從上最年高宗師)'라는 문맥과 장수·기(氣) 화제에 정확히 부합한다. 국사(國師) 칭호가 같은 남양(南陽) 혜충(慧忠)으로 보는 설도 있으나, 나이를 든 점에서 노안(老安)이 합당하다.
- 普化空棺 보화공관
보화선사(普化禪師)가 스스로 관에 들어가 전신이 사라져 관이 비었다는 고사이다. 임제종(臨濟宗)의 방외 도인이다. 이 역시 '형신구묘(形神俱妙)'의 증거로 견강부회됨을 지적한다.
- 形神俱妙 형신구묘
도교 신선술의 궁극 목표어이다. 육신(形)과 정신(神)이 함께 묘화하여 온전히 벗어남(渾身脫去)을 말한다. 불교 해탈과 다른 장생불사의 이상을 가리킨다.
- 轉河車頌 전하차송
방거사(龐居士)(방온(龐蘊))에게 가탁된 위송이다. 하차(河車)는 도교 내단에서 정기를 척추를 따라 위로 돌림을 뜻하는 술어로, '전하차(轉河車)'는 소주천류 기 순환법을 가리킨다.
- 隻履西歸 척리서귀
달마가 신 한 짝을 들고 서쪽으로 돌아갔다는 이야기다. 달마를 장사 지낸 지 세 해 뒤, 서역에 사신으로 갔다 돌아오던 송운이 총령에서 신 한 짝을 들고 홀로 가는 달마를 만났고, 뒤에 무덤을 열어 보니 신 한 짝만 남아 있었다고 한다(경덕전등록 권3, 벽암록 제1칙 평창).
- 主人翁·
主人公 주인옹·주인공 참 자기, 곧 본래의 나를 이르는 선가의 말이다. 서암 사언 스님이 날마다 스스로 '주인공!' 하고 부르고는 '예!' 하고 대답하며 '깨어 있어라, 뒷날 남에게 속지 마라' 했다는 이야기(오등회원 권7, 무문관 제12칙)에서 왔다.
- 普化·
全身脫去· 보화·空棺 전신탈거· 공관 당나라 보화 스님이 스스로 관에 들어가 못을 박게 하였는데, 사람들이 관을 열어 보니 몸은 간데없고 공중에 방울 소리만 멀어져 갔다는 이야기다. 경덕전등록 권10 보화장과 임제록에 실려 있다.
- 失故步𦘕虎成狸 실고보화호성리
두 성어의 결합이다. 失故步는 『莊子』 秋水의 邯鄲學步—수릉의 젊은이가 조나라 걸음을 배우다 제 걸음마저 잃은 고사이다. 𦘕虎成狸는 '畫虎不成反類狗'의 변형으로, 흉내 내려다 도리어 우스운 꼴이 됨을 이른다.
- 普化 보화
당나라 때의 기이한 선승으로 반산보적(盤山寶積)의 법을 이었다. 진주(鎭州) 거리를 방울을 흔들며 다니면서 엉뚱한 말과 몸짓으로 선기를 보였고, 임제와 가까이 지냈다. 스스로 관에 들어 세상을 떠났는데 관을 열어 보니 몸이 없었다고 한다.
- 眼光 안광
눈빛의 정기다. 도교 내단(內丹) 양생에서 이를 살펴 생사를 점치는 표지로 삼는다.
저본
卍新纂續藏經 佛果克勤禪師心要(CBETA 전자판). 국역본 대조는 선림고경총서 국역본과 견준 것으로, 대조에 필요한 구절만 출처를 밝혀 인용합니다.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