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이 4
책 오역이다. 책 '잘못된 깨침의 들뜬 가리움'은 惡覺의 覺을 '깨침(正覺)'으로 옮겨 삿된 깨달음처럼 오해될 소지가 있다. 고증주석이 惡覺=妄覺=알음알이(분별지)로 명시하므로 내 번역 '잘못된 알음알이의 뜬 가림'이 교의적으로 더 정확하다. 경미한 부정확이다.
양립이독이다. 了를 '마치다·끝나다'(一了百了의 표준 구문)로 보아 '하나를 마치면 온갖 것이 다 마쳐진다'로 읽을 수도 있고, '사무쳐 앎(了知·了悟)'으로 보아 '하나를 알면 온갖 것을 다 안다'로 읽을 수도 있다. 선가에서 了는 一悟一切悟와 짝하여 了悟의 뜻으로도, 一了百了처럼 '결판·완료'의 뜻으로도 쓰이므로 두 독법이 병존한다. 고증주석은 '마치다'를 지지하여 현 번역이 이에 부합하나, 책의 '了知' 독법도 선어록 용례상 성립한다.
풀이 2
이 편의 낱말 29
- 直指人心·
見性成佛 직지인심·견성성불 ‘사람의 마음을 곧바로 가리켜 성품을 보아 부처를 이룬다’는 말이다. 글귀를 거치지 않고 제 마음을 바로 보게 하는 선종의 근본 뜻이다. 불립문자(不立文字)·교외별전(敎外別傳)과 함께 일컫는다.
- 於自腳跟脫然獨證 어자각근탈연독증
'각근하(腳跟下)(발꿈치 아래)'는 밖으로 구하지 않고 자기 근본 자리에서 증득함을 뜻하는 선가의 상용 표현이다.
- 惡覺浮翳 악각부예
잘못된 알음알이(악각(惡覺), 망각(妄覺))가 뜬 가림(浮翳)이 되어 본지를 덮음이다. 본래의 정견을 가리는 분별지를 가리킨다.
- 桶底子脫 통저자탈
통 밑바닥이 쑥 빠진다는 말이다. 막혔던 알음알이가 한꺼번에 무너지며 크게 깨치는 순간을 이른다. 설봉(雪峰)이 덕산 문하에서 깨친 때를 '통 밑이 빠진 듯했다'고 회고했다.
- 一了一切了 일료일체료
'하나를 마치면 모든 것이 다 마쳐진다'는 말이다. 근본인 한마음을 깨치면 온갖 일이 함께 풀린다는 뜻이다. 원오는 '하나가 밝으면 모두 밝다(一明一切明)'와 짝지어 자주 썼다.
- 一印印定 일인인정
하나의 도장으로 찍어 딱 정한다는 말이다. 부처와 조사가 전해 온 마음 도장(심인, 心印) 하나로 모든 것을 한결같이 확정함을 이른다. 나와 남을 가르는 분별이 끼어들 틈이 없다.
- 一機一境一語一默 일기일경일어일묵
조사가 접화하는 낱낱의 기틀·경계·말·침묵이다. 아래 '천문만호(千門萬戶)'와 대비되며 모두 일리(一理)로 귀결된다.
- 百千異流同歸大海 백천이류동귀대해
온갖 다른 물줄기가 모두 큰 바다로 돌아감이다. 만법이 일미(一味) 평등으로 귀일함의 비유이며(百川歸海), 경론에 상용된다.
- 無爲無事絕學道人 무위무사절학도인
영가현각(永嘉玄覺) '증도가(證道歌)' 기구(起句) '절학무위한도인(絕學無爲閒道人),불제망상불구진(不除妄想不求眞)'에서 온 표현이다. 더 배울 것도 지을 것도 없는 도인을 이른다.
- 隨時飲啖衣著 수시음담의저
- 不可思議大解脫 불가사의대해탈
유마경(維摩經) '불사의해탈법문(不思議解脫法門)'에 연원한 표현이다. 헤아릴 수 없는 큰 해탈이다.
- 不墮內外中間有無染淨 불타내외중간유무염정
안·밖·중간, 유(有)·무(無), 염(染)·정(淨)의 양변에 떨어지지 않음이다. 변(邊)을 여읜 중도이다.
- 直下休歇 직하휴헐
당장 그 자리에서 쉬고 또 쉼이다. 원오·대혜가 즐겨 쓴 휴헐(休歇) 공부이다.
- 見佛眾生等無差殊 견불중생등무차수
부처와 중생이 평등하여 차별이 없음을 봄이다.
- 十成安樂之地 십성안락지지
완전무결하게 안락한 경지이다. 십성(十成)은 열에 열, 곧 조금도 모자람 없이 온전함을 뜻한다.
- 長養·
令純熟 장양·영순숙 깨친 뒤의 보임(保任)·장양성태(長養聖胎)이다. 깨친 뒤 오래 길러 순일하게 익힘이다.
- 煅來煅去·
如百煉精金 단래단거·여백련정금 단련하고 또 단련하여 백 번 제련한 순금처럼 됨. 거듭 갈고닦아 공부를 순일하게 무르익히는 것을 비유한다.
- 大法器 대법기
큰 법의 그릇. 바른 법을 담아 전할 만한 큰 그릇, 곧 그만한 사람을 이른다.
- 圜悟克勤 원오극근
원오극근(圜悟克勤, 1063~1135)이다. 송나라 임제종의 선승으로 오조법연(五祖法演)의 법을 이었다. '원오'는 황제가 내린 호이고, 시호는 진각이다. 설두의 송고에 평을 붙인 『벽암록(碧巖錄)』을 남겼고, 제자들에게 준 글을 모은 책이 『원오심요(圜悟心要)』다.
- 二六時中 이육시중
하루 열두 때 내내, 곧 온종일·언제나를 이른다. 옛날에는 하루를 열두 때로 나누었고, 이육(二六)은 2×6=12를 말한다. 선어록에서 일상의 모든 순간을 가리킬 때 늘 쓴다.
- 直指人心 직지인심
사람의 마음을 곧바로 가리킨다는 말이다. 경전의 글이나 이치를 거치지 않고 제 마음을 바로 짚어 깨닫게 한다. 흔히 '견성성불(見性成佛)'과 이어 써서 달마(達磨)가 전한 선의 요지로 삼는다.
- 卽心卽佛 즉심즉불
'마음이 곧 부처'라는 말이다. 마조(馬祖) 스님이 부처를 밖에서 찾지 말라며 가르친 말로, 대매(大梅)가 이 말에 깨쳤다. 마조는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다(非心非佛)'라는 말도 썼다.
- 非心非佛 비심비불
'마음도 아니요 부처도 아니다'라는 마조(馬祖)의 말이다. 마조는 마음이 곧 부처라는 즉심즉불(卽心卽佛)을 가르치다가, 그 말에 매이는 것을 깨려고 다시 이렇게 말하였다. 대매(大梅)는 이 말을 전해 듣고도 나는 오직 즉심즉불일 뿐이라며 흔들리지 않았다. 『무문관』에도 실렸다.
- 卽心卽佛·
非心非佛 즉심즉불·비심비불 마조(馬祖)는 '마음이 곧 부처'라고 가르치다가 뒤에는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다'라고 했다. 대매법상(大梅法常)이 앞의 말만 지킨다는 말을 듣고 마조는 '매실이 익었다'며 인정했다. 『무문관』에 두 칙으로 실렸다.
- 堅道者 견도자
원오가 원오심요의 「견도자에게 주는 글」을 지어 준 수행자이다. '도자'는 아직 구족계를 받지 않았거나 참선에 힘쓰는 수행자를 두루 이르는 말이고, '견'은 그의 이름이다.
- 大定 대정
대삼매(大三昧)이다. 천만 년이 지나도 털끝만큼도 옮기지 않는, 흔들림 없는 큰 선정이다.
- 絕學無爲閒道人 절학무위한도인
배움을 다 마쳐 더 배울 것도 할 일도 없는 한가한 도인이라는 말이다. 영가 현각 스님의 증도가 첫 구절 '배움 끊고 함이 없는 한가한 도인은 망상을 없애지도 참됨을 구하지도 않는다'에서 왔다(경덕전등록 권30).
- 長養 장양
깨친 뒤의 보임(保任)·장양성태(長養聖胎)이다. 깨친 뒤 오래 길러 순일하게 익힘이다.
- 煅來煅去 단래단거
백 번 제련한 순금처럼 거듭 단련하여 정법을 담아 전할 큰 그릇(大法器)을 이룸의 비유이다.
저본
卍新纂續藏經 佛果克勤禪師心要(CBETA 전자판). 국역본 대조는 선림고경총서 국역본과 견준 것으로, 대조에 필요한 구절만 출처를 밝혀 인용합니다.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