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원오심요 · 上권 51편

상선인(尙禪人)에게 주는 글

示尙禪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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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1
한문幸自圓成,何須特地?直饒以慈悲之故信手拈來,也未免強生枝節,卻返不如未露鋒鋩已前。
번역본디 원만히 이루어져 있는데(圓成), 어찌 굳이 따로 무엇을 하겠는가. 설령 자비(慈悲) 때문에 손 가는 대로 집어 보인다 해도, 억지로 곁가지를 내는 일을 면하지 못한다. 도리어 아직 칼끝(鋒鋩)을 드러내기 전만 못하다.
쉽게 읽기본바탕은 처음부터 저절로 온전히 이루어져 있다. 그러니 굳이 특별한 짓을 할 까닭이 없다. 설령 자비를 베풀려고 손 가는 대로 집어 들어 보인다 해도, 그것은 부질없이 곁가지를 만드는 일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런 말은 도리어 칼끝을 드러내기 이전, 곧 잠자코 있던 때만 못하다.
풀이 3
信手拈來 신수염래'直饒以慈悲之故信手拈來 也未免強生枝節'이라 하여, 자재한 작용이라는 일반 뜻보다 부득이 言說·方便을 내는 일을 낮추어 말한다.
幸自圓成 행자원성원오어록(圜悟語錄)·심요(心要) 제편(諸篇)에 거듭 나오는 '본래현성(本來現成)/원성(圓成),불수특지(不須特地)' 계열 강조구로, '행자원성(幸自圓成),하수특지(何須特地)'와 동일 종지 상투이다.
51.2
한문只如今恁麼涉水拖泥不少,只得就裏分疎。還委悉麼?一粒之中藏世界,普天匝地應時收。
번역다만 지금 이렇게 물을 건너고 진흙을 끈 것이 적지 않으니, 부득이 그 속내를 낱낱이 갈라 밝혀 보겠다. 알겠는가? 한 알갱이 속에 온 세계가 감춰져 있고, 온 하늘 온 땅이 때맞춰 거두어진다.
쉽게 읽기다만 지금까지 이렇게 물을 건너고 진흙을 끌 듯 애쓴 것이 적지 않다. 그러니 부득이 그 속내를 갈라 밝혀 보겠다. 낱낱이 알겠는가. 한 알갱이 속에 온 세계가 감추어져 있다. 온 하늘과 온 대지도 때에 맞추어 그 한 알로 거두어진다.
풀이 7
碧巖錄 벽암록『碧巖錄』에는 '拖泥帶水'의 꼴로 보인다(제2칙 垂示 '道箇佛字,拖泥帶水', 제64칙 著語, 제67칙 評唱). '涉水拖泥'라는 꼴은 없다(병렬용례).
拖泥帶水 타니대수앞의 '直饒以慈悲之故信手拈來,也未免強生枝節'을 받아, 지금까지의 설명 자체를 拖泥帶水로 낮춘 自謙의 말.
一粒之中藏世界 일립지중장세계'一粒之中藏世界'는 呂洞賓(呂巖)이 黃龍山 機禪師에게 물은 '一粒粟中藏世界,半升鐺內煮山川'에서 온 말이다(『五燈會元』 권8, X80n1565_p0179c05; 『佛祖統紀』 권42, T49n2035_p0390b06). 원오는 '粟中'을 '之中'으로 바꾸어 썼다.
拖泥帶水 타니대수벽암록(碧巖錄) 제칙(諸則) 평창(評唱)·착어(著語)의 상투어 '타니대수(拖泥帶水)'(언설로 본분을 더럽힘의 폄어)로, 본편 '섭수타니(涉水拖泥)'는 그 변형 활용이다.
국역본 대조 · 국역본을 바로잡음只得就裏分疎
책 '그 속에서 알아야만 한다'는 分疎(분별해 풀어 설명함)를 '알다'로 오독하고 명령조로 과의역하였다. 이 구는 앞 拖泥의 노고를 이어 부득이 그 속내를 갈라 밝히겠다는 承接句이지 청중에 대한 지시가 아니므로 내 번역('그 속내를 낱낱이 갈라 밝혀 보리라')이 옳다.
국역본 대조 · 두 읽기 다 성립普天匝地應時收
收의 태·어기가 양립한다. 책 '거두도록 하라'(명령 어기)와 내역 '거두어진다'(피동 서술)가 모두 가하다. 一粒藏世界와 대를 이루어 收放自在를 노래하는 게송 결구이므로 피동 서술이 더 자연스러우나, 명령 어기도 문법상 배제되지 않으며 이를 확정할 결정적 전거가 없어 유지한다. 책의 '시절인연에 응하여'는 應時의 온당한 부연이다.

上권 차례 (68편)

이 편의 낱말 15
  1. 幸自圓成 행자원성

    본분이 본래 저절로 원만히 이루어져 있다는 말이다. 본래현성(本來現成)을 강조하는 상투구로, 원오(圜悟) 법어에 거듭 나온다.

  2. 強生枝節 강생지절

    억지로 곁가지와 마디를 냄이다. 지절(枝節)은 군더더기·불필요한 갈등(葛藤)이다. 본분에 언설을 덧붙여 사족을 만든다는 폄어이다.

  3. 未露鋒鋩以前 미로봉망이전

    칼끝(기봉·언설)을 드러내기 이전의 본분 자리이다. 봉망(鋒鋩)은 칼날 끝, 곧 기봉(機鋒)(예리한 선기의 발동)의 비유이다.

  4. 拖泥帶水 타니대수

    진흙을 끌고 물을 묻힌다는 뜻이다. 말이나 방편이 군더더기로 늘어져 깔끔하지 못함을 이른다. 학인을 위해 일부러 방편에 내려오는 일을 가리키기도 한다.

  5. 一粒之中藏世界 일립지중장세계

    한 알갱이 속에 온 세계가 감춰짐이다. 여동빈(呂洞賓) 시구 '일립속중장세계(一粒粟中藏世界)'에 연원하며, 일즉일체(一卽一切)·대소상용(大小相容)의 화엄(華嚴) 원융(圓融)을 본분 작용으로 재전유한 것이다.

  6. 普天匝地應時收 보천잡지응시수

    온 하늘 온 땅이 때에 응해 거둬짐이다. 잡지(匝地)는 온 땅을 두름이다. 수(收)는 한 알(一粒)로 거두어 들임으로, 앞 구와 대를 이뤄 수방자재(收放自在)를 결구로 노래한다.

  7. 圜悟克勤 원오극근

    원오극근(圜悟克勤, 1063~1135)이다. 송나라 임제종의 선승으로 오조법연(五祖法演)의 법을 이었다. '원오'는 황제가 내린 호이고, 시호는 진각이다. 설두의 송고에 평을 붙인 『벽암록(碧巖錄)』을 남겼고, 제자들에게 준 글을 모은 책이 『원오심요(圜悟心要)』다.

  8. 碧巖錄 벽암록

    송나라 설두중현(雪竇重顯)이 옛 공안 100칙을 골라 붙인 게송에, 원오극근(圜悟克勤)이 머리말(수시)·짧은 평(착어)·자세한 풀이(평창)를 더한 책이다. 원오가 협산에 머물 때 강설한 것을 엮었으며 10권이다.

  9. 圜悟佛果禪師語錄 원오불과선사어록

    원오극근(圜悟克勤)의 설법을 제자 소륭(紹隆) 등이 엮은 20권의 어록이다. 법당 설법과 제자에게 준 법어, 옛 공안에 붙인 평과 게송을 실었다. 『원오심요』의 몇 편이 이 책의 법어에도 실려 있다.

  10. 信手拈來 신수염래

    손 가는 대로 집어 든다는 말이다. 선에서는 애써 고르거나 꾸미지 않고 눈앞의 것을 그대로 들어 법을 보이는, 걸림 없는 쓰임을 이른다.

  11. 尙禪人 상선인

    원오가 원오심요의 「상선인에게 주는 글」을 지어 준 참선 수행자이다. 이름에 '상' 자를 쓴 스님이다.

  12. 就裏分疎 취리분소

    그 속내를 낱낱이 갈라 밝힘이다. 분소(分疎)는 분별해 설명함이다(소(疎)는 소(疏)의 이체). 앞의 타니(拖泥) 노고를 이어 이제 종지를 풀어 보이겠다는 승접구(承接句)이다.

  13. 還委悉麽 환위실마

    낱낱이 알겠는가이다. 위실(委悉)은 자세히 앎이다. '환(還)…마(麽)'는 청중에게 되묻는 선문 정형 상투구이다.

  14. 呂洞賓·呂巖 여동빈·여암

    唐末의 道士 呂巖. 字는 洞賓, 京川 사람이다. 세 번 進士에 떨어지고 長安 酒肆에서 鍾離權을 만나 延命術을 받았다고 한다. 鄂州 黃龍山 誨機의 上堂에서 '一粒粟中藏世界,半升鐺內煮山川'의 뜻을 묻다가 '這守屍鬼'라는 꾸지람을 듣고, '如何是一粒粟中藏世界'라는 되물음에 깨쳐 偈를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五燈會元』 권8 呂巖眞人章, X80n1565_p0179b23; 『佛祖統紀』 권42, T49n2035_p0390b04).

  15. 何須特地 하수특지

    '어찌 굳이 따로 애쓸 것인가'라는 말이다. 본래 원만히 이루어져 있으니(행자원성, 幸自圓成) 새삼 무엇을 지어낼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문단 2국역본 대조 2 · 깊이 읽기에서 봄낱말 15저본 《卍新纂續藏經》

저본

卍新纂續藏經 佛果克勤禪師心要(CBETA 전자판). 국역본 대조는 선림고경총서 국역본과 견준 것으로, 대조에 필요한 구절만 출처를 밝혀 인용합니다.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