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이 7
풀이 7
. 자체역은 '不移易拈弄(다루는 솜씨를 바꾸지 않음) / 收放得熟(거두고 놓음이 익숙함)'으로 끊고, 책은 '不移易(흔들리거나 바뀌지 않음) / 拈弄收放 得熟(拈弄을 得熟의 목적어로 붙임)'으로 끊는다. 두 구두가 모두 문법·의미상 성립하고 이를 가를 결정적 전거가 없으므로 양립하는 이독으로 유지한다.
책 오역. 結角羅紋은 얽힌 매듭과 그물 무늬로 생사에 엉키는 葛藤의 선가 상용 비유이고, 不相參雜은 서로 뒤섞이지 않음이다. 내 번역이 표준 독법이며 고증과 일치한다. 책의 '물소뿔에 달그림자가'는 원문 자구(結·角·羅·紋)에 없는 물상을 끌어들인 과의역이라 근거가 약하다.
. 翛然은 莊子 大宗師의 '翛然而往, 翛然而來'에 근거한 '유유히·무심히 거리낌 없음'이 본뜻으로 자체역이 이를 따르며, 앞의 '湛然不動'과 짝을 이루는 정적(靜的) 정취에도 부합한다. 다만 翛然에는 陸德明 釋文이 전하는 '재빠른 모양(疾貌)'의 訓도 있어 죽고 사는 갈림에서 벗어나는 장면에 책의 '홀연히'도 배제되지 않는다. 결정적 전거가 어느 한쪽을 확정하지 못하므로 양립하는 이독으로 유지한다.
이 편의 낱말 36
- 見性悟理·
踐佛階梯 견성오리·천불계제 제 성품을 보아 이치를 깨닫고, 부처의 자리로 오르는 계단을 밟아 올라감이다.
- 家常茶飯 가상다반
집안 일상의 차와 밥이니 예삿일이며 선가 상용어이다.
- 佛祖頂𩕳上 불조정녕상
불(佛)·조사(祖師)의 정수리(두정(頭頂)/정문(頂門)) 위이니 곧 불조를 초월한 향상(向上) 경계이다. 𩕳(U+29573)은 정수리를 뜻하는 희귀 이체자이다.
- 越格超宗·
向上人 월격초종·향상인 격식을 넘고 종지(宗旨)를 초월함이다. 향상인(向上人)은 향상일로(向上一路)를 걷는 이이며 불조의 자취마저 벗은 사람이다.
- 諸天捧花無路 제천봉화무로
‘하늘의 신들이 꽃을 바치려 해도 바칠 길이 없다’는 말이다. 깨달은 이가 자취를 남기지 않아 신들도 찾지 못한다는 뜻이다. 흔히 ‘마군과 외도가 엿보아도 보지 못한다’와 짝지어 쓴다.
- 魔外潛覰不見 마외잠처불견
마군(魔軍)과 외도(外道)가 몰래 엿보아도 보지 못한다는 말이다. 깨친 이가 자취를 남기지 않아 누구도 그 속을 넘볼 수 없음을 이른다. 흔히 '여러 하늘이 꽃을 바칠 길이 없다(諸天捧花無路)'는 말과 짝지어 쓴다.
- 毫芒圭角 호망규각
터럭 끝과 옥의 모난 귀이니 드러나는 예리함·자취이다.
- 土面灰頭 토면회두
얼굴에 흙을 묻히고 머리에 재를 뒤집어쓴다는 말이다. 깨친 이가 높은 자리에 머물지 않고 티끌 세상에 섞여 중생과 함께 지내며 그들을 이롭게 하는 모습을 이른다. 회두토면(灰頭土面)이라고도 한다.
- 傭保雜作 용보잡작
품팔이 종들과 섞여 일함이니 숨은 행실이자 동진(同塵)이다.
- 解語非干舌 해어비간설
말을 알아듣는 것은 혀에 달린 일이 아니다. '능언부재사(能言不在詞)'와 짝을 이루어 언어 밖의 소식을 말한다.
- 能言不在詞 능언부재사
말을 잘하는 것은 말솜씨에 있지 않다. '해어비간설(解語非干舌)'과 짝을 이루어 언어 밖의 소식을 말한다.
- 標月指 표월지
달 가리키는 손가락이다. 능엄경(楞嚴經) '여인이지지월(如人以指指月)'의 지월유(指月喩)이다. 교(敎)란 달이 아니라 방편의 손가락이다.
- 敲門瓦子 고문와자
문을 두드리는 기왓조각이다. 문이 열리면 버리는 물건이듯, 조사의 말과 공안(公案)은 깨달음에 들게 하는 방편일 뿐이니 들어간 뒤에는 붙들지 말라는 비유다.
- 收放 수방
거둠(파주, 把住)과 놓음(방행, 放行)이다.
- 照破割斷 조파할단
경계를 비추어 부수고 끊어 냄이다.
- 結角羅紋 결각라문
얽힌 매듭과 그물 무늬이니 생사에 엉키는 갈등(葛藤)의 상용 비유이다.
- 翛然出離 소연출리
유유히 벗어남이다. 소연(翛然)은 장자(莊子) 대종사(大宗師) '소연이왕(翛然而往), 소연이래(翛然而來)'에서 왔다.
- 臘月三十日·
涅槃堂裏禪 납월삼십일·열반당리선 섣달 그믐은 목숨 마치는 날의 비유이다. 열반당(涅槃堂)은 총림에서 병승(病僧)이 죽음을 맞던 당(堂)(연수당(延壽堂))이다. 곧 죽음 순간에 판가름 나는 참선이다.
- 圜悟克勤 원오극근
원오극근(圜悟克勤, 1063~1135)이다. 송나라 임제종의 선승으로 오조법연(五祖法演)의 법을 이었다. '원오'는 황제가 내린 호이고, 시호는 진각이다. 설두의 송고에 평을 붙인 『벽암록(碧巖錄)』을 남겼고, 제자들에게 준 글을 모은 책이 『원오심요(圜悟心要)』다.
- 碧巖錄 벽암록
송나라 설두중현(雪竇重顯)이 옛 공안 100칙을 골라 붙인 게송에, 원오극근(圜悟克勤)이 머리말(수시)·짧은 평(착어)·자세한 풀이(평창)를 더한 책이다. 원오가 협산에 머물 때 강설한 것을 엮었으며 10권이다.
- 景德傳燈錄 경덕전등록
송나라 도원(道原)이 1004년 무렵 엮어 조정에 바친 선종의 역사책이다. 과거 일곱 부처에서 법안의 제자들까지, 법을 이은 차례대로 선사들의 행적과 문답을 실었다. 30권이며, 뒷날 공안의 가장 큰 원천이 되었다.
- 德山宣鑑 덕산선감
덕산선감(德山宣鑑, 782~865)이다. 당나라 선승으로 용담숭신(龍潭崇信)의 법을 이었다. 『금강경』에 밝아 주금강이라 불렸다. 용담이 건넨 촛불을 불어 끄는 순간 깨치고, 지니던 『금강경』 주석서를 불살랐다. 몽둥이로 제자를 다그친 덕산방(德山棒)으로 이름났다.
- 臨濟義玄 임제의현
임제의현(臨濟義玄, ?~866)이다. 당나라 선승으로 황벽(黃檗)의 법을 이었고 임제종을 열었다. 황벽에게 세 번 묻고 세 번 맞은 뒤 대우(大愚)의 말끝에 깨쳤다. 벼락 같은 고함으로 학인을 이끌어 임제할(臨濟喝)로 이름났다.
- 臘月三十日 납월삼십일
섣달 그믐날, 곧 한 해의 마지막 날이다. 선문에서는 목숨이 다하는 날, 죽음을 맞는 때를 이르는 말로 쓴다. 평소의 공부가 그날 쓸모 있느냐를 물을 때 자주 나온다.
- 大因緣 대인연
『법화경』의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에서 온 말이다. 부처가 중생을 깨우치려고 세상에 나온 큰 까닭을 이른다. 선에서는 스스로 깨쳐 나고 죽음을 벗어나는 큰일을 가리킨다.
- 三家村 삼가촌
집 서너 채뿐인 외딴 시골 마을이다. 선문에서는 사람 드문 외진 곳을 이르거나, 꾸밈없고 어수룩한 시골 사람에 빗대어 깨닫고도 티를 내지 않는 평범한 모습을 그린다.
- 行履 행리
걸음걸이와 발자취, 곧 날마다 몸으로 행하며 살아가는 실제 모습을 이른다. 선문에서는 깨친 뒤의 수행과 처신, 그 사람의 살림살이를 두루 가리킨다.
- 示樞禪人 시추선인
원오가 추(樞)라는 선승에게 써 준 법어의 제목이다. 그의 행적은 알려지지 않았다.
- 臨濟錄 임제록
임제(臨濟) 스님의 설법과 문답, 행적을 모은 어록이다. 법을 이은 제자 삼성혜연(三聖慧然)이 엮었고, 송나라 때 다시 펴냈다. '어디서나 주인이 되면 서는 곳마다 참되다' 같은 말로 이름났다.
- 玄學之士 현학지사
현묘한 종문의 도를 배우는 이, 곧 참선 납자이다.
- 換骨妙致 환골묘치
뼈를 바꾸는 오묘한 이치이다. 도교 신선(神仙) 환골탈태(換骨奪胎)에서 온 전신·초월의 비유이다.
- 無爲無作·
真無事人 무위무작·진무사인 함도 지음도 없는 참 일 없는 사람이다. 임제(臨濟) '무사시귀인(無事是貴人)' 계통의 무사인(無事人)이다.
- 修多羅 수다라
sūtra의 음역이니 곧 경(經)이다.
- 佛祖頂𩕳上 불조정녕상
佛·祖師의 정수리(頭頂/頂門) 위이니 곧 불조를 초월한 向上 경계이다. 𩕳(U+29573)은 정수리를 뜻하는 희귀 이체자이다.
- 無爲無作 무위무작
함도 지음도 없는 참 일 없는 사람이다. 臨濟 '無事是貴人' 계통의 無事人이다.
- 朕迹 짐적
자취, 곧 남은 흔적이다.
저본
卍新纂續藏經 佛果克勤禪師心要(CBETA 전자판). 국역본 대조는 선림고경총서 국역본과 견준 것으로, 대조에 필요한 구절만 출처를 밝혀 인용합니다.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