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오조법연 · 附錄 334

장경수의 서문

附錄序文 · 蓋聞言語道斷

334.1
한문蓋聞,言語道斷,而未始無言;心法雙亡,而率相傳法。有得兔忘蹄之妙,無執指為月之迷。
번역듣자니, 언어의 길이 끊어졌어도 애초에 말이 없었던 적은 없다. 마음과 법이 둘 다 사라졌어도, 서로 법을 전하는 일은 그대로 이어졌다. 토끼를 잡고 나면 올무를 잊는 묘한 이치는 있어도, 손가락을 붙들고 달이라 여기는 미혹은 없다.
故宗師起而稱揚,若尺棰取之不竭;學者從而領悟,如連環解之無窮。
그러므로 종사(宗師)가 나서서 이를 드날리면, 한 자 막대기를 아무리 잘라 가도 다하지 않는 것과 같다. 배우는 이가 그를 따라 깨달으면, 이어진 고리가 끝없이 풀려 나가는 것과 같다.
쉽게 읽기듣자니, 말길이 끊어진 자리라 해도 애초에 말이 없었던 적은 없고, 마음도 법도 함께 사라진 자리라 해도 서로 법을 전하는 일은 끊이지 않았다. 토끼를 잡으면 올무를 잊는 묘한 이치는 있어도,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달로 아는 어리석음은 없다. 그래서 종사가 나서서 이 도리를 드날리면 한 자 막대기를 날마다 반씩 잘라 가도 끝내 다하지 않듯 그 말이 다함이 없고, 배우는 이가 그 말을 따라 깨달으면 맞물린 고리가 끝없이 풀려 나가듯 깨달음이 이어진다.
풀이 3
334.2
한문教外別傳,道斯為美。演師和尚,游方寖久,詢請無私,周旋黃蘗之庭,踐履白雲之室,常心是道,信手成金。紅粉佳人,發最上之機;金色頭陀,無容身之處。
번역교(敎) 밖에 따로 전하는 도(道), 그 도가 여기서 아름답다. 바로 연사(演師) 화상이다. 화상은 오래도록 사방을 다니며 묻고 청했는데, 거기에 사사로움이 없었다. 황벽(黃蘗)의 뜰을 두루 돌았고, 백운(白雲)의 방을 몸소 밟았다. 늘 그러한 마음이 곧 도이니, 손 가는 대로 금을 이루었다. 붉게 단장한 미인(紅粉佳人)을 들어 가장 높은 기틀을 드러냈고, 금빛 두타(金色頭陀)조차 몸 둘 곳이 없게 했다.
쉽게 읽기경전 밖에 따로 전한 도가 여기서 아름답게 빛나니, 바로 법연 스님이다. 스님은 오랫동안 여러 곳을 다니며 가르침을 묻고 청하는 데 사사로움이 없었다. 황벽의 뜰을 두루 거쳤고, 스승 백운 스님의 방에 들어가 몸소 닦았다. 늘 쓰는 마음이 곧 도이니, 손 가는 대로 금을 만들어 냈다. 붉게 단장한 미인을 들어 가장 높은 기틀을 드러냈고, 금빛 두타인 가섭 존자조차 몸 둘 곳이 없게 했다.
풀이 3
334.3
한문念聰明呪,唱太平歌,皆諸方之所未聞,後人之所警策,其他妙語不可殫論,廣于簡編,庶為龜鑑云耳。知台州黃巖縣事張景脩序。
번역총명주(聰明呪)를 외고 태평가(太平歌)를 불렀다. 모두 제방에서 아직 듣지 못한 것이요, 뒷사람이 경책으로 삼을 만한 것이다. 그 밖의 묘한 말은 다 논할 수 없다. 이를 책으로 널리 펴니, 부디 귀감이 되기를 바랄 따름이다. 지태주 황암현사(知台州黃巖縣事) 장경수(張景脩)가 서문을 짓다.
쉽게 읽기총명주를 외고 태평가를 불렀으니, 모두 다른 곳에서는 아직 듣지 못한 말이요 뒷사람이 정신을 일깨우는 채찍으로 삼을 만한 말이다. 그 밖의 묘한 말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이를 책으로 널리 펴내니, 부디 거울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태주 황암현의 현령 장경수가 서문을 쓴다.
풀이 1
해설장경수(張景脩)가 쓴 어록의 서문이다. '언어의 길이 끊어졌으되 말이 없지 않고, 마음과 법이 다…

장경수(張景脩)가 쓴 어록의 서문이다. '언어의 길이 끊어졌으되 말이 없지 않고, 마음과 법이 다 사라졌으되 법의 전승은 이어졌다'는 것은 선종의 불립문자(不立文字)와 이심전심(以心傳心)의 역설을 요약한 것이다. 토끼를 잡고 올무를 잊는다는 득토망제(得兔忘蹄)의 비유와 손가락을 달로 착각하지 않는다는 표월지지(標月之指)의 경계로, 언어를 방편으로 쓰되 거기 매이지 않는 태도를 밝힌다. 이어 법연이 황벽(黃蘗)의 뜰을 거쳐 백운수단(白雲守端)의 방을 실천하며 이룬 종풍을 기려, 그 어록이 후인의 귀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맺는다. 서문의 '홍분가인이 최상의 기틀을 드러내고 금색두타가 몸 둘 곳이 없다'는 10단 상당의 말을, '총명 진언을 외운다(念聰明呪)'는 81단의 총명왕 진언 상당을 가리킨다. '태평가를 부른다(唱太平歌)'가 어느 단인지는 밝히지 못했다.

附錄 차례 (4단)

이 단의 낱말 10
  1. 言語道斷 언어도단

    말의 길이 끊어졌다는 뜻이다. 흔히 '마음 가는 곳마저 사라졌다[心行處滅]'는 말과 짝지어, 말로도 생각으로도 미치지 못하는 참된 실상을 이른다.

  2. 得兔忘蹄 득토망제

    토끼를 잡으면 올무는 잊는다는 말이다. 『장자』에 나오는 비유로, 뜻을 얻으면 그 뜻을 실어 온 말에 더는 매이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고기를 잡으면 통발을 잊는다는 '득어망전(得魚忘筌)'과 짝을 이룬다.

  3. 標月指 표월지

    달 가리키는 손가락이다. 능엄경(楞嚴經) '여인이지지월(如人以指指月)'의 지월유(指月喩)이다. 교(敎)란 달이 아니라 방편의 손가락이다.

  4. 敎外別傳 교외별전

    경전의 가르침 밖에서 따로 전한다는 뜻이다. 깨달음은 글귀로 전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마음으로 곧바로 전한다는 선종의 근본 뜻으로, 흔히 불립문자(不立文字)·직지인심(直指人心)과 함께 쓴다.

  5. 五祖法演 오조법연

    오조법연(五祖法演, ?~1104)이다. 송나라 임제종 양기파의 선승으로 백운수단(白雲守端)의 법을 이었다. 사면산·백운산을 거쳐 기주(蘄州) 오조산에 머물러 오조라 불린다. 원오극근(圜悟克勤)의 스승이다.

  6. 黃檗希運 황벽희운

    황벽희운(黃檗希運, ?~850)이다. 당나라 선승으로 백장(百丈) 스님의 법을 이었다. 홍주 고안현의 황벽산에 머물러 '황벽'이라 불린다. 임제(臨濟)의 스승이며, 배휴(裴休)가 그의 법문을 모아 『전심법요』를 엮었다.

  7. 白雲守端 백운수단

    송나라 임제종 양기파의 선승(1025~1072)으로, 양기방회(楊岐方會)의 법을 이었다. 서주(舒州) 백운산 해회선원에 머물러 '백운'이라 불린다. 그 법이 오조법연(五祖法演)을 거쳐 원오극근(圜悟克勤)에게 이어졌으니, 원오에게는 스승의 스승이 된다.

  8. 平常心是道 평상심시도

    조주(趙州)가 스승 남전(南泉)에게 '무엇이 도입니까' 하고 묻자, 남전이 '평상심이 도다'라고 답하였다. 꾸밈없는 날마다의 마음이 그대로 도라는 뜻이다. 조주가 그리로 나아가도 되느냐고 묻자, 남전은 '나아가려 하면 곧 어긋난다'고 하였다. 본디 마조(馬祖)가 대중에게 한 말이기도 하다.

  9. 摩訶迦葉 마하가섭

    마하가섭(摩訶迦葉)이다. 부처님의 큰 제자로, 욕심을 떨치는 두타(頭陀) 수행이 으뜸이었다. 영산에서 부처님이 꽃을 들어 보이자 홀로 미소 지어 법을 이어받았다고 한다. 선종에서는 인도의 첫 조사로 받들며, 금색두타라고도 부른다.

  10. 張景脩 장경수

    북송 때의 관원이다. 태주(台州) 황암현(黃巖縣)의 현령으로 있을 때 오조법연의 어록에 서문을 써서, 그 말이 뒷사람의 거울이 되기를 바랐다.

부록서문 附錄序文주석 7해설낱말 10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