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원오심요 · 上권 28편

상선인(詳禪人)에게 주는 글

示詳禪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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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의 풀이 2
圜悟佛果禪師語錄 원오불과선사어록이 글 전체가 『圓悟佛果禪師語錄』 권14 法語 「示世祥禪人」(T47n1997_p0778c14–c28)에 거의 같은 글로 실려 있다. 法燈 게송 '無根兮得活,離地兮不倒'도 그대로 있다. 수신인이 心要는 '詳禪人', 語錄은 '世祥禪人'이다.
28.1
한문立志辦道之士,於二六時中,自照自了,念茲在茲,知有自己腳跟下一段大因緣。處聖不增,居凡不減,獨脫根塵,迥超物表。
번역뜻을 세워 도(道)를 닦는 사람은 하루 열두 때(二六時) 내내 스스로 비추고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늘 여기에 마음을 두어, 자기 발꿈치 아래에 한바탕 큰 인연(大因緣)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것은 성인의 자리에 있어도 늘지 않고, 범부로 있어도 줄지 않는다. 홀로 감관과 그 대상(根塵)을 벗어나, 아득히 사물 밖으로 뛰어난다.
쉽게 읽기뜻을 굳게 세우고 도를 닦는 사람은 하루 열두 때 내내 스스로를 비추고 스스로 깨쳐야 한다. 생각마다 오직 이 일에 마음을 두어야 한다. 그래야 제 발꿈치 아래에 크나큰 인연 하나가 있음을 안다. 이 자리는 성인이 되어도 더 늘지 않고, 범부로 지내도 줄지 않는다. 홀로 여섯 감각과 그 대상을 벗어나, 아득히 모든 사물 밖으로 뛰어오른다.
풀이 3
根塵 근진'獨脫根塵,迥超物表'는 百丈의 '靈光獨耀,迥脫根塵'(『古尊宿語錄』 권1)을 이어받은 어법으로 보인다(추정).
국역본 대조 · 두 읽기 다 성립원문 '立志辦道'·'脱灑履踐' → ‘두 읽기가 다 성립함’ 辦은 '힘써 다스리다'이므로 '도를 닦다'(자체역)와 '도에 힘쓰다'(책)는 동의역이다. 또 脱灑(=洒脱)는 '얽매임 없는 시원함'과 '씻은 듯한 깨끗함'(灑의 자의)의 두 결을 아울러 지녀 '시원스레 벗어나 밟아 행하다'(자체역)와 '씻은 듯이 청정하게 실천하다'(책)가 모두 성립한다. 양립한다.
28.2
한문凡所作爲,不立方所,寂湛凝然,惟萬變千化。初不動搖,應緣而彰,遇事便發,靡不圓成。
번역무릇 짓고 하는 일마다 정해 둔 자리(方所)를 세우지 않는다. 맑고 고요하게 그대로 엉겨 있다. 만 번 변하고 천 번 바뀌어도 애초에 흔들리지 않는다. 인연에 응하여 드러나고, 일을 만나면 곧 피어나, 원만히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없다.
惟要虗靜,一切超然,主本既明,無幽不燭。萬年一念,一念萬年,透頂透底,全機大用。
오직 텅 비고 고요해야 할 뿐, 모든 것에서 훌쩍 벗어나 있다. 주인 되는 근본이 이미 밝으면, 어두운 곳이라고 비추지 못할 데가 없다. 만 년이 한 생각이고, 한 생각이 만 년이다. 정수리를 뚫고 밑바닥을 뚫어, 온전한 기틀의 큰 작용(全機大用)이 된다.
譬如壯士,屈伸臂頃,不借他力,則生死幻翳永消,金剛正體獨露。一得永得,無有間斷。
비유하면 장사(壯士)가 팔을 굽혔다 펴는 잠깐 사이와 같다. 남의 힘을 빌리지 않는다. 그러면 나고 죽음의 헛된 가림이 영원히 사라지고, 금강(金剛)의 바른 본체가 홀로 드러난다. 한 번 얻으면 영원히 얻어, 끊어짐이 없다.
古今言教,機緣公案,問答作用,並全明此。
예나 지금이나 말로 한 가르침, 기연(機緣)과 공안(公案), 묻고 답함과 작용이 모두 온전히 이것을 밝혔다.
쉽게 읽기무릇 하는 일마다 어디에도 자리를 정해 두지 않는다. 그래서 맑고 고요하게 그대로 엉겨 있다. 만 번 변하고 천 번 바뀌어도 처음부터 흔들리지 않는다. 인연을 만나면 곧 드러나고, 일을 만나면 곧 피어나 무엇 하나 온전히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없다. 오직 텅 비고 고요하기만을 구할 뿐, 그 밖의 모든 것에 매이지 않는다. 뿌리가 되는 근본이 이미 밝으면, 어두운 구석까지 비추지 못할 데가 없다. 그리하여 만년이 한 생각이고 한 생각이 만년이니, 정수리를 뚫고 밑바닥까지 뚫어 온전한 기틀의 큰 작용이 된다. 비유하면 힘센 장사가 팔을 한 번 굽혔다 펴는 잠깐과 같다. 남의 힘을 조금도 빌리지 않는다. 그러면 나고 죽음에 드리운 헛된 가림이 영영 사라지고, 금강 같은 바른 본체가 홀로 드러난다. 한 번 얻으면 영원히 얻어 끊어지는 일이 없다. 옛날과 지금의 가르침과 기연, 공안, 물음과 답, 그 모든 작용이 다 오롯이 이 하나를 밝힌 것이다.
풀이 1
국역본 대조 · 두 읽기 다 성립透頂透底。全機大用。譬如壯士…
全機大用의 계선은 원문에 구두가 없어 앞 문장의 귀결인지 譬如의 주어인지 확정할 수 없다. 자체역은 透頂透底를 '정수리를 뚫고 밑바닥을 뚫어'로 직역하고 全機大用을 앞 문장의 귀결로 붙였으며, 책은 透頂透底를 '철두철미'로 의역하고 全機大用을 譬如의 주어로 삼았다. 두 구문 귀속이 모두 성립하므로 양립한다.
28.3
한문若脫灑履踐得日久歲深,自然左右逢原,打成一片。
번역만약 시원스레 벗어나 밟아 행하기를 날이 오래고 해가 깊도록 하면, 저절로 좌우 어디서나 근원을 만나 한 조각으로 뭉쳐진다(打成一片).
豈不見法燈道:入荒田不揀,信手拈來草。觸目未嘗無,臨機何不道。
보지 못했는가. 법등(法燈)이 말했다. “거친 밭에 들어가 가리지 않고, 손 가는 대로 풀을 집어 든다. 눈에 닿는 것마다 없은 적이 없는데, 때를 만나 어찌 말하지 못하겠는가.
無根兮得活,離地兮不倒。日用尚不知,更向何處討。
뿌리가 없어도 살아나고, 땅을 떠나도 넘어지지 않는다. 날마다 쓰면서도 오히려 알지 못하니, 다시 어디를 향해 찾겠는가.”
쉽게 읽기만약 이렇게 시원하게 벗어나 몸소 밟아 행하기를 오래오래 이어 가면, 저절로 좌우 어디서나 근원을 만나 한 조각으로 뭉쳐진다. 어찌 법등 선사가 이른 말을 보지 못하는가. "거친 밭에 들어가 가리지 않고 / 손 가는 대로 풀을 집어 든다 / 눈에 닿는 것마다 없은 적이 없는데 / 때를 만나 어찌 말하지 못하랴 / 뿌리가 없어도 도리어 살아나고 / 땅을 떠나도 넘어지지 않는다 / 날마다 쓰면서도 오히려 알지 못하니 / 다시 어디를 향해 찾겠는가."
풀이 3
入荒田不揀 입황전불간이 법등(法燈) 게송은 원오 문하 밖에서도 든다. 『속고존숙어요(續古尊宿語要)』 권4 불심재(佛心才) 화상 장은 상당에서 앞 네 구를, 소참에서 여덟 구를 모두 들고(X68n1318 p0430a13 · p0431a10 — 소참 쪽은 '無根兮却活'), 『증집속전등록(增集續傳燈錄)』 권6 사명 육왕 대천 조(四明育王大千照) 선사 장은 상당에서 '법등이 말했다(法燈云)' 하고 뒤 네 구를 든다(X83n1574 p0338a15 — '日用尚不會,更於何處討').
大慧普覺禪師普說 대혜보각선사보설「대혜보각선사보설(大慧普覺禪師普說)」(M1540) 권2 : 원오의 법을 이은 제자 대혜종고(大慧宗杲)도 '촉목미상무(觸目未嘗無)…' 구절을 인용하여, 이 게송이 원오(圜悟) 문하 상용 인용구임을 방증한다(다만 태흠(泰欽)의 등록(燈錄) 원출전은 미확인이다).
국역본 대조 · 국역본을 바로잡음觸目未嘗無。臨機何不道
책의 과의역이다. 책은 '눈에 보이는 대로…없다'로 옮겨 뒤 구의 機(臨機)를 앞 구로 끌어들이고, '臨機何不道'에서는 臨機를 누락한 채 '어찌 말하지 않으랴'만 남겼다. 觸目未嘗無는 눈에 닿는 것마다 없은 적이 없음(도처 편재)이고 臨機은 때·기틀을 당함이다. 축자역이 원문 구조와 병렬용례(續古尊宿語要·增集續傳燈錄의 '觸目未嘗無')에 부합한다.
28.4
번역부디 이것을 잘 헤아려 살피라.
쉽게 읽기부디 이 하나를 깊이 헤아려 잘 살피라.
풀이 1
국역본 대조 · 국역본을 바로잡음切宜消息之
책의 오역이다. 消息은 명사 '소식'이 아니라 선어로 '깊이 헤아려 참구하다'이고, '切宜…之'는 '간절히 마땅히 ~하라'의 명령형이다. 책은 '이 소식은…마땅하도다'로 消息을 명사로 오독하고 명령형을 서술형으로 바꿔 문의를 뒤집었다. '간절히 마땅히 이것을 잘 헤아려 살펴야 한다'가 옳다.

上권 차례 (68편)

이 편의 낱말 20
  1. 二六時中 이육시중

    하루 열두 때 내내, 곧 온종일·언제나를 이른다. 옛날에는 하루를 열두 때로 나누었고, 이육(二六)은 2×6=12를 말한다. 선어록에서 일상의 모든 순간을 가리킬 때 늘 쓴다.

  2. 念茲在茲 염자재자

    『서경(書經)』 「대우모」에서 우(禹)가 순(舜)에게 한 말에서 나왔다. 생각도 여기에, 마음 둠도 여기에 있다는 뜻이다. 늘 한 가지 일을 잊지 않는 한결같음을 이른다.

  3. 腳跟下·一段大因緣 각근하·일단대인연

    각근하(腳跟下)(발꿈치 아래)는 자기 자신의 근본 자리(본래면목)이다. 대인연(大因緣)은 「법화경」방편품(方便品)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의 선가적 변용으로, 곧 생사대사(生死大事)이다.

  4. 處聖不增居凡不減 처성불증거범불감

    불성이 성인에게 늘지 않고 범부에게 줄지 않음이니, 「반야심경」'불증불감(不增不減)'과 불성상주(佛性常住) 사상이다.

  5. 根塵 근진

    여섯 감각기관인 육근(六根)과 그 대상인 여섯 경계를 함께 이른다. 눈·귀·코·혀·몸·뜻과, 그것이 만나는 빛깔·소리·냄새·맛·닿음·생각의 대상이다. 백장(百丈)의 '근진을 멀리 벗어났다'는 말이 유명하다.

  6. 不立方所 불립방소

    방소(方所)는 고정된 방위·처소이니, 어디에도 자리를 매지 않는 무주(無住)의 작용이다.

  7. 萬年一念一念萬年 만년일념일념만년

    삼조(三祖) 승찬(僧璨) 「신심명(信心銘)」'종비촉연(宗非促延), 일념만년(一念萬年)'을 부연한 것으로, 시간의 절대 상즉(相卽)이다.

  8. 壯士屈伸臂頃 장사굴신비경

    힘센 사람이 팔을 한 번 굽혔다 펴는 사이라는 뜻으로, 아주 짧은 순간을 이른다. 경전에서 한순간에 다른 세계에 이르는 모습을 그릴 때 흔히 쓴 비유다.

  9. 金剛正體 금강정체

    금강처럼 단단해 결코 부서지지 않는 바른 본바탕이라는 뜻으로, 사람마다 본래 갖춘 참마음을 이른다. 어떤 일을 겪어도 변하거나 무너지지 않음을 강조하는 말이다.

  10. 機緣 기연

    스승과 학인이 부딪는 계기·상황. '기연에 떨어지지 않는다(不落機緣)'는 그런 작용의 자취에 걸리지 않음을 이른다.

  11. 左右逢原 좌우봉원

    『맹자』에서 나온 말로, 깊이 쌓아 몸에 배면 왼쪽에서 집든 오른쪽에서 집든 모두 근원과 맞닿는다는 뜻이다. 선문에서는 공부가 무르익어 하는 일마다 근본과 어긋나지 않음을 이른다.

  12. 打成一片 타성일편

    여럿이 한 덩어리로 뭉쳐 틈이 없어진다는 말이다. 공부가 무르익어, 움직일 때나 고요할 때나 세상일과 불법이 하나로 어우러진 경지를 이른다.

  13. 入荒田不揀 입황전불간

    도(道)가 일상 도처에 편재하여 손 가는 대로 현성함을 노래한 법등(法燈) 게송으로, 원오가 자기 「어록(語錄)」에서도 인용하였다.

  14. 消息之 소식지

    '그것을 잘 헤아려 살피라'는 말이다. 소식은 형편을 헤아려 알맞게 다룬다는 뜻인데, 선어록에서는 '깊이 헤아려 참구한다'는 뜻으로 쓴다. 원오는 '부디 잘 헤아려 살피라(절의소식지)'로 법어를 맺기도 한다.

  15. 圜悟佛果禪師語錄 원오불과선사어록

    원오극근(圜悟克勤)의 설법을 제자 소륭(紹隆) 등이 엮은 20권의 어록이다. 법당 설법과 제자에게 준 법어, 옛 공안에 붙인 평과 게송을 실었다. 『원오심요』의 몇 편이 이 책의 법어에도 실려 있다.

  16. 示詳禪人 시상선인

    원오가 상(詳)이라는 선승에게 써 준 법어의 제목이다. 『원오어록』에는 같은 글이 「시세상선인(示世祥禪人)」이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다. 그 밖의 행적은 알려지지 않았다.

  17. 全機大用 전기대용

    온전한 기틀(全機)이 남김없이 현성한 큰 작용(大用)이다. 임제(臨濟)-원오(圜悟) 계열 대기대용(大機大用)으로 원오의 상용어이다.

  18. 法燈泰欽 법등태흠

    청량태흠(清涼泰欽)이 세상을 떠난 뒤 받은 시호다. 법안문익(法眼文益)의 법을 이었고, 금릉(金陵) 청량산(清涼山)에 머물렀다. 선어록에서 '법등'이라고만 부르면 흔히 그를 가리킨다.

  19. 入荒田不揀 입황전불간

    道가 일상 도처에 편재하여 손 가는 대로 현성함을 노래한 法燈 게송으로, 원오가 자기 「語錄」에서도 인용하였다.

  20. 大慧普覺禪師普說 대혜보각선사보설

    大慧宗杲의 普說을 모은 것. 普說은 大衆을 모아 널리 설하는 法門이다. 『大慧普覺禪師語錄』(T47n1998A)에도 권13 이하가 '大慧普覺禪師普說'이라는 卷名으로 실려 있다(p0863a18). 大慧는 圜悟克勤의 法嗣이고, 普覺은 示寂 뒤 내려진 諡號이다(같은 책 권6, p0836b19).

이 편의 풀이 2건

圜悟佛果禪師語錄 원오불과선사어록이 글 전체가 『圓悟佛果禪師語錄』 권14 法語 「示世祥禪人」(T47n1997_p0778c14–c28)에 거의 같은 글로 실려 있다. 法燈 게송 '無根兮得活,離地兮不倒'도 그대로 있다. 수신인이 心要는 '詳禪人', 語錄은 '世祥禪人'이다.

문단 4국역본 대조 4 · 깊이 읽기에서 봄낱말 20저본 《卍新纂續藏經》

저본

卍新纂續藏經 佛果克勤禪師心要(CBETA 전자판). 국역본 대조는 선림고경총서 국역본과 견준 것으로, 대조에 필요한 구절만 출처를 밝혀 인용합니다.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