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원오심요 · 下권 69편

선인(禪人)에게 주는 글

示禪人

69.1
한문末後一句都通穿過,有言無言,向上向下,權實照用,卷舒與奪,不消箇勘破了也。
번역마지막 한마디(末後句)는 말 있음과 말 없음, 향상(向上)과 향하(向下), 방편과 진실, 비춤과 작용, 거둠과 폄, 줌과 빼앗음을 모두 꿰뚫고 지나간다. 하나하나 감파(勘破)할 것조차 없다.
쉽게 읽기맨 마지막 한 마디가 있다. 이 마지막 한 마디는 모든 것을 그대로 꿰뚫고 지나간다. 있는 말과 없는 말도 꿰뚫는다. 위로 오르는 향상과 아래로 내려오는 향하도 꿰뚫는다. 방편과 진실도 꿰뚫는다. 비춤과 작용도 꿰뚫는다. 거두어들임과 펼침도 꿰뚫는다. 내어줌과 빼앗음도 꿰뚫는다. 그러니 이것들을 하나하나 감파할 것조차 없다. 감파란 낱낱이 따져서 그 속을 꿰뚫어 깨뜨리는 일이다.
풀이 6
碧巖錄 벽암록'末後句'는 『碧巖錄』 제51칙(雪峯住庵)에서 巖頭가 '我當初悔不向他道末後句'라 한 데서 이름난 말이다. 評唱은 여기에 '末後一句,始到牢關'을 함께 든다.
照用 조용〔병렬〕 末後一句가 向上向下·權實·照用·卷舒·與奪을 모두 꿰뚫는다는 대목. 『碧巖錄』 권1 評唱도 '照用同時,卷舒齊唱…權實並行'으로 같은 말들을 한데 묶는다.
勘破 감파末後一句가 모든 대립의 짝을 꿰뚫으니 낱낱이 勘驗할 것이 없다는 뜻. 곧이어 趙州를 든 것은 趙州勘婆의 '勘破了也'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추정).
末後一句 말후일구벽암록(碧巖錄)(원오 평창)에서 암두(巖頭) 계열 '말후구(末後句)'를 구극(究極)의 뇌관(牢關)으로 논하며 '말후일구(末後一句) 시도뇌관(始到牢關)' 류로 궁극의 일구(一句)를 표방하는 용례이다.
照用 조용조용(照用)·여탈(與奪)·권서(卷舒)·권실(權實)은 임제(臨濟) 사료간(四料簡)·사조용(四照用)에서 나와 원오가 벽암록(碧巖錄) 평창의 접화 분석에서 '권서여탈(卷舒與奪) 자재'의 틀로 상용한다.
국역본 대조 · 두 읽기 다 성립원문 '末後一句都通穿過'는 末後句를 능동 주어로 삼아 뒤의 대구군(有言無言·向上向下·權實·照用·卷舒·與奪)을 목적어로 꿰뚫는다고 읽는 독법과, '마지막 한 구절을 다 뚫어버리면'의 조건절로 읽는 책의 독법이 둘 다 통사상 성립한다. 원문에 若·則 등 조건 표지가 없어 어느 쪽으로도 확정할 수 없으나, '都通穿過'가 뒤 대구군을 직접 목적어로 취하는 독법이 더 직접적이고 자연스러우며, 감파가 필요 없다는 결론은 양쪽이 수렴한다. 따라서 양립 가능한 이독으로 유지한다.
69.2
한문誰識趙州這巴鼻,須是吾家種草始得。
번역누가 조주(趙州)의 이 급소(巴鼻)를 알아보겠는가. 반드시 우리 집안의 씨앗(種草)이라야 비로소 된다.
쉽게 읽기조주의 이 급소, 곧 가장 요긴한 핵심을 누가 알아보겠는가. 오직 우리 집안의 씨앗이라야 비로소 알아본다.
풀이 2
巴鼻 파비원오어록(圜悟語錄)·벽암록(碧巖錄)에서 '몰파비(沒巴鼻)'·'유심마파비(有甚麼巴鼻)' 등 '파비(巴鼻)(파비(把鼻))' 용례가 조주 공안 평창과 결합하여 빈출한다.
巴鼻 파비원오어록(圜悟語錄)·碧巖錄에서 '沒巴鼻'·'有甚麼巴鼻' 등 '巴鼻(把鼻)' 용례가 조주 공안 평창과 결합하여 빈출한다.

下권 차례 (72편)

이 편의 낱말 11
  1. 末後一句 말후일구

    조사선에서 궁극의 마지막 한 마디[구극(究極)의 일구(一句)]이다. 암두전활(巖頭全奯)이 덕산(德山)과의 문답(德山托鉢話)에서 표방한 것으로 전하며, 언설로 다 드러나되 언설·계급을 넘어선 최후의 관문[뇌관(牢關)]을 가리킨다. 원오가 특히 중시한 개념어이다.

  2. 向上向下 향상향하

    향상(向上)과 향하(向下)이다. 향상은 부처와 조사를 넘어선 궁극으로 오름이고, 향하는 방편으로 내려와 중생을 이끎이다. 선문에서는 이 둘을 갈라 따지는 분별도 넘어서라 한다.

  3. 照用 조용

    비춤(照)과 씀(用)이다. 지혜로 환히 비추어 살피는 일과, 그 지혜를 부려 배우는 이를 다루는 일을 이른다. 임제(臨濟)가 이 둘을 넷으로 짜 맞춘 '사조용(四照用)'이 유명하다.

  4. 卷舒 권서

    거두어 말아들임(권(卷), 수(收))과 펼쳐 놓음(서(舒), 방(放))이다. 자유자재한 수방(收放)의 기용(機用)이다.

  5. 勘破 감파

    낱낱이 따져 보아 속을 꿰뚫어 낸다는 말이다. 선문에서는 스승이 상대의 깨침을 시험해 그 밑바닥을 드러내는 일을 이른다. 조주(趙州)가 오대산 길의 노파를 두고 '내가 감파했다'고 한 이야기가 널리 알려졌다.

  6. 趙州從諗 조주종심

    조주종심(趙州從諗, 778~897)이다. 당나라의 선승으로 남전(南泉)의 법을 이었다. 조주 땅 관음원(觀音院)에 오래 머물러 '조주'라 불렸고, 120세를 살았다고 전한다. 쉬운 말로 사람을 일깨웠으니, '뜰 앞의 잣나무(庭前柏樹子)' 같은 문답이 널리 알려졌다.

  7. 巴鼻 파비

    붙잡을 데, 곧 요긴한 실마리를 이르는 말이다. 소의 코를 꿰어 끌듯 꽉 쥘 수 있는 곳이라는 뜻에서 왔다. '납승의 파비'는 수행자가 꼭 붙들어야 할 핵심을 가리킨다.

  8. 種草 종초

    씨앗이 될 풀이라는 뜻으로, 종문(宗門)의 법을 이어 퍼뜨릴 재목을 이른다. '우리 집안의 씨앗(吾家種草)'이라 하면 법을 바르게 이을 사람을 가리킨다.

  9. 碧巖錄 벽암록

    송나라 설두중현(雪竇重顯)이 옛 공안 100칙을 골라 붙인 게송에, 원오극근(圜悟克勤)이 머리말(수시)·짧은 평(착어)·자세한 풀이(평창)를 더한 책이다. 원오가 협산에 머물 때 강설한 것을 엮었으며 10권이다.

  10. 權實 권실

    방편과 진실을 함께 이르는 말이다. 권(權)은 상대에 맞추어 잠시 쓰는 방편이고, 실(實)은 궁극의 참된 가르침이다. 천태 교학에서 부처님 가르침을 가르는 기준으로 썼다.

  11. 與奪 여탈

    내어줌(與)과 빼앗음(奪)이다. 임제(臨濟)의 '탈인불탈경(奪人不奪境)' 등 사료간(四料簡)의 종탈(縱奪) 자재한 수단이다.

문단 2국역본 대조 1 · 깊이 읽기에서 봄낱말 11저본 《卍新纂續藏經》

저본

卍新纂續藏經 佛果克勤禪師心要(CBETA 전자판). 국역본 대조는 선림고경총서 국역본과 견준 것으로, 대조에 필요한 구절만 출처를 밝혀 인용합니다.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