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 원오심요 · 下권 65편
양무구거사(楊無咎居士)에게 드리는 글
示楊無咎居士
황제의 사신이자 관찰사이신 양공 무구께서는 높은 식견과 원대한 안목을 지니고 널리 배워 재능이 많으시며, 조사의 도에 더욱 깊이 나아가 지혜의 거울이 기틀에 예민하시니, 들기도 전에 먼저 아시고 말하기도 전에 먼저 꿰뚫으셨습니다. 도성에 계시던 날 모시고 참례할 기회를 얻었는데, 이제 황제의 명을 받들어 선무사로서 다시 금관(성도)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황송하게도 도의 광명으로 왕림하시어 도리어 갈등(문자)을 청하시기에, 이렇게 이 변변찮은 글을 내놓습니다.
풀이 1
풀이 1
풀이 3
책 '달과 해의 빛을 잃게 하며'는 捎(낚아챔)·拂(스침)의 구체 동작과 玉兔·金雞의 대구를 뭉뚱그린 과의역이다. 축자역 '옥토끼를 낚아채고 금계를 스치듯'이 기봉 비유의 원의에 근접하다.
책 '마지막 한 도리를 들어보인'은 末上을 '마지막(末後)'으로 오독한 것이다. 末上은 선어 관용으로 '맨 처음·첫머리'이지 끝이 아니다. 뒤의 '似電閃星飛, 不容擬議'와도 '첫 수' 쪽이 정합하다. '맨 처음 정면의 한 수'가 옳다.
풀이 5
풀이 2
풀이 4
책이 독음을 '소사관찰'로 표기했으나 詔의 정음은 '조'(황명·조서)이다. '조사(황명 받든 사신)'로 새긴 쪽이 옳다. 책의 독음·표기 오류이다.
책은 마지막 단락에서만 '…분이다 / …꺼내 놓는다'로 해라체로 급전환하였다. 법어 경백체와 앞 문단(합니다체)에 비추어 문체 파탄이다. 경어로 일관한 쪽이 원문 일관성에 부합한다.
이 편의 낱말 30
- 果海 과해
과보(果報)의 바다이다. '입지월과해(立地越果海)'는 그 자리에 서서 인과의 바다를 단번에 뛰어넘음이다.
- 玉兔·
金雞 옥토·금계 옥토(玉兔)(옥토끼)=월(月), 금계(金雞)=일(日)이다. 捎(소, 낚아챔)·불(拂)(스침)로 일월을 희롱하듯 자유자재한 기봉(機鋒)의 비유이다.
- 首楞嚴定 수능엄정
수능엄삼매(首楞嚴三昧)(śūraṅgama-samādhi), 뜻으로 健行定(건행정)이다. 보살이 마계(魔界)에 들어 행하되 물들지 않는 견고한 삼매이다. '정마계행(定魔界行)'이 이를 가리킨다.
- 舉花密傳 거화밀전
세존염화(世尊拈花)·가섭미소(迦葉微笑)의 교외별전(教外別傳)이다. 조사선 전법의 기원을 말한다.
- 瞬揚 순양
순목양미(瞬目揚眉)의 준말이다. 눈 깜박이고 눈썹 치켜올림, 곧 일상 동용(動用) 속에 드러나는 선기(禪機)이다.
- 縱擒與奪 종금여탈
놓아줌(縱)·붙잡음(擒)·줌(與)·빼앗음(奪)이다. 임제(臨濟) 계열 접인(接引)의 파정방행(把定放行) 수단이다.
- 聖諦亦不爲 성제역불위
성제(聖諦)조차 짓지 않음이다. 달마(達磨)가 양무제(梁武帝)에게 답한 '곽연무성(廓然無聖)(확연무성)'과 통하는 취지이다(벽암록(碧巖錄) 제1칙).
- 選佛場 선불장
부처를 뽑는 과거 시험장이란 뜻으로, 선원이나 법회 자리를 이른다. 단하천연(丹霞天然)이 과거 보러 가다가 '관리 뽑기보다 부처 뽑기가 낫다'는 말을 듣고 마조(馬祖)에게 간 일에서 나왔다.
- 再來人 재래인
원력으로 인간세에 다시 온 오달(悟達)의 대인이다(승원재래(乘願再來), 승원재래).
- 圜悟克勤 원오극근
원오극근(圜悟克勤, 1063~1135)이다. 송나라 임제종의 선승으로 오조법연(五祖法演)의 법을 이었다. '원오'는 황제가 내린 호이고, 시호는 진각이다. 설두의 송고에 평을 붙인 『벽암록(碧巖錄)』을 남겼고, 제자들에게 준 글을 모은 책이 『원오심요(圜悟心要)』다.
- 碧巖錄 벽암록
송나라 설두중현(雪竇重顯)이 옛 공안 100칙을 골라 붙인 게송에, 원오극근(圜悟克勤)이 머리말(수시)·짧은 평(착어)·자세한 풀이(평창)를 더한 책이다. 원오가 협산에 머물 때 강설한 것을 엮었으며 10권이다.
- 景德傳燈錄 경덕전등록
송나라 도원(道原)이 1004년 무렵 엮어 조정에 바친 선종의 역사책이다. 과거 일곱 부처에서 법안의 제자들까지, 법을 이은 차례대로 선사들의 행적과 문답을 실었다. 30권이며, 뒷날 공안의 가장 큰 원천이 되었다.
- 菩提達磨 보리달마
보리달마(菩提達磨)다. 남인도에서 중국에 와 선(禪)을 전한 첫 조사로, 중국 선종의 초조라 부른다. 양나라 무제를 만났으나 뜻이 맞지 않아 위나라로 가서, 소림사에서 벽을 마주하고 앉았다. 눈 속에서 제 팔을 끊고 법을 구한 혜가(慧可)에게 법을 전했다.
- 葛藤 갈등
칡과 등나무 덩굴이다. 덩굴처럼 얽히고설킨 말과 글, 곧 깨달음에 보탬이 안 되는 군더더기 말을 이른다. 선사들은 자기 법문을 낮추어 '갈등'이라 부르기도 했다.
- 摩訶迦葉 마하가섭
마하가섭(摩訶迦葉)이다. 부처님의 큰 제자로, 욕심을 떨치는 두타(頭陀) 수행이 으뜸이었다. 영산에서 부처님이 꽃을 들어 보이자 홀로 미소 지어 법을 이어받았다고 한다. 선종에서는 인도의 첫 조사로 받들며, 금색두타라고도 부른다.
- 維摩大士 유마대사
유마힐(維摩詰) 거사를 높여 이른 말이다. 부처님 당시 비야리성에 살던 재가 보살로, 『유마경』의 주인공이다. 병문안 온 문수(文殊) 보살에게 침묵으로 '둘 아닌 법문'을 보였다. 세속에 살며 도를 이룬 거사의 본보기로 꼽힌다.
- 文殊 문수
문수사리(文殊師利) 보살이다. 지혜를 상징하는 큰 보살로, 실천을 상징하는 보현보살과 짝을 이룬다. 『유마경』에서는 병든 유마거사를 문병하고, 말 없는 그의 침묵을 참된 '둘 아닌 법문'이라 찬탄했다.
- 無生 무생
나고 사라짐이 본래 없다는 뜻이다. 모든 것은 참으로는 생겨난 적이 없으니 사라질 것도 없다는 참모습을 이른다. 이를 깨달아 흔들림 없이 받아들인 경지를 무생법인(無生法忍)이라 한다.
- 無緣慈 무연자
대상을 가리지 않는 큰 자비이다. 이 사람 저 사람을 따지는 마음 없이 모든 중생에게 두루 미치는 부처의 자비를 이른다.
- 錦官 금관
성도(成都)의 다른 이름인 금관성(錦官城)을 줄인 말이다. 옛날 비단을 맡아보는 관청이 있던 성이라 이렇게 불렀다. 지금의 중국 사천성 성도로, 원오(圜悟)가 머문 소각사(昭覺寺)가 이곳에 있다.
- 楊無咎·
楊公無咎 양무구·양공무구 수신인이다. 조사(詔使)(황명 받든 사신)·관찰사(觀察使)·선무사(宣撫司) 소속 사대부 관인으로, 원오(圜悟)와 예전 도성에서 참배하고 뒤에 성도(成都)(금관(錦官))에서 재회하였다. 동명의 남송(南宋) 매화 화가 양무구(楊無咎)(자 보지(補之), 1097~1169)는 벼슬을 사양한 은거 화가로 별개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 관인 양무구(楊無咎)의 확정 신원은 불확실하여 의심스럽다.
- 普賢 보현
보현(普賢)(Samantabhadra)이다. 행원(行願)을 상징하는 대보살이다.
- 神光 신광
이조(二祖) 혜가(慧可)(Huike)의 속명(俗名)이다. '별지(瞥地)'는 언뜻 문득 깨침이다. '달마서래(達磨西來), 신광별지(神光瞥地)'는 초조·이조의 전등(傳燈)을 압축한 표현이다.
- 都下 도하
경사(京師), 곧 북송(北宋) 도읍 변경(汴京)(개봉(開封))이다. 원오(圜悟)가 지난날 도성에서 양공(楊公)을 모신 곳이다.
- 宣撫司 선무사
선무사이다. 변사(邊事)·군무(軍務)를 관장하던 임시 사직(使職) 관서이다. 양공(楊公)이 황명으로 파견된 직임이다.
- 本家種草 본가종초
자기 문중(本家)의 종자·묘목(種草)이다. 곧 정통 가풍(家風)을 이을 참된 법손(法孫)·후계자이다.
- 無爲絕學 무위절학
함이 없고(無爲) 배움을 끊음(絕學)이다. 하릴없는 진정한 도인(道人)의 경지로, 영가(永嘉) 증도가(證道歌) '절학무위한도인(絕學無爲閑道人)'과 상통한다.
- 納敗云 납패운
자신의 졸작·허물(敗闕)을 바쳐 올린다는 겸사(謙辭)이다. '이 부족한 글을 내놓는다'는 뜻이다.
- 達磨廓然無聖 달마확연무성
양나라 무제(武帝)가 달마(達磨)에게 '거룩한 진리의 첫째 뜻이 무엇이냐'고 묻자, 달마는 '텅 비어 거룩하다 할 것도 없다(廓然無聖)'고 답했다. 무제가 '내 앞에 있는 그대는 누구냐'고 다시 묻자 '모른다'고 했다. 뜻이 통하지 않자 달마는 강을 건너 위(魏)나라로 갔다. 『벽암록』 첫째 칙으로 널리 알려진 공안이다.
- 拈花公案 염화공안
世尊拈花·迦葉微笑의 공안. 세존이 靈山會上에서 꽃을 들어 보이자 迦葉만이 미소 지었고, 세존이 正法眼藏을 迦葉에게 付囑하였다는 이야기로 『無門關』 제6칙(T48n2005_p0293c12)·『五燈會元』 권1(X80n1565_p0031a08) 등에 실렸다.
이 편의 풀이 2건
저본
卍新纂續藏經 佛果克勤禪師心要(CBETA 전자판). 국역본 대조는 선림고경총서 국역본과 견준 것으로, 대조에 필요한 구절만 출처를 밝혀 인용합니다.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