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 원오심요 · 下권 46편
노수(魯叟)에게 드리는 글
示魯叟
풀이 1
풀이 5
책의 지나친 의역이다. 橫身은 '몸을 가로놓다', 곧 전신을 던져 헌신함인데 책은 '출현하여'로 옮겨 원뜻을 놓쳤다. 撗→橫 교정에도 부합하는 '몸을 던져'가 옳다.
풀이 6
이 편의 낱말 27
- 沒量大智見 몰량대지견
몰량(沒量)은 '헤아릴 수 없는·한량없는'의 뜻이다. 몰량대인(沒量大人) 같은 선어와 짝하는 표현으로, 걸림 없이 광대한 지견(智見)을 가리킨다.
- 頂門正眼 정문정안
정수리에 열리는 제3의 눈, 곧 정법안(正法眼)이다. 사물의 실상을 꿰뚫어 보는 바른 안목으로, '곽정문정안(廓頂門正眼)'은 이 안목을 활짝 여는 것이다.
- 作家 작가
선가에서 솜씨와 안목을 두루 갖춘 노련한 스승을 이른다. 배우는 이의 됨됨이를 꿰뚫어 보고 자유자재로 이끄는 사람이다. 오늘날 글 쓰는 사람을 뜻하는 '작가'와는 뜻이 다르다.
- 本來面目 본래면목
본디 그대로의 제 참모습, 곧 분별 이전의 참 나를 이른다. 육조 혜능(慧能)이 혜명(惠明)에게 한 물음에서 널리 퍼졌다. '선도 악도 생각하지 않는 그때, 무엇이 그대의 본래면목인가.'
- 本地風光 본지풍광
본지(本地)는 본래 자리, 풍광(風光)은 경치라는 뜻이다. 남에게서 얻지 않고 사람마다 본래 갖춘 마음자리의 참모습을 이른다. 흔히 본래면목(本來面目)과 짝지어 쓴다.
- 前後際斷 전후제단
앞뒤의 끝이 끊어졌다는 말이다. 지나간 생각과 다가올 생각이 이어지지 않아, 지금 이 자리만 오롯이 드러남을 이른다. 흔히 '일념불생(一念不生)'과 함께 쓴다.
- 毛端現剎海 모단현찰해
한 털끝에 온 세계(剎海)를 드러냄이다. 《화엄경》의 사사무애(事事無礙)·소중현대(小中現大)를 나타내는 상용구이다.
- 納須彌於芥中 납수미어개중
'수미산을 겨자씨 속에 넣는다'는 말이다. 『유마경』에서 유마거사가 말한 불가사의한 해탈의 경지로, 높고 큰 수미산을 작은 겨자씨에 넣어도 산은 줄지 않고 씨는 커지지 않는다고 했다. 크고 작음, 안과 밖의 구별에 걸림이 없음을 비유한다.
- 向上機 향상기
향상(向上)의 기틀, 곧 말과 단계를 넘어 위로 뚫고 나아가는 궁극의 작용을 이른다. 부처와 조사의 자리에도 머물지 않는 선승의 솜씨를 말한다.
- 千里同風 천리동풍
'천 리에 같은 바람이 분다'는 뜻이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뜻이 서로 통함을 이르는 선림의 상투 표현으로, '불언이조(不言而照)·불면이지(不面而知)'의 근거로 인용된다.
- 毗耶大士 비야대사
비야리성(비야리(毗耶離), Vaiśālī)의 거사 유마힐(維摩詰)(Vimalakīrti)이다. 《유마경》의 주인공이며, '대사(大士)'는 거사·보살에 대한 존칭이다.
- 文殊 문수
문수사리(文殊師利) 보살이다. 지혜를 상징하는 큰 보살로, 실천을 상징하는 보현보살과 짝을 이룬다. 『유마경』에서는 병든 유마거사를 문병하고, 말 없는 그의 침묵을 참된 '둘 아닌 법문'이라 찬탄했다.
- 文殊贊善 문수찬선
문수가 '훌륭하다'고 찬탄했다는 말이다. 『유마경』에서 여러 보살이 둘 아닌 법문(불이법문, 不二法門)을 말한 뒤 유마힐이 잠자코 말이 없자, 문수가 '훌륭하다, 훌륭하다. 문자와 말까지 없는 것이 참으로 둘 아닌 법문에 드는 것이다'라고 찬탄한 일을 가리킨다.
- 驢駞藥 여타약
나귀·낙타에 실은 약이다. 번다한 방편·언설의 비유로, 유마의 일묵(一默)과 문수의 찬탄은 이런 약을 빌리지 않고도 통함을 말한다.
- 鉤頭 구두
낚싯바늘(鉤) 끝이다. 상대를 낚아 이끄는 종사의 요긴한 수단이 그 한 점에 있음의 비유로, '의재구두(意在鉤頭)'가 곧 그 뜻이다.
- 汾州無業 분주무업
분주무업(汾州無業)(761~822)이다. 마조도일(馬祖道一)의 법사(法嗣)로, 배우러 오는 이에게 무엇을 묻든 늘 '망상하지 말라(莫妄想)'고만 하였다. 《경덕전등록》 권8.
- 俱胝 구지
구지화상(俱胝和尙)이다. 당나라 무주(婺州) 금화산의 선승이다. 천룡(天龍) 스님이 손가락 하나를 세워 보이자 그 자리에서 깨쳤다. 그 뒤로는 누가 무엇을 묻든 손가락 하나만 세웠다. 이 일은 『벽암록』과 『무문관』에도 실렸다.
- 天皇道悟 천황도오
천황도오(天皇道悟, 748~807)이다. 당나라 선승으로 석두(石頭)의 법을 이었고, 형주(荊州) 천황사에 머물렀다. 제자 용담숭신을 거쳐 덕산(德山)으로 법이 이어졌다.
- 胡餅 호병
호떡·밀가루 떡이다. '호병(胡餅)(호병(餬餅))' 공안은 본디 운문문언의 것으로 《벽암록》 77칙 '운문호병(雲門餬餅)'에 수록되어 유명하다.
- 趙州喫茶 조주끽다
조주(趙州)의 '차나 마시게(喫茶去)' 공안이다. 새로 온 스님에게 여기 와 본 적이 있느냐 묻고, 왔다 해도 안 왔다 해도 '차나 마시게' 했다. 원주가 그 까닭을 묻자 원주를 불러 또 '차나 마시게' 했다. 따지는 마음을 놓고 일상에서 바로 보라는 뜻으로 읽힌다.
- 雪峰輥毬 설봉곤구
설봉의존(雪峰義存) 선사가 나무 공을 굴려 보인 일이다. 제자 현사(玄沙)가 ‘이제 큰 작용을 쓰겠다’고 하자, 설봉은 나무 공 세 개를 한꺼번에 굴려 냈고 현사는 패를 쪼개는 시늉으로 받았다. 말 없이 몸짓으로 주고받은 큰 작용으로 일컬어진다.
- 禾山打鼓 화산타고
화산무은(禾山無殷) 선사의 ‘북 칠 줄 안다’는 답이다. 한 스님이 참된 진리는 무엇인지, 마음도 부처도 아닌 것은 무엇인지 등을 차례로 묻자, 화산은 네 번 모두 ‘북 칠 줄 안다(解打鼓)’고만 답했다. 그래서 ‘화산의 네 번 북 치기’라고도 부른다.
- 俱胝一指 구지일지
구지(俱胝) 화상이 무엇을 묻든 손가락 하나만 세워 보인 일이다. 구지는 천룡(天龍) 화상이 손가락 하나를 세워 보이자 크게 깨쳤고, 그 뒤로 평생 그렇게만 답했다. 세상을 떠날 때 ‘천룡의 한 손가락 선을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했다’고 하였다.
- 一默 일묵
유마의 침묵이다. 《유마경》 입불이법문품(入不二法門品)에서 문수가 불이법문(不二法門)을 묻자 유마가 잠자코 답하지 않은 '유마일묵(維摩一默)'으로, 후대에 '일묵여뢰(一默如雷)(침묵이 우레와 같다)'로 칭송되었다.
- 富春秋 부춘추
나이가 젊음이다. '춘추(春秋)가 넉넉하다'는 표현으로 앞날이 창창한 젊은 나이를 이르며, 뒤의 '거귀부(居貴富)'와 함께 수신자의 처지를 말한다.
- 魯叟 노수
원오 스님이 원오심요의 「시노수」를 지어 준 재가 거사이다. 그 글에 따르면 나이 젊고 부귀한 자리에 있으면서도 원력과 식견을 갖추어, 세상 인연을 버리지 않은 채 깨끗한 행을 닦은 사람이다.
- 維摩不二法門 유마불이법문
유마경 「입불이법문품」의 이야기다. 여러 보살이 저마다 둘 아닌 법문을 말하고 문수보살이 유마 거사에게 묻자, 유마는 아무 말 없이 잠잠히 있었고 문수는 '글자도 말도 없는 이것이 참으로 둘 아닌 법문에 드는 것'이라고 찬탄하였다. 벽암록 제84칙으로 거두어져 '유마의 침묵'으로 이름났다.
저본
卍新纂續藏經 佛果克勤禪師心要(CBETA 전자판). 국역본 대조는 선림고경총서 국역본과 견준 것으로, 대조에 필요한 구절만 출처를 밝혀 인용합니다.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