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이 11
책은 '의심할수록 더욱 늦어진다'로 옮겨 急(조급·서두름)을 앞의 狐疑에 끌어붙여 의심으로 치환한 과의역이다. 信心銘 원의는 서두를수록 도리어 더뎌짐이니 축자성이 떨어진다. '급히 서두를수록 도리어 더뎌집니다'가 원의에 부합한다.
풀이 2
疑著의 독해 차이이다. 자체역은 著을 執著으로 보아 '끝내 의심하여 집착하지 않는다'로 축자하고, 책은 著을 어조사로 보아 '조금도 의심이 없으면'으로 의역한다. 송대 선어록에서 著은 동사 뒤 어조사로 흔히 쓰여 책의 독해를 뒷받침하나, 疑+執著의 축자 독해도 성립하고 의착의 부재라는 귀결이 같으므로 양립 가능하다.
풀이 1
구문 분절의 이독이다. 자체역은 體究一句 / 一機一境上發明悟入로 끊어 '한 구절을 몸소 궁구하고 一機一境 위에서 발명·오입한다'로 새기고, 책은 一句를 一機一境과 병렬로 두어 '한 구절·한 기틀·한 경계 위에서 발명한다'로 새긴다. CBETA 표점의 逗는 자체역의 분절을 지지하나, 병렬 독해도 문의상 성립하므로 양립 가능하다.
이 편의 낱말 33
- 大道體寬 대도체관
큰 도는 그 바탕이 넓다는 말이다. 삼조 승찬(三祖僧璨)의 「신심명(信心銘)」 구절로, 「신심명」은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 권30에 실려 있다.
- 無易無難 무이무난
쉬움도 없고 어려움도 없다는 말이다. 큰 도는 본래 쉽고 어려움을 떠나 있음을 이른다. 삼조 승찬(三祖僧璨)의 「신심명(信心銘)」 구절이다.
- 狐疑 호의
여우의 의심이다. 결단 없이 이리저리 헤아리는 의심이다. 「신심명(信心銘)」의 소견호의(小見狐疑)와 직접 호응한다.
- 轉急轉遲 전급전지
서두를수록 더욱 더뎌진다는 말이다. 좁은 소견으로 여우처럼 의심하는 이(소견호의, 小見狐疑)를 두고 한 말로, 삼조 승찬(三祖僧璨)의 「신심명(信心銘)」 구절이다.
- 太虗空 태허공
끝없이 넓고 텅 빈 큰 허공이다. 걸림도 막힘도 없이 모든 것을 품는 마음의 바탕을 비유한다. 허(虗)는 허(虛)와 같은 글자다.
- 觸處皆真 촉처개진
닿는 곳마다 모두 참[진(眞)]이다. 임제의현(臨濟義玄)의 「수처작주(隨處作主),입처개진(立處皆真)(수처작주 입처개진)」과 호응하는 어법으로, 현전(現前) 그대로가 도(道)임을 뜻한다.
- 信手拈來·
蓋天蓋地 신수염래·개천개지 손 가는 대로 집어 들어도 하늘과 땅을 두루 덮는다. 염래(拈來)·개천개지(蓋天蓋地)는 선문 상용어로, 자재무애한 대기대용(大機大用)을 표현한다.
- 含育十虗 함육십허
온 시방(十方)의 허공을 머금어 기른다. 십허(十虗)=십허(十虛)이고 허(虗)=허(虛) 이체자이다. 모든 것을 머금되 상(相)을 짓지 않는 무주(無住)의 작용이다.
- 知見 지견
보고 아는 것, 곧 지식과 견해다. 경전에서는 ‘부처의 지견’처럼 바른 앎을 뜻하기도 한다. 선문에서는 흔히 분별로 세운 알음알이를 가리켜, 깨달음을 가로막는 병으로 경계한다.
- 大根利器·
直下承當 대근리기·직하승당 큰 근기(根機)와 예리한 그릇, 곧 상근상지(上根上智)의 수행자이다. 직하승당(直下承當)은 그 자리에서 곧바로 짊어져 받아 탈연(脫然)히 성오(惺悟)하는 것이다.
- 惺悟 성오
또렷이 깨어 있는 깨달음(성성(惺惺), 성성)이다. 뒤의 편휴(便休)(변휴, 쉬어버림)와 함께 돈오돈휴(頓悟頓休)의 뜻을 이룬다.
- 萬別千差·
一劒截斷 만별천차·일검절단 천차만별을 한 칼로 끊는다. 검(劒)=검(劍) 이체자이다. 일검(一劍)은 취모검(吹毛劍)·금강왕보검(金剛王寶劍)류의 살활자재(殺活自在)를 비유한다.
- 孤運獨照 고운독조
홀로 움직이고 홀로 비춘다는 말이다. 마음이 바깥 대상이나 분별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작용하며 환히 비추는 모습을 이른다.
- 融通吻合 융통문합
두루 통하여 빈틈없이 하나로 들어맞는다. 문합(吻合)은 입술이 맞닿듯 꼭 맞음이다(저본 글자는 吻의 이체 — 교감 참조). 융통(融通)과 짝하여 물아(物我)의 혼융(混融)을 뜻한다.
- 密密綿綿 밀밀면면
빽빽하고 끊임없이 이어져 조금의 틈도 없다는 말이다. 깨친 뒤의 공부를 빈틈없이 이어 가 자취마저 드러나지 않는 모양을 이른다.
- 佛眼亦覰不見 불안역처불견
부처의 눈으로도 엿볼 수 없다는 말이다. 흔히 '하물며 마군 외도(魔外)이랴(況乎魔外)'가 뒤따르며, 깨친 뒤의 공부가 빈틈없이 이어져 자취조차 드러나지 않는 은밀함을 이른다. 처(覰)는 처(覷)의 이체자이다.
- 長養成就 장양성취
오래 길러 성취한다. 오후(悟後)의 장양성태(長養聖胎)·보임(保任) 수행을 가리킨다.
- 入心入髓 입심입수
마음과 골수에 사무친다. 달마(達磨) 문하의 「득수(得髓)」(이조혜가(二祖慧可)가 골수를 얻음) 고사의 어의를 밟아 철저(徹底)를 비유한다.
- 根塵違順死生·
亦咬得斷 근진위순사생·역교득단 육근(六根)·육진(六塵)의 거스름과 순함, 나아가 생사(生死)까지도 교득단(咬得斷)(물어 끊음)한다. 어떤 경계에도 의저(疑著)(의착)하지 않는 대해탈(大解脫)을 표현한다.
- 無心無爲無事大解脫境界 무심무위무사대해탈경계
무심(無心)·무위(無爲)·무사(無事)의 큰 해탈 경계이다. 특히 무사(無事)는 임제(臨濟)의 「무사시귀인(無事是貴人)」에 연원한다.
- 勝流 승류
뛰어난 부류, 곧 상근(上根)의 무리.
- 體究一句·
一機一境上發明悟入 체구일구·일기일경상발명오입 한 구(句)를 몸소 궁구하고 하나의 기(機)·경(境) 위에서 밝혀 깨달아 든다. 화두(話頭) 참구의 방법론이다. 작용공안(作用公案)=대기대용(大機大用)을 드러내는 공안이다.
- 圜悟克勤 원오극근
원오극근(圜悟克勤, 1063~1135)이다. 송나라 임제종의 선승으로 오조법연(五祖法演)의 법을 이었다. '원오'는 황제가 내린 호이고, 시호는 진각이다. 설두의 송고에 평을 붙인 『벽암록(碧巖錄)』을 남겼고, 제자들에게 준 글을 모은 책이 『원오심요(圜悟心要)』다.
- 碧巖錄 벽암록
송나라 설두중현(雪竇重顯)이 옛 공안 100칙을 골라 붙인 게송에, 원오극근(圜悟克勤)이 머리말(수시)·짧은 평(착어)·자세한 풀이(평창)를 더한 책이다. 원오가 협산에 머물 때 강설한 것을 엮었으며 10권이다.
- 上人 상인
덕 높은 승려에 대한 존칭이다.
- 信手拈來 신수염래
손 가는 대로 집어 든다는 말이다. 선에서는 애써 고르거나 꾸미지 않고 눈앞의 것을 그대로 들어 법을 보이는, 걸림 없는 쓰임을 이른다.
- 廓然 확연
텅 비어 걸림 없이 툭 트인 모양이다. 양무제(梁武帝)가 '무엇이 성스러운 진리의 으뜸가는 뜻인가' 묻자, 달마(達磨)가 '확연무성(廓然無聖)', 곧 툭 트여 성스러울 것도 없다고 답한 말로 널리 알려졌다.
- 臨濟錄 임제록
임제(臨濟) 스님의 설법과 문답, 행적을 모은 어록이다. 법을 이은 제자 삼성혜연(三聖慧然)이 엮었고, 송나라 때 다시 펴냈다. '어디서나 주인이 되면 서는 곳마다 참되다' 같은 말로 이름났다.
- 大根利器 대근리기
큰 根機(근기)와 예리한 그릇, 곧 上根上智(상근상지)의 수행자이다. 直下承當(직하승당)은 그 자리에서 곧바로 짊어져 받아 脫然(탈연)히 惺悟(성오)하는 것이다.
- 萬別千差 만별천차
천차만별을 한 칼로 끊는다. 劒=劍 이체자이다. 一劍(일검)은 吹毛劍(취모검)·金剛王寶劍(금강왕보검)류의 殺活自在(살활자재)를 비유한다.
- 融通 융통
두루 통하여 빈틈없이 하나로 들어맞는다. 吻合(문합)은 입술이 맞닿듯 꼭 맞음이다(저본 글자 [淴-心+口]는 吻·脗의 이체 — 교감 참조). 融通(융통)과 짝하여 물아(物我)의 混融(혼융)을 뜻한다.
- 根塵違順死生 근진위순사생
六根(육근)·六塵(육진)의 거스름과 순함, 나아가 生死(생사)까지도 咬得斷(교득단, 물어 끊음)한다. 어떤 경계에도 疑著(의착)하지 않는 大解脫(대해탈)을 표현한다.
- 體究一句 체구일구
한 句(구)를 몸소 궁구하고 하나의 機(기)·境(경) 위에서 밝혀 깨달아 든다. 話頭(화두) 참구의 방법론이다. 作用公案(작용공안)=大機大用을 드러내는 공안이다.
저본
卍新纂續藏經 佛果克勤禪師心要(CBETA 전자판). 국역본 대조는 선림고경총서 국역본과 견준 것으로, 대조에 필요한 구절만 출처를 밝혀 인용합니다.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