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오조법연 · 卷下 255

여가문이 산에 들자 상당 — 「나는 불법을 모른다」

品寶文嘉問入山上堂

255.1
한문品寶文嘉問入山上堂,
번역보문각(寶文閣) 벼슬의 여가문(呂嘉問)이 산에 들어오자, 상당했다.
쉽게 읽기보문각 벼슬의 여가문이 산에 들어오자 상당했다.
풀이 1
교감이본 대조(古尊宿語錄 卷22, X68n1315 p0146c18): 「品寶文嘉問」 — 古尊宿本 「呂寶文嘉問」. 寶文은 寶文閣 직함, 嘉問은 이름이므로 성 「呂」로 읽는다(北宋 관원 呂嘉問으로 추정).
255.2
한문僧問:「世尊拈花,迦葉微笑,台斾光臨於法席,願師方便為宣揚。」
번역어떤 스님이 물었다. “세존께서 꽃을 드시자 가섭(迦葉)이 미소 지었습니다. 오늘 높으신 분의 행차가 법석을 빛내 주시니, 바라건대 스님께서 방편으로 널리 펴 주십시오.”
쉽게 읽기어떤 승려가 물었다. “세존께서 꽃을 들어 보이시자 가섭이 빙그레 웃었습니다. 오늘 높으신 분의 행차가 이 법석을 빛내 주시니, 바라건대 스님께서 방편을 베풀어 그 뜻을 널리 펴 주십시오.”
풀이 1
① 세존염화 가섭미소(世尊拈花迦葉微笑)는 세존이 꽃을 들자 가섭만이 미소지어 정법안장을 전해 받았다는, 선종 이심전심 전법의 기원 고사다.
255.3
한문師云:「六耳不同謀。」
번역선사가 답했다. “여섯 귀로는 함께 꾀하지 못한다(六耳不同謀).”
쉽게 읽기스님이 답했다. “귀가 여섯이면 함께 일을 꾀하지 못한다.”
255.4
한문進云:「不於花上覓,烜赫自圓明。」
번역스님이 다시 말했다. “꽃 위에서 찾지 않아도 환히 빛나, 절로 둥글고 밝습니다.”
쉽게 읽기그 승려가 말했다. “꽃 위에서 찾지 않아도, 환히 빛나 저절로 둥글고 밝습니다.”
255.5
한문師云:「好。」
번역선사가 답했다. “좋다.”
쉽게 읽기스님이 말했다. “좋다.”
255.6
한문進云:「何謂獨露無私對揚有準?」
번역스님이 다시 말했다. “‘홀로 드러나 사사로움이 없고, 맞받아 드날림에 법도가 있다’고 할 만합니다.”
쉽게 읽기“‘홀로 드러나 사사로움이 없고, 맞받아 드날리는 데 법도가 있다’고 할 만합니다.”
풀이 1
교감이본 대조(古尊宿語錄 卷22, X68n1315 p0146c20): 「何謂獨露無私對揚有準」 — 古尊宿本 「可謂獨露無私,對揚有準」(물음이 아니라 아룀). 스님의 답 「是」(그렇다)와 맞으므로 「可」로 읽는다.
255.7
한문師云:「是。」
번역선사가 답했다. “옳다.”
쉽게 읽기“옳다.”
255.8
한문進云:「覿面知機又作麼生?」
번역스님이 다시 말했다. “얼굴을 마주하자 기틀을 아는 것은 또 어떻습니까?”
쉽게 읽기“얼굴을 마주하자마자 기틀을 알아차리는 것은 또 어떻습니까?”
255.9
한문師云:「不得與別人說。」
번역선사가 답했다. “남에게는 말하지 말라.”
쉽게 읽기“다른 사람에게는 말하지 말라.”
255.10
한문進云:「和尚只知其一,且不知其二。」
번역스님이 다시 말했다. “화상께서는 하나만 아시고 둘은 모르십니다.”
쉽게 읽기“화상께서는 하나만 아시고 둘은 모르십니다.”
255.11
한문師云:「爾作麼生?」
번역선사가 답했다. “그대는 어떠한가?”
쉽게 읽기“그러면 너는 어떠냐?”
255.12
한문進云:「祖師却道知來也,歸作鹽梅正是時。」
번역스님이 다시 말했다. “조사께서 도리어 ‘이미 알았다’고 하셨으니, 돌아가 소금과 매실(鹽梅)이 될 때가 바로 지금입니다.”
쉽게 읽기“조사께서 도리어 ‘이미 알았다’고 하셨으니, 이제 돌아가 국 맛을 고르는 소금과 매실처럼 나랏일을 맡으실 때가 바로 지금입니다.”
255.13
한문師云:「被爾道著。」
번역선사가 답했다. “그대에게 딱 짚였구나.”
쉽게 읽기“네가 딱 맞혔구나.”
255.14
한문進云:「已得真人好消息,人間天上更無疑。」
번역스님이 다시 말했다. “이미 진인(真人)의 좋은 소식을 얻었으니, 사람 세상에서도 하늘 위에서도 다시는 의심이 없습니다.”
쉽게 읽기“참사람의 좋은 소식을 얻었으니, 사람 세상에서도 하늘 위에서도 다시는 의심할 것이 없습니다.”
255.15
한문師乃云:「記得昔日僧問六祖:『黃梅衣鉢什麼人得?』祖云:『會佛法底人得。』僧云:『和尚還得也無?』祖云:『不得。』僧云:『為什麼和尚却不得?』祖云:『我不會佛法。』」
번역이에 선사가 말했다. “생각해 보니, 옛날에 어떤 스님이 육조(六祖)께 물었다. ‘황매(黃梅)의 의발(衣鉢)은 누가 얻었습니까?’ 조사가 답했다. ‘불법을 아는 사람이 얻었다.’ 스님이 물었다. ‘화상께서는 얻으셨습니까?’ 조사가 답했다. ‘얻지 못했다.’ 스님이 물었다. ‘어째서 화상께서는 도리어 얻지 못하셨습니까?’ 조사가 답했다. ‘나는 불법을 알지 못한다.’”
쉽게 읽기스님이 이어 말했다. “옛날 일이 생각난다. 어떤 승려가 육조 스님에게 물었다. ‘황매의 오조 홍인에게서 전해진 가사와 발우는 누가 얻었습니까?’ 육조 스님이 답했다. ‘불법을 아는 사람이 얻었다.’ 그 승려가 물었다. ‘화상께서는 얻으셨습니까?’ ‘얻지 못했다.’ ‘화상께서는 어째서 얻지 못하셨습니까?’ ‘나는 불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255.16
한문又舉:「僧問雪峯:『和尚見德山後,得箇什麼道理便休去?』峯云:『我當時空手去空手迴。』」
번역선사가 또 들어 보였다. 어떤 스님이 설봉(雪峯)에게 물었다. “화상께서는 덕산(德山)을 뵌 뒤에, 무슨 도리를 얻으셨기에 곧 쉬셨습니까?” 설봉이 답했다. “나는 그때 빈손으로 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왔다.”
쉽게 읽기이런 이야기도 있다. 한 승려가 설봉 스님에게 물었다. ‘스님은 덕산 스님을 만나고 나서 어떤 이치를 깨쳤기에 거기서 찾아다니기를 그만두셨습니까?’ 설봉 스님이 말했다. ‘나는 그때 맨손으로 가서 맨손으로 돌아왔다.’
255.17
한문師云:「大眾!此二尊宿,一人是祖師,一人是禪師,及乎問著便道:我不會佛法。又道:我空手去空手迴。爾諸人還會伊恁麼說話也無?
번역선사가 말했다. “대중이여! 이 두 존숙(尊宿) 가운데 한 사람은 조사이고, 한 사람은 선사다. 그런데 물으면 곧 ‘나는 불법을 알지 못한다’ 하고, 또 ‘나는 빈손으로 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왔다’ 했다. 그대들은 그들이 이렇게 말한 것을 알겠는가?
若要會他恁麼說話,須是透祖師關始得。若不透祖師關,輒不得正眼覷著。」
그들이 이렇게 말한 것을 알고자 한다면, 모름지기 조사의 관문(祖師關)을 뚫어야 한다. 조사의 관문을 뚫지 못하면, 결코 바른 눈으로 엿보지 못한다.”
쉽게 읽기대중이여, 이 두 큰스님 가운데 한 사람은 조사이고 한 사람은 선사다. 그런데 누가 물으면 ‘나는 불법을 모른다’ 하고, 또 ‘나는 맨손으로 가서 맨손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그대들은 그들이 이렇게 말한 뜻을 알겠는가? 그 말뜻을 알고 싶다면 조사의 관문을 뚫어야 한다. 조사의 관문을 뚫지 못하면 결코 바른 눈으로 들여다볼 수 없다.”
해설보문각(寶文閣) 벼슬의 여가문(呂嘉問)이 산에 들어온 것을 맞아 연 상당으로, 세존의…

보문각(寶文閣) 벼슬의 여가문(呂嘉問)이 산에 들어온 것을 맞아 연 상당으로, 세존의 염화미소(拈花微笑)를 화두로 한 문답이 이어진다. 법연의 '여섯 귀로는 함께 꾀하지 못한다(六耳不同謀)'는 것은 진짜 소식은 제삼자를 끼우지 않고 둘만이, 나아가 혼자만이 아는 것이라는 뜻으로, 이심전심(以心傳心)의 은밀함을 가리킨다. 이어 뒷부분에서 육조(六祖)가 '나는 불법을 알지 못한다'고 하고 설봉(雪峯)이 '빈손으로 갔다 빈손으로 왔다'고 한 두 말을 든다. 얻을 것도 알 것도 없는 자리가 곧 참으로 얻고 안 자리라는 역설이며, 이 말들을 알아들으려면 조사의 관문을 뚫어야 한다고 귀결짓는다.

卷下 차례 (130단)

이 단의 낱말 8
  1. 摩訶迦葉 마하가섭

    마하가섭(摩訶迦葉)이다. 부처님의 큰 제자로, 욕심을 떨치는 두타(頭陀) 수행이 으뜸이었다. 영산에서 부처님이 꽃을 들어 보이자 홀로 미소 지어 법을 이어받았다고 한다. 선종에서는 인도의 첫 조사로 받들며, 금색두타라고도 부른다.

  2. 六祖慧能 육조혜능

    중국 선종의 여섯째 조사(638~713)다. 신주(新州)에서 나무를 팔던 사람으로, 『금강경』 읽는 소리를 듣고 황매(黃梅)의 오조 홍인(弘忍)을 찾아가 법을 이었다. 소주(韶州) 조계의 보림사(寶林寺)에서 가르침을 펴 '조계'라고도 불린다. 남종선을 열었고, 뒤의 선종 여러 갈래가 모두 그에게서 나왔다.

  3. 黃梅 황매

    기주(蘄州) 황매현으로, 오조홍인(五祖弘忍)이 법을 펴던 곳이다. 선문에서는 흔히 땅 이름으로 홍인 스님 자신을 가리킨다. 육조혜능(六祖慧能)이 이곳에 찾아가 법을 이었다.

  4. 五祖弘忍 오조홍인

    중국 선종의 다섯째 조사 홍인(弘忍, 602~675)이다. 기주(蘄州) 황매(黃梅) 사람으로 사조 도신(道信)의 법을 잇고 황매 동산(東山)에서 가르쳐, 그 가르침을 동산법문이라 한다. 당나라 대종(代宗)이 내린 시호가 대만선사(大滿禪師)여서 '대만'이라고도 부른다. 혜능(慧能)에게 법을 전했다.

  5. 衣鉢 의발

    가사(袈裟)와 발우(鉢盂), 곧 스님의 옷과 밥그릇이다. 선종에서는 스승이 법을 전한 증표로 물려주는 것이라 하여, 오조 홍인이 한밤중 혜능에게 넘겨주자 사람들이 이를 빼앗으려 뒤쫓았다는 이야기가 유명하다. 그래서 법을 이어받는 일 자체를 뜻하기도 한다.

  6. 雪峰義存 설봉의존

    설봉의존(雪峰義存, 822~908)이다. 당나라 말의 선승으로 천주(泉州) 남안(南安) 사람이다. 덕산(德山)의 법을 이었고, 복주(福州) 설봉산에 머물며 많은 제자를 길렀다. 제자 운문(雲門)과 현사(玄沙)의 계통에서 운문종과 법안종이 나왔다.

  7. 德山宣鑑 덕산선감

    덕산선감(德山宣鑑, 782~865)이다. 당나라 선승으로 용담숭신(龍潭崇信)의 법을 이었다. 『금강경』에 밝아 주금강이라 불렸다. 용담이 건넨 촛불을 불어 끄는 순간 깨치고, 지니던 『금강경』 주석서를 불살랐다. 몽둥이로 제자를 다그친 덕산방(德山棒)으로 이름났다.

  8. 祖師關 조사관

    조사(祖師)의 관문이라는 뜻이다. 참선하는 사람이 반드시 뚫고 지나가야 할 깨달음의 고비를 성문의 관문에 견준 말이다. 경전의 이치나 말재주로는 지나갈 수 없고, 화두를 들어 몸소 깨쳐야 열린다고 한다.

황매동산연화상어록 黃梅東山演和尚語錄주석 1교감 2 · 깊이 읽기에서 봄해설낱말 8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이 어록의 편자: 門人惟慶編.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