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 오조법연 · 卷下 243
사면산에서 법을 이은 편지가 오다
四面專使文詳持法嗣書到
풀이 2
해설사면산의 사자 문상(文詳)이 사면 화상의 사서(嗣書, 법 이음을 증명하는 편지)를 가져온 자리의…
사면산의 사자 문상(文詳)이 사면 화상의 사서(嗣書, 법 이음을 증명하는 편지)를 가져온 자리의 문답이다. 법연은 편지를 들고 '이건 사면의 것인데 그대 자신의 것은 어디 있느냐'고 물어, 문서로 증명되는 법통 너머 각자의 본분(本分)을 곧장 겨눈다. 이어 한 스님이 나와 석두·현사(玄沙)의 편지 고사를 끌며 도전하고, 동쪽·서쪽을 가리키고 좌구(坐具)를 긋는 등 기봉을 주고받다가 결국 스스로 입을 치며 물러선다. 마지막에 법연은 사면을 '큰 옻통(漆桶, 캄캄한 무명의 상징)'에 빗대고 그 반 통을 나눠 받았다며, 법 이음을 문서의 격식으로 굳히지 않고 도리어 파격의 웃음으로 흩어, '그대들이 숨 쉴 곳이 없다'고 몰아붙인다.
이 단의 낱말 13
- 四面山 사면산
서주(舒州)에 있던 산이다. 오조법연이 처음 주지가 되어 개당한 곳으로, 그 무렵 법연은 자신을 '사면'이라 부르곤 했다. 운문종의 법수(法秀) 등 여러 선승도 이 산에서 법을 폈다.
- 專使 전사
일 하나를 맡겨 특별히 보내는 심부름꾼이다. 선원에서는 새 주지를 모셔 오거나, 법을 이었음을 알리는 편지(사서)를 스승에게 전할 때 이렇게 사람을 보냈다. 받는 절에서는 정해진 예법으로 그를 맞았다.
- 法嗣書 법사서
새로 절의 주지가 되어 법을 펴게 된 제자가, 자기가 누구의 법을 이었는지 밝혀 스승에게 올려 보내는 편지다. 줄여서 사서(嗣書)라고 한다. 이것을 받은 스승은 흔히 대중 앞에서 이를 알리고 법문을 했다.
- 石頭希遷 석두희천
석두희천(石頭希遷, 701~791)이다. 당나라 선승으로 청원행사(青原行思)의 법을 이었다. 남악 형산(衡山)의 절 동쪽 너럭바위 위에 암자를 짓고 살아 '석두 화상'이라 불렸다. 『참동계(參同契)』를 지었고, 그 법맥에서 조동·운문·법안 세 종파가 나왔다.
- 玄沙師備 현사사비
현사사비(玄沙師備, 835~908)이다. 당나라 말의 선승으로 복주(福州) 사람이다. 젊어서 고기잡이를 하다 서른에 출가했고, 고행을 엄하게 지켜 '비두타(備頭陀)'라 불렸다. 설봉(雪峰)의 법을 이었고, 그 계통에서 법안종이 나왔다.
- 祖師關 조사관
조사(祖師)의 관문이라는 뜻이다. 참선하는 사람이 반드시 뚫고 지나가야 할 깨달음의 고비를 성문의 관문에 견준 말이다. 경전의 이치나 말재주로는 지나갈 수 없고, 화두를 들어 몸소 깨쳐야 열린다고 한다.
- 黃梅 황매
기주(蘄州) 황매현으로, 오조홍인(五祖弘忍)이 법을 펴던 곳이다. 선문에서는 흔히 땅 이름으로 홍인 스님 자신을 가리킨다. 육조혜능(六祖慧能)이 이곳에 찾아가 법을 이었다.
- 東山 동산
기주(蘄州) 황매현의 산으로, 선종의 다섯째 조사 홍인(弘忍)이 법을 펴던 곳이다. 그래서 오조산(五祖山)이라고도 부르고, 홍인의 가르침을 '동산법문'이라 한다. 오조법연이 만년에 이곳에 머물러 '오조', '동산'이라 불렸다.
- 直歲 직세
선원에서 건물을 고치고 논밭을 돌보며 나무하고 짐 나르는 일 같은 바깥 일과 울력을 맡아보는 소임이다. 감원(監院)·유나(維那)·전좌(典座)와 함께 절 살림을 맡는 지사(知事)의 하나다.
- 知客 지객
선원에서 찾아오는 손님과 여러 곳에서 온 스님들을 맞이하고 대접하는 소임이다. 손님이 묵을 자리를 마련하고 주지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일도 맡았다. 수좌·서장 같은 두수(頭首) 소임의 하나다.
- 坐具 좌구
스님이 지니고 다니는 네모난 깔개다. 인도 말을 옮겨 니사단(尼師壇)이라고도 한다. 앉을 때 깔고, 부처나 스승께 절할 때 펴고 그 위에서 절한다. 선문답에서는 좌구를 들어 보이거나 펴는 몸짓으로 뜻을 드러내기도 한다.
- 漆桶 칠통
옻칠을 담는 통이다. 안팎이 새까매서 빛이 들 틈이 없으므로, 선문에서는 꽉 막혀 아무것도 깨치지 못한 사람이나 그런 캄캄한 마음을 이 말로 꾸짖는다. 그 통을 깨뜨린다는 '타파칠통'은 깨달음을 이르는 말이다.
- 白蓮峯 백련봉
기주(蘄州) 황매 동산(東山), 곧 오조산의 봉우리 이름이다. 오조법연이 만년에 이 산에 머물렀으므로, 법연은 법문에서 이 봉우리 이름으로 자기가 머무는 절이나 자기 자신을 일컫기도 했다.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이 어록의 편자: 門人惟慶編.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