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백운수단 어록 · 卷上 2

시중 — 바다 도장이 빛을 낸다

示眾 如我按指

이 편의 풀이 1
교감△ 이체·통용: 觔/斤, 裡/裏, 個/箇, 草/艸, 值/直 등.
2.1
한문示眾云:如我按指,海印發光。拈拄杖云:山河大地,水鳥樹林,情與無情,盡向拄杖頭上作大獅子吼,演說摩訶大般若。
번역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손가락을 누르니 해인(海印)이 빛을 낸다.”① 그리고 주장자를 들고② 말씀하셨다. “산하대지와 물과 새와 숲, 마음 있는 것과 마음 없는 것이 모두 이 주장자 끝에서 큰 사자후를 토하며 마하대반야(摩訶大般若)를 설한다.”
쉽게 읽기시중하여 말했다. “내가 손가락을 지그시 누르니, 해인이 빛을 낸다.” 그러고는 주장자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산과 강과 대지, 물과 새와 숲, 마음 있는 것과 마음 없는 것이 모두 이 주장자 끝에서 큰 사자의 울음을 터뜨리며 크나큰 지혜를 설하고 있다.
풀이 3
① 如我按指, 海印發光『수능엄경』의 “내가 손가락을 누르매 해인이 빛을 발하고, 그대가 잠깐 마음을 일으키매 진로(塵勞)가 먼저 인다”에서 온 구절.
② 拈拄杖 염주장주장자를 들어 보이는 것. 선가에서 법을 드러내 보이는 대표적 시설(施設)이다.
교감 · 示眾云광록本 병행편: 卷一 法華山證道禪院語錄. 底本 「示眾云」이 광록本엔 「上堂云」(표제 차이).
2.2
한문且道天台、南嶽說什麼法門?南嶽說洞山五位修行,君臣父子各得其宜,莫守寒巖異草青,坐斷白雲宗不妙。
번역자, 말해 보라. 천태(天台)와 남악(南嶽)은③ 무슨 법문을 설하는가? 남악은 동산(洞山)의 오위(五位) 수행을 설한다. 군신(君臣)과 부자(父子)가④ 저마다 제자리를 얻는다는 것이다. ‘차가운 바위에 돋은 기이한 푸른 풀을 지키지 말라. 흰 구름 속에 눌러앉으면 종지가 오묘하지 못하다.’
天台說臨濟三玄三要四料揀,一喝分賓主,照用一時行,要會箇中意,日午打三更。
천태는 임제(臨濟)의 삼현삼요(三玄三要)와⑤ 사료간(四料揀)을⑥ 설한다. ‘한 번 할(喝)하여 손님과 주인을 가르고, 비춤과 씀을 한꺼번에 행한다.⑦ 그 속뜻을 알고 싶은가? 한낮에 삼경(三更)을 친다.’
쉽게 읽기자, 말해 보라. 천태와 남악은 무슨 법문을 설하는가? 남악은 동산 스님의 오위 수행을 설한다. 임금과 신하, 아버지와 아들이 저마다 제자리를 얻는다는 가르침이다. ‘차가운 바위에 돋은 기이한 푸른 풀을 붙들고 있지 말라. 흰 구름 속에 눌러앉아 버리면 종지가 오묘하지 못하다.’ 천태는 임제 스님의 삼현삼요와 사료간(四料揀)을 설한다. ‘한 번의 고함으로 손님과 주인을 가르고, 비춤과 작용을 한꺼번에 쓴다. 그 속뜻을 알고 싶은가? 한낮에 한밤중 삼경의 북을 친다.’
풀이 7
③ 天台·南嶽·廬山여기서는 특정 실명의 논주라기보다, 백운이 세 종파(조동·임제 등)의 가풍을 대변시키기 위해 假設한 세 논주로 읽는 것이 문맥에 맞다. 끝에서 셋 모두를 저울에 달아 값을 매기는 것이 그 방증이다.
④ 洞山五位·君臣父子조동종의 정편오위(正偏五位). 정(正)과 편(偏)의 회호(回互)를 군신·부자의 관계에 배대해 설한 것이 오위군신(五位君臣)이다.
⑥ 四料揀 사료간임제의 지도 방편. 탈인불탈경(奪人不奪境)·탈경불탈인·인경양구탈·인경구불탈의 넷.
⑦ 一喝分賓主, 照用一時行임제의 할(喝)과 조용(照用) 기용(機用)을 요약한 상투구.
교감 · 坐斷白雲宗不妙① 「坐斷白雲宗不妙」: 광록本 「坐却白雲宗不妙」. 斷(끊음)/却(물리침) — 유의. 底本 「斷」.
교감 · 臨濟三玄三要四料揀② 「臨濟三玄三要四料揀」: 광록本은 「臨際下三玄, 三要四料揀」으로 자구·구성이 다르며, 광록本 「臨際」는 「臨濟」(臨濟義玄)의 오각.
2.3
한문廬山出來道:汝兩個漢正在葛藤窠裡。
번역여산(廬山)이 나서서 말한다. ‘너희 두 사람은 지금 칡덩굴(葛藤) 덤불 속에 빠져 있구나.’
不見道:欲得不招無間業,莫謗如來正法輪。此三個漢見解,若上衲僧秤子上秤,一個重八兩,一箇重半觔,一個不值半文錢。
이런 말도 듣지 못했는가? ‘무간(無間)의 업을 부르지 않으려거든, 여래의 바른 법륜을 헐뜯지 말라.’⑧ 이 세 사람의 견해를 납승의 저울에 달아 보면, 하나는 여덟 냥이고 하나는 반 근이다.⑨ 하나는 반 푼어치도 안 된다.
且道那個不值半文錢?但願春風齊著力,一時吹入我門來。
자, 말해 보라. 어느 것이 반 푼어치도 안 되는가? 그저 바랄 뿐이다. 봄바람이 다 함께 힘을 모아, 한꺼번에 내 문 안으로 불어 들기를.
쉽게 읽기그때 여산이 나서서 말한다. ‘너희 둘은 지금 말의 덩굴 속에 푹 빠져 있구나.’ 이런 말을 듣지 못했는가? ‘무간지옥에 떨어질 업을 부르고 싶지 않거든, 여래의 바른 법을 헐뜯지 말라.’ 이 세 사람의 견해를 선승의 저울에 올려 달아 보면, 하나는 여덟 냥이요 하나는 반 근이다. 여덟 냥과 반 근은 똑같은 무게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반 푼어치도 안 된다. 자, 말해 보라. 어느 것이 반 푼어치도 안 되는가? 다만 바랄 뿐이다. 봄바람이 한꺼번에 힘을 모아, 단숨에 내 문 안으로 불어 들어오기를.”
풀이 2
⑧ 欲得不招無間業, 莫謗如來正法輪영가현각(永嘉玄覺) 『증도가(證道歌)』의 구절.
⑨ 一個重八兩, 一箇重半觔반 근(半觔)이 곧 여덟 냥(八兩)이므로 두 값이 서로 같다. ‘반근팔량(半斤八兩)’으로, 앞의 두 견해가 우열을 가릴 수 없음을 은근히 드러낸 선기(禪機)이다.

어록 卷上 차례 (9편)

이 편의 낱말 12
  1. 海印 해인

    바다에 온갖 것이 도장 찍히듯 비친다는 뜻이다. 부처의 깊은 선정 속에 모든 것이 한꺼번에 환히 드러남을 이렇게 비유한다. 『화엄경(華嚴經)』의 해인삼매(海印三昧)로 널리 알려졌다.

  2. 拄杖 주장

    선사가 짚는 지팡이, 곧 주장자(拄杖子)다. 상당 때 이것을 들어 보이거나 바닥·법상을 내리쳐 법을 드러내므로, 선사의 손에 든 대표적인 법구(法具)가 되었다. 주장자 자체가 문답의 화두가 되기도 한다.

  3. 獅子吼 사자후

    사자의 울음이다. 사자가 한 번 울면 뭇짐승이 숨을 죽이듯, 부처나 깨친 스승이 두려움 없이 진리를 설하는 것을 이른다. 선문에서는 '참 사자 새끼라야 사자후를 한다'는 말을 자주 썼다.

  4. 洞山良价 동산양개

    당나라 선승(807~869)으로, 운암담성(雲巖曇晟)의 법을 이었고 조동종(曹洞宗)을 연 사람으로 받든다. 균주(筠州) 동산에서 크게 가르쳐 동산이라 불린다. 죽은 뒤 오본대사(悟本大師)라는 시호를 받아 오본이라고도 부른다. 조산(曹山)이 그의 제자다. 운문의 제자 동산수초(洞山守初)와는 다른 사람이다.

  5. 五位偏正 오위편정

    조동종 동산양개의 편정오위(정중편(正中偏)·편중정(偏中正)·정중래(正中來)·겸중지(兼中至)·겸중도(兼中到))이다.

  6. 臨濟義玄 임제의현

    임제의현(臨濟義玄, ?~866)이다. 당나라 선승으로 황벽(黃檗)의 법을 이었고 임제종을 열었다. 황벽에게 세 번 묻고 세 번 맞은 뒤 대우(大愚)의 말끝에 깨쳤다. 벼락 같은 고함으로 학인을 이끌어 임제할(臨濟喝)로 이름났다.

  7. 三玄三要 삼현삼요

    임제의 일구(一句) 중 삼현(三玄), 일현(一玄) 중 삼요(三要)이다. 언구에 갖춰진 세 겹의 현묘·요체이다.

  8. 四料簡 사료간

    임제의 탈인불탈경(奪人不奪境)·탈경불탈인(奪境不奪人)·인경구탈(人境俱奪)·인경구불탈(人境俱不奪) 등 네 가지 접인 방편이다.

  9. 照用 조용

    비춤(照)과 씀(用)이다. 지혜로 환히 비추어 살피는 일과, 그 지혜를 부려 배우는 이를 다루는 일을 이른다. 임제(臨濟)가 이 둘을 넷으로 짜 맞춘 '사조용(四照用)'이 유명하다.

  10. 廬山 여산

    강주(江州)에 있는 이름난 산으로, 여부(廬阜)·광려(匡廬)라고도 한다. 귀종사(歸宗寺)·서현사(棲賢寺)·원통사(圓通寺) 같은 선원이 많았다. 백운은 양기 스님 곁을 떠나 이 산에 노닐다가 원통거눌(圓通居訥)의 천거로 승천선원의 주지가 되었다.

  11. 葛藤 갈등

    칡과 등나무 덩굴이다. 덩굴처럼 얽히고설킨 말과 글, 곧 깨달음에 보탬이 안 되는 군더더기 말을 이른다. 선사들은 자기 법문을 낮추어 '갈등'이라 부르기도 했다.

  12. 衲僧 납승

    누더기(衲) 옷을 입은 선승이다. 참선 수행자를 가리키는 선가의 상투어다.

이 편의 풀이 1건

교감△ 이체·통용: 觔/斤, 裡/裏, 個/箇, 草/艸, 值/直 등.

주석 9교감 4 · 깊이 읽기에서 봄낱말 12저본 卍新纂續藏經 『白雲守端禪師語錄』

저본

卍新纂續藏經 『白雲守端禪師語錄』. 門人 處凝 等編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