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오조법연 · 卷中 168

상당 — 본분의 일과 백운의 밭갈이

上堂 · 僧問如何是本分事

168.1
한문上堂,僧問:「如何是本分事?」
번역상당하자 어떤 스님이 물었다. “어떤 것이 본분의 일(本分事)입니까.”
쉽게 읽기상당하자 어떤 승려가 물었다. “어떤 것이 본분의 일입니까?”
168.2
한문師云:「結舌無言。」
번역선사가 말했다. “혀를 묶어 말이 없는 것이다.”
쉽게 읽기스님이 말했다. “혀를 묶고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168.3
한문乃云:「每日起來,拄却臨濟棒、吹雲門曲、應趙州拍、擔仰山鍬、駈溈山牛、耕白雲田,七八年來漸成家活,
번역이어서 말했다. “날마다 일어나면 임제(臨濟)의 방망이를 짚는다. 운문(雲門)의 곡조를 불고, 조주(趙州)의 박자에 맞춘다. 앙산(仰山)의 가래를 메고, 위산(溈山)의 소를 몰아, 백운(白雲)의 밭을 간다. 칠팔 년 동안 차츰 살림을 이루었다.
쉽게 읽기이어서 말했다. “나는 날마다 일어나면 임제 스님의 몽둥이를 짚고, 운문 스님의 곡조를 불고, 조주 스님의 장단에 맞추고, 앙산 스님의 가래를 메고, 위산 스님의 소를 몰아 이 백운산의 밭을 간다. 그렇게 칠팔 년이 지나니 살림이 차츰 꼴을 갖추었다.
풀이 3
② 운문곡(雲門曲)은 운문문언(雲門文偃, 864~949)의 가풍으로, 운문종의 함축적 일자관(一字關)식 접화를 이른다.
③ 조주박(趙州拍)은 조주종심(趙州從諗, 778~897)의 가풍으로, 평이한 언어로 사람을 깨우치는 조주선을 이른다.
168.4
한문更告諸公,每人出一隻手,共相扶助,唱歸田樂,麁羹淡飯且恁麼過。何也?但願今年蠶麥熟,羅睺羅兒與一文。」
번역다시 여러분에게 청한다. 저마다 한 손씩 내어 서로 붙들어 돕자. ‘전원으로 돌아가는 즐거움(歸田樂)’을 부르자. 거친 국과 싱거운 밥으로 그럭저럭 이렇게 지내겠다. 어째서인가. 다만 바라기는, 올해 누에와 보리가 잘 익어 라후라(羅睺羅) 아이에게 한 푼이라도 주었으면 한다.”
쉽게 읽기여러분에게 다시 당부한다. 저마다 한 손씩 보태어 서로 붙들어 주고, ‘전원으로 돌아가는 즐거움’을 함께 부르자. 거친 국에 맛없는 밥이라도 그럭저럭 이렇게 지내자. 왜 그런가? 다만 올해 누에와 보리가 잘 되어, 라후라 같은 어린아이에게도 한 푼 쥐여 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풀이 1
해설본분사(本分事)를 묻자 "혀를 묶어 말 없음"이라 답해 본분이 언설로 지시될 수 없음을 보인다.…

본분사(本分事)를 묻자 "혀를 묶어 말 없음"이라 답해 본분이 언설로 지시될 수 없음을 보인다. 이어지는 착어는 임제의 방망이, 운문의 곡조, 조주의 박자, 앙산의 가래, 위산의 소를 열거해 여러 조사의 가풍을 자기 살림살이로 삼아 "백운의 밭"을 갈아 왔다는 자부를 농경의 이미지로 풀어낸다. 대중에게 서로 손을 보태 "전원으로 돌아가는 즐거움"을 부르며 거친 밥으로 소박하게 지내자 하고, 누에와 보리가 익어 라후라(羅睺羅) 같은 어린 제자에게 한 푼이라도 주고 싶다는 소박하고 자애로운 바람으로 맺는다.

卷中 차례 (95단)

이 단의 낱말 6
  1. 本分事 본분사

    사람마다 본래 갖추고 있어 마땅히 밝혀야 할 근본의 일, 곧 제 본래 모습을 깨닫는 일이다. 또 스승이 방편을 빌리지 않고 바로 그 근본으로 학인을 이끄는 본연의 일을 가리키기도 한다.

  2. 臨濟義玄 임제의현

    임제의현(臨濟義玄, ?~866)이다. 당나라 선승으로 황벽(黃檗)의 법을 이었고 임제종을 열었다. 황벽에게 세 번 묻고 세 번 맞은 뒤 대우(大愚)의 말끝에 깨쳤다. 벼락 같은 고함으로 학인을 이끌어 임제할(臨濟喝)로 이름났다.

  3. 仰山慧寂 앙산혜적

    앙산혜적(仰山慧寂, 807~883)이다. 당나라 선승으로 위산(溈山)의 법을 이었다. 스승과 함께 위앙종(溈仰宗)을 이루었다. 원주(袁州) 앙산에 머물러 앙산이라 불린다.

  4. 溈山靈祐 위산영우

    위산영우(溈山靈祐, 771~853)이다. 당나라의 선승으로 백장(百丈) 스님의 법을 이었다. 담주(潭州) 위산에 머물며 제자 앙산(仰山)과 함께 위앙종을 열었다. 시호는 대원(大圓) 선사이다.

  5. 白雲山 백운산

    서주(舒州)에 있는 산으로, 산속에 해회선원(海會禪院)이 있다. 양기방회의 제자 백운수단(白雲守端)이 이곳에 머물러 '백운'이라 불렸고, 그 제자 오조법연(五祖法演)도 뒤에 이 절의 주지가 되었다. 그래서 선록의 '백운'은 이 산을 가리키기도 하고, 이곳에 머문 수단이나 법연을 가리키기도 한다. 법연은 만년에 기주(蘄州) 동산(東山), 곧 오조산으로 옮겼다.

  6. 羅睺羅 라후라

    석가모니 부처님이 출가하기 전에 얻은 아들이다. 어려서 출가하여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고, 드러내지 않고 계행을 빈틈없이 닦아 십대 제자 가운데 '밀행제일(密行第一)'로 꼽힌다. 『법화경』 첫머리에도 이름난 큰 아라한의 하나로 이름이 오른다.

서주백운산해회연화상어록 舒州白雲山海會演和尚語錄주석 4해설낱말 6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