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오조법연 · 卷上 14

소참 — 아홉 길 산에 흙 한 삼태기

小參 · 施主遠趨於丈室

14.1
한문小參,僧問:「施主遠趨於丈室,請師一句利於人。」
번역소참(小參). 어떤 스님이 물었다. “시주들이 멀리서 방장실까지 찾아왔습니다. 스님께서 사람에게 이로운 한 구절을 내려 주십시오.”
쉽게 읽기소참 때 어떤 승려가 물었다. “시주들이 멀리서 스님의 방까지 찾아왔습니다. 사람들에게 이로운 한 구절을 일러 주십시오.”
14.2
한문師云:「教天下人成佛去。」
번역선사가 답했다. “천하 사람을 모두 성불하게 하겠다.”
쉽게 읽기스님이 답했다. “온 세상 사람을 다 부처가 되게 하겠다.”
14.3
한문學云:「悠悠塵內客,不謾入山來。」
번역스님이 말했다. “티끌 속을 유유히 노니는 나그네는, 괜히 산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쉽게 읽기그 승려가 말했다. “티끌 세상을 한가로이 떠도는 나그네들도 괜히 산에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14.4
한문師云:「中間猶有眾生在。」
번역선사가 말했다. “그 중간에 아직 중생이 남아 있구나.”
쉽게 읽기스님이 말했다. “그 사이에 아직 중생이 남아 있구나.”
14.5
한문僧便喝,
번역스님이 곧장 “할(喝)!” 했다.
쉽게 읽기그 승려가 곧바로 “할!” 하고 외쳤다.
14.6
한문師云:「且道是佛是眾生?」
번역선사가 말했다. “자, 말해 보라. 이것이 부처냐, 중생이냐?”
쉽게 읽기스님이 말했다. “그렇다면 일러 보라. 방금 그 고함은 부처인가, 중생인가?”
14.7
한문學云:「四面眼難謾。」
번역스님이 말했다. “사면(四面)의 눈은 속이기 어렵습니다.”
쉽게 읽기그 승려가 말했다. “사면산 스님의 눈은 속이기 어렵습니다.”
14.8
한문師云:「儞向什麼處見四面?」
번역선사가 말했다. “너는 어디에서 사면을 보았느냐?”
쉽게 읽기스님이 말했다. “그대는 대체 어디서 사면산을 보았느냐?”
14.9
한문僧拂袖歸眾,
번역스님이 소매를 떨치고 대중 속으로 돌아갔다.
쉽게 읽기그 승려가 소매를 떨치고 대중 속으로 돌아갔다.
14.10
한문師云:「作家。」
번역선사가 말했다. “작가(作家)로구나!”
쉽게 읽기스님이 말했다. “제법 솜씨 있는 놈이로구나!”
14.11
한문乃云:「滿口道得底却不知有,知有底又道不得,且道過在什麼處?將成九仞之山,莫惜一簣之土。」
번역이어 말했다. “입 가득 말할 줄 아는 자는 정작 그것이 있음을 모른다. 있음을 아는 자는 또 말하지 못한다. 자, 말해 보라. 허물이 어디에 있는가? 아홉 길 산(九仞之山)을 이루려거든, 마지막 한 삼태기 흙을 아끼지 마라.”
쉽게 읽기이어서 말했다. “입으로 술술 말하는 자는 정작 그것이 있는 줄 모르고, 있는 줄 아는 자는 또 말을 못 한다. 말해 보라. 허물은 어디에 있는가? 아홉 길 높은 산을 쌓으려거든 마지막 흙 한 삼태기를 아끼지 말라.”
해설소참 문답으로, 시주를 위해 이로운 한 구절을 청하자 법연은 '천하 사람을 성불하게 하겠다'는 큰 말로…

소참 문답으로, 시주를 위해 이로운 한 구절을 청하자 법연은 '천하 사람을 성불하게 하겠다'는 큰 말로 응한다. 스님이 '나그네는 부질없이 산에 들지 않는다'며 받자 '아직 그 중간에 중생이 남아 있다'—곧 '할(喝)'—'그것이 부처냐 중생이냐'로 이어지며 기봉이 오간다. '사면의 눈은 속이기 어렵다'와 '어디서 사면을 보았느냐'의 응수 끝에 스님이 소매를 떨치고 물러나자 '작가(作家, 안목 갖춘 이)'라 인가한다. 마무리의 '말할 줄 아는 자는 정작 있음을 모르고 있음을 아는 자는 말하지 못한다'는 앎과 말의 어긋남을 짚고, '아홉 길 산을 이루려거든 마지막 한 삼태기 흙을 아끼지 마라'는 서경(書經)의 구절로 끝까지 게을리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卷上 차례 (108단)

이 단의 낱말 6
  1. 小參 소참

    방장이 침당이나 법당에서, 흔히 저녁에 대중을 모아 베푸는 설법이다. 법당에 올라 정식으로 하는 상당(上堂)과 짝이 되는 말이다. 집안의 가르침이라 하여 '가훈(家訓)'이라고도 했다.

  2. 方丈 방장

    절의 주지(住持)가 머무는 방이다. 백장(百丈)의 선원 규식에는 '교화하는 주인이 되면 방장에 머무니, 유마거사(淨名)의 방과 같아 사사로이 자는 방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3. 臨濟喝 임제할

    임제의현(臨濟義玄)이 학인을 이끌 때 '할!' 하고 크게 소리친 일이다. 덕산(德山)의 몽둥이와 함께 '덕산방 임제할'이라 하여, 생각을 단번에 끊는 선가의 솜씨를 대표한다.

  4. 五祖法演 오조법연

    오조법연(五祖法演, ?~1104)이다. 송나라 임제종 양기파의 선승으로 백운수단(白雲守端)의 법을 이었다. 사면산·백운산을 거쳐 기주(蘄州) 오조산에 머물러 오조라 불린다. 원오극근(圜悟克勤)의 스승이다.

  5. 知有 지유

    본래의 그 일, 곧 누구에게나 갖추어진 마음자리가 '있음'을 몸소 안다는 말이다. 남전(南泉)이 했다는 '모든 부처는 있음을 모르고, 고양이와 흰 소가 도리어 안다'는 말이 유명하다.

  6. 九仞之山 구인지산

    '아홉 길 높이의 산'이라는 말이다. 『서경』에 '아홉 길 산을 쌓다가 흙 한 삼태기가 모자라 공이 무너진다'는 말이 있어, 거의 다 이룬 일도 마지막 한 걸음을 게을리하면 헛것이 된다는 가르침으로 쓰인다.

서주백운산해회연화상초주사면산어록 舒州白雲山海會演和尚初住四面山語錄해설낱말 6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이 어록의 편자: 參學才良編.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