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 원오심요 · 下권 70편
한조의(韓朝議)에게 드리는 글
示韓朝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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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의 낱말 36
- 乃佛乃祖直指此大法 내불내조직지차대법
'부처와 조사가 곧바로 이 큰 법을 가리킴(直指)'이다.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의 선종 종지를 편 첫머리 표어이다.
- 大威德光明 대위덕광명
크나큰 위엄과 덕(威德)의 광명이다. 중생마다 본래 갖춘 자성(自性)의 밝음을 천 개의 해(千日並出)에 견준 비유이다.
- 螢火之光豈比太陽 형화지광기비태양
반딧불(螢火)의 빛을 태양에 견줄 수 없다는 비유이다. 세간의 알음알이(知見)가 자성 광명에 비하면 하찮음을 대비한 것이다.
- 投誠放下 투성방하
정성을 다해(投誠) 온갖 헤아림을 내려놓음(放下)이다.
- 就宗師決擇 취종사결택
눈 밝은 종사(宗師)에게 나아가 사정(邪正)을 가려 판단(決擇)받아 인가를 구함이다.
- 剗去浮塵知見 잔거부진지견
잔(剗)(剷)은 깎아냄이다. 뜬 티끌 같은 알음알이(浮塵知見)를 깎아 없앰이다.
- 大徹大悟 대철대오
크게 사무쳐(徹) 크게 깨달음(悟)이다. 선문에서 철저한 오도(悟道)를 이르는 상용어이다.
- 老禪碩德 노선석덕
노련한 선사(老禪)와 큰 덕을 갖춘 이(碩德)이다. 이미 깨달아 실천하는 선지식들이다.
- 臨合殺結角頭自解撒手 임합살결각두자해살수
합살(合殺)은 악곡을 맺는 마지막 매듭에서 온 말로 '최후의 결착'이다. 결각두(結角頭)는 매듭진 모서리, 곧 마지막 관문이다. 살수(撒手)는 손을 놓음이다. 마지막 고비에서 스스로 매듭을 풀고 손을 놓아버림을 이른다.
- 迴光返照 회광반조
밖으로 치닫던 빛(의식)을 돌이켜 자기 본원(本源)을 되비춤이다. 임제록(臨濟錄)의 '회광반조(迴光返照)' 어법을 이은 것이다.
- 千劫不壞不移易一切聖賢根本 천겁불괴불이역일체성현근본
천 겁이 지나도 무너지거나 옮겨 바뀌지 않는, 모든 성현의 근본이자 만물을 지어내는 근원(造物之淵源)이다. 곧 불변의 자성·본지(本地)를 가리킨다.
- 印定自己 인정자기
스스로를 인가(印可)하여 확정함이다. 다른 데서 구하지 않고 자기 본분을 스스로 증험함이다.
- 七通八達 칠통팔달
일곱 갈래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트인다는 말이다. 어디로 가나 막힘없이 훤히 통함을 이르며, 깨친 이의 걸림 없는 자재함을 그린다.
- 薰炙 훈자
향내가 배고 불기운이 스미듯, 오래 가까이 지내며 감화를 받아 몸에 밴다는 말이다. 스승 곁에서 오래 가르침을 받는 일이나, 지난 생부터 닦아 익혀 온 힘을 이른다.
- 純一洞然 순일동연
순일(純一)하게 뒤섞임 없이 환히 사무쳐 밝음이다.
- 說得一丈不如行得一尺 설득일장불여행득일척
'한 길(丈)을 말함이 한 자(尺)를 행함만 못하다'는 선문 속담이다. 담론보다 실천을 앞세우라는 뜻이다.
- 定慧之力回轉業緣 정혜지력회전업연
선정(定)과 지혜(慧)의 힘으로 업연(業緣)을 돌이켜 바꿈이다.
- 惺惺地勇猛果決 성성지용맹과결
성성(惺惺)은 또렷또렷 깨어 있음이다. 성성한 상태에서 용맹하고 과단성 있게 함이다.
- 著衣喫飯本自天真 저의끽반본자천진
옷 입고 밥 먹는 일상 그대로가 본래 천진(天眞)함이다. 평상심시도(平常心是道)의 취지로, 애써 꾸며 다듬을(雕琢) 것이 없다.
- 立勝見負我能卽禍事 입승견부아능즉화사
이김(勝)을 세우고 짐(負)을 보아 '내가 능하다(我能)' 하는 승부·아만(我慢)의 마음이 곧 화(禍)가 됨이다.
- 無我真實平等如如 무아진실평등여여
나 없음(無我)의 참됨에 들어 평등하고 여여(如如)하여 움직이지도 변하지도 않는 경지이다.
- 不起纖毫修學心無相光中常自在 불기섬호수학심무상광중상자재
보지(寶誌, 지공) 화상의 「십이시송」 가운데 밤 열 시 무렵(인정해)을 읊은 구절이다. 닦고 배우려는 마음을 털끝만큼도 일으키지 않으니, 모양 없는 광명 가운데 늘 자재하다는 뜻이다. 닦음도 깨침도 따로 세우지 않는 경지를 말할 때 선문에서 즐겨 든다.
- 二六時中 이육시중
하루 열두 때 내내, 곧 온종일·언제나를 이른다. 옛날에는 하루를 열두 때로 나누었고, 이육(二六)은 2×6=12를 말한다. 선어록에서 일상의 모든 순간을 가리킬 때 늘 쓴다.
- 塵勞 진로
번뇌를 달리 이르는 말이다. 티끌처럼 마음을 더럽히고 지치게 한다 하여 진로라 한다. 『유마경』은 이 진로가 곧 부처가 될 씨앗이라고도 하였다.
- 示衆 시중
스승이 대중 앞에서 법을 일러 보이는 일, 또는 그 말을 이른다. 선종 어록에서는 법당에 올라 하는 상당(上堂), 저녁에 하는 소참(小參)과 함께 설법의 한 갈래로 묶인다.
- 裴休 배휴
배휴(裴休, 797~870)이다. 당나라의 재상으로 자는 공미(公美)이다. 황벽(黃檗)을 스승으로 모셔 그 가르침을 『전심법요』로 엮었다. 선문에서는 재가 수행자의 본보기로 꼽힌다.
- 楊大年 양대년
송나라 문신 양억(楊億, 974~1020)이며, 대년(大年)은 그의 자이다. 한림학사로서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을 다듬고 서문을 썼다. 광혜원련에게 참구하여 그 법을 이은 재가 제자로 꼽힌다.
- 韓朝議 한조의
원오가 법어 「시한조의」를 지어 준 재가 거사로, 그 글이 원오심요와 원오어록 권15에 실려 있다. '조의'는 송나라 문관의 품계인 조의대부를 줄인 말이니, 그 품계를 지닌 한씨 관료이다. 원오에게 진영 찬을 청한 일도 원오어록 권20에 보인다.
- 等𢑱 등이
동배(同輩)·또래, 동렬(同列)의 무리이다. 𢑱는 이(夷)의 이체자이다. '출호등이(出乎等夷)'는 무리보다 빼어나 뛰어남을 이른다.
- 頴脫 영탈
주머니 속 송곳 끝이 삐져나오듯(囊中之錐) 재능이 남달리 빼어남이다. 모수자천(毛遂自薦) 고사에서 온 말이다.
- 歐峰 구봉
지명(산봉우리 이름)이다. 원오와 한조의(韓朝議)가 여러 해 함께 모여 지낸 곳이다. 원오 행적과 관련된 강서·호남 일대의 봉우리로 보이나 정확한 소재는 미상이다.
- 行李 행리
본래 여장(旅裝)·행장이다. 선문에서는 '살림살이', 곧 수행자의 본분 활동을 뜻한다. '진정계중행리(眞淨界中行李)'는 참으로 청정한 경계 속의 살림살이이다.
- 誌公 지공
보지(寶誌, 418~515) 화상이다. 남조 송·제·양나라에 걸쳐 산 신이한 승려로, 일정한 거처 없이 다니며 예언 같은 노래를 지었다. 양 무제(梁武帝)가 깊이 받들었고, 「대승찬(大乘讚)」·「십이시송(十二時頌)」을 남겼다.
- 等夷 등이
동배(同輩)·또래, 동렬(同列)의 무리이다. 𢑱는 夷의 이체자이다. '出乎等夷'는 무리보다 빼어나 뛰어남을 이른다.
- 誌公·
寶誌· 지공·無修無證 보지· 무수무증 梁의 寶誌和尚. 그의 「大乘讚」·「十二時頌」이 『景德傳燈錄』 권29에 실렸다. 「十二時頌」 人定亥의 '不起纖毫修學心,無相光中常自在'(T51n2076_p0450b20)는 닦음도 깨침도 따로 세우지 않는 無修無證의 뜻으로 禪門에서 즐겨 인용되며, 圜悟도 『碧巖錄』·語錄에서 거듭 들었다(T48n2003_p0222c19; T47n1997_p0719b28 등).
- 裴休·
裴相國 배휴·배상국 唐의 재상 裴休(字 公美). 黃檗希運에게 參問하여 그 법어를 『傳心法要』로 엮고 序를 지었다(T48n2012A_p0379b25 '河東裴休集并序'). 『景德傳燈錄』 권12에 그의 章이 있고(T51n2076_p0293a28), 권9에 「裴休相國傳心偈」가 실렸다(T51n2076_p0273a09).
저본
卍新纂續藏經 佛果克勤禪師心要(CBETA 전자판). 국역본 대조는 선림고경총서 국역본과 견준 것으로, 대조에 필요한 구절만 출처를 밝혀 인용합니다.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