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 원오심요 · 下권 59편
풍희몽(馮希蒙)에게 드리는 글
云憑希蒙
풀이 7
曾無는 '일찍이 전혀 없었다'는 강한 부정이고 歉怍은 '겸연쩍음·부끄러움'의 복합어이다. 따라서 '일찍이 부끄러워함이 없었다'가 정역이다. 출판본 '어찌 허기짐과…없었겠습니까마는'은 부정문을 반어 양보문으로 뒤집고 歉을 '허기짐'으로 낱자 훈독하여 원의를 역전시킨 과의역이다. 나의 번역이 옳다.
풀이 5
이 편의 낱말 23
- 三界火宅 삼계화택
삼계(三界)는 중생이 나고 죽으며 떠도는 온 세계다. 『법화경』은 이 세계가 온갖 괴로움으로 들끓는 모습을 불타는 집에 빗대었다. 그 안에 있으면서도 위태로운 줄 모르는 중생을 일깨우는 비유다.
- 威音王 위음왕
『법화경』에 나오는 아득한 옛 부처, 위음왕불(威音王佛)이다. 같은 이름의 부처 가운데 맨 처음 부처다. 선어록에서는 '위음왕 이전'이라 하여 시간과 분별이 생기기 전의 본래 자리를 가리킨다.
- 威音七佛已前 위음칠불이전
위음왕불(威音王佛)(Bhīṣmagarjitasvararāja) 이전이다. 『법화경(法華經)』 상불경(常不輕)품에 나오는 최초의 부처로, 분별 이전의 본래 소식을 가리키는 상투어이다. 과거칠불(過去七佛)(비바시불~석가)보다도 더 아득한 근원을 뜻한다.
- 萬有十虗 만유십허
만유(萬有)(온갖 존재)와 십허(十虗)이다. 허(虗)는 허(虛)의 속자로 십허(十虗)=십허(十虛), 곧 시방허공(十方虛空)이다. 온 존재와 온 허공을 아울러 '把斷包攝(파단포섭·끊어 잡아 감싸안음)'한다는 뜻이다.
- 丹霞生知 단하생지
단하천연(丹霞天然)(739~824)이다. 석두희천(石頭希遷)의 법제자로, 본래 과거 보러 가다 '선관(選官)이 어찌 선불(選佛)만 하랴'는 말에 출가한 이이다. 생지(生知)는 생이지지(生而知之), 곧 나면서부터 안 상근의 자질을 가리킨다.
- 龐居士 방거사
당나라의 재가 거사 방온(龐蘊, ?~808)이다. 형양(衡陽) 사람으로, 석두(石頭)에게 먼저 묻고 마조(馬祖)에게서 깨달아 그 법을 이었다. 아내와 딸 영조(靈照)까지 온 집안이 도를 닦은 이야기로 이름났다.
- 目機銖兩 목기수량
눈길 한 번에 저울눈의 아주 작은 무게까지 가려낸다는 말이다. 상대의 그릇과 역량을 한눈에 정확히 알아보는 날카로운 안목을 이른다.
- 平沉數萬珠金 평침수만주금
방거사(龐居士)가 재물(주금(珠金), 진주와 금) 수만을 배에 실어 상강(湘江)·동정호(洞庭湖)에 가라앉힌 고사이다. 재물에 대한 철저한 방하(放下)를 상징한다.
- 脫卻幞頭 탈각복두
복두(幞頭)(사인·관리가 쓰는 머릿수건)를 벗어 던진다. 과거를 보러 가다 출가한 단하(丹霞)(및 벼슬을 버린 사인)의 세속 절연을 가리킨다.
- 無間道 무간도
본래 교학에서 번뇌를 끊는 바로 그 순간의 수행 단계를 이르는 말이다. 앞뒤 사이에 틈이 없다 하여 무간이라 한다. 선문에서는 한순간도 끊어짐 없이 곧장 이어 가는 공부의 길을 뜻한다.
- 鬻笊籬赤日裏臥街 육조리적일리와가
육조리(鬻笊籬)는 조리를 팔아 생계함이다. 방거사(龐居士) 부녀가 조리를 팔던 고사로, 뙤약볕 거리에 누워도 부끄럼 없던 무애자재한 살림살이를 가리킨다.
- 剗佛殿前草 잔불전전초
잔초(剗草)(풀을 깎음)이다. 불전(佛殿) 앞 풀 깎기 등 일상의 작무(作務)를 그대로 활작용(活作用)으로 삼는 선기(禪機)이다. 아래 여러 공안(公案)과 나란히 원기활탈(圜機活脫)의 예로 열거된다.
- 騎聖僧頂 기성승정
성승(聖僧)(승당(僧堂)에 모신 성승상(聖僧像)·빈두로(賓頭盧)·憍陳如 등)의 정수리에 올라탄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무애자재의 선기(禪機)를 보인 고사이다.
- 燒木佛 소목불
단하 천연 스님이 혜림사에서 추운 날 법당의 나무 부처를 태워 불을 쬐자 원주가 꾸짖었다. 단하는 '사리를 얻으려 태운다'고 했고, 원주가 '나무 부처에 무슨 사리가 있느냐' 하자 '사리가 없다면 두 분을 더 태우자'고 답하였다는 이야기다(경덕전등록 권14, 조당집 권4, 오등회원 권5).
- 一口吸盡西江水 일구흡진서강수
방거사(龐居士)가 마조(馬祖)에게 ‘온갖 것과 짝하지 않는 이는 누구입니까’ 하고 묻자, 마조가 ‘그대가 서강(西江)의 물을 한입에 다 마시면 그때 일러 주겠다’고 답한 일이다. 방거사는 이 말끝에 깨쳤다. 헤아림으로는 닿을 수 없는 자리를 보인 말로 일컬어진다.
- 不昧本來人 불매본래인
매(昧)(어둡힘) 없이 본래인(本來人)(본래면목·본래의 사람)을 밝게 지님이다. 일상 동용(動用) 가운데 본지풍광(本地風光)을 잃지 않는 경지이다.
- 圜機活脫 원기활탈
원기(圜機)=원기(圓機)로, 모난 데 없이 두루 구르는 완전한 기용(機用)이다. 활탈(活脫)은 활발자재이다. 생(生)·멸(滅)·은(隱)·현(顯)을 자유로이 부리는 상류(上流) 작가(作家)의 살림이다.
- 作家 작가
선가에서 솜씨와 안목을 두루 갖춘 노련한 스승을 이른다. 배우는 이의 됨됨이를 꿰뚫어 보고 자유자재로 이끄는 사람이다. 오늘날 글 쓰는 사람을 뜻하는 '작가'와는 뜻이 다르다.
- 立亡坐往 입망좌왕
=좌탈립망(坐脫立亡), 서서 죽고 앉아서 감이다. 생사에 자재하여 마음대로 목숨을 거두는 신이이다. 원오(圜悟)는 이를 도리어 '여운(餘韻)'에 지나지 않는다 하여 낮춘다.
- 銀山鐵壁 은산철벽
은으로 된 산, 쇠로 된 벽이라는 말이다. 머리로 헤아려서는 도무지 뚫을 수 없는 꽉 막힌 관문을 비유한다. 『벽암록』은 뚫기 전에는 은산철벽 같지만, 뚫고 나면 제가 바로 그 벽이라 했다.
- 維摩大士 유마대사
유마힐(維摩詰) 거사를 높여 이른 말이다. 부처님 당시 비야리성에 살던 재가 보살로, 『유마경』의 주인공이다. 병문안 온 문수(文殊) 보살에게 침묵으로 '둘 아닌 법문'을 보였다. 세속에 살며 도를 이룬 거사의 본보기로 꼽힌다.
- 裴休 배휴
배휴(裴休, 797~870)이다. 당나라의 재상으로 자는 공미(公美)이다. 황벽(黃檗)을 스승으로 모셔 그 가르침을 『전심법요』로 엮었다. 선문에서는 재가 수행자의 본보기로 꼽힌다.
- 給孤 급고
급고독(給孤獨) 장자, 범명 Anāthapiṇḍika(수닷타). 기원정사(祇園精舍)를 세워 부처께 바친 재가 대시주이다. 정명(淨名)·배공(裴公)·노방(老龐)과 함께 세속에 있으면서 도를 이룬 재가 전형으로 나열된다.
저본
卍新纂續藏經 佛果克勤禪師心要(CBETA 전자판). 국역본 대조는 선림고경총서 국역본과 견준 것으로, 대조에 필요한 구절만 출처를 밝혀 인용합니다.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