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원오심요 · 下권 54편

중선유나(仲宣維那)에게 주는 글

示仲宣維那

이 편의 풀이 1
景德傳燈錄석두(石頭)─대전(大顛)─삼평(三平) 법계: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 권14에 조계(육조)→청원행사→석두희천→대전보통→삼평의충의 청원 계통 전등 기록이 있으니, 본문의 '조계(曹溪)…대전(大巔)·삼평(三平)' 법맥 서술과 병렬한다.
54.1
한문嶺外祖師曹溪,乃佛種也。發迹新城,開法番禺,如日照世,如麟鳳呈祥,海內莫不宗仰。
번역영외(嶺外)의 조사 조계(曹溪)는 부처의 씨앗(佛種)이시다. 신성(新城)에서 자취를 드러내시고 번우(番禺)에서 법을 여셨다. 해가 세상을 비추는 듯, 기린과 봉황이 상서를 드러내는 듯하여, 온 천하에 우러러 받들지 않는 이가 없었다.
厥後揭揚大巔、三平,龍象間出,㧞昌黎見刺,爲世明炬,是知彼有人焉。蓋絕俗離倫,真克家種草也。
그 뒤로 대전(大巔)과 삼평(三平)의 가르침이 드날리고, 용상(龍象)이 사이사이 나왔다. 그들은 창려(昌黎)의 견해에 박힌 가시를 뽑아 세상의 밝은 횃불이 되었다. 이로써 그곳에 사람이 있음을 알겠다. 속됨을 끊고 무리를 벗어났으니, 참으로 집안을 이을 씨앗(克家種草)이다.
其跂步志業,如天之高,那肯碌碌遁行逐隊耶?
그 발돋움하는 걸음과 뜻한 일이 하늘처럼 높다. 어찌 녹록하게 세속을 좇아 무리를 따라다니려 하겠는가.
쉽게 읽기영남 땅 령외의 조사 조계는 곧 부처의 씨앗이다. 그는 신성에서 처음 자취를 드러냈다. 번우에서 법을 폈다. 그 모습은 해가 온 세상을 비추는 듯했다. 기린과 봉황이 상서로운 조짐을 드러내는 듯했다. 그래서 온 천하가 그를 우러러 받들지 않는 이가 없었다. 그 뒤로 대전 선사와 삼평 선사의 가르침이 크게 떨쳤다. 용상 같은 큰 선지식이 잇따라 나왔다. 그들은 창려, 곧 한유의 마음에 박힌 견해의 가시를 뽑아 없앴다. 그리하여 세상을 밝히는 횃불이 되었다. 이로써 그곳에 참된 사람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무릇 그들은 속됨을 끊고 세속의 무리를 떠났다. 참으로 가업을 이을 만한 씨앗, 곧 종초다. 될성부른 후계자다. 그 발돋움하는 걸음과 뜻한 일이 하늘처럼 높다. 어찌 하찮게 세속을 좇아 무리만 따라다니겠는가.
풀이 7
六祖慧能 육조혜능'嶺外祖師曹溪'는 嶺南의 慧能. '發迹新城,開法番禺'는 新州 출신으로 廣州(番禺) 法性寺에서 법을 연 일을 이르는 듯하다(추정; 『景德傳燈錄』 권5는 '新州'·'法性寺'). 大巔(大顛)은 石頭希遷의 法嗣, 三平義忠은 大顛의 法嗣(같은 책 권14).
種草 종초'克家'는 『周易』 蒙卦 九二의 '子克家'에서 온 말로, 자식이 집안을 이어 감당한다는 뜻. 曹溪 문하에서 나온 인물을 그 집안을 이을 후계자로 기린 말이다.
見刺 견자'㧞昌黎見刺'는 韓愈(昌黎)가 大顛을 찾았을 때 侍者 三平이 禪牀을 치며 '先以定動,後以智拔'이라 한 일(『五燈會元』 권5)을 두고 견해의 가시를 뽑았다 한 것으로 보인다(추정).
국역본 대조 · 두 읽기 다 성립원문'揭揚大巔、三平,龍象間出' — ‘두 읽기가 다 성립함’ 양립가능 이독. 大巔·三平을 揭揚의 대상으로 보고 龍象間出을 그 문하에서 사이사이 나온 대선지식으로 새기는 독법(나)과, 揭揚을 '번창하다'로 자동사화하여 大巔·三平을 龍象의 예로 묶는 독법(책)이 모두 성립한다. 大顛·三平이 곧 용상이며 특히 大顛이 한유(昌黎)를 제도한 당사자여서 어느 쪽으로 읽어도 뒤의 '㧞昌黎見刺、爲世明炬'와 문맥이 통한다. 원굉 자신의 산문이라 결정적 전거가 없으므로 양립으로 유지한다.
54.2
한문昔興化謂克賓:你不久爲唱導之。師云:我不入者保社。化徵云:會了不入?不會了不入?賓云:沒交涉。乃行令罰錢出院。
번역예전에 흥화(興化)가 극빈(克賓)에게 말했다. “너는 머지않아 대중을 이끌게(唱導) 될 것이다.” 극빈이 말했다. “저는 이 무리(保社)에 들지 않겠습니다.” 흥화가 따져 물었다. “알고서 들지 않느냐, 몰라서 들지 않느냐?” 극빈이 말했다. “아무 상관 없습니다(沒交涉).” 흥화는 곧 법령대로 벌금을 물리고 절에서 내보냈다.
쉽게 읽기예전에 흥화존장이 극빈에게 말했다. “너는 오래지 않아 대중을 이끌 것이다. 곧 법을 펴는 스승이 되리라.” 극빈이 대답했다. “나는 이 대중 모임, 곧 보사에 들지 않겠다.” 흥화가 따져 물었다. “알고서 들지 않느냐? 알지 못하여 들지 않느냐?” 극빈이 다시 대답했다. “아무 상관도 없다.” 그러자 흥화가 규칙을 세워 벌금을 물렸다. 그리고 그를 절에서 내보냈다.
풀이 7
興化存獎 흥화존장興化와 克賓 維那의 문답은 『五燈會元』 권11 興化章에 '汝不久為唱導之師…克賓維那法戰不勝。罰錢五貫'으로 실렸다(『古尊宿語錄』 권47에도). 거기서 克賓의 마지막 답은 '總不與麼'로, 本書의 '沒交涉'과 다르다.
沒交涉 몰교섭興化存獎이 克賓維那를 시험한 문답(『景德傳燈錄』 권12 興化存獎章). 전등록·『五燈會元』 권11에는 克賓의 답이 '總不與麼'로, 『古尊宿語錄』에는 '總不恁麼'로 되어 있다.
保社 보사克賓의 '我不入者保社'는 대중을 이끄는 소임에 매이지 않겠다는 뜻이다.
교감 · 者保社'者保社'의 '者'는 '這'(이)와 같은 글자로 쓰였다.
54.3
한문多少人墮在常情,不然作奇特機關。豈知他家通霄正路,只管望風摶摸,要須是箇中人,方可與曹溪、大巔、三平、興化、克賓羽毛相似也。
번역얼마나 많은 사람이 예사로운 생각(常情)에 떨어지거나, 그렇지 않으면 기특한 장치(機關)를 지어내는가. 저 집안의 하늘까지 꿰뚫는 바른 길(通霄正路)을 어찌 알겠는가. 그저 바람만 바라보며 더듬을 뿐이다. 모름지기 이 가운데 사람(箇中人)이라야, 비로소 조계 · 대전 · 삼평 · 흥화 · 극빈과 깃털이 닮았다 할 수 있다.
쉽게 읽기얼마나 많은 사람이 예사로운 마음, 곧 상정에 떨어지는가. 그렇지 않으면 별난 계교, 곧 기관이나 지어낸다. 그러니 그 집안의 바른 길을 어찌 알겠는가. 그 길은 하늘 끝까지 곧게 꿰뚫는 길이다. 이들은 그저 바람만 바라보며 어림으로 더듬을 뿐이다. 모름지기 이 가운데 사람이라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조계·대전·삼평·흥화·극빈과 그 깃털이 서로 닮았다 하겠다. 곧 같은 무리라 이를 수 있다.
54.4
한문且作麼生是箇中人?鳳凰直入烟霄外,誰怕林間野雀兒?
번역그렇다면 어떤 이가 이 가운데 사람인가. “봉황은 곧장 안개 낀 하늘 밖으로 날아드니, 누가 숲속의 들참새를 두려워하랴.”
쉽게 읽기그렇다면 무엇이 이 가운데 사람이겠는가. “봉황은 곧장 안개 낀 하늘 밖으로 날아오른다. 그러니 누가 숲속의 들참새 따위를 두려워하겠는가?”
풀이 1
箇中人 개중인'要須是箇中人,方可與曹溪、大巔、三平、興化、克賓羽毛相似'라 한 뒤 '且作麼生是箇中人'이라 다시 묻고 '鳳凰直入烟霄外'로 답한다. 이 편은 箇中人을 축으로 맺는다.

下권 차례 (72편)

이 편의 낱말 28
  1. 六祖慧能 육조혜능

    중국 선종의 여섯째 조사(638~713)다. 신주(新州)에서 나무를 팔던 사람으로, 『금강경』 읽는 소리를 듣고 황매(黃梅)의 오조 홍인(弘忍)을 찾아가 법을 이었다. 소주(韶州) 조계의 보림사(寶林寺)에서 가르침을 펴 '조계'라고도 불린다. 남종선을 열었고, 뒤의 선종 여러 갈래가 모두 그에게서 나왔다.

  2. 麟鳳呈祥 인봉정상

    기린(麒麟)과 봉황(鳳凰)이 상서(祥瑞)를 드러냄이다. 성인의 출현을 알리는 상징으로, 혜능의 출세를 기린 것이다.

  3. 見刺 견자

    '견해의 가시'라는 말이다. 조금이라도 제 견해나 알음알이를 세우면 그것이 가시처럼 마음에 박혀 걸림이 된다는 비유다.

  4. 種草 종초

    씨앗이 될 풀이라는 뜻으로, 종문(宗門)의 법을 이어 퍼뜨릴 재목을 이른다. '우리 집안의 씨앗(吾家種草)'이라 하면 법을 바르게 이을 사람을 가리킨다.

  5. 跂步 기보

    기보이다. 발돋움하여 내딛는 걸음, 곧 높이 세운 지향이다. 지업(志業)은 뜻한 사업(事業)이다.

  6. 克賓 극빈

    흥화존장(興化存獎) 문하에서 대중의 규율을 맡은 유나(維那)였다. 흥화가 '머지않아 대중을 이끄는 스승이 되리라' 하자 그 모임에 들지 않겠다고 맞섰다가, 법을 겨루는 싸움(법전, 法戰)에 졌다 하여 벌금을 물고 절에서 쫓겨났다. 뒷날 흥화의 법을 이었다.

  7. 興化存獎 흥화존장

    당나라 말의 선승(830~888)이다. 임제(臨濟)의 법을 잇고 위주 흥화사에 머물러 '흥화'라 불린다. 할(喝)을 주고받던 승려를 쳐서 내쫓은 일과, 극빈(克賓) 유나에게 벌을 물린 일이 알려져 있다.

  8. 沒交涉 몰교섭

    아무 상관이 없다는 말이다. 요점과 전혀 맞닿지 않아 헛짚었다는 뜻으로, 선가에서 그릇된 견해를 물리칠 때 흔히 쓴다.

  9. 行令罰錢出院 행령벌전출원

    청규(清規)를 시행해 벌전(罰錢)을 물리고 절에서 내쫓음이다. 법전에 진 자를 벌하는 흥화 가풍(家風)이다. 등록(燈錄)에는 '벌전오관(罰錢五貫)·진출원(趂出院)'으로 전한다.

  10. 望風摶摸 망풍단모

    망풍단모이다. 바람(소문·기미)만 바라보며 어림으로 붙잡아 더듬음이다. 본분을 못 본 채 겉만 헤아리는 짓이다.

  11. 大顚寶通 대전보통

    대전보통(大顚寶通)(732-824)이다. 석두희천(石頭希遷)의 법사로 조주(潮州) 영산(靈山)에 주석하였다. 한유(韓愈)에게 거좌(據坐)(앉은 채 침묵)로 답한 선사이다.

  12. 三平義忠 삼평의충

    삼평의충(三平義忠)이다. 당나라 선승으로 처음 석공(石鞏)을 찾았다가 대전(大顚)의 법을 이었다. 장주(漳州) 삼평산에 머물러 삼평이라 불린다. 석공이 활을 겨누자 가슴을 열어 맞선 일로 알려졌다.

  13. 羽毛相似 우모상사

    우모상사이다. 깃털이 서로 닮음, 곧 조계·대전·삼평·흥화·극빈과 같은 부류(同類)·같은 법맥임을 비유한 것이다.

  14. 箇中人 개중인

    '그 가운데 사람'이라는 말이다. 이 일, 곧 본분의 소식 속에 몸소 들어선 사람을 이른다. 깨친 눈을 갖추어 이 일을 맡을 만한 사람이다.

  15. 鳳凰直入烟霄外 봉황직입연소외

    봉황은 곧장 안개 낀 하늘 밖으로 날아드니 숲속 들참새를 어찌 두려워하랴 — 본분 대장부의 격외 기상을 읊은 결구(結句)이다. 앞의 린봉정상(麟鳳呈祥)과 수미상응한다.

  16. 石頭希遷 석두희천

    석두희천(石頭希遷, 701~791)이다. 당나라 선승으로 청원행사(青原行思)의 법을 이었다. 남악 형산(衡山)의 절 동쪽 너럭바위 위에 암자를 짓고 살아 '석두 화상'이라 불렸다. 『참동계(參同契)』를 지었고, 그 법맥에서 조동·운문·법안 세 종파가 나왔다.

  17. 龍象 용상

    용과 코끼리다. 물에서는 용이, 뭍에서는 코끼리가 가장 힘이 세므로, 뛰어난 수행자나 큰 선지식을 비유한다. 『유마경』에도 이 비유가 나온다.

  18. 番禺 번우

    중국 광주(廣州)의 옛 이름이다. '반우'로 읽기도 한다. 육조 혜능이 이곳 법성사(法性寺)에서 바람과 깃발 문답으로 인종(印宗)을 감복시키고 머리를 깎았다.

  19. 韓文公 한문공

    한유(韓愈)(768-824)이다. 시호는 문공(文公)이다. 조주자사(潮州刺史)로 좌천 중 대전보통(大顚寶通)을 참방한 재가 문사로, 뒤에 시랑(侍郎)으로 호칭된다.

  20. 嶺外 영외

    오령(五嶺) 남쪽 곧 영남(嶺南)·광동(廣東) 일대이다. 조계가 있던 소주(韶州)를 포함하는 지역명이다.

  21. 新城 신성

    원오 스님이 원오심요 「시중선유나」에서 육조 혜능 스님이 처음 자취를 드러낸 곳으로 든 지명이다. 혜능 스님의 고향은 신주(지금 광동성 신흥)이다.

  22. 唱導 창도

    창도이다. 대중을 이끌고 법을 펴는 주법(主法)·화상(和尚)의 소임이다. '오래지 않아 창도의 스승이 되리라'는 극빈에 대한 수기(授記)이다.

  23. 保社 보사

    함께 모여 수행하는 무리, 곧 대중의 결사나 수행 공동체를 이르는 말이다. 선어록에서는 한 회상에 모여 사는 대중을 가리켜 '보사에 든다' '보사에 들지 않는다'처럼 쓰며, 총림 전체를 이르기도 한다.

  24. 常情 상정

    상정이다. 범부의 예사로운 분별 정식(情識)(알음알이)이다.

  25. 機關 기관

    기관이다. 남을 시험·농락하려 지어낸 계교·장치이다. 상정(常情)에 떨어지거나 기특(奇特)한 기관을 짓는 두 병통을 나란히 지적하였다.

  26. 通霄正路 통소정로

    통소정로이다. 하늘 끝까지 곧게 꿰뚫는 바른 길, 곧 조사문(祖師門)의 본분 정로이다. 소(霄)는 하늘이다.

  27. 興化罰克賓 흥화벌극빈

    흥화 스님이 극빈 유나에게 '머지않아 대중을 이끄는 스승이 되겠다'고 하자 극빈은 '그런 무리에 들지 않겠다'고 버텼다. 흥화가 알고서 안 드느냐 몰라서 안 드느냐 따지자 극빈이 '그 어느 쪽도 아니다'라고 하니, 흥화는 '법의 싸움에서 졌다'며 벌금 다섯 꿰미를 물려 대중 공양을 내게 하고 절에서 내보냈다(오등회원 권11).

  28. 韓愈訪大顛 한유방대전

    당나라 문인 한유(호 창려)가 조주로 귀양 가 있을 때 대전 스님을 찾아가 문답한 인연이다. 한유가 나이를 묻자 대전이 염주를 들어 보이며 '밤낮 백여덟'이라 한 이야기 등이 오등회원 권5 대전장에 실려 있다.

이 편의 풀이 1건

景德傳燈錄석두(石頭)─대전(大顛)─삼평(三平) 법계: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 권14에 조계(육조)→청원행사→석두희천→대전보통→삼평의충의 청원 계통 전등 기록이 있으니, 본문의 '조계(曹溪)…대전(大巔)·삼평(三平)' 법맥 서술과 병렬한다.

문단 4국역본 대조 1교감 1 · 깊이 읽기에서 봄낱말 28저본 《卍新纂續藏經》

저본

卍新纂續藏經 佛果克勤禪師心要(CBETA 전자판). 국역본 대조는 선림고경총서 국역본과 견준 것으로, 대조에 필요한 구절만 출처를 밝혀 인용합니다.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