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오조법연 · 卷上 43

태평사에 들어간 날 — 이 한 가지 보배

師入院日

43.1
한문師入院日,僧問:「遠別雙泉來臨禪眾,入門一句願師舉揚。」
번역선사가 절에 들던 날(入院), 어떤 스님이 물었다. “멀리 쌍천(雙泉)을 떠나 이곳 선 대중에게 오셨습니다. 문에 드시는 첫 한마디를 들어 보여 주십시오.”
師云:「也待一一覷過。」學云:「恁麼則清涼山遠人休去,只此焚香便見師。」師喝云:「話也不領。」
선사가 답했다. “하나하나 살펴본 뒤에 하겠다.” 스님이 말했다. “그렇다면 청량산(淸涼山)이 멀어 사람들이 가기를 그만두지만, 여기서 향만 살라도 곧 스님을 뵙는 셈입니다.” 선사가 할(喝)을 하고 말했다. “말귀도 못 알아듣는구나.”
學云:「今朝親見面,端的勝聞名。」師云:「猶自喃喃。」
스님이 말했다. “오늘 아침 직접 얼굴을 뵈니, 참으로 이름만 듣던 것보다 낫습니다.” 선사가 말했다. “아직도 중얼거리는구나.”
쉽게 읽기스님이 태평사에 들어와 주지가 되던 날, 어떤 승려가 물었다. “멀리 쌍천을 떠나 이곳 선원 대중에게 오셨습니다. 문에 들어서시는 첫 한마디를 들어 보여 주십시오.” 스님이 답했다. “하나하나 다 훑어본 다음에 하겠다.” 그 승려가 말했다. “그렇다면 ‘청량산은 멀다, 사람들아 가지 말라. 여기서 향만 살라도 곧 스승을 뵙는다’는 말 그대로입니다.” 스님이 할을 하고 말했다. “말귀도 못 알아듣는구나.” 그 승려가 말했다. “오늘 아침 직접 얼굴을 뵈니, 과연 소문으로 듣던 것보다 낫습니다.” 스님이 말했다. “아직도 중얼중얼하는구나.”
풀이 1
43.2
한문問:「如何是太平境?」師云:「數層寶塔侵天起,萬本喬松匝地寒。」
번역어떤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태평(太平)의 경계입니까?” 선사가 답했다. “여러 층 보탑이 하늘을 찌르며 솟았고, 만 그루 큰 소나무가 땅을 둘러 서늘하다.”
學云:「如何是境中人?」師云:「閑持經卷倚松立,笑問客從何處來。」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그 경계 속의 사람입니까?” 선사가 답했다. “한가로이 경전을 들고 소나무에 기대 섰다가, 웃으며 나그네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다.”
學云:「人境已蒙師指示,向上宗乘事若何?」師云:「須信下方城郭近,果然鐘磬接笙歌。」
스님이 말했다. “사람과 경계는 이미 스님께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향상(向上)의 종문 일은 어떻습니까?” 선사가 답했다. “저 아래 성곽이 가깝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과연 종소리 경쇠 소리가 생황과 노래에 어우러진다.”
쉽게 읽기또 어떤 승려가 물었다. “태평사의 경계는 어떤 것입니까?” 스님이 답했다. “여러 층 보배 탑은 하늘을 찌를 듯 솟았고, 만 그루 큰 소나무는 땅을 빙 둘러 서늘하다.”그 승려가 물었다. “그 경계 속의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스님이 답했다. “한가로이 경전을 들고 소나무에 기대어 섰다가, 웃으며 나그네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다.” 그 승려가 말했다. “사람과 경계는 이미 가르쳐 주셨습니다. 한 걸음 더 위로 나아가는 우리 종문의 일은 어떻습니까?” 스님이 답했다. “저 아래 성곽이 가깝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과연 종소리 경쇠 소리가 생황과 노랫소리에 어우러진다.”
풀이 1
43.3
한문問:「如何是佛?」師云:「露胸跣足。」學云:「如何是法?」師云:「大赦不放。」學云:「如何是僧?」師云:「釣魚船上謝三郎。」
번역어떤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부처입니까?” 선사가 답했다. “가슴을 드러내고 맨발이다.”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법입니까?” 선사가 답했다. “대사면에도 놓아주지 않는다.”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승(僧)입니까?” 선사가 답했다. “고깃배 위의 사삼랑(謝三郎)이다.”
쉽게 읽기또 어떤 승려가 물었다. “부처란 어떤 것입니까?” 스님이 답했다. “가슴을 풀어 헤치고 맨발이다.” 그 승려가 물었다. “법이란 어떤 것입니까?” “큰 사면령이 내려도 풀어 주지 않는다.” “승(스님 모임)이란 어떤 것입니까?” “고깃배 위의 사씨네 셋째다.”
풀이 1
43.4
한문乃云:「我本無心有所希求,今此寶藏自然而至。世間之寶,能變窮為富;此之一寶,能轉凡成聖。
번역이어서 말했다. “‘나는 본래 바라고 구하는 마음이 없었는데, 이제 이 보배 창고가 저절로 이르렀다.’ 세간의 보배는 가난을 부유함으로 바꾼다. 이 한 보배는 범부를 성인으로 굴려 준다.”
且道如今是凡是聖?太平道:總不是。何故?苦瓠連根苦,甜瓜徹蒂甜。」
“자, 말해 보라. 지금은 범부인가, 성인인가? 태평은 말한다. 둘 다 아니다. 왜 그런가? 쓴 박은 뿌리까지 쓰고, 단 오이는 꼭지까지 달다.”
쉽게 읽기이어서 말했다. “‘나는 본래 무엇을 바라거나 구하는 마음이 없었는데, 이제 이 보배 창고가 저절로 내게 왔다.’ 세상의 보배는 가난한 이를 부자로 바꾸어 주지만, 이 한 가지 보배는 범부를 성인으로 바꾸어 준다. 자, 말해 보라. 지금은 범부인가, 성인인가? 이 태평사의 나로 말하면 둘 다 아니다. 왜 그런가? 쓴 박은 뿌리까지 쓰고, 단 참외는 꼭지까지 달기 때문이다.”
해설법연이 태평(太平) 사찰에 정식 주지로 입원(入院)하던 날의 긴 상당으로, 여러 스님과의 문답과 게송이…

법연이 태평(太平) 사찰에 정식 주지로 입원(入院)하던 날의 긴 상당으로, 여러 스님과의 문답과 게송이 이어진다. 청량산·향 사름 등 상투적 찬사로 다가오는 학인을 '말도 못 알아듣는다' '여전히 중얼거린다'며 거듭 되받아, 겉치레 인사를 허용하지 않는다. '태평의 경계'와 '경계 속의 사람'을 묻는 데는 보탑·소나무·경권을 든 은자의 그림 같은 시구로 답하는 이른바 사료간(四料簡, 인人·경境을 가르는) 방식의 응대를 보이고, 부처·법·승을 묻자 각각 '가슴 드러낸 맨발' '대사면에도 안 놓아준다' '고깃배의 사삼랑(玄沙師備의 속가 별칭)'이라 답해 삼보(三寶)를 상투적 정의에서 벗어나 즉물적으로 제시한다. 끝의 '이 한 보배는 범부를 성인으로 굴려 준다'는 자찬 뒤에 '쓴 박은 뿌리까지 쓰고 단 오이는 꼭지까지 달다(苦瓠連根苦 甜瓜徹蒂甜)'는 속담을 붙여, 범과 성이 각기 그 본성대로 철저히 관철될 뿐임을 담담히 결론짓는다.

卷上 차례 (108단)

이 단의 낱말 6
  1. 太平興國寺 태평흥국사

    서주에 있던 절로, 흔히 '태평'이라 부른다. 오조법연이 사면산 다음으로 주지가 된 곳이며, 그보다 앞서 부산법원이 머물렀고 뒤에는 법연의 제자 불감혜근(佛鑑慧懃)이 주지가 되었다.

  2. 四面山 사면산

    서주(舒州)에 있던 산이다. 오조법연이 처음 주지가 되어 개당한 곳으로, 그 무렵 법연은 자신을 '사면'이라 부르곤 했다. 운문종의 법수(法秀) 등 여러 선승도 이 산에서 법을 폈다.

  3. 清涼山 청량산

    중국 산서성 오대산(五臺山)의 다른 이름이다. 『화엄경』에 '동북쪽에 청량산이 있어 문수보살이 머물며 법을 설한다'고 하여, 예부터 문수보살의 도량으로 받들어졌고 많은 순례자가 찾았다.

  4. 臨濟喝 임제할

    임제의현(臨濟義玄)이 학인을 이끌 때 '할!' 하고 크게 소리친 일이다. 덕산(德山)의 몽둥이와 함께 '덕산방 임제할'이라 하여, 생각을 단번에 끊는 선가의 솜씨를 대표한다.

  5. 玄沙師備 현사사비

    현사사비(玄沙師備, 835~908)이다. 당나라 말의 선승으로 복주(福州) 사람이다. 젊어서 고기잡이를 하다 서른에 출가했고, 고행을 엄하게 지켜 '비두타(備頭陀)'라 불렸다. 설봉(雪峰)의 법을 이었고, 그 계통에서 법안종이 나왔다.

  6. 五祖法演 오조법연

    오조법연(五祖法演, ?~1104)이다. 송나라 임제종 양기파의 선승으로 백운수단(白雲守端)의 법을 이었다. 사면산·백운산을 거쳐 기주(蘄州) 오조산에 머물러 오조라 불린다. 원오극근(圜悟克勤)의 스승이다.

차주태평어록 次住太平語錄주석 3해설낱말 6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이 어록의 편자: 參學清遠集.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