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오조법연 · 附錄 335

유발의 서문

附錄序文 · 粵自靈山拈出

335.1
한문粵自靈山拈出,葱嶺傳來,天下叢林,分枝布葉,石霜古月,海會重圓,介在祖山,隱若敵國,
번역무릇 영산(靈山)에서 꽃을 집어 든 뒤로, 총령(葱嶺)에서 전해 온 것이 천하의 총림에 가지를 나누고 잎을 펼쳤다. 석상(石霜)의 옛 달이 해회(海會)에서 다시 둥글어졌다. 해회는 조사의 산들 사이에 끼어 있으면서도, 은근히 그들과 맞서는 한 나라와 같았다.
쉽게 읽기무릇 영산에서 부처님이 꽃을 들어 보인 뒤로, 총령을 넘어 전해 온 법이 천하의 총림에 가지를 나누고 잎을 펼쳤다. 석상 스님의 옛 달이 해회사에서 다시 둥글게 찼으니, 해회사는 조사들의 산 사이에 자리 잡고도 은근히 그들과 맞설 만한 한 나라와 같았다.
풀이 2
① '영산에서 집어 보이다(靈山拈出)'는 영산회상에서 부처가 꽃을 들어 보인 염화미소의 고사로, 선종 전법의 시원이다.
335.2
한문誰主茲地,演公其人。演公系本蜀川令行淮甸,三提宗印二紀于茲,仁義道中空華結果,荊棘林內石筍抽條,莫疑優鉢現前翻作葛藤會去,
번역누가 이 땅의 주인인가. 연공(演公)이 바로 그 사람이다. 연공은 본디 촉천(蜀川)에서 나와 회전(淮甸)에서 교화를 폈다. 종인(宗印)을 세 번 들어 보인 지 이제 스물네 해다. 인의(仁義)의 길 가운데 헛꽃이 열매를 맺고, 가시덤불 숲 속에서 돌 죽순이 가지를 뻗었다. 우발라(優鉢) 꽃이 눈앞에 나타났다 하여, 도리어 갈등(葛藤)으로 돌려 알아듣지 마라.
쉽게 읽기이 땅의 주인은 누구인가. 법연 스님이 바로 그 사람이다. 법연 스님은 본디 촉 땅에서 나와 회수 일대에서 가르침을 폈다. 종문의 도장을 세 번 들어 보인 지 이제 스물네 해가 되었다. 인의의 길 가운데서 허공의 헛꽃이 열매를 맺고, 가시덤불 숲 속에서 돌 죽순이 가지를 뻗었다. 드물게 핀다는 우발라 꽃이 눈앞에 피었다고 해서, 그것을 도리어 말의 넝쿨로 알아듣지 마라.
풀이 1
335.3
한문克勤上人錄其語要,俾之贊揚,兔角龜毛敢言有實,狐裘羔袖終愧非宜。
번역극근(克勤) 상인이 그 어록의 요체를 적어, 나에게 기리는 글을 쓰게 했다. 토끼 뿔이나 거북 털 같은 것을 두고, 감히 알맹이가 있다고 말하겠는가. 여우 갖옷에 새끼 양가죽 소매를 단 격이라, 끝내 마땅치 않아 부끄럽다.
쉽게 읽기극근 스님이 그 어록의 요긴한 말을 적어 와서 나에게 기리는 글을 쓰게 했다. 토끼 뿔이나 거북 털 같은 말을 두고 감히 알맹이가 있다고 하겠는가. 훌륭한 여우 갖옷에 하찮은 양가죽 소매를 단 꼴이라, 끝내 어울리지 않아 부끄럽다.
풀이 1
해설유발(劉跋)이 쓴 서문으로, 영산회상의 염화미소(拈花微笑)와 달마가 총령(葱嶺)을 넘어 전한 법맥에서…

유발(劉跋)이 쓴 서문으로, 영산회상의 염화미소(拈花微笑)와 달마가 총령(葱嶺)을 넘어 전한 법맥에서 시작해 천하 총림으로 퍼진 선종의 계보를 개관한다. '석상(石霜)의 옛 달이 해회에서 다시 둥글어졌다'는 것은 법연이 옛 조사의 종지를 되살려 해회(백운산 해회사)에서 다시 밝힌 것을 달의 만월에 비유한 것이다. 법연이 촉천(蜀川) 출신으로 회전(淮甸)에서 교화를 폈고 종인(宗印)을 든 지 이십사 년이 되었음을 밝히며, 우발라 꽃 같은 상서를 갈등(葛藤)의 알음알이로 돌리지 말라 경계한다. 극근(克勤, 뒷날의 원오극근)이 스승의 어록 요체를 기록해 찬을 청했다는 사실도 함께 전한다.

附錄 차례 (4단)

이 단의 낱말 9
  1. 靈山 영산

    영취산(靈鷲山)의 준말이다. 인도 왕사성(王舍城) 곁의 산으로 석가모니가 설법하던 곳이다. 석가가 꽃을 들자 가섭(迦葉)이 미소 지은 염화(拈花) 이야기의 무대이다.

  2. 葱嶺 총령

    중앙아시아 파미르 고원을 이르는 옛 이름이다. 인도·서역과 중국을 잇는 험한 길목으로, 달마가 죽은 뒤 신 한 짝을 들고 이 고개를 넘어 서쪽으로 가는 모습을 보았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3. 叢林 총림

    많은 스님이 함께 모여 수행하는 큰 절이나 선원을 이른다. 나무가 빽빽이 모여 숲을 이루듯 대중이 모였다는 데서 온 말이다. 넓게는 선문의 수행자 사회 전체를 가리키기도 한다.

  4. 慈明楚圓 자명초원

    송나라 임제종의 선승(986~1039)으로, 석상초원(石霜楚圓)이라고도 한다. 분양선소(汾陽善昭)의 법을 이었고, 그 문하에서 양기방회(楊岐方會)와 황룡혜남(黃龍慧南)이 나와 임제종의 두 갈래를 이루었다.

  5. 五祖法演 오조법연

    오조법연(五祖法演, ?~1104)이다. 송나라 임제종 양기파의 선승으로 백운수단(白雲守端)의 법을 이었다. 사면산·백운산을 거쳐 기주(蘄州) 오조산에 머물러 오조라 불린다. 원오극근(圜悟克勤)의 스승이다.

  6. 空花 공화

    허공의 꽃이다. 병든 눈에 헛보이는 꽃처럼 실체 없는 제상(諸相)의 비유다.

  7. 葛藤 갈등

    칡과 등나무 덩굴이다. 덩굴처럼 얽히고설킨 말과 글, 곧 깨달음에 보탬이 안 되는 군더더기 말을 이른다. 선사들은 자기 법문을 낮추어 '갈등'이라 부르기도 했다.

  8. 圜悟克勤 원오극근

    원오극근(圜悟克勤, 1063~1135)이다. 송나라 임제종의 선승으로 오조법연(五祖法演)의 법을 이었다. '원오'는 황제가 내린 호이고, 시호는 진각이다. 설두의 송고에 평을 붙인 『벽암록(碧巖錄)』을 남겼고, 제자들에게 준 글을 모은 책이 『원오심요(圜悟心要)』다.

  9. 龜毛兔角 귀모토각

    거북의 털과 토끼의 뿔이라는 뜻이다. 둘 다 이름만 있을 뿐 세상에 있을 수 없는 것이어서, 불경에서는 실체 없이 이름뿐인 것을 견줄 때 쓴다. 선사들은 '거북 털 불자, 토끼 뿔 주장자'처럼 있을 수 없는 물건을 들어 분별을 끊기도 한다.

부록서문 附錄序文주석 4해설낱말 9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