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오조법연 · 卷下 242

소참 — 석두와 약산의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小參 · 藥山初參石頭

242.1
한문小參,舉:
번역소참(小參)에서 옛 이야기를 들어 보였다.
쉽게 읽기소참하여 옛 이야기를 들어 말했다.
242.2
한문「藥山初參石頭,問云:『三乘十二分教,某甲粗知,訪聞南方直指人心見性成佛,實未明了。』石頭云:『恁麼也不得,不恁麼也不得,恁麼不恁麼總不得。』藥山罔措,
번역약산(藥山)이 처음 석두(石頭)를 찾아뵙고 물었다. “삼승(三乘)과 십이분교(十二分敎)는 제가 대강 압니다. 그런데 남방에서는 ‘곧바로 사람의 마음을 가리켜, 성품을 보아 부처를 이룬다(直指人心 見性成佛)’고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것은 정말 아직 밝게 모르겠습니다.” 석두가 말했다. “이렇게 해도 안 되고, 이렇게 하지 않아도 안 된다. 이렇게 하든 하지 않든 다 안 된다.” 약산은 어쩔 줄을 몰랐다.
쉽게 읽기약산 스님이 처음 석두 스님을 찾아뵙고 물었다. “삼승과 십이분교 같은 가르침은 제가 대강 압니다. 그런데 남쪽에서는 ‘사람의 마음을 곧바로 가리켜, 성품을 보고 부처가 된다’고 한다는데, 그것은 정말 아직 모르겠습니다.” 석두 스님이 말했다. “이렇게 해도 안 되고, 이렇게 하지 않아도 안 된다. 이렇게 하든 하지 않든 다 안 된다.” 약산 스님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242.3
한문一日坐次,石頭遂問云:『汝在此作什麼?』山云:『一物也不為。』頭云:『恁麼則閑坐也。』山云:『閑坐則為也。』頭云:『儞道不為,不為箇什麼?』山云:『千聖亦不識。』
번역하루는 약산이 앉아 있는데 석두가 물었다. “그대는 여기서 무엇을 하는가?” 약산이 말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석두가 말했다. “그렇다면 한가로이 앉아 있는 것이구나.” 약산이 말했다. “한가로이 앉아 있다면 그것도 하는 것입니다.” 석두가 말했다. “그대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무엇을 하지 않는다는 것인가?” 약산이 말했다. “천 성인(千聖)도 모릅니다.”
쉽게 읽기어느 날 약산 스님이 앉아 있는데 석두 스님이 물었다. “너는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 약산 스님이 답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한가하게 앉아 있는 것이로구나.” “한가하게 앉아 있다면, 그것도 무엇을 하는 것입니다.” “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하지 않는다는 그것은 무엇이냐?” “천 명의 성인도 모릅니다.”
242.4
한문石頭遂有頌云:
번역이에 석두가 게송을 지었다.
쉽게 읽기그러자 석두 스님이 게송을 지어 말했다.
242.5
한문『從來共住不知名,
번역“예로부터 함께 살아도 이름을 모르고
쉽게 읽기“예부터 함께 살아도 그 이름을 모르고
242.6
한문任運相將只麼行,
번역되는 대로 서로 이끌며 그저 이렇게 간다.
쉽게 읽기되어 가는 대로 서로 이끌며 그저 이렇게 간다.
242.7
한문自古上賢猶不識,
번역예로부터 뛰어난 성현도 알지 못했는데
쉽게 읽기옛날 뛰어난 성현들도 알지 못했는데
242.8
한문造次凡流豈易明。』」
번역섣부른 범부가 어찌 쉽게 밝히랴.”
쉽게 읽기섣부른 보통 사람들이 어찌 쉽게 알겠는가.”
242.9
한문師云:「大眾!須是過得祖師關,會鳥道玄路,始會此般說話。石頭恁麼垂示,便類趙州庭前栢樹子,洞山麻三斤,雲門超佛越祖之談。五祖亦有一頌:
번역선사가 말했다. “대중이여, 조사의 관문(祖師關)을 지나고 새의 길(鳥道)과 그윽한 길(玄路)을 알아야, 비로소 이런 이야기를 알아듣는다. 석두가 이렇게 보인 것은 조주의 ‘뜰 앞의 잣나무’, 동산(洞山)의 ‘삼 세 근(麻三斤)’, 운문(雲門)의 ‘부처를 뛰어넘고 조사를 넘어서는(超佛越祖)’ 말과 같은 부류다. 오조에게도 게송이 하나 있다.
쉽게 읽기스님이 말했다. “대중이여, 조사의 관문을 지나고, 새가 날아가는 자취 없는 길과 그윽한 길을 알아야 비로소 이런 이야기를 알아듣는다. 석두가 이렇게 보여 준 것은 조주 스님의 ‘뜰 앞의 잣나무’, 동산 스님의 ‘삼 세 근’, 운문 스님의 ‘부처를 뛰어넘고 조사를 넘어서는 말’과 같은 무리다. 이 오조산의 나에게도 게송이 하나 있다.
풀이 3
242.10
한문任運不知名,
번역되는 대로 살아 이름을 모르니
쉽게 읽기되어 가는 대로 살아 그 이름을 모르니
242.11
한문輕輕著眼聽,
번역가만가만 눈여겨 들어 보라.
쉽게 읽기가만가만 눈여겨보며 귀 기울여 보라.
242.12
한문水上青青綠,
번역물 위에 푸르디푸른 것
쉽게 읽기물 위에 파릇파릇 푸른 것
242.13
한문元來是浮萍。」
번역알고 보니 부평초(浮萍)다.”
쉽게 읽기알고 보니 부평초였다.”
해설약산유엄(藥山惟儼)이 석두희천(石頭希遷)을 참례한 유명한 인연이다. '이렇게 해도 안 되고 이렇게 하지…

약산유엄(藥山惟儼)이 석두희천(石頭希遷)을 참례한 유명한 인연이다. '이렇게 해도 안 되고 이렇게 하지 않아도 안 되며 둘 다 안 된다'는 석두의 삼구(三句) 부정에 약산은 막혔다가, 뒷날 '한 물건도 하지 않는다' '천 성인도 알지 못한다'는 문답으로 소식을 통한다. 석두의 게송 '함께 살아도 이름을 알지 못한다(共住不知名)'는 본래면목이 이름 붙일 수 없는 자리임을 노래한다. 법연은 이를 조주·동산·운문의 격외(格外) 화두와 같은 부류로 자리매김한 뒤, 자신의 게송 '알고 보니 부평초더라(元來是浮萍)'로 그 이름 없는 자리를 눈앞의 흔한 물풀에 착지시켜, 현묘함을 일상으로 끌어내린다.

卷下 차례 (130단)

이 단의 낱말 10
  1. 藥山惟儼 약산유엄

    약산유엄(藥山惟儼, 746~829)이다. 당나라의 선승으로 석두(石頭) 스님의 법을 이었고, 마조(馬祖)에게도 배웠다. 예주(澧州) 약산에 머물렀다. 석두가 '무엇을 하느냐' 묻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답한 문답이 유명하다. 그 법은 조동종으로 이어졌다.

  2. 石頭希遷 석두희천

    석두희천(石頭希遷, 701~791)이다. 당나라 선승으로 청원행사(青原行思)의 법을 이었다. 남악 형산(衡山)의 절 동쪽 너럭바위 위에 암자를 짓고 살아 '석두 화상'이라 불렸다. 『참동계(參同契)』를 지었고, 그 법맥에서 조동·운문·법안 세 종파가 나왔다.

  3. 三乘 삼승

    깨달음으로 실어 나르는 세 가지 수레라는 뜻이다. 부처님 말씀을 듣고 깨닫는 성문(聲聞), 홀로 인연의 이치를 깨닫는 연각(緣覺), 남을 건지며 부처를 이루려는 보살(菩薩)의 세 길이다. 선문에서는 경전 공부의 길을 통틀어 이른다.

  4. 十二分教 십이분교

    부처님의 가르침을 그 형식과 내용에 따라 열두 갈래로 나눈 것이다. 산문으로 된 설법, 게송, 지난 세상 이야기, 비유 같은 것들이다. 선문에서는 '삼승 십이분교'라 하여 경전에 담긴 가르침 전체를 가리킨다.

  5. 從來共住不知名 종래공주불지명

    석두(石頭)가 앉아 있는 약산(藥山)에게 무엇을 하느냐고 물었다. 약산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그것은 천 명의 성인도 모른다고 답하였다. 석두가 이를 기려 지은 게송의 첫 구가 '예로부터 함께 살아도 이름을 모른다'이다. 늘 함께하면서도 이름 붙일 수 없는 본래 자리를 노래한 것으로 읽힌다.

  6. 祖師關 조사관

    조사(祖師)의 관문이라는 뜻이다. 참선하는 사람이 반드시 뚫고 지나가야 할 깨달음의 고비를 성문의 관문에 견준 말이다. 경전의 이치나 말재주로는 지나갈 수 없고, 화두를 들어 몸소 깨쳐야 열린다고 한다.

  7. 庭前柏樹子 정전백수자

    한 스님이 조주(趙州)에게 '달마 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이 무엇입니까' 하고 묻자, 조주는 '뜰 앞의 잣나무다'라고 답했다. 묻는 말의 뜻을 좇지 않고 눈앞의 것을 곧바로 내민 대답이다. 흔히 잣나무로 옮기지만 본디 측백나무다. 『무문관』과 『종용록』에 실렸다.

  8. 洞山麻三斤 동산마삼근

    한 스님이 동산수초(洞山守初)에게 '무엇이 부처입니까' 하고 묻자, '삼 세 근'이라고 답했다. 헤아릴 길을 끊어 버린 대답으로 읽는다. 이 동산은 동산양개가 아니라 운문(雲門)의 제자다. 『벽암록』과 『무문관』에 실렸다.

  9. 超佛越祖之談 초불월조지담

    한 승려가 운문에게 부처를 뛰어넘고 조사를 넘어서는 말이 무엇이냐고 묻자, 운문은 '호떡(餬餅)'이라고 답했다. 높고 묘한 말을 찾는 물음을 눈앞의 먹을거리 하나로 끊어 버린 대답이다. 『벽암록』 제77칙에 실렸다.

  10. 五祖法演 오조법연

    오조법연(五祖法演, ?~1104)이다. 송나라 임제종 양기파의 선승으로 백운수단(白雲守端)의 법을 이었다. 사면산·백운산을 거쳐 기주(蘄州) 오조산에 머물러 오조라 불린다. 원오극근(圜悟克勤)의 스승이다.

황매동산연화상어록 黃梅東山演和尚語錄주석 3해설낱말 10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이 어록의 편자: 門人惟慶編.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