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오조법연 · 卷下 221

곽상정의 청으로 상당 — 서강 물을 한입에

郭朝奉祥正請上堂

221.1
한문郭朝奉祥正請上堂,朝奉於法座前燒香云:
번역곽조봉(郭朝奉) 상정(祥正)이 상당을 청했다. 조봉이 법좌 앞에서 향을 사르며 말했다.
「此一瓣香,爇向爐中,為光明雲遍滿法界,供養我堂頭師兄禪師,伏願,於此雲中方廣座上,擘開面門,放出先師形相,與諸人描貌。
“이 한 조각 향을 화로 속에 사릅니다. 광명의 구름이 되어 온 법계에 두루 가득하니, 우리 당두(堂頭)이신 사형(師兄) 선사께 공양합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이 구름 속 넓고 큰 자리 위에서 얼굴을 활짝 열어 선사(先師)의 모습을 드러내시어, 여러 사람에게 그려 보여 주시기를 빕니다.
何以如此?白雲岩畔舊相逢,往日今朝事不同,夜靜水寒魚不食,一爐香散白蓮風。」
어찌하여 이러한가. 백운암(白雲岩) 가에서 예전에 서로 만났으나, 지난날과 오늘의 일이 같지 않다. 밤은 고요하고 물은 차가워 고기가 물지 않는다. 한 화로의 향이 흩어지니 백련(白蓮)의 바람이다.”
쉽게 읽기조봉랑 곽상정이 상당을 청했다. 곽 조봉이 법좌 앞에서 향을 사르며 말했다. “이 향 한 조각을 화로에 사르니, 광명의 구름이 되어 온 법계에 가득 퍼져서, 이 절의 주지이신 우리 사형 선사께 공양합니다. 엎드려 바라오니, 이 구름 속 넓고 큰 자리에서 얼굴을 활짝 여시어 돌아가신 스승 백운 스님의 모습을 꺼내, 여러 사람에게 그려 보여 주십시오. 어째서 이렇게 청하는가 하면, ‘백운암 가에서 예전에 서로 만났는데, 지난날과 오늘은 일이 같지 않네. 밤은 고요하고 물은 차서 물고기가 미끼를 물지 않고, 화로 가득한 향이 흩어지니 백련의 바람이 이네.’”
풀이 1
221.2
한문師遂云:「曩謨薩怛哆鉢囉野。恁麼恁麼,幾度白雲溪上望,黃梅花向雪中開。不恁麼不恁麼,嫩柳條金線,且要應時來。
번역선사가 이에 말했다. “나모살달다발라야(曩謨薩怛哆鉢囉野). 이러하고 이러하다. 몇 번이나 백운계(白雲溪) 가에서 바라보았던가. 황매화(黃梅花)가 눈 속에서 피었다. 이렇지 않고 이렇지 않다. 여린 버들가지가 금실이니, 부디 때에 맞게 오라.
쉽게 읽기스님이 이어 말했다. “나모 살달다 발라야. 이렇다, 이렇다. 몇 번이나 백운 시냇가에서 바라보았던가. 황매화는 눈 속에서 핀다. 이렇지 않다, 이렇지 않다. 여린 버들가지는 금실 같으니, 부디 때맞추어 오너라.
221.3
한문不見龐居士問馬大師:『不與萬法為侶者是什麼人?』馬大師云:『待汝一口吸盡西江水,即向儞道。』
번역보지 못했는가. 방거사(龐居士)가 마조대사(馬大師)에게 물었다. ‘만법(萬法)과 짝하지 않는 자는 어떤 사람입니까?’ 마조대사가 말했다. ‘그대가 한입에 서강(西江)의 물을 다 마셔 버리면, 그때 그대에게 일러 주겠다.’
大眾!一口吸盡西江水,萬丈深潭窮到底,掠彴不是趙州橋,明月清風安可比。」
대중이여, 한입에 서강의 물을 다 마시면, 만 길 깊은 못을 밑바닥까지 다한다. 외나무다리는 조주(趙州)의 돌다리가 아니니, 밝은 달 맑은 바람에 어찌 견주랴.”
쉽게 읽기방 거사가 마조 스님에게 물은 일을 보지 못했는가? ‘만법과 짝하지 않는 이는 어떤 사람입니까?’ 마조 스님이 말했다. ‘그대가 한입에 서강 물을 다 마시면, 그때 일러 주겠다.’ 대중이여, 한입에 서강 물을 다 마시니, 만 길 깊은 못도 바닥까지 다 드러난다. 외나무다리는 조주 땅의 돌다리가 아니니, 밝은 달 맑은 바람에 어찌 견주겠는가.”
해설거사 곽상정(郭祥正, 조봉랑을 지냄)이 상당을 청해 향을 사르며 선사(先師)의 모습을 드러내 달라…

거사 곽상정(郭祥正, 조봉랑을 지냄)이 상당을 청해 향을 사르며 선사(先師)의 모습을 드러내 달라 발원한 데 대한 응답이다. 법연은 곽상정이 사르는 향과 백운암(白雲岩)의 옛 인연을 받아, 진언(曩謨薩怛哆鉢囉野, 능엄주 첫머리)과 황매화·버들가지 이미지를 엮어 스승 백운 수단(白雲守端)의 소식을 그려 낸다. 이어 방거사(龐居士)가 마조(馬祖)에게 "만법과 짝하지 않는 자는 누구인가" 물으니 "그대가 한입에 서강 물을 다 마시면 일러 주겠다"고 한 유명한 공안을 든다. 끝에서 그 서강 물을 다 마시면 만 길 못의 바닥에 이른다 하고, 외나무다리는 조주의 돌다리에 견줄 수 없고 밝은 달 맑은 바람에 무엇을 비기랴 하여, 언어와 사량으로는 닿지 못하는 그 자리를 청허(淸虛)한 경계로 노래한다.

卷下 차례 (130단)

이 단의 낱말 6
  1. 郭祥正 곽상정

    북송의 시인이자 거사(1035~1113)다. 자는 공보(功甫), 호는 정공거사(淨空居士)로 당도(當塗) 사람이다. 백운수단(白雲守端)을 찾아가 깨우침을 얻었다 하여, 등록에서는 백운의 법을 이은 제자로 싣는다.

  2. 白雲守端 백운수단

    송나라 임제종 양기파의 선승(1025~1072)으로, 양기방회(楊岐方會)의 법을 이었다. 서주(舒州) 백운산 해회선원에 머물러 '백운'이라 불린다. 그 법이 오조법연(五祖法演)을 거쳐 원오극근(圜悟克勤)에게 이어졌으니, 원오에게는 스승의 스승이 된다.

  3. 龐居士 방거사

    당나라의 재가 거사 방온(龐蘊, ?~808)이다. 형양(衡陽) 사람으로, 석두(石頭)에게 먼저 묻고 마조(馬祖)에게서 깨달아 그 법을 이었다. 아내와 딸 영조(靈照)까지 온 집안이 도를 닦은 이야기로 이름났다.

  4. 馬祖道一 마조도일

    당나라의 선승(709~788)이다. 남악회양(南嶽懷讓)의 법을 잇고 강서(江西)에서 크게 가르침을 폈다. '마음이 곧 부처'라는 즉심즉불(卽心卽佛)의 가르침으로 이름났다. 백장·남전·방거사가 그 문하다.

  5. 一口吸盡西江水 일구흡진서강수

    방거사(龐居士)가 마조(馬祖)에게 ‘온갖 것과 짝하지 않는 이는 누구입니까’ 하고 묻자, 마조가 ‘그대가 서강(西江)의 물을 한입에 다 마시면 그때 일러 주겠다’고 답한 일이다. 방거사는 이 말끝에 깨쳤다. 헤아림으로는 닿을 수 없는 자리를 보인 말로 일컬어진다.

  6. 趙州橋 조주교

    조주 땅의 이름난 돌다리를 두고 오간 문답이다. 한 승려가 '조주의 돌다리를 오래 들었는데 와 보니 외나무다리뿐입니다' 하자, 조주(趙州)는 '너는 외나무다리만 보고 돌다리는 못 보는구나' 하고, 돌다리가 무엇이냐고 묻자 '나귀도 건네고 말도 건넨다'고 답했다.

황매동산연화상어록 黃梅東山演和尚語錄주석 1해설낱말 6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이 어록의 편자: 門人惟慶編.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