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 오조법연 · 卷中 139
왕 제형이 산에 들자 상당 — 깃대를 넘어뜨리라
王提刑入山上堂
풀이 1
해설왕제형(王提刑)이라는 관인의 방문에 맞춘 긴 상당이다. 조사 문하를 화살이 과녁을 맞히는 것에 비유해…
왕제형(王提刑)이라는 관인의 방문에 맞춘 긴 상당이다. 조사 문하를 화살이 과녁을 맞히는 것에 비유해 정확한 기봉을 강조하고, 이어지는 문답은 학인의 화려한 칭송(하늘의 보배 일산, 각해의 물결 등)을 선사가 '아직 많지 않다' '그럴 것도 없다'며 번번이 눌러 관념적 미화를 걷어 낸다. 후반에는 가섭이 아난에게 '찰간대를 넘어뜨리라(倒却剎竿)' 한 것과 영가의 '종지를 세우라(立宗旨)'를 대비시켜, 넘어뜨림과 세움의 어느 쪽이 옳은가를 물으며 택법안(擇法眼)을 요구한다. '넘어뜨림도 세움도' 다 자재하다는 결론과 칠봉 누각의 청담(淸談)으로 마무리해 양변을 초월한 자리를 가리킨다.
이 단의 낱말 9
- 提刑 제형
제점형옥공사(提點刑獄公事)의 준말이다. 송나라 때 여러 고을을 묶은 '노(路)'마다 두어 형벌과 옥사를 살피고 관리들을 감찰하던 벼슬이다. 선사들을 찾아와 법을 묻던 사대부 가운데 이 벼슬에 있던 이가 많다.
- 帝釋 제석
제석천(帝釋天)이다. 수미산 꼭대기에 있는 도리천(忉利天)의 임금으로, 범천과 함께 불법을 지키는 하늘의 신이다. 본디 인도 신화의 인드라(Indra)로, 경전에는 부처님의 설법 자리에 늘 나와 법을 듣고 공양하는 이로 나온다.
- 阿難 아난
아난다(Ānanda). 다문제일(多聞第一), 부법 제2조다. 가섭에게서 법을 이었다.
- 摩訶迦葉 마하가섭
마하가섭(摩訶迦葉)이다. 부처님의 큰 제자로, 욕심을 떨치는 두타(頭陀) 수행이 으뜸이었다. 영산에서 부처님이 꽃을 들어 보이자 홀로 미소 지어 법을 이어받았다고 한다. 선종에서는 인도의 첫 조사로 받들며, 금색두타라고도 부른다.
- 金襴 금란
금란가사(金襴袈裟). 세존이 가섭에게 전한 금실 가사로 의발 전승의 표징이다.
- 倒卻剎竿 도각찰간
아난(阿難)이 가섭(迦葉)에게 '세존께서 금란가사 말고 따로 무엇을 전하셨습니까' 하고 묻자, 가섭이 '아난아!' 하고 불렀다. 아난이 '예' 하고 대답하자 가섭은 '문 앞의 찰간을 넘어뜨려라'라고 했다. 찰간은 절 앞에 세워 설법이 있음을 알리던 깃대다. 가섭이 아난에게 법을 전한 기연으로 꼽히는 공안이다.
- 永嘉玄覺 영가현각
영가현각(永嘉玄覺, 665~713)이다. 당나라 선승으로 천태 지관을 닦다가 조계로 육조혜능을 찾아갔다. 문답 끝에 인가를 받고 하룻밤 묵고 떠나 일숙각(一宿覺)이라 불렸다. 그가 지었다는 「증도가(證道歌)」 구절이 선문에서 널리 인용된다.
- 六祖慧能 육조혜능
중국 선종의 여섯째 조사(638~713)다. 신주(新州)에서 나무를 팔던 사람으로, 『금강경』 읽는 소리를 듣고 황매(黃梅)의 오조 홍인(弘忍)을 찾아가 법을 이었다. 소주(韶州) 조계의 보림사(寶林寺)에서 가르침을 펴 '조계'라고도 불린다. 남종선을 열었고, 뒤의 선종 여러 갈래가 모두 그에게서 나왔다.
- 擇法眼 택법안
법의 옳고 그름, 참과 거짓을 가려보는 눈이다. 스승의 말이 바른지 삿된지, 공안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분명히 가려내는 안목으로, 참선하는 이와 가르치는 이가 꼭 갖추어야 할 눈으로 일컬어진다.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