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 오조법연 · 卷上 1
개당 — 병사는 장군의 도장을 따른다
師開堂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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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법연(法演) 선사가 사면산(四面山)에 처음 주지로 나가 법석을 여는 개당(開堂) 법문 전체를 담은…
법연(法演) 선사가 사면산(四面山)에 처음 주지로 나가 법석을 여는 개당(開堂) 법문 전체를 담은 대목이다. 앞부분은 개당 의식의 정형을 따른다. "병사는 인장을 따르고 장수는 병부를 좇는다"는 비유로 소(疏)를 낭독하는 절차의 정당성을 밝히고, 황제와 주현 관료를 위한 축원의 향을 사르는 것은 당시 관가의 후원 아래 열리는 개당의 관례다. 세 번째 향에서 스승 백운수단(白雲守端)을 위해 사르며 "십여 년 원수를 찾았다"고 한 것은, 자신을 깨우쳐 준 스승을 반어적으로 '원수'라 부르는 선가의 애정 어린 표현이며 사법(嗣法)의 은혜를 밝히는 대목이다. 이어지는 상당 문답에서 법연은 제일의(第一義)를 앞세우면 이십팔조·육조·일대장교마저 다 아랫자리로 떨어지고, 말 이전에 알아차려도(言前薦得) 껍데기에 갇힌 것이라 하여 언어와 지해(知解)로 붙잡으려는 태도를 철저히 끊어 낸다. '오늘 날씨 참 좋다', '코는 곧고 눈은 가로놓였다' 같은 답은 관념적 물음을 즉각 눈앞의 평상한 현실로 돌려세우는 전형적인 선문답이다. 끝의 주장자 게송 "내년에 다시 새 가지가 돋아 봄바람을 어지럽히기 그치지 않으리라"는 선의 생명이 한 자리에 고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 피어남을 여운으로 남긴 것이다.
이 단의 낱말 23
- 開堂 개당
새로 주지가 된 선사가 처음으로 법좌에 올라 설법하는 의식이다. 관원과 대중이 모인 자리에서 임명 글을 읽고, 황제와 관원을 위해 향을 사르며, 법을 이어 준 스승을 위해서도 향을 올린다.
- 大寶華王座 대보화왕좌
'크고 보배로운 꽃의 왕 자리'라는 뜻으로, 선사가 올라 설법하는 법좌를 높여 부르는 말이다. 오조법연이 개당하는 날 법좌를 가리켜 이 말을 썼고, 제자 불안청원(佛眼淸遠)도 스승의 이 말을 끌어다 썼다.
- 舒州 서주
지금의 중국 안후이성 안칭(安慶) 일대에 있던 고을이다. 옛 이름을 따서 용서(龍舒)라고도 불렀다. 사면산·백운산·태평사·부산·용문산 같은 선원이 이 고을에 있어, 북송 때 양기파 선승들이 많이 머물렀다.
- 白雲守端 백운수단
송나라 임제종 양기파의 선승(1025~1072)으로, 양기방회(楊岐方會)의 법을 이었다. 서주(舒州) 백운산 해회선원에 머물러 '백운'이라 불린다. 그 법이 오조법연(五祖法演)을 거쳐 원오극근(圜悟克勤)에게 이어졌으니, 원오에게는 스승의 스승이 된다.
- 蔡州 채주
지금의 중국 허난성 루난(汝南) 일대에 있던 고을이다. 회수(淮水) 북쪽의 중원 땅으로, 당나라와 송나라 때 이 이름으로 불렸다. 서주에서 보면 북서쪽으로 멀리 떨어진 곳이다.
- 龍門山 용문산
서주(舒州)에 있던 산과 그 절이다. 북송 때 여러 선승이 주지를 지냈는데, 선록에서는 그 주지를 흔히 '용문'이라 불렀다. 백운수단의 제자 운개지본(雲蓋智本)이 처음 주지로 나선 곳이 여기이고, 뒤에 오조법연의 제자 불안청원이 주지가 되었다.
- 白槌 백추
법회를 시작하거나 마칠 때 소임을 맡은 스님이 나무망치로 받침을 쳐서 대중을 조용히 하고 알리는 일이다. 개당 때에는 이름난 스님이 이 일을 맡아 '법회에 모인 용상 대중이여, 으뜸가는 진리를 보라'고 외친다.
- 龍象 용상
용과 코끼리다. 물에서는 용이, 뭍에서는 코끼리가 가장 힘이 세므로, 뛰어난 수행자나 큰 선지식을 비유한다. 『유마경』에도 이 비유가 나온다.
- 第一義 제일의
으뜸가는 진리, 곧 말과 생각으로 나눌 수 없는 궁극의 진실을 이른다. 제일의제(第一義諦)라고도 한다. 개당 때 백추하며 '으뜸가는 진리를 똑똑히 보라'고 외치는 말로 선문에 널리 쓰였다.
- 西天二十八祖 서천이십팔조
인도에서 부처님의 법을 차례로 이었다는 스물여덟 조사이다. 마하가섭이 첫째이고 보리달마가 스물여덟째인데, 달마는 중국에 와서 첫 조사가 되었다. 흔히 중국의 여섯 조사와 함께 일컫는다.
- 六代祖 육대조
보리달마로부터 육조혜능(六祖慧能)까지 중국 선종 6대 조사다.
- 一大藏教 일대장교
부처님 일대(一代)의 모든 가르침, 곧 대장경(大藏經) 전체를 이른다.
- 摩竭掩室 마갈엄실
석가모니가 마갈타(摩竭陀)에서 방문을 닫고 말없이 지낸 일이다. 유마가 입을 다문 비야두사(毗耶杜詞)와 짝을 지어, 말을 넘어선 침묵의 본보기로 든다. 승조(僧肇)의 『조론』에서 나온 말이다.
- 維摩大士 유마대사
유마힐(維摩詰) 거사를 높여 이른 말이다. 부처님 당시 비야리성에 살던 재가 보살로, 『유마경』의 주인공이다. 병문안 온 문수(文殊) 보살에게 침묵으로 '둘 아닌 법문'을 보였다. 세속에 살며 도를 이룬 거사의 본보기로 꼽힌다.
- 文殊 문수
문수사리(文殊師利) 보살이다. 지혜를 상징하는 큰 보살로, 실천을 상징하는 보현보살과 짝을 이룬다. 『유마경』에서는 병든 유마거사를 문병하고, 말 없는 그의 침묵을 참된 '둘 아닌 법문'이라 찬탄했다.
- 普賢 보현
보현(普賢)(Samantabhadra)이다. 행원(行願)을 상징하는 대보살이다.
- 優曇花 우담화
우담발라(udumbara) 나무의 꽃으로, 좀처럼 볼 수 없는 꽃이라 하여 상서로움의 상징이 되었다. 『법화경』에서 부처님이 묘한 법을 설하는 일을 '우담발화가 어쩌다 한 번 피어나는 것과 같다'고 하여,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시는 드문 인연에 견준다.
- 五祖法演 오조법연
오조법연(五祖法演, ?~1104)이다. 송나라 임제종 양기파의 선승으로 백운수단(白雲守端)의 법을 이었다. 사면산·백운산을 거쳐 기주(蘄州) 오조산에 머물러 오조라 불린다. 원오극근(圜悟克勤)의 스승이다.
- 和泥合水 화니합수
진흙에 섞이고 물에 젖는다는 말이다. 높은 자리만 지키지 않고 사람들 속으로 내려와 말과 방편으로 이끄는 일을 이른다. 때로는 군더더기 말로 본분을 흐린다고 나무라는 뜻으로도 쓴다.
- 彌勒 미륵
미륵보살, 곧 석가모니 다음으로 이 세상에 내려와 부처가 될 미래의 부처이다. 지금은 도솔천에 머물며 때를 기다린다고 한다. 선가에서는 '석가도 미륵도 오히려 그의 종이다'처럼 부처마저 넘어서는 본분을 말할 때 자주 든다.
- 勢至 세지
대세지(大勢至) 보살을 줄인 이름이다. 지혜의 빛으로 모든 중생을 비추어 괴로운 길에서 벗어나게 한다는 보살로, 관세음보살과 함께 아미타불을 양옆에서 모신다.
- 草偃風行 초언풍행
논어(論語) 안연(顏淵) '군자지덕풍(君子之德風), 소인지덕초(小人之德草), 초상지풍필언(草上之風必偃)'에서 유래한다. 교화가 저절로 두루 미침의 비유이다.
- 七穿八穴 칠천팔혈
일곱 군데 뚫리고 여덟 군데 구멍 난다는 말이다. 어디에도 막힘 없이 사방으로 환히 꿰뚫린 경지를 형용한다.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이 어록의 편자: 參學才良編.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