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백운수단 광록 · 卷一 64

개당하는 날 — 저마다의 정법안장

開堂日 拈香祝聖罷

이 편의 풀이 1
② 이 개당 법어는 염화미소의 정법안장을 들어, 그것이 저마다에게 본래 갖춰져 있음을 보인다.
64.1
한문開堂日,拈香祝聖罷,乃云:宗乘一舉,早落二三,古路坦然,行人自昧,移身換步,到者方知。今日還有到者麼?試出來看。
번역개당하는 날, 향을 사르고 축성(祝聖)을 마친 뒤에 말했다. “종승(宗乘)은 한 번 들기만 해도 벌써 둘째 셋째로 떨어진다. 옛길은 평탄한데, 길 가는 사람이 스스로 어둡다. 몸을 옮기고 걸음을 바꾸어 이른 사람이라야 비로소 안다. 오늘 이른 사람이 있는가? 어디 나와 보라.”
쉽게 읽기개당하는 날, 향을 사르며 황제의 만수무강을 빈 뒤에 백운 스님이 말했다. “선의 근본 가르침은 한 번 들어 보이는 순간 벌써 둘째 셋째로 떨어진다. 옛길은 평탄한데 길 가는 사람이 스스로 어두울 뿐이다. 몸을 옮기고 걸음을 바꾸어 실제로 이른 사람이라야 안다. 오늘 이른 사람이 있는가? 나와 보라.”
64.2
한문僧問:十方薄伽梵,一路涅槃門。將手一劃,云:古人到者裏未為極則,和尚作麼生為人?師云:蹉過了也。
번역한 승려가 물었다. “‘시방의 박가범(薄伽梵)이 한 길로 든 열반의 문’이라 합니다.” 그러고는 손으로 한 획을 긋고 말했다. “옛사람은 여기에 이르러서도 끝자리(極則)로 삼지 않았습니다. 스님은 어떻게 사람을 위하십니까?” 선사가 말했다. “지나쳐 버렸다.”
僧云:今日親見法華。師云:脚跟下一句作麼生道?僧云:別有好思量。師云:向你道蹉過。
승려가 말했다. “오늘 법화를 직접 뵙습니다.” 선사가 말했다. “발밑의 한마디는 어떻게 이르겠는가?” “따로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그대에게 지나쳤다고 일렀다.”
쉽게 읽기한 승려가 나와 “‘시방의 부처님께서 걸어가신 한 갈래 열반의 문’이라 했습니다” 하고는, 손으로 허공에 한 획을 긋고 말했다. “옛사람은 여기까지 와서도 끝자리로 여기지 않았습니다. 스님은 어떻게 사람을 이끄시겠습니까?” 스님이 말했다. “벌써 지나쳐 버렸다.” “오늘 법화 스님을 직접 뵙습니다.” “발밑의 한마디는 어떻게 말하겠느냐?” “따로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지나쳐 버렸다고 일러 주지 않았느냐.”
풀이 1
① 薄伽梵 박가범승려는 乾峯一路 공안의 물음 ‘十方薄伽梵, 一路涅槃門’을 들고, 乾峯이 주장자로 한 획을 그은 것처럼 손으로 허공에 한 획을 긋는다.
64.3
한문僧禮拜,問:一喝分賓主,照用一時行。離此二途,請師別道。師便喝,僧云:從來疑著和尚。師便打,僧云:作家。師云:也不消得。僧禮拜,師乃云:
번역승려가 절하고 물었다. “‘한 번 할에 손님과 주인을 가르고, 비춤과 씀을 한꺼번에 행한다’ 합니다. 이 두 길을 떠나 따로 일러 주십시오.” 선사가 곧바로 할을 했다. 승려가 말했다. “진작부터 스님을 의심했습니다.” 선사가 곧바로 후려쳤다. 승려가 말했다. “작가(作家)이십니다.” 선사가 말했다. “그럴 것도 없다.” 승려가 절하자 선사가 말했다.
쉽게 읽기승려가 절하고 다시 물었다. “‘한 번의 할로 손님과 주인을 가르고, 비춤과 작용을 한꺼번에 쓴다’고 합니다. 이 두 길을 떠나 따로 일러 주십시오.” 스님이 곧바로 할을 했다. 승려가 “진작부터 스님을 의심했습니다” 하자 스님이 후려쳤다. 승려가 “과연 솜씨 있는 선지식이십니다” 하니, 스님이 “그런 말 들을 것도 없다” 했다. 승려가 절하자 스님이 말했다.
64.4
한문昔日靈山會上,世尊拈花,迦華微笑,世尊道:吾正法眼藏分付摩訶大迦葉,次第流傳,無令斷絕,至于今日。
번역“옛날 영산회상에서 세존이 꽃을 드시자 가섭이 미소했다. 세존이 말씀하셨다. ‘나의 정법안장(正法眼藏)을 마하가섭에게 맡기니, 차례로 전하여 끊어지지 않게 하라.’ 그렇게 오늘에 이르렀다.
大眾!若是正法眼藏,釋迦老子自無分,將箇什麼分付?將什麼流傳?何謂如此?
대중이여! 정법안장이라면 석가 노인 자신에게도 몫이 없다. 무엇을 가지고 맡기며, 무엇을 가지고 전한단 말인가? 어째서 그런가?
況諸人分上各各自有正法眼藏,每日起來是是非非、分南分北,種種施為盡是正法眼藏之光影。
하물며 여러분에게는 저마다 정법안장이 있다. 날마다 일어나 옳으니 그르니, 남이니 북이니 가르며 하는 온갖 일이 다 정법안장의 빛과 그림자다.
쉽게 읽기“옛날 영산의 법회에서 세존이 꽃을 들어 보이자 가섭이 빙그레 웃었다. 세존은 ‘나의 정법안장을 마하가섭에게 맡기니, 차례로 전하여 끊어지지 않게 하라’고 했고, 그것이 오늘까지 이어졌다. 대중이여, 정말 정법안장이라면 석가 노인 자신에게도 몫이 없는데, 무엇을 맡기고 무엇을 전한단 말인가? 어째서 그런가? 하물며 여러분 각자에게 저마다 정법안장이 있다. 날마다 일어나 옳으니 그르니, 남쪽이니 북쪽이니 가르며 하는 온갖 일이 다 정법안장이 드리운 빛과 그림자다.
풀이 1
교감 · 迦華微笑「迦華微笑」 — ‘華’는 바로 뒤의 「摩訶大迦葉」으로 보아 ‘葉’의 오각으로 보고 ‘가섭’으로 읽음. 원문 글자는 저본대로 둠(X69n1352 p0308c18).
64.5
한문此眼開時,乾坤大地、日月星辰、森羅萬象只在面前,不見有毫釐之相;此眼未開時,盡在諸人眼睛裏。
번역이 눈이 열리면 하늘과 땅, 해와 달과 별, 삼라만상이 그저 눈앞에 있되, 터럭만 한 모양도 보이지 않는다. 이 눈이 아직 열리지 않으면, 다 여러분의 눈동자 속에 있다.
今日已開者不在此限,有未開者,山僧不惜手為諸人開此法眼藏看。
오늘 이미 열린 사람은 여기에 들지 않는다. 아직 열리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산승이 손을 아끼지 않고 여러분을 위해 이 법안장을 열어 보이겠다.”
乃舉手竪兩指,云:看,看!若見得去,事同一家;若也未然,山僧不免重說偈言:
그러고는 손을 들어 두 손가락을 세우고 말했다. “보라, 보라! 보았다면 한집안 일이다. 아직 못 보았다면, 산승이 거듭 게송을 읊지 않을 수 없다.”
쉽게 읽기이 눈이 열리면 하늘과 땅, 해와 달과 별, 온갖 사물이 그저 눈앞에 있되 터럭만 한 모양도 보이지 않는다. 이 눈이 아직 열리지 않았을 때는 그 모두가 여러분 눈동자 속에 들어 있다. 오늘 이미 눈이 열린 사람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아직 열리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내가 수고를 아끼지 않고 여러분을 위해 이 법의 눈을 열어 보이겠다.” 그러고는 손을 들어 두 손가락을 세우고 말했다. “보라, 보라! 보았다면 한집안 일이다. 아직이라면 내가 게송을 한 번 더 읊지 않을 수 없다.
64.6
한문諸人法眼藏,千聖莫能當。為君通一線,光輝滿大唐。須彌走入海,六月降嚴霜。法華雖恁道,無句得商量。
번역“여러분의 법안장은 / 천 성인도 감당하지 못하네 / 그대 위해 한 줄기 틔우니 / 그 빛이 온 당나라에 가득하네 / 수미산이 바다로 달려들고 / 유월에 된서리가 내리네 / 법화가 이렇게 말은 해도 / 따져 볼 한마디는 없네.”
大眾!既滿口道了,為什麼却無句得商量?乃喝一喝,云:分身兩處看。
“대중이여! 입 가득 다 말해 놓고, 어째서 따져 볼 한마디가 없다고 하는가?” 그러고는 할을 한 번 하고 말했다. “몸을 나누어 두 곳에서 보라.”
쉽게 읽기‘여러분의 법의 눈은 / 천 명의 성인도 감당하지 못하네. / 그대 위해 한 줄기 길을 트니 / 그 빛이 온 당나라에 가득하네. / 수미산이 바다로 달려들고 / 유월에 된서리가 내리네. / 법화가 이렇게 말은 하지만 / 따져 볼 한마디는 없다네.’ 대중이여, 입이 닳도록 다 말해 놓고 어째서 따져 볼 한마디가 없다는 것인가?” 스님은 할을 한 번 하고 말했다. “몸을 나누어 두 곳에서 보라.”

광록 卷一 차례 (121편)

이 편의 낱말 10
  1. 開堂 개당

    새로 주지가 된 선사가 처음으로 법좌에 올라 설법하는 의식이다. 관원과 대중이 모인 자리에서 임명 글을 읽고, 황제와 관원을 위해 향을 사르며, 법을 이어 준 스승을 위해서도 향을 올린다.

  2. 祝聖 축성

    법회에서 향을 사르며 황제의 만수무강을 비는 일이다. 선원에서는 새 주지가 처음 법을 펴는 개당(開堂) 때나 초하루·보름의 상당 때, 먼저 이 축원을 올렸다.

  3. 宗乘 종승

    선종(禪宗)의 종지(宗旨)를 실은 가르침의 수레. 교문(教門)의 교승(敎乘)에 대(對)하는 말.

  4. 十方薄伽梵·一路涅槃門 시방박가범·일로열반문

    『능엄경(楞嚴經)』의 구절로, '시방의 부처님(박가범, 薄伽梵)께서 걸어가신 한 갈래 열반의 문'이라는 뜻이다. 한 승려가 이 구절을 들어 그 길머리가 어디냐고 묻자, 건봉(乾峰)이 주장자로 한 획을 긋고 '여기 있다'고 답한 공안으로 널리 알려졌다.

  5. 一喝分賓主·照用一時行 일할분빈주·조용일시행

    임제가 한 할로 주객을 가르고 조(照)(비춤)와 용(用)(작용)을 동시에 굴림이다.

  6. 作家 작가

    선가에서 솜씨와 안목을 두루 갖춘 노련한 스승을 이른다. 배우는 이의 됨됨이를 꿰뚫어 보고 자유자재로 이끄는 사람이다. 오늘날 글 쓰는 사람을 뜻하는 '작가'와는 뜻이 다르다.

  7. 靈山 영산

    영취산(靈鷲山)의 준말이다. 인도 왕사성(王舍城) 곁의 산으로 석가모니가 설법하던 곳이다. 석가가 꽃을 들자 가섭(迦葉)이 미소 지은 염화(拈花) 이야기의 무대이다.

  8. 摩訶迦葉 마하가섭

    마하가섭(摩訶迦葉)이다. 부처님의 큰 제자로, 욕심을 떨치는 두타(頭陀) 수행이 으뜸이었다. 영산에서 부처님이 꽃을 들어 보이자 홀로 미소 지어 법을 이어받았다고 한다. 선종에서는 인도의 첫 조사로 받들며, 금색두타라고도 부른다.

  9. 正法眼藏 정법안장

    부처가 깨달은 바른 법을 꿰뚫어 보는 눈, 또는 그 눈으로 본 법의 알맹이를 이르는 말이다. 줄여서 정법안이라고도 한다. 석가모니가 영산에서 꽃을 들자 가섭(迦葉)이 미소 지었고, 이때 이 법을 가섭에게 맡겼다고 전한다. 선종에서는 조사에서 조사로 마음으로 이어 온 법 그 자체를 가리킨다.

  10. 須彌 수미

    수미산(須彌山)이다. 불교의 세계관에서 세계 한가운데 우뚝 솟아 있다는 아주 큰 산으로, 산스크리트 수메루(Sumeru)를 소리로 옮긴 말이다. 가장 크고 무거운 것의 비유로 쓰이며, 『유마경』의 '수미산을 겨자씨 속에 넣는다'는 말처럼 크고 작음의 분별을 깨뜨릴 때 자주 든다.

이 편의 풀이 1건

② 이 개당 법어는 염화미소의 정법안장을 들어, 그것이 저마다에게 본래 갖춰져 있음을 보인다.

서주 법화산 증도선원 어록 舒州法華山證道禪院語錄주석 2교감 1 · 깊이 읽기에서 봄낱말 10저본 卍新纂續藏經 『白雲守端禪師廣錄』

저본

卍新纂續藏經 『白雲守端禪師廣錄』. 門人 處凝 編 · 序 太原 王孜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