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원오심요 · 下권 63편

단하 불지유선사(丹霞佛智裕禪師)에게 드리는 글

示丹霞佛智裕禪師

이 편의 풀이 2
圜悟佛果禪師語錄 원오불과선사어록『圓悟佛果禪師語錄』 권16 法語 「示丹霞佛智裕禪師」(T47n1997_p0787c21–p0788a05)에 같은 글이 실려 있다. 心要 끝의 '建炎三年閏月十一日…' 날짜는 語錄 쪽에 없다.
63.1
한문祖師宗風,步驟闊遠,逈出教乘,丹提正印。
번역조사(祖師)의 종풍(宗風)은 걸음이 넓고 아득하다. 교학(敎乘)을 멀리 벗어나, 오직 바른 인(正印) 하나를 들어 보일 뿐이다.
靈山拈瞬而飲光笑領,龍猛示圓相而提婆中的,少林覓心而二祖超證,盧老說偈而大滿付衣鉢。
영산(靈山)에서 꽃을 들어 눈을 깜박이시자, 음광(飮光, 가섭)이 웃으며 알아들었다. 용맹(龍猛, 용수)이 둥근 모양(圓相)을 보이시자, 제바(提婆)가 과녁을 맞혔다. 소림(少林)에서 마음을 찾게 하시자, 이조(二祖, 혜가)가 단번에 뛰어넘어 깨달았다. 노로(盧老, 혜능)가 게송을 읊으시자, 대만(大滿, 홍인)이 가사와 발우(衣鉢)를 전하였다.
人皆以爲密傳,鞠其端倪,乃是納敗。豈造妙深極之旨,止如是而已。
사람들은 다 이것을 은밀히 전한 것(密傳)이라 여긴다. 그러나 그 실마리를 끝까지 캐 보면, 도리어 허점을 드러낸 것(納敗)이다. 어찌 미묘하고 깊고 지극한 종지(宗旨)가 겨우 이만한 데에 그치겠는가.
쉽게 읽기조사의 종풍은 그 걸음이 넓고 아득하다. 그래서 교학의 가르침을 멀리 벗어난다. 오직 바른 도장 하나만을 들어 보일 뿐이다. 영산에서 부처가 꽃을 들어 눈짓하자, 음광 가섭이 미소로 그 뜻을 알아차렸다. 용맹 용수가 둥근 모습을 보이자, 제바가 그 과녁을 꿰뚫었다. 소림사에서 달마가 마음을 찾으라 하자, 이조 혜가가 뛰어나게 깨쳤다. 육조 혜능이 게송을 읊자, 오조 홍인이 가사와 바리때, 곧 의발을 물려주었다. 사람들은 모두 이를 은밀히 전한 것이라 여긴다. 그러나 그 실마리를 끝까지 파고들어 보면, 도리어 허점을 드러낸 것일 뿐이다. 어찌 미묘하고 깊고 지극한 종지가 겨우 이만한 데에서 그치겠는가.
풀이 3
圓相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 권1~2 — 제십삼조(第十三祖) 용수(龍樹)가 '자재신여만월륜(自在身如滿月輪)'(원상(圓相))을 나타내고 제십사조(第十四祖) 가나제바(迦那提婆)가 알아차린다(領解). 본문 '용맹시원상이제바중적(龍猛示圓相而提婆中的)'의 출처이다.
圓相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 卷1~2 — 第十三祖 龍樹가 '自在身如滿月輪'(圓相)을 나타내고 第十四祖 迦那提婆가 알아차린다(領解). 본문 '龍猛示圓相而提婆中的'의 출처이다.
교감 · 丹提正印'丹提正印' — 저본(X69n1357 p0495c20)은 '丹提正印'이다. 원오의 같은 글을 실은 『圜悟佛果禪師語錄』(T47n1997 p0787c25)은 '單提正印'이고, 심요의 다른 곳도 '單提正令'(上14) · '單提獨用'(下2)처럼 單提(오로지 들어 보임)라 한다. → 丹은 單의 잘못으로 보고 '오직 바른 인(正印) 하나를 들어 보일'로 옮긴다.
63.2
한문要須如天之高,地之厚,海之淵,虗空之廣,尚未髣髴。
번역하늘처럼 높고, 땅처럼 두텁고, 바다처럼 깊고, 허공처럼 넓어야 한다. 그래도 아직 비슷하지도 않다.
信過量大解脫人,回天轉地,吸海枯竭,喝散虗空,奮大機,顯大用,
참으로 헤아림을 넘어선 큰 해탈인(大解脫人)은 하늘을 돌리고 땅을 굴린다. 바다를 들이마셔 말려 버리고, 고함쳐 허공을 흩어 버린다. 큰 기틀(大機)을 떨치고 큰 작용(大用)을 드러낸다.
於無邊香水浮幢剎外,斬魔外見網,摧佛祖化權,揭示不可示,拈提不可提之奧,尚未爲的。
그리하여 가없는 향수해(香水海)와 부당찰(浮幢刹) 너머에서, 마군과 외도의 견해의 그물을 베어 버린다. 부처와 조사가 교화하는 방편(化權)마저 꺾어 버린다. 보일 수 없는 것을 드러내 보이고, 들어 보일 수 없는 깊은 것을 집어 든다. 그래도 아직 과녁에 맞은 것이 아니다.
則雪峯鼇山得道,雲巖始終不知有,乃戲論爾。
그러니 설봉(雪峯)이 오산(鼇山)에서 도를 얻은 일도, 운암(雲巖)이 처음부터 끝까지 ‘있음을 알지 못한(不知有)’ 일도, 부질없는 희론(戲論)일 뿐이다.
쉽게 읽기저 하늘처럼 높고, 땅처럼 두텁고, 바다처럼 깊고, 허공처럼 드넓다 해도, 오히려 그 비슷한 데에도 미치지 못한다. 참으로 헤아림을 뛰어넘은 큰 해탈인은 다르다. 하늘을 돌리고 땅을 굴린다. 바다를 들이마셔 말려 버리고, 허공을 꾸짖어 흩어 버린다. 큰 기틀을 떨치고 큰 작용을 드러낸다. 그리하여 가없는 향수해와 부당찰 너머에서, 마군과 외도가 쳐 놓은 견해의 그물을 베어 버린다. 부처와 조사가 중생을 이끄는 방편마저 꺾어 버린다. 보일 수 없는 것을 드러내 보이고, 들어 보일 수 없는 것을 집어 들어 보인다. 이렇게 깊은 자리에 이르러도, 아직 딱 들어맞는 경지는 아니다. 그러니 설봉이 오산에서 도를 얻은 일도, 운암이 처음부터 끝까지 그것이 있음을 알지 못한 일도, 다 부질없는 헛소리일 뿐이다.
63.3
한문應須生䥫鑄就心肝,殺人不眨眼手段,乃可略露風規,貴慧命流於無窮,差可人意耳。
번역마땅히 무쇠를 부어 만든 심장과 간을 지니고, 사람을 죽이고도 눈 하나 깜박이지 않는 솜씨(手段)를 갖추어야 한다. 그래야 종풍의 법도(風規)를 조금이나마 드러낼 수 있다. 혜명(慧命)이 끝없이 흘러가게 함을 귀하게 여기니, 그래야 그런대로 사람의 뜻에 맞는다.
쉽게 읽기무쇠를 부어 만든 심장과 간을 지녀야 한다. 또 사람을 죽이면서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수단을 갖추어야 한다. 그래야만 비로소 종풍의 규모를 어렴풋이나마 드러낼 수 있다. 지혜의 생명이 끊임없이 이어지게 하는 것, 그것을 귀하게 여긴다. 그래야 그런대로 사람의 뜻에 조금은 맞는다 하겠다.
풀이 1
殺人不眨眼 살인불잡안원오불과선사어록(圜悟佛果禪師語錄) — '세존염화(世尊拈花), 가섭미소(迦葉微笑)' 및 '살인불잡안(殺人不眨眼)·생철주취(生鐵鑄就)' 류의 상투 표현이 보인다. 본편 결어의 종사 기량 묘사와 상통한다.
63.4
한문建炎三年閏月十一日,前雲居圜悟禪師克勤書。
번역건염(建炎) 삼 년 윤달 열하루, 전 운거(雲居) 원오선사(圜悟禪師) 극근(克勤)이 쓴다.
쉽게 읽기건염 삼년 윤달 십일일, 전 운거의 원오선사 극근이 쓴다.
풀이 3
圜悟克勤 원오극근'前雲居'는 雲居山 住持를 지낸 이력. 建炎 초 高宗이 「圜悟禪師」 호를 내렸고 원오는 雲居에 머물다 이듬해 蜀으로 돌아갔다(『佛祖歷代通載』 권20). 建炎三年은 1129년.
雪峰鼇山得道 설봉오산득도원오(圜悟) 벽암록(碧巖錄) 제5칙「설봉진대지(雪峰盡大地)」평창(評唱) — 설봉(雪峰)이 암두(巖頭)와 오산진(鼇山鎮)에서 눈에 갇혔다가 깨친 '오산성도(鼇山成道)'를 상술한다. 본문 '설봉오산득도(雪峯鼇山得道)'와 동일 전거이다.

下권 차례 (72편)

이 편의 낱말 24
  1. 靈山拈瞬 영산염순

    영산(靈山)(영취산 영취산(靈鷲山))에서 세존이 꽃을 들어 눈짓함(拈華瞬目). 염화미소(拈華微笑) 공안의 발단.

  2. 飲光笑領 음광소령

    음광(飲光)(음광=마하가섭 마하가섭(摩訶迦葉), 이름 Kāśyapa가 '빛을 마신다'는 뜻이라 음광(飲光)으로 옮김)이 미소로 종지를 알아차림. 선종 부법(付法)의 상징.

  3. 提婆中的 제바중적

    제바(提婆)(가나제바 가나제바(迦那提婆), 아리야데바 Āryadeva, 제14조)만이 그 뜻의 과녁을 꿰뚫음(中的). 전등록(傳燈錄) 소재 부법 고사.

  4. 少林覓心 소림멱심

    소림(少林寺)의 달마(達磨)가 마음을 가져오라 하매 '찾아도 얻을 수 없다(覓心了不可得)'로 이끈 안심(安心) 공안.

  5. 盧老說偈 노로설게

    노로(盧老)(노로=육조 혜능 혜능(慧能), 속성이 노씨(盧氏)라 노행자(盧行者)·노로(盧老)로 불림)가 게송(보리본무수(菩提本無樹)…)을 지음.

  6. 大滿付衣鉢 대만부의발

    대만(大滿)(대만=오조 홍인 홍인(弘忍), 당 대종이 시(諡)한 대만선사(大滿禪師))이 혜능에게 의발(衣鉢)을 부촉함.

  7. 香水浮幢剎 향수부당찰

    화엄(華嚴) 세계관의 향수해(香水海)와 그 위에 깃대(幢)처럼 떠 있는 무수한 세계(부당(浮幢), 화장세계(華藏世界)의 세계종(世界種)). '가없는 우주 밖'을 뜻함.

  8. 生鐵鑄就心肝 생철주취심간

    무쇠(生鐵)를 부어 만든 심장과 간. 어떤 경계에도 흔들리지 않는 철석같은 종사(宗師)의 심지(心地).

  9. 祖師宗風 조사종풍

    조사(祖師)로부터 전해온 선문(禪門)의 가풍(家風). 언어·문자의 교학과 구별되는 이심전심(以心傳心)의 종지를 가리킨다.

  10. 建炎三年閏月十一日 건염삼년윤월십일일

    남송 고종(高宗) 건염(建炎) 3년(1129), 그해 윤달(閏八月) 11일. 원오 만년의 간기(干支).

  11. 圜悟克勤 원오극근

    원오극근(圜悟克勤, 1063~1135)이다. 송나라 임제종의 선승으로 오조법연(五祖法演)의 법을 이었다. '원오'는 황제가 내린 호이고, 시호는 진각이다. 설두의 송고에 평을 붙인 『벽암록(碧巖錄)』을 남겼고, 제자들에게 준 글을 모은 책이 『원오심요(圜悟心要)』다.

  12. 圜悟佛果禪師語錄 원오불과선사어록

    원오극근(圜悟克勤)의 설법을 제자 소륭(紹隆) 등이 엮은 20권의 어록이다. 법당 설법과 제자에게 준 법어, 옛 공안에 붙인 평과 게송을 실었다. 『원오심요』의 몇 편이 이 책의 법어에도 실려 있다.

  13. 殺人不眨眼 살인불잡안

    ‘사람을 베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선문에서는 배우는 이의 분별과 집착을 사정없이 끊어 주는 스승의 매서운 솜씨와 기개를 이른다.

  14. 教乘 교승

    교학(敎學)의 가르침, 곧 삼승(三乘)의 교리 체계. 선(禪)의 격외(格外) 도리와 대비된다.

  15. 丹提正印 단제정인

    바른 도장(정인, 正印)만을 홑으로 들어 보인다는 말이다. 단(丹)은 단(單)을 잘못 적은 것으로, 원오의 어록에는 같은 글이 '단제정인(單提正印)'으로 실려 있다. 방편을 섞지 않고 부처와 조사가 전한 마음 도장만을 곧바로 들어 보임을 이른다.

  16. 龍猛示圓相 용맹시원상

    용맹(龍猛)(용맹=용수(龍樹), 나가르주나 Nāgārjuna, 부법 제13조. 현장 역어가 용맹(龍猛))이 만월 같은 원상(圓相)(둥근 모습)을 나타냄.

  17. 二祖超證 이조초증

    이조(二祖) 혜가(慧可)가 멱심(覓心) 문답 끝에 마음의 불안이 본래 없음을 뛰어나게 증득함.

  18. 納敗 납패

    낡아 해진 것, 이미 결딴난 물건(敗缺). 밀전(密傳)이라 떠받드는 것도 실은 진부한 껍데기라는 반어.

  19. 化權 화권

    중생을 교화하기 위한 방편(方便)의 권도(權道). 부처와 조사가 베푸는 임시적 교화수단.

  20. 雪峰鼇山得道 설봉오산득도

    설봉의존(雪峰義存)이 암두전활(巖頭全奯)와 눈에 갇혔다가 오산(鼇山)(오산진(鼇山鎮))에서 크게 깨친 '오산성도(鼇山成道)' 고사.

  21. 雲巖始終不知有 운암시종불지유

    운암담성(雲巖曇晟)이 '처음부터 끝까지 있음(有)을 알지 못했다'는 조동(曹洞) 계통 화두. 동산양개(洞山良价) 문하에서 '운암불지유(雲巖不知有), 도오지유(道吾知有)'로 회자됨.

  22. 慧命 혜명

    지혜를 생명으로 삼는 법신(法身)의 명맥, 곧 정법(正法)의 계승. 이를 무궁히 잇게 함을 귀히 여김.

  23. 前雲居圜悟禪師克勤 전운거원오선사극근

    전(前) 운거산(雲居山) 진여사 주지를 지낸 원오극근(圜悟克勤)(1063~1135). 임제종 양기파로 사(師)=오조법연(五祖法演), 사공(師公)=백운수단(白雲守端), 사조(師祖)=양기방회(楊岐方會). 저서 벽암록(碧巖錄).

  24. 丹霞佛智裕禪師 단하불지유선사

    불지 단유 스님(1085~1150)이다. 원오 극근 스님의 법을 이었고 단하산에 머물렀다. '불지'는 나라에서 내린 호이고 '유'는 법명 단유의 끝 글자이다. 원오 스님이 원오심요의 「시단하불지유선사」를 지어 주었다.

이 편의 풀이 2건

圜悟佛果禪師語錄 원오불과선사어록『圓悟佛果禪師語錄』 권16 法語 「示丹霞佛智裕禪師」(T47n1997_p0787c21–p0788a05)에 같은 글이 실려 있다. 心要 끝의 '建炎三年閏月十一日…' 날짜는 語錄 쪽에 없다.

문단 4교감 1 · 깊이 읽기에서 봄낱말 24저본 《卍新纂續藏經》

저본

卍新纂續藏經 佛果克勤禪師心要(CBETA 전자판). 국역본 대조는 선림고경총서 국역본과 견준 것으로, 대조에 필요한 구절만 출처를 밝혀 인용합니다.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