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이 10
책 오역. 休咎는 길흉·선악을 뜻하는 짝 명사이고 別은 분별하다이다. 識起倒·知進退·別休咎·離滲漏의 대구 구조상 '좋고 나쁨을 가리다'가 옳다. 책의 '허물 쉴 줄을'은 休를 '쉬다', 咎를 '허물'로 끊어 대구를 깨뜨렸다. 내 번역 '잘잘못을 분별하고'가 옳다.
이 편의 낱말 29
- 惡水潑人 악수발인
'더러운 물을 사람에게 끼얹다'는 뜻이다. 한 마디 설법조차 이미 학인을 더럽힌다는 선가(禪家) 상투어이다(설일구자(說一句子)=저악수발인(著惡水潑人)).
- 瞬目揚眉 순목양미
눈을 깜박이고 눈썹을 치켜올린다는 말이다. 선승이 말 대신 몸짓으로 뜻을 보이던 방편을 이른다. 마조(馬祖)가 약산(藥山)에게 '어떤 때는 눈썹을 치켜올리고 눈을 깜박이게 한다'고 한 문답으로 널리 알려졌다.
- 拂子 불자
총채 모양 법구이다. 선사가 설법·거량 시 들어 종지를 나타낸다.
- 平地上骨堆 평지상골퇴
'평지에 쌓인 뼈무더기'이다. 봉할(棒喝)·양미(揚眉) 같은 방편조차 결국 죽은 형해일 뿐이라는 폄칭이다.
- 泥裏洗土·
土裏洗泥 이리세토·토리세니 '진흙 속에서 흙 씻고 흙 속에서 진흙 씻음'이다. 번뇌에 번뇌를 더하는 무익·중복의 헛수고 비유이다.
- 無事平常界裏打住 무사평상계리타주
'본래무사(本來無事)'를 오해해 무사(無事)·평상(平常)에 안주하는 병통이다. 원오가 경계하는 완공적(頑空的) 안주이다.
- 識起倒·
知進退 식기도·지진퇴 일어남과 넘어짐(기도, 起倒)을 알고, 나아감과 물러남(진퇴, 進退)을 앎이다.
- 別休咎·
離滲漏 별휴구·이삼루 길흉과 잘잘못(휴구, 休咎)을 가리고, 마음이 새어 나가는 허물(삼루, 滲漏)을 여읨이다. 삼루(滲漏)는 동산(洞山)의 삼삼루(三滲漏)에서 온 말이다.
- 不守窟宅·
跳出圈圚 불수굴택·도출권궤 소굴에 안주하지 않고 올가미를 벗어남이다. 권회(圈圚)(=권회(圈繢)/권궤(圈櫃))는 얽어매는 그물·우리이다.
- 生鐵鑄就 생철주취
무쇠를 녹여 부어 만든 것 같다는 뜻이다. 깨친 이가 어떤 경계에도 흔들리지 않고 굳건한 모습을 빗대는 말이다.
- 撈摝羣生 노록군생
'중생을 건져 올림'이다. 노녹(撈摝)은 물에서 건지는 동작으로 제도 비유이다.
- 解脫深坑 해탈심갱
'해탈이라는 깊은 구덩이'라는 말이다. 해탈이나 고요한 경지에 머물러 안주하면 그것이 도리어 빠져나오기 어려운 함정이 된다고 경계하는 말이다.
- 忍苦捍勞 인고한로
고통을 참고 수고를 무릅씀이다. 자기득도(自既得度) 뒤에도 행원(行願)을 폐하지 않는 보살의 하화행(下化行)이다.
- 骨羸錐 골리추
노주(露柱)·등롱(燈籠)·정결구자(淨潔毬子)와 나란히 놓인 무정(無情)·무용(無用)의 형상이다. 뾰족한 송곳류로 추정하나 뜻은 미상이다.
- 淨潔毬子 정결구자
'티끌 없는 매끈한 공'이다. 잡을 데 없이 말끔하기만 한 공견(空見)·자기만족적 완공(頑空) 비유이다.
- 無間道 무간도
본래 교학에서 번뇌를 끊는 바로 그 순간의 수행 단계를 이르는 말이다. 앞뒤 사이에 틈이 없다 하여 무간이라 한다. 선문에서는 한순간도 끊어짐 없이 곧장 이어 가는 공부의 길을 뜻한다.
- 佛病祖病 불병조병
부처라는 병과 조사라는 병이다. 부처나 조사를 높이 받들어 그 말과 자취에 매이는 것도 병이 된다는 뜻이다. 부처·조사라는 생각마저 벗어나야 비로소 자유롭다.
- 無盡燈 무진등
다함이 없는 등불이다. 『유마경』에서 한 등불이 백천 등불에 불을 옮겨도 빛이 줄지 않듯, 한 사람이 많은 이를 깨우쳐도 법이 다함없이 이어짐을 비유했다.
- 露柱燈籠 노주등롱
법당 앞의 드러난 기둥(노주)과 등불 거는 기구(등롱)다. 생각도 감정도 없는 무정물의 대표로, 선사들이 문답에 자주 끌어 썼다.
- 蘊初監寺 온초감사
원오가 원오심요의 「시온초감사」를 지어 준 승려 온초이다. 감사는 절의 살림과 재정을 맡아보는 소임이다. 제목 아래에 '소주 명인사에 머묾'이라는 작은 주가 붙어 있다.
- 敲床豎拂 고상수불
- 下喝行棒 하할행방
'할(喝)을 내리고 봉(棒)을 휘두름'이다. 임제할(臨濟喝)·덕산봉(德山棒)으로 대표되는 봉할(棒喝) 접화이다.
- 豹變 표변
표범이 털갈이를 하여 무늬가 새롭게 빛나듯 확 달라짐을 이른다. 주역 혁괘의 '군자는 표범처럼 변한다'에서 온 말로, 선가에서는 공부하는 이가 크게 탈바꿈하는 데 빗댄다.
- 樊籠 번롱
새장·우리이다. 생사(生死)·번뇌의 속박이다. 영타각출번롱(令他各出樊籠)은 중생을 속박에서 벗어나게 함이다.
- 薩婆若海 살파약해
살파약(薩婆若)(sarvajna, 일체지(一切智))의 바다이다. 일체지해(一切智海)에서 주항(舟航)이 되어 중생을 실어 건넨다.
- 堪報不報之恩 감보불보지은
갚을 수 없는 불조(佛祖)의 은혜를 갚음이다. 고덕(古德)이 사람에게 일조로(一條路)(수행·전법의 길)를 권한 뜻이다.
- 通方之士 통방지사
사방에 통달한 대방(大方) 종사이다. 시절인연(時節因緣)을 알아 기회를 놓치지 않는 원숙한 인물이다.
- 從上宗乘本分 종상종승본분
위로부터 이어온 종문(宗門)의 본분사이다. 원오의 사(師) 오조법연(五祖法演)·사공(師公) 백운수단(白雲守端)으로 이어지는 양기파(楊岐派) 임제종풍(臨濟宗風)을 가리킨다.
- 骨律錐 골률추
뼈만 남은 송곳이라는 말이다(골률(骨律)=골돌(骨突)). 꾸밈없이 본분만 지키는 납자를 비유한다.
저본
卍新纂續藏經 佛果克勤禪師心要(CBETA 전자판). 국역본 대조는 선림고경총서 국역본과 견준 것으로, 대조에 필요한 구절만 출처를 밝혀 인용합니다.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