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 원오심요 · 下권 71편
증대제(曾待制)에게 드리는 글
示曾待制
풀이 1
CBETA 확정저본은 '冰(얼음)'인데 책은 '나무를 뚫어 불을 구함'으로 옮겼다. 이 구절은 堀地覓天과 짝을 이뤄 방향이 근본부터 어긋난 헛수고를 말하므로, 얼음을 뚫어 불을 구한다야 무의미함이 성립한다. 나무 뚫기는 실제 발화 방법이라 도리어 비유가 무너진다. '얼음을 뚫어 불을 구하고'가 저본에 맞다. 책의 '나무'는 오역이거나 다른 저본을 따른 것일 수 있다.
풀이 4
풀이 1
翛然은 얽매임 없이 훌쩍 벗어난 모양이다. 책은 '단박에 현허하게'로 옮겼으나 '단박에'는 頓의 뜻이어서 翛然을 시간부사로 잘못 새겼다. '훌쩍 벗어나 그윽이 비고'가 적절하다.
풀이 7
涉水는 물을 건넘이다. 책의 '물에 떠 있다'는 涉(건널 섭)의 뜻을 벗어난 무리한 풀이다. '진흙을 끌고 물을 건너듯'이 축자에 부합한다. 다만 관용구 拖泥帶水가 지닌 '군더더기를 무릅쓴 노고'라는 함의는 양쪽 다 전한다.
이 편의 낱말 15
- 鑽冰求火 찬빙구화
얼음을 뚫어 불을 구함이다. 방향이 근본부터 어긋난 헛수고의 비유로, 이어지는 '堀地覓天(땅을 파 하늘을 찾음)'과 대구(對句)를 이룬다.
- 七通八達 칠통팔달
일곱 갈래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트인다는 말이다. 어디로 가나 막힘없이 훤히 통함을 이르며, 깨친 이의 걸림 없는 자재함을 그린다.
- 石頭希遷 석두희천
석두희천(石頭希遷, 701~791)이다. 당나라 선승으로 청원행사(青原行思)의 법을 이었다. 남악 형산(衡山)의 절 동쪽 너럭바위 위에 암자를 짓고 살아 '석두 화상'이라 불렸다. 『참동계(參同契)』를 지었고, 그 법맥에서 조동·운문·법안 세 종파가 나왔다.
- 碌磚 녹전
벽돌 조각이다. '전(塼)'은 '전(磚)(벽돌 전)'의 이체자로 뜻이 같다.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는 무의미한 답으로 분별을 끊는다.
- 木頭 목두
나무토막이다. 석두(石頭)가 '무엇이 도(道)입니까'라는 물음에 한 답으로, '녹전(碌磚, 벽돌)'과 짝을 이루어 도(道)·선(禪)을 개념으로 붙잡을 수 없음을 보인다.
- 翛然玄虗 소연현허
'소연(翛然)'은 얽매임 없이 훌쩍 벗어난 모양이고, '현허(玄虗)'는 '현허(玄虛)' 곧 그윽이 빈 경계다. '허(虗)'는 '허(虛)'의 이체자다.
- 楞伽經 능가경
『능가경(楞伽經)』, 산스크리트 Laṅkāvatāra-sūtra이다. 달마(達磨)가 이조(二祖) 혜가(慧可)에게 전하여 심인(心印)을 인가했다는 초기 선(禪)(능가종(楞伽宗))의 소의경이다.
- 佛語心爲宗·
無門爲法門 불어심위종·무문위법문 '부처가 말씀한 마음을 종지로 삼고, 문 없음을 법문으로 삼는다'는 말이다. 마조(馬祖)가 대중에게 『능가경(楞伽經)』의 뜻이라며 들어 보인 표어다. 『무문관』도 이 말로 첫머리를 연다.
- 馬祖道一 마조도일
당나라의 선승(709~788)이다. 남악회양(南嶽懷讓)의 법을 잇고 강서(江西)에서 크게 가르침을 폈다. '마음이 곧 부처'라는 즉심즉불(卽心卽佛)의 가르침으로 이름났다. 백장·남전·방거사가 그 문하다.
- 拖泥涉水 타니섭수
진흙을 끌고 물을 건넘이다. 노파심에서 군더더기를 무릅쓰고 자상히 이끄는 수단을 이르는 선가(禪家) 관용어다.
- 較些子 교사자
'조금 낫다, 그런대로 괜찮다'는 뜻의 송나라 때 입말이다. 선사가 상대의 말을 다 옳다고 하지는 않으면서 어느 만큼 인정할 때 '그래도 조금은 낫다(猶較些子)'처럼 쓴다. '조금 모자란다'는 뜻이 아니다.
- 佛語心爲宗 불어심위종
부처님 말씀의 마음을 으뜸으로 삼는다는 말이다. 마조(馬祖)가 『능가경』의 뜻을 ‘부처님 말씀의 마음을 으뜸으로, 문 없음을 법문으로 삼는다’고 간추려 보인 데서 널리 쓰였다.
- 世智辯聰 세지변총
세상살이의 지혜와 말재주, 총명함을 이른다. 불법을 만나기 어려운 여덟 가지 처지(八難)의 하나로 꼽힌다. 똑똑함이 도리어 알음알이를 키워 깨달음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 曾待制 증대제
원오가 법어를 보낸 송나라 사대부이며, 대제(待制)는 그의 벼슬 이름이다. 대혜종고(大慧宗杲)가 '증 대제'라 부르며 편지를 주고받은 증개(曾開)와 같은 사람으로 보인다.
- 老婆心切 노파심절
할머니가 손주를 걱정하듯 간절한 마음. 禪家에서 스승이 學人을 위해 지나치리만큼 자상하게 일러 주는 마음을 이른다. 臨濟가 黃檗에게 '秖為老婆心切'이라 하고(『臨濟錄』, T47n1985_p0504c25), 大愚가 '黃檗與麼老婆心切,為儞徹困'이라 한 대목(『碧巖錄』 제11칙 評唱, T48n2003_p0152a09)이 이름났다.
저본
卍新纂續藏經 佛果克勤禪師心要(CBETA 전자판). 국역본 대조는 선림고경총서 국역본과 견준 것으로, 대조에 필요한 구절만 출처를 밝혀 인용합니다.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