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이 4
책의 오동정. 布毛는 鳥窠道林이 옷에서 불어 날린 '베올 터럭'이다(布毛侍者 공안, 景德傳燈錄 卷4). 책의 '포단의 실오라기'는 布를 蒲團으로 오인한 것이라 부정확하다. 내 번역(베올 터럭)이 근접하다.
풀이 9
과의역(축약). 人家男女는 '남의 집 아들딸'로, 학인을 남의 소중한 자녀에 빗댄 표현이다. 책의 '사람들'은 뜻을 훼손하진 않으나 함의를 뭉갠 축약역이다. 내 직역이 원의에 충실하다.
책의 오역. 圜悟의 著語로 '和…敗缺'은 송대 구어 '~째로 다 결딴났다'(和=連, 坐子=座具/방석)의 관용구다. 고증도 坐子=座具/자리, 敗缺=결딴남으로 확정한다. 책의 '참선하는 납자가 낭패로군'은 坐子를 參坐(坐禪)하는 사람으로 보고 和를 무리하게 처리한 오독이다. 내 번역(앉은자리째로 다 어그러졌다)이 옳다.
이 편의 낱말 26
- 博地具縛凡夫 박지구박범부
박지범부(博地凡夫)는 아무 지위 없는 맨땅의 범부, 구박(具縛)은 온갖 번뇌에 완전히 얽매인 상태. 최하 범부의 처지를 뜻하는 상투어.
- 跂步超證 기보초증
기보(跂步)는 발돋움함. 단계를 뛰어넘어 곧장 성위(聖位)를 증득함을 이름.
- 能轉一切物 능전일체물
「능엄경(楞嚴經)」 '약능전물(若能轉物) 즉동여래(卽同如來)'에서 유래. 근본이 여물면 사물에 굴려지지 않고 도리어 사물을 굴린다는 뜻.
- 金剛正體 금강정체
금강처럼 단단해 결코 부서지지 않는 바른 본바탕이라는 뜻으로, 사람마다 본래 갖춘 참마음을 이른다. 어떤 일을 겪어도 변하거나 무너지지 않음을 강조하는 말이다.
- 此宗難得其妙·
切須子細用心 차종난득기묘·절수자세용심 고덕(古德)의 말로 인용. 특정 출전 미상(추정: 초기 선문(禪門) 상투 훈계), 종지의 오묘함은 세심한 용심(用心)을 요함을 말함.
- 頓悟正因·
出塵階漸 돈오정인·출진계점 정인(正因)(바른 원인)을 몰록 깨침이 곧 출진(出塵)(초탈)의 단계가 된다는 것. 돈오(頓悟)가 곧 점수(漸修)의 첫 계단임을 병치.
- 隔江招扇 격강초선
고정간(高亭簡) 선사의 깨침 이야기다. 그가 강 건너 덕산(德山)을 보고 멀리 합장하며 인사하자, 덕산이 손에 든 부채로 불렀다. 고정간은 그 자리에서 깨치고 옆걸음으로 가 버렸다. 말 없는 몸짓 하나로 마음이 통한 예로 든다.
- 鳥窠吹布毛 조과취포모
조과도림(鳥窠道林) 선사가 베실 한 올을 불어 보인 일이다. 시자 회통(會通)이 불법을 배우러 떠나겠다고 하자, 조과는 ‘불법이라면 나에게도 조금 있다’며 옷에서 실오라기를 집어 훅 불었다. 회통은 그 자리에서 깨달아 ‘포모시자(布毛侍者)’라 불렸다.
- 驀口塑·
劈脊棒 맥구소·벽척방 대뜸 입을 막고 등짝을 후려치는 준열한 접화(接化) 수단. 통저자탈(桶底子脫)(통 밑바닥이 빠짐)의 돈오(頓悟)를 유발하는 방편.
- 桶底子脫 통저자탈
통의 밑바닥이 한꺼번에 빠지듯 정식(情識)이 통째로 무너져 활연히 트이는 대오(大悟)의 상투 비유.
- 卽心卽佛 즉심즉불
'마음이 곧 부처'라는 말이다. 마조(馬祖) 스님이 부처를 밖에서 찾지 말라며 가르친 말로, 대매(大梅)가 이 말에 깨쳤다. 마조는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다(非心非佛)'라는 말도 썼다.
- 逆水之波 역수지파
물살을 거스르는 물결. 스승의 말을 그대로 좇지 않고 도리어 되받아 스승의 빈틈을 드러내는 대매(大梅)의 주체적 기개.
- 漏逗 누두
새어 나와 드러난다는 말로, 말이나 행동에 빈틈이나 허물이 드러남을 이른다. 선가에서는 말로 할 수 없는 자리를 조금이라도 말로 내보이면 이미 누두라 한다. 『벽암록』에 자주 보인다.
- 待犢牛生兒 대독우생아
송아지가 새끼를 낳으면 일러주겠다는 것 — 곧 영원히 언설로 주지 않겠다(또는 언설 밖의 일구(一句))는 역설. 약산(藥山)의 일구자(一句子) 공안.
- 和坐子敗缺 화좌자패결
원오(圜悟)의 착어(著語)(대어(代語)). '앉은 자리째로 다 어그러졌다'는 뜻으로, 약산(藥山)의 일구자(一句子)를 그냥 넘기지 않았다면 이렇게 되받았으리라는 가정의 일전어(一轉語). 좌자(坐子)=좌구(座具)/자리, 패결(敗缺)=결딴남.
- 圜悟克勤 원오극근
원오극근(圜悟克勤, 1063~1135)이다. 송나라 임제종의 선승으로 오조법연(五祖法演)의 법을 이었다. '원오'는 황제가 내린 호이고, 시호는 진각이다. 설두의 송고에 평을 붙인 『벽암록(碧巖錄)』을 남겼고, 제자들에게 준 글을 모은 책이 『원오심요(圜悟心要)』다.
- 馬祖道一 마조도일
당나라의 선승(709~788)이다. 남악회양(南嶽懷讓)의 법을 잇고 강서(江西)에서 크게 가르침을 폈다. '마음이 곧 부처'라는 즉심즉불(卽心卽佛)의 가르침으로 이름났다. 백장·남전·방거사가 그 문하다.
- 非心非佛 비심비불
'마음도 아니요 부처도 아니다'라는 마조(馬祖)의 말이다. 마조는 마음이 곧 부처라는 즉심즉불(卽心卽佛)을 가르치다가, 그 말에 매이는 것을 깨려고 다시 이렇게 말하였다. 대매(大梅)는 이 말을 전해 듣고도 나는 오직 즉심즉불일 뿐이라며 흔들리지 않았다. 『무문관』에도 실렸다.
- 閫奧 곤오
문지방 안쪽 깊숙한 곳이라는 뜻이다. 곤(閫)은 안문의 문지방, 오(奧)는 방의 가장 깊은 구석이다. 학문이나 도의 깊고 그윽한 경지를 비유한다.
- 藥山惟儼 약산유엄
약산유엄(藥山惟儼, 746~829)이다. 당나라의 선승으로 석두(石頭) 스님의 법을 이었고, 마조(馬祖)에게도 배웠다. 예주(澧州) 약산에 머물렀다. 석두가 '무엇을 하느냐' 묻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답한 문답이 유명하다. 그 법은 조동종으로 이어졌다.
- 示印禪人 시인선인
인(印)이라는 수행자에게 써 준 글의 원제다. 선인(禪人)은 참선하는 수행자를 이른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는 전하는 기록이 없다.
- 大梅法常 대매법상
대매법상(大梅法常, 752~839)이다. 마조(馬祖)에게 '마음이 곧 부처'라는 말을 듣고 깨친 뒤 대매산에 숨어 살았다. 마조가 요즘은 '마음도 부처도 아니다'라고 한다는 말을 듣고도 '나는 마음이 곧 부처'라고 했다. 이에 마조가 '매실이 익었다'고 인정하였다.
- 梅子熟也 매자숙야
'매실이 익었다'는 마조 스님의 말이다. 대매 법상이 '마음이 곧 부처'라는 말에 깨쳐 산에 머물자, 마조가 승을 보내 요즘은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다'라고 한다고 전하게 했다. 대매가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마음이 곧 부처일 뿐'이라 하자, 이를 전해 들은 마조가 '매실이 익었다'며 대매를 인정하였다(경덕전등록 권7).
- 此宗難得其妙 차종난득기묘
古德의 말로 인용. 특정 출전 미상(추정: 초기 禪門 상투 훈계), 종지의 오묘함은 세심한 用心을 요함을 말함.
- 頓悟正因 돈오정인
正因(바른 원인)을 몰록 깨침이 곧 出塵(초탈)의 단계가 된다는 것. 頓悟가 곧 漸修의 첫 계단임을 병치.
- 吹布毛 취포모
베 터럭을 불다. 鳥窠道林의 侍者 會通이 떠나려 하며 佛法을 묻자, 鳥窠가 몸에서 布毛를 집어 불어 보이니 會通이 곧 깨쳤다는 機緣. 이 일로 會通을 '布毛侍者'라 불렀다(『景德傳燈錄』 권4 鳥窠道林章, T51n2076_p0230b20; 會通章 p0230c26).
저본
卍新纂續藏經 佛果克勤禪師心要(CBETA 전자판). 국역본 대조는 선림고경총서 국역본과 견준 것으로, 대조에 필요한 구절만 출처를 밝혀 인용합니다.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