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오조법연 · 卷中 171

상당 — 설봉은 빈손으로 갔다가 빈손으로 왔다

上堂 · 舉雪峯問德山

171.1
한문上堂,舉:
번역상당하여 옛 이야기를 들어 보였다.
쉽게 읽기상당하여 옛 이야기를 들어 말했다.
171.2
한문「雪峯問德山:『從上諸聖以何法示人?』
번역설봉(雪峯)이 덕산(德山)에게 물었다. “예로부터 모든 성인은 어떤 법으로 사람을 가르치셨습니까?”
쉽게 읽기설봉 스님이 덕산 스님에게 물었다. “예로부터 여러 성인은 어떤 법으로 사람들을 가르쳤습니까?”
풀이 1
171.3
한문山云:『我宗無語句,亦無一法與人。』
번역덕산이 말했다. “우리 종문에는 말이 없다. 사람에게 줄 법 하나도 없다.”
쉽게 읽기덕산 스님이 답했다. “우리 종문에는 말 한마디도 없고, 남에게 줄 법 하나도 없다.”
171.4
한문雪峯從此有省。
번역설봉이 이 말에 깨친 바가 있었다.
쉽게 읽기설봉 스님은 이 말에 깨친 바가 있었다.
171.5
한문後有僧問雪峯:『和尚見德山,得箇什麼便休去?』
번역뒷날 어떤 스님이 설봉에게 물었다. “스님께서는 덕산을 뵙고 무엇을 얻으셨기에 그만 쉬셨습니까?”
쉽게 읽기뒷날 어떤 승려가 설봉 스님에게 물었다. “스님께서는 덕산 스님을 뵙고 무엇을 얻으셨기에 그만 쉬셨습니까?”
171.6
한문雪峯云:『我空手去空手歸。』
번역설봉이 말했다. “나는 빈손으로 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왔다.”
쉽게 읽기설봉 스님이 답했다. “빈손으로 갔다가 빈손으로 왔을 뿐이다.”
171.7
한문白雲今日說向透未過者,有兩箇人從東京來,問伊:『什麼處來?』
번역백운이 오늘 아직 뚫고 지나가지 못한 이들에게 말한다. 두 사람이 동경(東京)에서 왔기에 물었다. “어디서 왔는가?”
他却道:『蘇州來。』便問伊:『蘇州事如何?』伊道:『一切尋常。』
그는 도리어 “소주(蘇州)에서 왔습니다” 했다. 그래서 다시 물었다. “소주 사정은 어떠한가?” 그가 말했다. “모든 것이 여느 때와 같습니다.”
雖然如是,謾白雲不過。何故?只為語音各別。畢竟如何?蘇州菱,邵伯藕。」
그렇기는 하지만 백운을 속이지는 못한다. 어째서인가? 말소리가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어떠한가? 소주의 마름이요, 소백(邵伯)의 연뿌리다.
쉽게 읽기이 백운산의 나는 오늘, 아직 뚫고 지나가지 못한 이들에게 말한다. 두 사람이 동경에서 왔기에 “어디서 왔는가?” 하고 물었더니, 그들은 도리어 “소주에서 왔습니다” 했다. 그래서 다시 “소주 사정은 어떠한가?” 하고 물으니 “모두 여느 때와 같습니다” 했다. 그렇기는 하지만 나를 속이지는 못한다. 왜 그런가? 말씨가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어떠한가? 소주의 마름이요, 소백의 연뿌리다.
풀이 1
해설설봉(雪峯)이 덕산(德山)에게 물어 "우리 종문에는 말도 없고 줄 한 법도 없다"는 답에 깨쳤고, 뒷날…

설봉(雪峯)이 덕산(德山)에게 물어 "우리 종문에는 말도 없고 줄 한 법도 없다"는 답에 깨쳤고, 뒷날 "빈손으로 갔다 빈손으로 돌아왔다"고 그 살림을 요약한 공안이다. 법연은 이를 아직 뚫지 못한 이들을 위해, 동경에서 왔다는 두 사람에게 어디서 왔느냐 묻자 엉뚱하게 소주(蘇州)에서 왔다 하고 소주 사정도 "평상시와 같다"고 답하는 장면으로 바꿔 놓는다. "백운을 속이지 못하는" 까닭이 다만 말소리가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라 하여, 언어의 표면 차이 밑에 통하는 소식을 암시한다. 끝의 "소주의 마름, 소백의 연뿌리"는 각 지방의 산물처럼 저마다 제자리의 실물로 그저 드러날 뿐임을 가리키는 착어다.

卷中 차례 (95단)

이 단의 낱말 5
  1. 雪峰義存 설봉의존

    설봉의존(雪峰義存, 822~908)이다. 당나라 말의 선승으로 천주(泉州) 남안(南安) 사람이다. 덕산(德山)의 법을 이었고, 복주(福州) 설봉산에 머물며 많은 제자를 길렀다. 제자 운문(雲門)과 현사(玄沙)의 계통에서 운문종과 법안종이 나왔다.

  2. 德山宣鑑 덕산선감

    덕산선감(德山宣鑑, 782~865)이다. 당나라 선승으로 용담숭신(龍潭崇信)의 법을 이었다. 『금강경』에 밝아 주금강이라 불렸다. 용담이 건넨 촛불을 불어 끄는 순간 깨치고, 지니던 『금강경』 주석서를 불살랐다. 몽둥이로 제자를 다그친 덕산방(德山棒)으로 이름났다.

  3. 五祖法演 오조법연

    오조법연(五祖法演, ?~1104)이다. 송나라 임제종 양기파의 선승으로 백운수단(白雲守端)의 법을 이었다. 사면산·백운산을 거쳐 기주(蘄州) 오조산에 머물러 오조라 불린다. 원오극근(圜悟克勤)의 스승이다.

  4. 東京 동경

    북송의 도읍 개봉(開封)을 이르는 말이다. 서쪽의 낙양을 서경(西京)이라 한 데 맞서 동경이라 불렀고, 변경(汴京)이라고도 했다. 오늘날 중국 하남성 개봉시다.

  5. 邵伯 소백

    강소성 양주(揚州) 북쪽, 대운하 가에 있는 고을 이름이다. 동진(東晉)의 재상 사안(謝安)이 이곳에 둑을 쌓아 백성을 이롭게 하자, 사람들이 그를 옛 어진 신하 소공(召公)에 견주어 붙인 이름이라 전한다.

서주백운산해회연화상어록 舒州白雲山海會演和尚語錄주석 2해설낱말 5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