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백운수단 광록 · 卷二 146

상당 — 영겁에 침륜할지언정

上堂 大地雪漫漫

146.1
한문上堂,僧問:大地雪漫漫,相逢盡道寒,為什麼過這裏不得?師云:眼裏分身看。
번역상당했다. 한 승이 물었다. “온 대지에 눈이 아득한데, 만나는 이마다 다들 춥다고 합니다. 어째서 이곳을 지나가지 못합니까?” 선사가 말했다. “눈동자 속에서 몸을 나누어 보아라.”
僧云:恁麼則片片不落別處。師云:又道過不得。
승이 말했다. “그렇다면 눈송이 하나하나가 딴 데 떨어지지 않겠습니다.” 선사가 말했다. “또 지나가지 못한다고 하는구나.”
僧云:將謂胡鬚赤,更有赤鬚胡。師云:元來却是。僧禮拜,師乃云:
승이 말했다. “오랑캐 수염이 붉은 줄만 알았더니, 붉은 수염 오랑캐가 또 있군요(胡鬚赤, 赤鬚胡).”① 선사가 말했다. “알고 보니 바로 그렇구나.” 승이 절하자, 선사가 이어 말했다.
쉽게 읽기상당했다. 한 스님이 물었다. “온 땅에 눈이 아득히 덮여, 만나는 사람마다 춥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째서 이곳을 지나가지 못합니까?” 선사가 답했다. “눈 속에서 몸을 나누어 보라.” 스님이 “그렇다면 눈송이 하나하나가 딴 데 떨어지지 않겠습니다” 하자, 선사는 “또 지나가지 못한다고 하는구나” 했다. 스님이 “오랑캐 수염이 붉은 줄만 알았더니, 붉은 수염 오랑캐가 또 있었습니다” 하자, 선사는 “알고 보니 바로 그렇다” 했다. 스님이 절하자 선사가 이어서 말했다.
풀이 1
① 胡鬚赤/赤鬚胡(호수적/적수호)‘오랑캐 수염이 붉다’와 ‘붉은 수염 오랑캐’ — 같은 사실을 앞뒤로 뒤집어 말하는 상투구. 달마(碧眼胡)를 은근히 건다.
146.2
한문石頭和尚問讓和尚:不求諸聖解脫,不重己靈時如何?讓云:汝問太高生,何不向下問?石頭云:乍可永劫沈淪,不求諸聖解脫。雪竇拈云:三十棒教誰喫?
번역“석두(石頭) 화상이 회양(讓) 화상에게 물었다. ‘모든 성인의 해탈도 구하지 않고, 제 신령함도 중히 여기지 않을 때는 어떻습니까?’ 회양이 말했다. ‘그대 물음이 너무 높다. 어찌 낮추어 묻지 않는가?’ 석두가 말했다. ‘차라리 영겁토록 가라앉을지언정, 모든 성인의 해탈은 구하지 않겠습니다.’② 설두(雪竇)가 이를 들어 말했다. ‘삼십 방망이는 누구더러 맞으라는가?’”
쉽게 읽기“석두 화상이 남악 회양 화상에게 물었다. ‘여러 성인의 해탈도 구하지 않고, 제 안의 신령함도 소중히 여기지 않을 때는 어떻습니까?’ 회양이 ‘네 물음이 너무 높다. 왜 좀 낮추어 묻지 않느냐?’ 하자, 석두가 ‘차라리 영원토록 생사의 바다에 가라앉을지언정, 여러 성인의 해탈은 구하지 않겠습니다’ 했다. 설두 스님은 이 이야기를 들어 ‘삼십 방망이는 누구더러 맞으라는 것인가?’ 했다.”
풀이 1
② 乍可永劫沈淪, 不求諸聖解脫성인의 해탈조차 구하지 않겠다는 극단의 말. 원문은 석두(石頭希遷)와 회양(讓和尚) 계열의 문답으로 전한다. 설두의 착어 ‘삼십 방망이’를 백운이 다시 받아 자신의 주장자로 이었다.
146.3
한문師云:大眾!誰知雪竇老人留者拄杖子,今日與白雲?既然如此,也要大家知。卓拄杖一下。
번역선사가 말했다. “대중이여! 설두 노인이 이 주장자를 남겨 두었다가 오늘 백운에게 줄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이미 이렇게 되었으니, 모두가 알아야 한다.” 주장자를 한 번 내리쳤다.
쉽게 읽기선사가 말했다. “대중이여, 설두 노인이 이 주장자를 남겨 두었다가 오늘 백운에게 넘겨줄 줄 누가 알았겠는가.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모두가 알아야 하리라.” 그러고는 주장자를 한 번 내리쳤다.

광록 卷二 차례 (78편)

이 편의 낱말 5
  1. 石頭希遷 석두희천

    석두희천(石頭希遷, 701~791)이다. 당나라 선승으로 청원행사(青原行思)의 법을 이었다. 남악 형산(衡山)의 절 동쪽 너럭바위 위에 암자를 짓고 살아 '석두 화상'이라 불렸다. 『참동계(參同契)』를 지었고, 그 법맥에서 조동·운문·법안 세 종파가 나왔다.

  2. 南嶽懷讓 남악회양

    당나라 선승(677~744)으로, 육조혜능(六祖慧能)의 법을 이었다. 남악(南嶽) 형산의 반야사(般若寺)에 머물러 '남악'이라 불린다. 제자 마조도일(馬祖道一)에게서 임제종·위앙종으로 이어지는 큰 줄기가 나왔다.

  3. 雪竇重顯 설두중현

    설두중현(雪竇重顯)(980~1052), 지문광조(智門光祚) 법사, 운문종(雲門宗) 중흥조. 『송고백칙(頌古百則)』(벽암록(碧巖錄)의 본칙(本則)·송(頌)) 저자이다.

  4. 三十棒 삼십방

    서른 대의 방망이라는 말이다. 선문에서 스승이 잘못을 꾸짖거나 알음알이를 끊어 줄 때 내리는 매를 이른다. 덕산(德山)의 '말해도 서른 방, 말 못 해도 서른 방'이 널리 알려졌다.

  5. 拄杖 주장

    선사가 짚는 지팡이, 곧 주장자(拄杖子)다. 상당 때 이것을 들어 보이거나 바닥·법상을 내리쳐 법을 드러내므로, 선사의 손에 든 대표적인 법구(法具)가 되었다. 주장자 자체가 문답의 화두가 되기도 한다.

서주 백운산 해회선원 어록 舒州白雲山海會禪院語錄주석 2낱말 5저본 卍新纂續藏經 『白雲守端禪師廣錄』

저본

卍新纂續藏經 『白雲守端禪師廣錄』. 門人 處凝 編 · 序 太原 王孜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