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오조법연 · 卷上 66

상당 — 허공에 「조사서래의」를 쓴다면

上堂 · 將四大海水為一枚硯

66.1
한문上堂云:「將四大海水為一枚硯,須彌山作一管筆,有人向虛空裏寫祖師西來意五字,太平下座大展坐具禮拜為師;若寫不得,佛法無靈驗。有麼有麼?」
번역상당하여 말했다. “네 큰 바다의 물을 벼루 하나로 삼고, 수미산을 붓 한 자루로 삼는다. 그것으로 누군가 허공에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祖師西來意)’ 다섯 글자를 써 낸다면, 나 태평은 자리에서 내려가 좌구(坐具)를 활짝 펴고 절하며 그를 스승으로 모시겠다. 써 내지 못한다면 불법(佛法)에 영험이 없는 것이다. 있느냐, 있느냐?”
쉽게 읽기상당하여 말했다. “네 바다의 물을 벼루 하나로 삼고 수미산을 붓 한 자루로 삼아, 누군가 허공에다 ‘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 다섯 글자를 써 낸다면, 이 태평사의 나는 자리에서 내려가 절할 때 까는 깔개를 활짝 펴고 절하며 그를 스승으로 모시겠다. 써 내지 못한다면 불법에는 신통한 효험이 없는 것이다. 누구 있는가, 누구 있는가?”
풀이 1
66.2
한문便下座,大眾散,師高聲云:「侍者。」侍者應喏,師云:「收取坐具。」復問侍者云:「還收得坐具麼?」侍者提起坐具,師云:「我早知儞恁麼也。」
번역그러고는 곧 자리에서 내려왔다. 대중이 흩어지는데, 선사가 큰 소리로 불렀다. “시자야!” 시자가 “예” 하고 대답했다. 선사가 말했다. “좌구를 거두어라.” 그러고는 다시 시자에게 물었다. “좌구를 거두었느냐?” 시자가 좌구를 들어 올렸다. 선사가 말했다. “네가 이럴 줄 내 진작 알았다.”
쉽게 읽기그러고는 바로 자리에서 내려왔다. 대중이 흩어지자 스님이 큰 소리로 불렀다. “시자야!” 시자가 “예” 하고 대답했다. 스님이 말했다. “좌구를 거두어라.” 그러고는 다시 시자에게 물었다. “좌구를 거두었느냐?” 시자가 좌구를 들어 보였다. 스님이 말했다. “네가 그럴 줄 진작 알았다.”
해설사대해를 벼루로, 수미산을 붓으로 삼아 허공에 '조사서래의(祖師西來意)' 다섯 글자를 써 보라는 거대한…

사대해를 벼루로, 수미산을 붓으로 삼아 허공에 '조사서래의(祖師西來意)' 다섯 글자를 써 보라는 거대한 설정으로, 언어·문자로는 결코 담을 수 없는 조사선의 뜻을 극적으로 제시한다. 아무도 못 나서자 자리에서 내려와 시자를 불러 '좌구를 거두어라' 하고, 시자가 좌구를 들어 올리자 '내 진작 네가 이럴 줄 알았다'고 한다. 허공에 글자를 쓰는 대신 시자가 좌구를 드는 지극히 평범한 동작 속에 서래의가 온전히 드러나 있음을, 그 즉각적 응대를 통해 보인 것이다. 거창한 언설을 세웠다가 눈앞의 일상 행위로 낙처를 돌리는 법연 특유의 구성이다.

卷上 차례 (108단)

이 단의 낱말 4
  1. 祖師西來意 조사서래의

    '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이 무엇인가' 하는 물음이다. 달마(達磨)가 인도에서 와서 전한 참뜻, 곧 선의 근본을 묻는다. 선문답에서 가장 흔한 물음으로, 조주(趙州)의 '뜰 앞의 잣나무' 답이 이름났다.

  2. 五祖法演 오조법연

    오조법연(五祖法演, ?~1104)이다. 송나라 임제종 양기파의 선승으로 백운수단(白雲守端)의 법을 이었다. 사면산·백운산을 거쳐 기주(蘄州) 오조산에 머물러 오조라 불린다. 원오극근(圜悟克勤)의 스승이다.

  3. 坐具 좌구

    스님이 지니고 다니는 네모난 깔개다. 인도 말을 옮겨 니사단(尼師壇)이라고도 한다. 앉을 때 깔고, 부처나 스승께 절할 때 펴고 그 위에서 절한다. 선문답에서는 좌구를 들어 보이거나 펴는 몸짓으로 뜻을 드러내기도 한다.

  4. 侍者 시자

    스승 곁에서 늘 모시며 시중드는 소임, 또는 그 일을 맡은 승려다. 방장실을 지키고 손님을 맞으며 차와 말을 전한다. 스승과 가장 가까이 있어 선문답에도 자주 나온다.

차주태평어록 次住太平語錄주석 1해설낱말 4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이 어록의 편자: 參學清遠集.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