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오조법연 · 卷上 67

상당 — 큰 바보와 작은 바보

上堂 · 僧問佛未出世時如何

67
한문上堂,僧問:「佛未出世時如何?」
번역상당하자 어떤 스님이 물었다. “부처가 아직 세상에 나오시기 전에는 어떻습니까?”
師云:「大憨不如小憨。」
선사가 답했다. “큰 바보가 작은 바보만 못하다.”
學云:「出世後如何?」
스님이 물었다. “세상에 나오신 뒤에는 어떻습니까?”
師云:「小憨不如大憨。」
선사가 답했다. “작은 바보가 큰 바보만 못하다.”
乃云:「入荒田不揀,信手拈來草,不認大哥妻,元來是嫂嫂。鄭州出鵝梨,青州出大棗,無事巾單下,箇箇從頭咬。」
이어서 말했다. “거친 밭에 들어가 가리지 않고 / 손 가는 대로 풀을 집어 온다 / 큰형의 아내인 줄 몰라보았더니 / 알고 보니 형수님이다 / 정주에서는 거위배가 나고 / 청주에서는 큰 대추가 난다 / 일 없이 승당 제자리(巾單) 아래 앉아 / 하나하나 처음부터 씹어 본다.”
쉽게 읽기상당하자 어떤 승려가 물었다.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시기 전에는 어땠습니까?” 스님이 답했다. “큰 바보는 작은 바보만 못하다.” “나오신 뒤에는 어땠습니까?” “작은 바보는 큰 바보만 못하다.” 이어서 말했다. “잡초 우거진 밭에 들어가 고르지도 않고, 손 닿는 대로 풀을 집어 온다. 큰형의 아내인 줄도 모르고 봤는데, 알고 보니 바로 형수님이었다. 정주 땅에는 거위배가 열리고, 청주 땅에는 굵은 대추가 열린다. 할 일 없이 승당 제자리에 앉아, 하나씩 처음부터 깨물어 맛본다.”
해설부처가 세상에 나오기 전과 후를 '큰 바보와 작은 바보'의 우열을 뒤집어 답하여, 출세(出世) 여부에…

부처가 세상에 나오기 전과 후를 '큰 바보와 작은 바보'의 우열을 뒤집어 답하여, 출세(出世) 여부에 근본 소식의 우열이 없음을 보인다. 게송은 거친 밭에서 손 가는 대로 풀을 집고, 큰형의 아내인 줄 몰랐더니 형수더라는 등 지극히 일상적이고 어수룩한 장면을 나열한다. 정주의 배와 청주의 대추라는 산물 이름을 늘어놓고 일 없이 승당 제자리(巾單)에 앉아 낱낱이 씹어 본다는 것은, 분별을 세우지 않고 눈앞의 것을 그대로 맛보는 무사(無事)의 살림살이를 형상화한 것이다.

卷上 차례 (108단)

이 단의 낱말 3
  1. 鄭州 정주

    중국 하남성(河南省)에 있는 고을 이름이다. 우리나라 평안도의 정주(定州)와는 다른 곳이다. 오조법연의 상당에 '정주에서는 거위배가 난다'는 구절이 있다.

  2. 青州 청주

    중국 산동성(山東省)에 있는 옛 고을 이름이다. 우리나라 충청도의 청주(淸州)와는 다른 곳이다. 오조법연의 상당에 '청주에서는 굵은 대추가 난다'는 구절이 있다.

  3. 巾單 건단

    수행자가 지니는 수건(手巾)과 깔개 천(單子)을 함께 이르는 말이다. 승당 제자리의 횃대에 걸어 두므로, '건단 아래'라 하면 승당에서 저마다 앉고 먹고 자는 제자리를 가리킨다.

차주태평어록 次住太平語錄해설낱말 3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이 어록의 편자: 參學清遠集.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