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오조법연 · 卷上 23

상당 — 하나 둘 셋 넷 다섯

上堂 · 三世諸佛遙望頂禮

23
한문上堂云:「三世諸佛遙望頂禮,六代祖師開口不得,四面今日且權為指使。且道是箇什麼?一二三四五,雷門誇布鼓,謾說李將軍,藍田射石虎。」
번역상당하여 말했다. “삼세의 모든 부처가 멀리서 바라보며 머리 숙여 절하고, 여섯 대 조사도 입을 열지 못한다. 사면(四面)이 오늘 잠시 방편으로 가리켜 보이겠다. 자, 말해 보라. 이것이 무엇인가? 하나 둘 셋 넷 다섯. 뇌문(雷門)의 큰 북 앞에서 베 북을 자랑하는 격이다. 이 장군(李將軍)이 남전(藍田)에서 돌 호랑이를 쏘았다고 부질없이 떠드는 격이다.”
쉽게 읽기상당하여 말했다. “삼세(과거·현재·미래)의 모든 부처도 멀리서 바라보며 머리 숙여 절하고, 여섯 대 조사도 입을 열지 못한다. 이 사면산의 나는 오늘 잠시 방편으로 가리켜 보이겠다. 자, 말해 보라. 이것이 무엇인가? 하나, 둘, 셋, 넷, 다섯. 회계 땅 뇌문의 큰북 앞에서 베로 만든 북을 자랑하는 꼴이요, 이광 장군이 남전 땅에서 돌 호랑이를 쏘아 맞혔다고 함부로 떠벌리는 격이다.”
풀이 2
해설삼세제불조차 우러러보고 육대조사도 입을 열지 못한다는 것은, 언어와 위계로 잡을 수 없는 궁극의 자리를…

삼세제불조차 우러러보고 육대조사도 입을 열지 못한다는 것은, 언어와 위계로 잡을 수 없는 궁극의 자리를 극적으로 치켜세운 말이다. '이것이 무엇인가'라고 물어 놓고 곧바로 '하나 둘 셋 넷 다섯'이라는 무의미한 수 세기로 답하는 것은, 개념적 설명을 봉쇄하며 지금 당장의 낱낱 현상 그 자체를 가리키는 선문 특유의 수법이다. 뒤이은 '뇌문(雷門)에 헝겊 북을 자랑한다'와 '이광(李廣)이 돌호랑이를 쏘았다'는 두 고사는 모두 실속 없는 과장을 빗댄 것으로, 그 자리를 말로 뽐내려는 시도 자체가 부질없음을 스스로 낮추어 경계한 대목이다.

卷上 차례 (108단)

이 단의 낱말 4
  1. 六代祖 육대조

    보리달마로부터 육조혜능(六祖慧能)까지 중국 선종 6대 조사다.

  2. 五祖法演 오조법연

    오조법연(五祖法演, ?~1104)이다. 송나라 임제종 양기파의 선승으로 백운수단(白雲守端)의 법을 이었다. 사면산·백운산을 거쳐 기주(蘄州) 오조산에 머물러 오조라 불린다. 원오극근(圜悟克勤)의 스승이다.

  3. 雷門誇布鼓 뇌문과포고

    뇌문 앞에서 베 북을 자랑한다는 말이다. 회계(會稽)의 성문인 뇌문에는 소리가 멀리 울리는 큰 북이 있었는데, 그 앞에서 소리도 안 나는 베 북을 두드린다는 뜻으로, 큰 솜씨 앞에서 하찮은 재주를 뽐내는 어리석음을 이른다.

  4. 李廣 이광

    전한(前漢)의 장수로, 흉노와 여러 번 싸워 흉노에게 '비장군(飛將軍)'이라 불렸다. 사냥 나갔다가 풀숲의 바위를 호랑이로 알고 쏘았더니 화살이 바위에 깊이 박혔다는 이야기로 이름나, 귀신같은 활솜씨의 본보기가 되었다.

서주백운산해회연화상초주사면산어록 舒州白雲山海會演和尚初住四面山語錄주석 2해설낱말 4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이 어록의 편자: 參學才良編.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