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오조법연 · 卷上 18

상당 — 약산이 북을 치게 하고 방장으로 가다

上堂 · 舉藥山久不上堂

18.1
한문上堂,舉:「藥山久不上堂,主事報云:『大眾久思和尚示誨。』山云:『打鼓著。』
번역상당하여 옛일을 들어 보였다. 약산(藥山)이 오래도록 상당하지 않았다. 주사(主事)가 아뢰었다. “대중이 오래도록 화상의 가르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약산이 말했다. “북을 쳐라.”
大眾方集,山便歸方丈,主事云:『和尚許為眾說法,何故一言不措?』山云:『經有經師,論有論師,爭怪得老僧。』」
대중이 막 모이자, 약산은 곧장 방장실로 돌아가 버렸다. 주사가 말했다. “화상께서 대중을 위해 설법하기로 허락하셨는데, 어째서 한마디도 하지 않으십니까?” 약산이 말했다. “경에는 경을 가르치는 스승이 있고, 논에는 논을 가르치는 스승이 있다. 어찌 이 노승을 탓하겠느냐?”
쉽게 읽기상당하여 옛 이야기를 들었다. 약산 스님이 오랫동안 상당하지 않자, 절 살림을 맡은 주사가 아뢰었다. “대중이 오래전부터 스님의 가르침을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약산 스님이 말했다. “북을 쳐라.” 대중이 막 모여들자 약산 스님은 그대로 방장실로 돌아가 버렸다. 주사가 말했다. “스님께서 대중을 위해 설법하겠다고 하시고는, 어째서 한마디도 하지 않으십니까?” 약산 스님이 말했다. “경에는 경을 가르치는 스승이 따로 있고, 논에는 논을 가르치는 스승이 따로 있다. 어찌 이 늙은이를 탓하느냐?”
풀이 1
18.2
한문師云:「雖然以己妨人,爭柰賊身已露。諸人要識藥山麼?閑持經卷倚松立,笑問客從何處來。」
번역선사가 말했다. “비록 자기로써 남을 방해하기는 했지만, 도둑의 몸이 이미 드러났으니 어찌하겠는가. 여러분은 약산을 알고 싶은가? ‘한가로이 경전을 들고 소나무에 기대어 서서, 웃으며 나그네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다.’”
쉽게 읽기스님이 말했다. “제 고집으로 남들을 가로막기는 했지만, 도둑의 몸이 이미 드러나 버렸으니 어쩌겠는가. 여러분은 약산을 알고 싶은가? ‘한가로이 경전을 손에 들고 소나무에 기대어 섰다가, 웃으며 나그네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다.’”
해설약산(藥山) 유엄의 유명한 일화다. 오래 상당하지 않다가 대중을 북 쳐 모아 놓고는 한마디도 않고…

약산(藥山) 유엄의 유명한 일화다. 오래 상당하지 않다가 대중을 북 쳐 모아 놓고는 한마디도 않고 방장으로 돌아가 버린 뒤, '경에는 경사가 있고 논에는 논사가 있으니 나를 탓하지 말라'고 한다. 참선의 소식은 경·논의 강설과 달리 말로 풀어 줄 성질의 것이 아님을 몸소 보인 것이다. 법연은 '자기로써 남을 방해했으나 도둑의 몸이 이미 드러났다'—침묵으로 끊었어도 그 소식은 벌써 다 드러나 버렸다—고 착어하고, '한가로이 경권을 들고 소나무에 기대어 웃으며 나그네에게 어디서 왔느냐 묻는다'는 시구로 약산의 유유한 풍모를 그려 보인다.

卷上 차례 (108단)

이 단의 낱말 3
  1. 藥山惟儼 약산유엄

    약산유엄(藥山惟儼, 746~829)이다. 당나라의 선승으로 석두(石頭) 스님의 법을 이었고, 마조(馬祖)에게도 배웠다. 예주(澧州) 약산에 머물렀다. 석두가 '무엇을 하느냐' 묻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답한 문답이 유명하다. 그 법은 조동종으로 이어졌다.

  2. 主事 주사

    절의 살림을 맡아 일을 처리하는 소임자를 이르는 말이다. 지사(知事)와 거의 같은 뜻으로 쓰이며, 대중의 먹고 자는 일과 절의 재물을 돌보고 주지에게 대중의 뜻을 전하기도 한다.

  3. 方丈 방장

    절의 주지(住持)가 머무는 방이다. 백장(百丈)의 선원 규식에는 '교화하는 주인이 되면 방장에 머무니, 유마거사(淨名)의 방과 같아 사사로이 자는 방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서주백운산해회연화상초주사면산어록 舒州白雲山海會演和尚初住四面山語錄주석 1해설낱말 3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이 어록의 편자: 參學才良編.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