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오조법연 · 卷中 137

상당 — 흰 구름 만 리

上堂 · 說佛說法拈槌竪拂

137.1
한문上堂云:「說佛說法拈槌竪拂,白雲萬里;德山入門便棒,臨濟入門便喝,白雲萬里;然後恁麼也不得,不恁麼也不得,恁麼不恁麼總不得也,則白雲萬里。
번역상당하여 말했다. 부처를 말하고 법을 말하며 방망이를 잡고 불자(拂子)를 세우니, 흰 구름 만 리(白雲萬里)다. 덕산(德山)은 문에 들어서면 곧 방망이질하고, 임제(臨濟)는 문에 들어서면 곧 할을 하니, 흰 구름 만 리다. 그런 뒤에 이래도 안 되고, 이러지 않아도 안 되고, 이러든 이러지 않든 다 안 된다고 하면, 흰 구름 만 리다.
쉽게 읽기상당하여 말했다. 부처를 말하고 법을 말하며, 방망이를 들고 불자(총채 모양의 법구)를 세워도, 흰 구름 만 리, 아득히 어긋났다. 덕산 스님은 문에 들어서기만 하면 몽둥이질을 하고, 임제 스님은 문에 들어서기만 하면 벼락같이 고함을 쳤지만, 이 또한 흰 구름 만 리다. 그다음에 이래도 안 되고, 이러지 않아도 안 되고, 이러든 이러지 않든 다 안 된다고 해도, 흰 구름 만 리다.
풀이 1
137.2
한문忽有箇出來道:長老!爾恁麼道也,則白雲萬里。者箇說話,喚作矮子看戲,隨人上下,三十年後一場好笑。且道笑箇什麼笑?白雲萬里。」
번역문득 어떤 이가 나와서 말한다고 하자. “장로여, 그대가 이렇게 말하는 것도 흰 구름 만 리입니다.” 이런 말은 난쟁이가 연극 구경하는 격(矮子看戲)이라, 남 따라 오르내릴 뿐이다. 삼십 년 뒤에 한바탕 크게 웃을 일이다. 자, 말해 보라. 무엇을 웃는 웃음인가. 흰 구름 만 리다.
쉽게 읽기그런데 문득 어떤 이가 나와서 “장로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도 흰 구름 만 리입니다.” 한다면, 이런 말은 난쟁이가 키 큰 사람들 틈에서 연극을 구경하는 격이라, 남들 따라 덩달아 들썩일 뿐이다. 삼십 년 뒤에 한바탕 크게 웃을 일이다. 자, 말해 보라. 무엇을 보고 웃는 웃음인가? 흰 구름 만 리다.
풀이 1
② 왜자간희(矮子看戲)는 난쟁이가 남의 어깨너머로 구경하며 덩달아 웃듯 주견 없이 남을 따름을 비유한다.
해설'백운만리(白雲萬里)'를 후렴처럼 반복하여, 설법·염추수불(拈槌竪拂)은 물론 덕산의 방(棒)과 임제의…

'백운만리(白雲萬里)'를 후렴처럼 반복하여, 설법·염추수불(拈槌竪拂)은 물론 덕산의 방(棒)과 임제의 할(喝), 나아가 긍정·부정을 다 부정하는 논법까지도 '흰 구름 만 리(아득히 어긋남)'라고 잘라 낸다. 심지어 '그렇게 말하는 것도 만 리'라며 자기 말조차 부정하여, 어떤 언구도 궁극에 닿지 못함을 철저히 한다. 남 따라 오르내리는 알음알이를 '난쟁이가 어깨너머로 연극 보는 격(矮子看戲)'이라 비유하고, '무엇을 웃는가' 물으며 다시 '백운만리'로 맺어 언설의 끝없는 미달(未達)을 반복적으로 각인시킨다.

卷中 차례 (95단)

이 단의 낱말 3
  1. 白雲萬里 백운만리

    '흰 구름이 만 리'라는 말로, 과녁에서 아득히 멀리 빗나갔다는 뜻이다. 머뭇거리며 헤아리거나 말과 생각으로 알아맞히려 드는 사람에게, 그러면 벌써 흰 구름 만 리만큼 멀어졌다고 선사들이 꾸짖을 때 흔히 쓴다.

  2. 德山宣鑑 덕산선감

    덕산선감(德山宣鑑, 782~865)이다. 당나라 선승으로 용담숭신(龍潭崇信)의 법을 이었다. 『금강경』에 밝아 주금강이라 불렸다. 용담이 건넨 촛불을 불어 끄는 순간 깨치고, 지니던 『금강경』 주석서를 불살랐다. 몽둥이로 제자를 다그친 덕산방(德山棒)으로 이름났다.

  3. 臨濟義玄 임제의현

    임제의현(臨濟義玄, ?~866)이다. 당나라 선승으로 황벽(黃檗)의 법을 이었고 임제종을 열었다. 황벽에게 세 번 묻고 세 번 맞은 뒤 대우(大愚)의 말끝에 깨쳤다. 벼락 같은 고함으로 학인을 이끌어 임제할(臨濟喝)로 이름났다.

서주백운산해회연화상어록 舒州白雲山海會演和尚語錄주석 2해설낱말 3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