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백운수단 광록 · 卷一 14

상당 — 옮겨 가지 않는 뜻

上堂 舊歲已去

14.1
한문上堂,僧問:舊歲已去,新歲復來,如何是不遷義?師云:眉在眼上。
번역상당했다. 한 승려가 물었다. “묵은해는 이미 가고 새해가 다시 왔습니다. 무엇이 옮겨 가지 않는 뜻(不遷義)입니까?” 선사가 말했다. “눈썹이 눈 위에 있다.”
僧云:恁麼則一氣不言含有象,萬靈何處謝無私?師云:未敢相許。僧云:大眾證明,學人禮謝。師云:更須子細。
승려가 말했다. “그렇다면 한 기운은 말없이 온갖 형상을 머금는데, 온갖 신령이 어디에다 그 사사로움 없음을 감사하겠습니까?” 선사가 말했다. “아직 인정하지 못하겠다.” 승려가 말했다. “대중이 증명하니, 저는 절하여 감사드립니다.” 선사가 말했다. “더 자세히 살펴야 한다.”
쉽게 읽기상당하자 어떤 승려가 물었다. “묵은해는 이미 가고 새해가 다시 왔습니다. 무엇이 옮겨 가지 않는 이치입니까?” 스님이 말했다. “눈썹은 눈 위에 있다.” “그렇다면 ‘한 기운은 말없이 온갖 형상을 머금으니, 온갖 신령이 그 사사로움 없는 은혜를 어디에다 감사하랴’ 하는 것이겠습니다.” “아직 인정할 수 없다.” “대중이 증명하니, 저는 절하여 감사드립니다.” “더 꼼꼼히 살펴야 한다.”
풀이 1
① 不遷義 불천의승조 『물불천론(物不遷論)』의 ‘사물은 옮겨 가지 않는다’는 뜻. 세월이 바뀌어도 옮기지 않는 자리를 묻는다.
14.2
한문乃云:今日普天之下盡添一歲,且道南泉水牯牛還添也無?
번역이어서 말했다. “오늘 온 천하가 다 한 살을 더 먹었다. 자, 말해 보라. 남전(南泉)의 물소도 한 살을 더 먹었는가?
添與不添且致,且道水牯牛鼻孔重多少?
더 먹었는지 아닌지는 접어 두자. 자, 말해 보라. 물소의 콧구멍은 무게가 얼마나 되는가?
若知得他斤兩輕重分明,每日一任侵他人苗稼;若也未然,臈月三十日,莫道春來草自青。
그 무게가 가벼운지 무거운지 분명히 안다면, 날마다 남의 곡식 싹을 뜯어 먹게 내버려 두어도 좋다. 그렇지 못하다면, 섣달그믐에 가서 ‘봄이 오면 풀은 절로 푸르다’고 말하지 말라.”
쉽게 읽기이어서 말했다. “오늘 온 천하 사람이 다 한 살씩 더 먹었다. 자, 말해 보라. 남전 스님의 물소도 한 살을 더 먹었는가? 더 먹었는지 아닌지는 접어 두자. 그 물소의 콧구멍은 무게가 얼마나 되는가? 그 무게를 분명히 알 수 있다면, 날마다 남의 논밭 곡식을 뜯어 먹게 내버려 두어도 좋다. 그러나 그렇지 못하다면, 섣달그믐, 곧 마지막 날이 닥친 뒤에 ‘봄이 오면 풀은 절로 푸르다’고 말하지 말라.”
풀이 1
② 南泉水牯牛 남전수고우남전·위산의 ‘물소’ 화두를 끌어와, 시간과 나이의 분별을 되묻는다.

광록 卷一 차례 (121편)

이 편의 낱말 3
  1. 南泉普願 남전보원

    당나라의 선승(748~835)이다. 마조(馬祖)의 법을 잇고 남전산에 머물렀다. 속성이 왕씨여서 스스로 '왕 노사'라 했다. 고양이를 벤 일과 '평상심이 도'라는 말로 이름났고, 조주(趙州)가 그 제자다.

  2. 水牯牛 수고우

    물소를 이른다. 선문에서는 소를 길들여 남의 곡식을 밟지 않게 하는 일로 마음 닦는 공부를 비유하였다. 남전(南泉)과 위산(溈山)은 죽은 뒤 산 아래 물소 한 마리가 되겠다는 말을 남겼다.

  3. 臘月三十日 납월삼십일

    섣달 그믐날, 곧 한 해의 마지막 날이다. 선문에서는 목숨이 다하는 날, 죽음을 맞는 때를 이르는 말로 쓴다. 평소의 공부가 그날 쓸모 있느냐를 물을 때 자주 나온다.

강주 승천선원 어록 江州承天禪院語錄주석 2낱말 3저본 卍新纂續藏經 『白雲守端禪師廣錄』

저본

卍新纂續藏經 『白雲守端禪師廣錄』. 門人 處凝 編 · 序 太原 王孜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