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원오심요 · 下권 61편

무주도인(無住道人)에게 드리는 글

示無住道人

이 편의 풀이 2
圜悟佛果禪師語錄 원오불과선사어록이 글이 『圓悟佛果禪師語錄』 권16 法語 「示無住道人」(T47n1997_p0787a10–a17)에 같은 제목으로 실려 있다. 『維摩經』 '依無住本立一切法'과 『金剛經』 '應無所住而生其心'을 나란히 드는 첫머리도 같다.
61.1
번역『유마경(維摩經)』은 머무름 없는 근본(無住本)에 기대어 온갖 법을 세운다고 하였다. 『금강경(金剛經)』은 마땅히 머무는 데 없이 그 마음을 내라고 하였다.
古德云:一切無心無住著,世出世法莫不皆爾。
옛 어른이 말씀하셨다. “모든 것에 무심하여 머물러 집착함이 없다.” 세간법이든 출세간법이든 다 그렇지 않은 것이 없다.
使有住則膠固,豈復能變通耶?日月住則無晝夜,四時住則失歲功。唯其無住,乃所以流於無窮。
머무름이 있으면 아교처럼 굳어 버린다. 그러면 어찌 다시 변통(變通)할 수 있겠는가. 해와 달이 머물면 낮과 밤이 없어진다. 네 계절이 머물면 한 해의 거둠(歲功)을 잃는다. 오직 머무름이 없기에, 그래서 끝없이 흘러간다.
쉽게 읽기『유마경』은 머무름 없음을 바탕으로 온갖 법을 세운다고 한다. 『금강경』은 어디에도 머물지 말고 그 마음을 내라고 한다. 옛 어른도 이렇게 말했다. “온갖 것이 무심하여 머물러 집착하는 바가 없다. 세간의 법이든 세간을 벗어난 법이든 다 그러하다.” 만일 머무름이 있으면 아교처럼 굳어 꼼짝 못 한다. 그러면 어찌 다시 변통, 곧 자유로이 바뀌어 통하겠는가. 해와 달이 한자리에 멈추면 낮도 밤도 없어진다. 네 계절이 멈추면 한 해 농사를 잃는다. 오직 머무름이 없기에, 그렇기에 끝없이 두루 흐른다.
풀이 9
示無住道人 시무주도인글머리에 『維摩經』(권2 觀衆生品은 '從無住本,立一切法')과 『金剛經』 '應無所住而生其心'을 들어, 道號 無住의 뜻으로 法語 전체를 엮었다.
古德 고덕古德의 말로 든 '一切無心無住著'은 『景德傳燈錄』·『五燈會元』·『聯燈會要』·『祖堂集』·『古尊宿語錄』에서 같은 글귀를 찾지 못했다(출전 미상). 같은 글이 『圜悟佛果禪師語錄』 권16에 실려 있다.
無心 무심'古德云:一切無心無住著'의 古德이 누구인지는 『景德傳燈錄』·『五燈會元』·『傳心法要』에서 찾지 못했다. 같은 단락이 『圜悟佛果禪師語錄』 권16에 거의 그대로 실렸고, 거기서는 '世出世法莫不皆爾'를 인용 밖으로 둔다.
金剛經 금강경'金剛經應無所住而生其心'은 『金剛般若波羅蜜經』 莊嚴淨土分의 '應無所住而生其心'(T08, no. 235)을 그대로 든 것.
維摩經 유마경'維摩經依無住本立一切法'은 『維摩詰所說經』 觀衆生品 제7의 '從無住本立一切法'(T14, no. 475)을 '依'로 바꿔 든 것.
維摩經 유마경유마경(維摩經) 관중생품(觀衆生品) : '종무주본립일체법(從無住本立一切法)'은 원오뿐 아니라 등록(燈錄)·선어(禪語)에서 무주(無住) 종지의 표준 전거로 널리 인용되는 병렬용례이다.
61.2
한문是故住於無所住,所以轉凡成聖,卽無作無爲無住妙用,於萬有中得大解脫。既達此理,見此道,唯力行不倦,乃真道人也。
번역그러므로 머무는 데 없이 머무는 것, 그것이 범부를 굴려 성인을 이루는 까닭이다. 곧 지음도 없고 함도 없고 머무름도 없는 묘한 작용(妙用)으로, 온갖 있음 가운데서 큰 해탈을 얻는다. 이 이치에 통달하고 이 도를 보았거든, 오직 힘써 행하며 게으르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참된 도인(道人)이다.
쉽게 읽기그러므로 머무는 바 없는 자리에 머무는 것, 이것이 바로 범부를 굴려 성인으로 만드는 길이다. 곧 지음도 없고 함도 없고 머무름도 없는 묘한 작용이다. 이 작용으로 온갖 있음 가운데서 큰 해탈을 얻는다. 이미 이 이치를 훤히 알고 이 도를 보았거든, 오직 힘써 행하며 게으르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참된 도인이라 하겠다.
풀이 4
轉凡成聖 전범성성住於無所住의 功能으로 제시된다.
道人 도인글을 받은 無住道人을 가리키는 말이면서, '力行不倦'하는 참 수행자의 모습을 함께 이른다.

下권 차례 (72편)

이 편의 낱말 19
  1. 維摩經 유마경

    『유마힐소설경(維摩詰所說經)』을 줄여 부르는 이름으로, 구마라집(鳩摩羅什)이 옮겼다. 비야리(毘耶離)의 거사 유마힐이 병을 앓자 문병 온 문수보살 등과 둘이 아닌 법(不二法門)을 두고 문답하는 경전이다. 불이법문을 묻는 문수에게 말없이 잠자코 있었던 '유마의 침묵'으로 이름났고, '머무름 없는 근본에서 모든 법을 세운다(從無住本立一切法)'는 구절도 선문에서 자주 인용된다.

  2. 依無住本立一切法 의무주본립일체법

    '머무름 없는 근본에서 온갖 법을 세운다'는 말이다. 『유마경(維摩經)』에 나오는 구절로, 경에는 '의(依)' 대신 '종(從)'으로 되어 있다. 어디에도 머물지 않는 마음이 모든 것의 바탕이라는 뜻이다.

  3. 金剛經 금강경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經)』을 줄여 부르는 이름이다. 구마라집(鳩摩羅什)이 옮긴 한 권짜리 반야경으로, 모든 모습에 매이지 말라는 가르침을 담았다. '마땅히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라(應無所住而生其心)'는 구절이 널리 알려졌고, 육조혜능이 이 구절을 듣고 크게 깨쳤다고 전한다. 선종에서 가장 많이 읽혀 온 경전 가운데 하나다.

  4. 轉凡成聖 전범성성

    범부를 바꾸어 성인이 되게 한다는 말이다. 수행으로 미혹을 돌이켜 깨달음을 이루는 일을 이르며, 선문에서는 이를 뒤집어 성인의 자리에 머물지 않고 다시 범부 속으로 들어가는 일을 더 어렵고 높은 일로 치기도 한다.

  5. 圜悟克勤 원오극근

    원오극근(圜悟克勤, 1063~1135)이다. 송나라 임제종의 선승으로 오조법연(五祖法演)의 법을 이었다. '원오'는 황제가 내린 호이고, 시호는 진각이다. 설두의 송고에 평을 붙인 『벽암록(碧巖錄)』을 남겼고, 제자들에게 준 글을 모은 책이 『원오심요(圜悟心要)』다.

  6. 碧巖錄 벽암록

    송나라 설두중현(雪竇重顯)이 옛 공안 100칙을 골라 붙인 게송에, 원오극근(圜悟克勤)이 머리말(수시)·짧은 평(착어)·자세한 풀이(평창)를 더한 책이다. 원오가 협산에 머물 때 강설한 것을 엮었으며 10권이다.

  7. 圜悟佛果禪師語錄 원오불과선사어록

    원오극근(圜悟克勤)의 설법을 제자 소륭(紹隆) 등이 엮은 20권의 어록이다. 법당 설법과 제자에게 준 법어, 옛 공안에 붙인 평과 게송을 실었다. 『원오심요』의 몇 편이 이 책의 법어에도 실려 있다.

  8. 古德 고덕

    옛날의 덕 높은 스님을 이르는 말이다. 선사들이 이름을 밝히지 않고 앞사람의 말을 끌어 올 때 '고덕이 이르기를' 하고 흔히 쓴다. 가리키는 사람은 인용마다 다르다.

  9. 無心 무심

    분별하고 집착하는 마음이 쉬어 사라진 상태다. 마음이 아예 없다는 말이 아니라, 무엇에도 걸리거나 머물지 않는 마음이다. 황벽(黃檗)은 '다만 무심하면 그것이 곧 마지막 경지'라 했다.

  10. 示無住道人 시무주도인

    무주(無住)라는 호를 쓰는 도인에게 준 글의 제목이다. 무주는 '머무는 데가 없다'는 뜻이다. 그가 누구인지는 더 알려져 있지 않다.

  11. 無住 무주

    머무름·집착이 없음. 반야(般若) 공관(空觀)의 핵심이자 수신자의 도호(道號)이며 전편을 관통하는 주제어이다.

  12. 膠固 교고

    아교처럼 굳어 붙음. 한곳에 머물러 집착해 변통(變通)하지 못하는 경직된 상태를 비유한다.

  13. 變通 변통

    때에 따라 막힘없이 바뀌어 통함. 『주역(周易)』「계사(繫辭)」의 '화이재지위지변(化而裁之謂之變),추이행지위지통(推而行之謂之通)'·'변통자취시자야(變通者趣時者也)'에서 온 말이다.

  14. 四時 사시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四季). 사시가 쉼 없이 옮겨가야[무주(無住)] 만물이 이루어짐을 비유로 든다.

  15. 歲功 세공

    한 해의 결실·농사의 공(功). 사시 운행으로 곡식이 여무는 자연의 성취를 이른다.

  16. 無作無爲無住 무작무위무주

    지음 없음(無作)·함 없음(無爲)·머묾 없음(無住). 셋을 병렬해 인연조작을 떠난 절대적 자재(自在)의 묘용(妙用)을 표현한다.

  17. 萬有 만유

    존재하는 온갖 것, 삼라만상(森羅萬象). 그 한가운데서 큰 해탈을 얻음을 말한다.

  18. 大解脫 대해탈

    일체 속박을 벗어난 큰 자유. 무주(無住) 묘용이 만유(萬有) 가운데서 발현되는 경지이다.

  19. 道人 도인

    도를 닦는 사람을 높여 부르는 말이다. 출가한 스님이든 집에 있는 재가 신자이든 가리지 않고 쓴다.

이 편의 풀이 2건

圜悟佛果禪師語錄 원오불과선사어록이 글이 『圓悟佛果禪師語錄』 권16 法語 「示無住道人」(T47n1997_p0787a10–a17)에 같은 제목으로 실려 있다. 『維摩經』 '依無住本立一切法'과 『金剛經』 '應無所住而生其心'을 나란히 드는 첫머리도 같다.

문단 2낱말 19저본 《卍新纂續藏經》

저본

卍新纂續藏經 佛果克勤禪師心要(CBETA 전자판). 국역본 대조는 선림고경총서 국역본과 견준 것으로, 대조에 필요한 구절만 출처를 밝혀 인용합니다.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