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이 1
富有春秋는 '나이가 어려 앞날이 창창함'을 뜻하는 관용구다. 내 번역 '지금은 나이가 젊어 앞날이 넉넉하다'가 정확하다. 출판본 '요행히도 지금 나이가 있으니'는 관용구를 놓쳐 모호하며('연로하다'로 오독될 소지), 뒤의 正好著力 권면 논리를 약화시킨다.
풀이 2
坐得斷의 斷을 어떻게 취하느냐가 갈린다. 자체역 '앉은 자리에서 딱 끊어 꽉 붙잡아 지키고'는 坐斷(坐斷十方·坐斷天下人舌頭 류의 선어)의 절단 뜻을 살려 斷을 능동적 끊음으로 읽었고, 출판본 '눌러 앉아 꼭 붙들어 두고'는 坐得을 '버티고 앉음'으로 보아 斷을 확고함의 결과보어로 약화하였다. CBETA가 '坐得斷,把得住'로 읽어 두 구가 나란한 가능·결과 구문인데, 어느 한쪽을 틀렸다 할 결정적 전거가 없으니 양립한다.
풀이 1
출판본은 이 4자를 옮기지 않고 '자유롭게'로 흘려 누락하였다. '자유롭게'는 준엄·급랭의 원 뜻과 오히려 반대다. 내 번역 '물방울이 떨어지자마자 얼어붙듯'이 壁立萬仞과 짝하는 선문 상투어 滴水滴凍의 준엄·범접불가 기상을 살렸다.
풀이 6
이 편의 낱말 18
- 一念不生前後際斷 일념불생전후제단
한 생각도 일어나지 않아 앞뒤가 뚝 끊어진 자리를 이른다. 지난 생각과 올 생각이 이어지지 않고 지금 이 자리만 오롯한 경지다. 화엄의 징관(澄觀)이 황태자에게 답한 글에도 보인다.
- 桶底子脫 통저자탈
통 밑바닥이 쑥 빠진다는 말이다. 막혔던 알음알이가 한꺼번에 무너지며 크게 깨치는 순간을 이른다. 설봉(雪峰)이 덕산 문하에서 깨친 때를 '통 밑이 빠진 듯했다'고 회고했다.
- 本地風光 본지풍광
본지(本地)는 본래 자리, 풍광(風光)은 경치라는 뜻이다. 남에게서 얻지 않고 사람마다 본래 갖춘 마음자리의 참모습을 이른다. 흔히 본래면목(本來面目)과 짝지어 쓴다.
- 壁立萬仞·
滴水滴凍 벽립만인·적수적동 '만 길 벼랑처럼 우뚝 섬'·'물방울이 떨어지자마자 얼어붙음'이다. 타협 없이 준엄하고 범접 못 할 본분작가(本分作家)의 기상을 나타내는 선문 상투어다.
- 出塵羅漢 출진나한
티끌세상을 벗어난 나한(羅漢)이라는 말이다. 이름과 이익을 좇지 않고 홀로 나고 죽는 일을 벗어난 수행자를 기리는 말로 쓴다.
- 蒙山惠明 몽산혜명
파양인(鄱陽人)으로 진선제(陳宣帝)의 예손(裔孫)이며 망국(亡國) 후 민간(民間)에 떨어졌고, 왕손(王孫)으로 서(署)를 받아 장군(將軍)의 호(號)가 있었다. 처음 이름은 혜(慧)(혜(惠))명(明)이었으나 육조(六祖) 혜능(慧能)의 상자(上字) '혜(慧)'를 피하여 도명(道明)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황매(黃梅)에서 혜능(慧能)을 뒤쫓아 대유령(大庾嶺)에서 따라잡고 불사선악(不思善惡)의 일구(一句)에 대오(大悟)하였다. 뒷날 원주(袁州) 몽산(蒙山)에 주석하여 몽산도명(蒙山道明)으로 불렸다.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 권(卷)4에 장(章)이 있다.
- 六祖慧能 육조혜능
중국 선종의 여섯째 조사(638~713)다. 신주(新州)에서 나무를 팔던 사람으로, 『금강경』 읽는 소리를 듣고 황매(黃梅)의 오조 홍인(弘忍)을 찾아가 법을 이었다. 소주(韶州) 조계의 보림사(寶林寺)에서 가르침을 펴 '조계'라고도 불린다. 남종선을 열었고, 뒤의 선종 여러 갈래가 모두 그에게서 나왔다.
- 本來面目 본래면목
본디 그대로의 제 참모습, 곧 분별 이전의 참 나를 이른다. 육조 혜능(慧能)이 혜명(惠明)에게 한 물음에서 널리 퍼졌다. '선도 악도 생각하지 않는 그때, 무엇이 그대의 본래면목인가.'
- 密意 밀의
감춰 둔 은밀한 뜻이다. 『단경(壇經)』에서 혜능이 '그대가 스스로 알면 밀(密)은 그대 쪽에 있다(밀재여변, 密在汝邊)'고 했듯, 밀(密)은 말에 있지 않고 돌이켜 비추는 당사자 쪽에 있다.
- 密印 밀인
은밀한 도장이라는 뜻이다. 말과 글 밖에서 스승이 제자의 깨침을 마음으로 확인해 주는 증표, 곧 심인(心印)을 이른다.
- 景德傳燈錄 경덕전등록
송나라 도원(道原)이 1004년 무렵 엮어 조정에 바친 선종의 역사책이다. 과거 일곱 부처에서 법안의 제자들까지, 법을 이은 차례대로 선사들의 행적과 문답을 실었다. 30권이며, 뒷날 공안의 가장 큰 원천이 되었다.
- 黃梅 황매
기주(蘄州) 황매현으로, 오조홍인(五祖弘忍)이 법을 펴던 곳이다. 선문에서는 흔히 땅 이름으로 홍인 스님 자신을 가리킨다. 육조혜능(六祖慧能)이 이곳에 찾아가 법을 이었다.
- 了事衲僧 요사납승
일을 마친 납승(衲僧)이다. 나고 죽는 큰일을 다 마쳐 더 구할 것이 없는 선승을 이른다. 납승은 누더기 옷을 입은 선승이다.
- 民上人 민상인
원오가 원오심요의 「민상인에게 주는 글」을 지어 준 승려이다. '상인'은 덕행을 갖춘 스님을 높여 부르는 말이며, 생몰과 법계는 알려져 있지 않다. 같은 글에 나오는 명상좌(몽산 도명)와는 다른 사람이다.
- 大庾嶺 대유령
강서(江西)·광동(廣東) 경계의 고개(유령(庾嶺)·매령(梅嶺))다. 혜능(慧能)이 남하하던 중 혜명(惠明)이 따라잡은 장소다. 전등록(傳燈錄)에는 '추축지대유령(追逐至大庾嶺), 사최선견(師最先見)'으로 나온다.
- 異類 이류
인신(人身)을 잃고 축생 등 다른 종류로 굴러 떨어지는 악취(惡趣) 윤회(輪廻)다. '전경천생만겁무출철처(轉更千生萬劫無出徹處)'와 연결되어 무상(無常)·윤회(輪廻)의 두려움을 강조한다.
- 盧老·
行者 노로·행자 六祖 慧能. 俗姓이 盧氏이고(『景德傳燈錄』 권5, T51n2076_p0235b10), 黃梅 五祖 弘忍 문하에서 出家 전 碓坊에서 방아를 찧던 行者 시절에 '盧行者'라 불렸다(권3 '眾議盧行者名能', p0223a27). '盧老'는 그를 높여 부르는 말로, 圜悟도 '盧老於黃梅以本來無物親付衣鉢'처럼 쓴다(『圜悟心要』, X69n1357_p0467c04).
- 六祖大師法寶壇經 육조대사법보단경
六祖 慧能의 설법과 행적을 담은 책. 흔히 『壇經』이라 한다. 『大正藏』의 『六祖大師法寶壇經』(T48n2008)은 宗寶가 엮은 1권 本으로, 行由·般若·疑問·定慧·坐禪·懺悔·機緣·頓漸·宣詔·付囑의 10品으로 되어 있다. 行由品에 大庾嶺에서 惠明에게 '與汝說者即非密也,汝若返照,密在汝邊'이라 한 대목이 있다(p0349b27).
저본
卍新纂續藏經 佛果克勤禪師心要(CBETA 전자판). 국역본 대조는 선림고경총서 국역본과 견준 것으로, 대조에 필요한 구절만 출처를 밝혀 인용합니다.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