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오조법연 · 卷上 9

설날 상당 — 새것인가 옛것인가

歲旦上堂 · 元正啟祚

9
한문歲旦上堂云:「元正啟祚,萬物咸新,揚盡大千沙界,都來只在一塵。」
번역설날 상당하여 말했다. “새해가 복을 여니 만물이 다 새롭다. 대천사계(大千沙界)를 온통 펼쳐 보아도, 모두 한 티끌 속에 있을 뿐이다.”
乃展手云:「是新是舊?有人出來道看;若無,四面且世諦流布去也。」
이어 손을 펴며 말했다. “이것은 새것인가, 옛것인가? 누구든 나와서 말해 보라. 아무도 없다면 사면은 그저 세속의 진리(世諦)대로 펴 나가겠다.”
遂叉手云:「孟春猶寒,伏惟首座大眾洎諸知事,尊體起居萬福。」
그러고는 두 손을 맞잡으며 말했다. “초봄이라 아직 춥다. 삼가 바라건대 수좌와 대중, 그리고 여러 지사(知事)들의 존체와 기거에 만복이 깃들기를 빈다.”
쉽게 읽기설날 상당하여 말했다. “새해 첫날이 복을 여니 온갖 것이 다 새롭다. 갠지스강 모래알처럼 많은 세계를 다 휘저어 펼쳐 보아도, 모두 티끌 하나 속에 들어 있을 뿐이다.” 그러고는 손바닥을 펴 보이며 말했다. “이것은 새것인가, 옛것인가? 누구든 나와서 말해 보라. 아무도 없다면 이 사면산의 나는 그저 세상 법도대로 해 나가겠다.” 그러고는 두 손을 모아 잡고 말했다. “초봄이라 아직 날이 차다. 삼가 수좌와 대중, 그리고 여러 지사의 몸이 두루 평안하고 만복을 누리시기를 빈다.”
풀이 1
① 세제유포(世諦流布)는 세속제(俗諦)에 따라 법을 널리 편다는 뜻이다. 궁극의 진실을 곧바로 보이지 못하면 방편의 말로 설할 수밖에 없음을 이른다.
해설설날 법문으로, '새해가 복을 여니 만물이 새롭다'는 세시의 상투구로 시작하되 곧바로 '대천세계를 다…

설날 법문으로, '새해가 복을 여니 만물이 새롭다'는 세시의 상투구로 시작하되 곧바로 '대천세계를 다 펼쳐도 한 티끌에 있을 뿐'이라 하여 크고 작음, 새것과 옛것의 분별을 무너뜨린다. 손을 펴 '새것인가 옛것인가'를 묻는 것은 시간의 신·구를 넘어선 자리를 즉석에서 확인하려는 시험이며, 답할 이가 없으면 그저 세속의 진리(世諦)로 방편을 펴겠다는 것이다. 끝의 '초봄이라 아직 춥다'는 절기 인사와 '수좌·대중·지사의 존체 만복을 빈다'는 문안은 당대 상당 의례의 관용적 축원문으로, 격외의 법담을 다시 일상 예법으로 돌려놓는 마무리다.

卷上 차례 (108단)

이 단의 낱말 3
  1. 五祖法演 오조법연

    오조법연(五祖法演, ?~1104)이다. 송나라 임제종 양기파의 선승으로 백운수단(白雲守端)의 법을 이었다. 사면산·백운산을 거쳐 기주(蘄州) 오조산에 머물러 오조라 불린다. 원오극근(圜悟克勤)의 스승이다.

  2. 首座 수좌

    선원 대중 가운데 맨 윗자리에서 대중을 이끄는 소임이다. 승당 앞줄의 첫 자리에 앉아 제일좌(第一座)라고도 하고, 옛날의 상좌(上座)에 해당한다. 때로 주지를 대신해 자리를 나누어 법을 설하였다.

  3. 知事 지사

    선원의 살림과 여러 일을 맡아보는 소임이다. 법당 동쪽 줄(동서, 東序)에 서는 도사(都寺)·감사(監寺)·유나(維那)·부사(副寺)·전좌(典座)·직세(直歲) 같은 이들을 함께 이른다. 서쪽 줄에 서는 수좌(首座)·서기(書記) 같은 두수(頭首)와 짝을 이룬다.

서주백운산해회연화상초주사면산어록 舒州白雲山海會演和尚初住四面山語錄주석 1해설낱말 3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이 어록의 편자: 參學才良編.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