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오조법연 · 卷上 8

상당 — 사면산의 나는 본래 유하혜

上堂 · 四面無門山岳秀

8.1
한문上堂,僧問:「四面無門山岳秀,箇中時節若為分?」
번역상당했다. 어떤 스님이 물었다. “사면(四面)에 문이 없어도 산은 빼어납니다. 그 가운데의 철은 어떻게 나눕니까?”
쉽게 읽기상당했다. 어떤 승려가 물었다. “사방에 문 하나 없는 사면산이지만 봉우리만은 빼어납니다. 그 속의 철은 어떻게 가릅니까?”
8.2
한문師云:「東君須子細,遍地發萌芽。」
번역선사가 답했다. “봄의 신 동군(東君)이 자세히 살펴야 한다. 온 땅에 새싹이 돋는다.”
쉽게 읽기스님이 답했다. “봄을 맡은 신 동군이 꼼꼼히 살펴야 한다. 온 땅에 새싹이 돋는다.”
풀이 1
8.3
한문學云:「春去秋來事宛然也。」
번역스님이 다시 말했다. “봄이 가고 가을이 오는 일이 뚜렷합니다.”
쉽게 읽기그 승려가 말했다. “봄이 가고 가을이 오는 일이 눈앞에 뚜렷합니다.”
8.4
한문師云:「纔方搓彈子,便要揑金剛。」
번역선사가 말했다. “이제 겨우 진흙 구슬(彈子)을 굴리면서, 벌써 금강역사를 빚으려 드는구나.”
쉽게 읽기스님이 말했다. “이제 겨우 진흙 구슬을 빚는 주제에, 벌써 금강역사를 빚어내려 드는구나.”
8.5
한문乃舉:「古人云:『我若向儞道,即禿却我舌;若不向儞道,即啞却我口。』
번역이어 옛이야기를 들어 보였다. 옛사람이 말했다. “내가 너에게 말해 주면 내 혀가 뭉뚝해지고, 말해 주지 않으면 내 입이 벙어리가 된다.”
且道還有為人處也無?四面有時擬為儞吞却,只被當門齒礙;擬為儞吐却,又為咽喉小。且道還有為人處也無?」乃云:「四面從來柳下惠。」
자, 말해 보라. 그래도 사람을 위하는 곳이 있는가, 없는가. 사면은 때로 너를 위해 삼켜 버리려 한다. 그러나 앞니에 걸린다. 뱉어 버리려 하면 또 목구멍이 좁다. 자, 말해 보라. 그래도 사람을 위하는 곳이 있는가, 없는가. 그러고는 말했다. “사면은 예로부터 유하혜(柳下惠)다.”
쉽게 읽기이어서 옛 이야기를 들었다. 옛사람이 말했다. “내가 너에게 말해 주면 내 혀가 닳아 문드러지고, 말해 주지 않으면 내 입이 벙어리가 된다.” 스님이 말했다. “자, 말해 보라. 이래도 사람을 위하는 곳이 있는가, 없는가? 이 사면산의 나는 때로 너를 위해 꿀꺽 삼켜 버리려 해도 앞니에 걸리고, 퉤 뱉어 버리려 해도 목구멍이 좁다. 자, 말해 보라. 이래도 사람을 위하는 곳이 있는가, 없는가?” 그러고는 말했다. “나는 본래 흔들림 없는 유하혜다.”
풀이 1
해설'사면에 문이 없다(四面無門)'는 사면산(四面山)이라는 법연 주석처의 지명을 겹쳐 쓴 말로, 들어갈…

'사면에 문이 없다(四面無門)'는 사면산(四面山)이라는 법연 주석처의 지명을 겹쳐 쓴 말로, 들어갈 문이 없어도 산의 빼어남은 그대로라는 뜻이다. 스님이 '그 가운데 시절'을 어떻게 나누느냐 묻자, 법연은 봄의 신 동군(東君)과 온 땅의 새싹으로 답해 분별 이전에 이미 생생히 작동하는 소식을 가리킨다. 스님이 '봄 가고 가을 온다'며 이치를 되풀이하자, '탄자(작은 진흙 구슬)를 겨우 굴리며 벌써 금강역사를 빚으려 든다'고 나무라 미숙한 흉내를 꼬집는다. 뒤이어 든 옛말 '말해 주면 혀가 뭉뚝해지고 말해 주지 않으면 입이 벙어리가 된다'는, 걸리는 진퇴양난을 통해 언어로는 온전히 전할 수 없음을 드러낸다. 마지막 '사면은 유하혜(柳下惠)다'는, 절개로 이름난 노나라 현인에 빗대어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면의 자리를 은유한 것이다.

卷上 차례 (108단)

이 단의 낱말 4
  1. 四面山 사면산

    서주(舒州)에 있던 산이다. 오조법연이 처음 주지가 되어 개당한 곳으로, 그 무렵 법연은 자신을 '사면'이라 부르곤 했다. 운문종의 법수(法秀) 등 여러 선승도 이 산에서 법을 폈다.

  2. 東君 동군

    봄을 맡은 신이다. 해가 뜨는 동쪽과 봄을 짝지어 봄의 신을 이렇게 불렀다. 옛 시에서는 따스한 바람을 불러 꽃과 싹을 틔우는 봄의 주인으로 자주 그려진다.

  3. 五祖法演 오조법연

    오조법연(五祖法演, ?~1104)이다. 송나라 임제종 양기파의 선승으로 백운수단(白雲守端)의 법을 이었다. 사면산·백운산을 거쳐 기주(蘄州) 오조산에 머물러 오조라 불린다. 원오극근(圜悟克勤)의 스승이다.

  4. 柳下惠 유하혜

    춘추시대 노(魯)나라의 어진 대부로, 이름은 전획(展獲), 자는 금(禽)이다. 더러운 임금도 마다하지 않고 낮은 벼슬도 사양하지 않으면서 끝내 바름을 잃지 않아, 맹자가 '조화를 이룬 성인'이라 일컬었다. 어떤 처지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의 본보기로 쓰인다.

서주백운산해회연화상초주사면산어록 舒州白雲山海會演和尚初住四面山語錄주석 2해설낱말 4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이 어록의 편자: 參學才良編.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