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오조법연 · 卷上 75

해회사 개당 — 백운산 아래 조사의 명령

師入院開堂日

75.1
한문師入院,開堂日,宣疏了乃云:
번역선사가 절에 들어 개당(開堂)하던 날, 청하는 글(疏)을 다 읽고 나서 말했다.
쉽게 읽기스님이 해회사에 들어가 개당하던 날, 청하는 글을 다 읽고 나자 말했다.
풀이 1
75.2
한문「疏帖一時讀了,若是具金剛眼睛底,何必重說偈言,雖然如是,事無一向。」
번역“청하는 글과 첩(疏帖)을 한꺼번에 다 읽었다. 금강(金剛)의 눈동자를 갖춘 이라면, 무엇하러 다시 게송을 말하겠는가. 그렇기는 하나, 일이란 한쪽으로만 가지는 않는다.”
쉽게 읽기“청하는 글과 첩을 한꺼번에 다 읽었다. 금강처럼 단단한 눈을 갖춘 이라면, 무엇하러 다시 게송을 읊겠는가. 그렇기는 하지만, 일이란 늘 한쪽으로만 가지는 않는다.”
75.3
한문便陞座,拈香罷,四面白槌云:「法筵龍象眾,當觀第一義。」
번역곧 법좌에 올라 향을 사르고 나자, 사면(四面)의 장로가 백추(白槌)를 치며 말했다. “법의 자리에 모인 용상(龍象)의 대중이여, 마땅히 제일의(第一義)를 보라.”
쉽게 읽기그러고는 법좌에 올라 향을 사르고 나자, 사면산의 장로가 백추를 치며 말했다. “법의 자리에 모인 용과 코끼리 같은 대중이여, 으뜸가는 진리를 똑바로 보라.”
풀이 1
75.4
한문師云:
번역선사가 말했다.
쉽게 읽기스님이 말했다.
75.5
한문「金鏃慣將平祖道,鐵鞭多在恨無讐,莫有不顧危亡底衲僧麼?出來相見。」
번역“금 화살촉은 늘 평탄한 옛길을 겨누어 왔고, 쇠채찍은 원수 없음을 한탄할 때가 많다. 위태로움도 죽음도 돌아보지 않는 납승이 있는가. 나와서 마주해 보자.”
쉽게 읽기“금 화살촉은 평탄한 옛길을 겨누는 데 익숙하고, 쇠채찍은 맞설 원수가 없음을 한탄할 때가 많다. 위태로움도 죽음도 아랑곳하지 않는 선승이 있는가? 나와서 나와 마주해 보라.”
75.6
한문僧問:「白雲山下祖令當行,如何是祖令?」
번역어떤 스님이 물었다. “백운산(白雲山) 아래에 조사의 명령(祖令)이 행해지려 합니다. 무엇이 조사의 명령입니까?”
쉽게 읽기어떤 승려가 물었다. “백운산 아래에서 조사의 명령이 바야흐로 시행되려 합니다. 무엇이 조사의 명령입니까?”
풀이 1
75.7
한문師云:「一二三四五。」
번역선사가 답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쉽게 읽기스님이 답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75.8
한문學云:「恁麼則昨日太平今朝海會。」
번역스님이 말했다. “그렇다면 어제는 태평(太平)이요, 오늘 아침은 해회(海會)이겠습니다.”
쉽게 읽기그 승려가 말했다. “그렇다면 어제는 태평사요, 오늘 아침은 해회사입니다.”
75.9
한문師云:「高著師。」
번역선사가 답했다. “스님을 높이 본다.”
쉽게 읽기스님이 답했다. “그대를 높이 쳐 주겠다.”
75.10
한문僧問:「昔日為霖去,今朗領眾來,朝賢臨座下,願震一聲雷。」
번역또 어떤 스님이 물었다. “옛날엔 단비가 되러 떠나셨고, 오늘은 대중을 거느리고 오셨습니다. 조정의 어진 이들이 법좌 아래에 와 있으니, 부디 우레 한 소리를 떨쳐 주십시오.”
쉽게 읽기다시 물었다. “예전에는 단비가 되려고 떠나셨고, 오늘은 대중을 이끌고 오셨습니다. 조정의 어진 분들도 법좌 아래 와 계시니, 부디 우레 한 소리를 울려 주십시오.”
풀이 1
교감이본 대조(古尊宿語錄 卷20, X68n1315 p0134b20): 「今朗領眾來」 — 古尊宿本 「今朝領眾來」. 앞 구 「昔日為霖去」와 짝이므로 「朝」로 읽는다.
75.11
한문師云:「儞還聞麼?」
번역선사가 답했다. “그대는 들리는가?”
쉽게 읽기스님이 답했다. “그대는 들리는가?”
75.12
한문學云:「風送好雲歸碧洞,水潮滄海助波濤。」
번역스님이 말했다. “바람은 좋은 구름을 푸른 골짜기로 돌려보내고, 밀물은 큰 바다로 들어 물결을 돕습니다.”
쉽게 읽기그 승려가 말했다. “바람은 좋은 구름을 푸른 골짜기로 돌려보내고, 밀물은 큰 바다로 밀려들어 물결을 더 높입니다.”
75.13
한문師云:「知心有幾人?」
번역선사가 답했다. “마음을 아는 이가 몇이나 되겠는가.”
쉽게 읽기스님이 답했다. “내 마음을 아는 이가 몇이나 되겠는가.”
75.14
한문學云:「寒山常撫掌,拾得每慇懃。」
번역스님이 말했다. “한산(寒山)은 늘 손뼉을 치고, 습득(拾得)은 언제나 살뜰했습니다.”
쉽게 읽기그 승려가 말했다. “한산은 늘 손뼉을 치며 웃었고, 습득은 언제나 살뜰했습니다.”
풀이 2
75.15
한문師云:「將謂無人。」
번역선사가 답했다. “사람이 없는 줄 알았더니.”
쉽게 읽기스님이 답했다. “아무도 없는 줄 알았더니.”
75.16
한문學云:「也不得壓良為賤。」
번역스님이 말했다. “그래도 양민을 눌러 천민으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쉽게 읽기그 승려가 말했다. “그렇다고 멀쩡한 양민을 억눌러 천민으로 만드셔서는 안 됩니다.”
풀이 1
⑥ 압량위천(壓良為賤)은 양민을 억눌러 천민으로 삼는다는 뜻으로, 멀쩡한 이를 부당하게 깎아내림을 이르는 선어다.
75.17
한문師云:「且禮拜著。」
번역선사가 답했다. “우선 절이나 하라.”
쉽게 읽기스님이 답했다. “우선 절이나 하라.”
75.18
한문乃云:
번역이어서 말했다.
쉽게 읽기이어서 말했다.
75.19
한문「問話且止。夫第一義,適來若於四面搥下薦得,千聖不能近,祖師言不到,天下作者拱手歸降。何也?況第一義本來清淨不受諸塵,如何說得?同道方知。
번역“묻고 답하는 것은 이만 그치자. 무릇 제일의는, 아까 사면 장로가 백추를 칠 때 그 자리에서 알아차렸다면, 천 성인도 가까이 오지 못하고 조사의 말도 미치지 못한다. 천하의 작가(作者)들도 손을 모으고 항복해 온다. 어째서인가. 하물며 제일의는 본래 깨끗하여 어떤 티끌도 받지 않는데, 어떻게 말로 할 수 있겠는가. 같은 길을 가는 이라야 안다.
쉽게 읽기“묻고 답하는 일은 이쯤에서 그치자. 으뜸가는 진리라는 것은, 아까 사면산의 장로가 백추를 칠 때 그 자리에서 알아차렸다면, 천 명의 성인도 가까이 오지 못하고 조사의 말도 거기까지 미치지 못한다. 천하의 솜씨 있는 선지식들도 두 손 모아 항복해 올 것이다. 왜 그런가? 더구나 으뜸가는 진리는 본래 깨끗하여 어떤 티끌도 받아들이지 않는데, 어떻게 말로 할 수 있겠는가. 같은 길을 걷는 사람이라야 비로소 안다.
75.20
한문今日放過一著,向建化門中別作箇解話會,是以紹先聖之遺蹤,稱提祖令,為後學之模範,建立宗風。若非當人,曷能傳授。」(謝詞不錄)
번역오늘은 한 수 놓아주고, 교화의 문(建化門) 안에서 따로 한바탕 풀어 말하겠다. 이것으로 옛 성인이 남긴 자취를 잇고, 조사의 명령을 들어 세운다. 뒤에 배우는 이들의 본보기가 되어 종풍(宗風)을 세운다. 그럴 만한 사람이 아니면 어찌 전해 줄 수 있겠는가.” (사례하는 말은 싣지 않는다)
쉽게 읽기오늘은 한 수 물러서서, 사람을 가르치고 이끄는 방편의 문 안에서 따로 한바탕 이야기를 풀어 보겠다. 이로써 옛 성인이 남긴 자취를 이어 조사의 명령을 받들어 세우고, 뒤에 배우는 이들의 본보기가 되어 우리 집안의 가풍을 세우려는 것이다. 그럴 만한 사람이 아니라면 어찌 이 일을 전해 줄 수 있겠는가.” 〔감사의 인사말은 싣지 않았다〕
75.21
한문乃云:
번역이어서 말했다.
쉽게 읽기이어서 말했다.
75.22
한문「陳謝既畢,不可空然,有一頌舉似大眾:
번역“사례의 말을 다 마쳤으니, 그냥 있을 수는 없다. 게송 하나를 대중에게 들어 보인다.”
쉽게 읽기“감사의 말을 다 마쳤으니, 그냥 있을 수는 없다. 게송 하나를 대중에게 들려주겠다.”
75.23
한문日暖風和花正開,
번역햇살 따스하고 바람 부드러워 꽃이 한창 피는데
쉽게 읽기햇볕 따스하고 바람 부드러워 꽃이 한창 피는데
75.24
한문七重山鎖白雲來,
번역일곱 겹 산이 에워싼 곳으로 흰 구름이 찾아든다.
쉽게 읽기일곱 겹 산이 둘러싼 곳으로 흰 구름이 찾아드네.
75.25
한문飜思城市繁華處,
번역돌이켜 저잣거리 번화한 곳을 생각하다가
쉽게 읽기문득 번화한 저잣거리를 떠올리다가
75.26
한문又出松門步一回。」
번역다시 솔문을 나서 한 바퀴 걷는다.
쉽게 읽기다시 소나무 문을 나서 한 바퀴 걸어 보네.
해설법연이 백운산 해회사(海會寺) 주지로 부임하여 처음 법상에 오른 개당(開堂) 법문이다. 소(疏)를 다…

법연이 백운산 해회사(海會寺) 주지로 부임하여 처음 법상에 오른 개당(開堂) 법문이다. 소(疏)를 다 읽고 "금강의 눈을 갖춘 이라면 다시 게송이 필요 없다"고 하여, 진실을 아는 이에게는 군말이 부질없음을 먼저 밝힌다. 백추(白槌) 후 "제일의를 관하라"는 개당 의식의 정형구인데, 이어지는 문답은 그 제일의를 겨눈 것이다. "조령이 무엇이냐"에 "하나 둘 셋 넷 다섯"으로 답한 것은 지극한 도리를 지극히 평범한 것으로 내려놓는 수법이고, 한산·습득을 끌어들인 학인과 "양민을 눌러 천민 삼지 말라"는 응수는 서로의 안목을 겨루는 기봉(機鋒)이다. 끝에서 제일의는 본래 청정하여 말로 설할 수 없으나 교화의 문[建化門]에서는 부득이 방편을 쓴다 하고, 부임의 감회를 저잣거리와 솔문 사이를 오가는 한가로운 산거(山居)의 게송으로 맺는다.

卷上 차례 (108단)

이 단의 낱말 11
  1. 海會寺 해회사

    서주 백운산에 있던 절로, 흔히 '해회'라 부른다. 백운수단이 머물러 크게 교화했고, 수단의 제자 오조법연도 뒤에 이 절의 주지가 되었다. 투자의청(投子義青) 등 여러 선승도 이곳에 머물렀다.

  2. 開堂 개당

    새로 주지가 된 선사가 처음으로 법좌에 올라 설법하는 의식이다. 관원과 대중이 모인 자리에서 임명 글을 읽고, 황제와 관원을 위해 향을 사르며, 법을 이어 준 스승을 위해서도 향을 올린다.

  3. 四面山 사면산

    서주(舒州)에 있던 산이다. 오조법연이 처음 주지가 되어 개당한 곳으로, 그 무렵 법연은 자신을 '사면'이라 부르곤 했다. 운문종의 법수(法秀) 등 여러 선승도 이 산에서 법을 폈다.

  4. 白槌 백추

    법회를 시작하거나 마칠 때 소임을 맡은 스님이 나무망치로 받침을 쳐서 대중을 조용히 하고 알리는 일이다. 개당 때에는 이름난 스님이 이 일을 맡아 '법회에 모인 용상 대중이여, 으뜸가는 진리를 보라'고 외친다.

  5. 第一義 제일의

    으뜸가는 진리, 곧 말과 생각으로 나눌 수 없는 궁극의 진실을 이른다. 제일의제(第一義諦)라고도 한다. 개당 때 백추하며 '으뜸가는 진리를 똑똑히 보라'고 외치는 말로 선문에 널리 쓰였다.

  6. 白雲山 백운산

    서주(舒州)에 있는 산으로, 산속에 해회선원(海會禪院)이 있다. 양기방회의 제자 백운수단(白雲守端)이 이곳에 머물러 '백운'이라 불렸고, 그 제자 오조법연(五祖法演)도 뒤에 이 절의 주지가 되었다. 그래서 선록의 '백운'은 이 산을 가리키기도 하고, 이곳에 머문 수단이나 법연을 가리키기도 한다. 법연은 만년에 기주(蘄州) 동산(東山), 곧 오조산으로 옮겼다.

  7. 太平興國寺 태평흥국사

    서주에 있던 절로, 흔히 '태평'이라 부른다. 오조법연이 사면산 다음으로 주지가 된 곳이며, 그보다 앞서 부산법원이 머물렀고 뒤에는 법연의 제자 불감혜근(佛鑑慧懃)이 주지가 되었다.

  8. 寒山 한산

    당나라 때 천태산 한암(寒巖)에 숨어 살던 시승이다. 국청사의 풍간(豐干)·습득(拾得)과 가까이 지냈고, 세상을 일깨우는 시를 많이 남겨 『한산시』로 전한다. 문수보살의 화신이라는 전설이 있다.

  9. 拾得 습득

    당나라 때 천태산 국청사에 살던 시승이다. 풍간(豐干) 선사가 길에서 주워 왔다 하여 '습득'이라 불렀다고 한다. 한산과 늘 짝을 이루어 기이한 행적을 보였으며, 보현보살의 화신이라는 전설이 있다.

  10. 千聖 천성

    천 명의 성인, 곧 수많은 부처와 조사를 통틀어 이른다. 선문에서는 '천성도 옮기지 못한다'처럼 써서, 어떤 성인도 손댈 수 없는 근본 자리를 드러낸다.

  11. 作者 작자

    글을 지은 사람이 아니라, 참된 안목과 솜씨를 갖춘 선지식을 이른다. 작가(作家)와 같은 뜻이다. 그런 이라야 상대의 기틀을 알아보고 서로 통한다고 한다.

차주해회어록 次住海會語錄주석 6교감 1 · 깊이 읽기에서 봄해설낱말 11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이 어록의 편자: 參學景淳集.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