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오조법연 · 卷上 73

상당 — 꿈에 주장자가 일러 준 선

上堂 · 夢見拄杖子

73.1
한문上堂,拈起拄杖云:
번역상당하여 주장자(拄杖)를 집어 들고 말했다.
쉽게 읽기상당하여 주장자를 집어 들고 말했다.
풀이 1
① 법연은 주장자(拄杖子)를 들어 보이며, 간밤 꿈에 주장자가 선(禪) 한 자락을 일러 주었다고 말을 꺼낸다.
73.2
한문「昨夜三更,夢見拄杖子教我一片禪,向我道:
번역어젯밤 삼경에 꿈을 꾸었다. 주장자가 나에게 선(禪) 한 조각을 일러 주며 이렇게 말했다.
『和尚!明日早起上堂,舉似大眾:
“화상께서는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 상당하시어, 대중에게 이렇게 들어 보이십시오.”
昨日錦上鋪花,今日脚蹋實地,
어제는 비단 위에 꽃을 깔았고, 오늘은 발로 실지(實地)를 밟는다.
但看今日明朝,說甚祖師來意。
그저 오늘과 내일 아침을 보라. 조사가 온 뜻(祖師來意)을 말해 무엇하겠는가.
翻思黃面老人,謾道靈山授記,
돌이켜 생각하니, 누런 얼굴의 늙은이(黃面老人)도 영산(靈山)에서 수기(授記)했다고 부질없이 말한 것이다.
直饒大地山河,借我鼻孔出氣,不如放下身心,自然仁義禮智。』」
설령 온 대지와 산하가 내 콧구멍을 빌려 숨을 쉰다 해도, 몸과 마음을 내려놓느니만 못하다. 내려놓으면 저절로 인의예지(仁義禮智)다.
쉽게 읽기“어젯밤 한밤중 꿈에 주장자를 보았는데, 나에게 선 한 자락을 일러 주며 이렇게 말했다. ‘스님,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 상당하여 대중에게 들어 보이십시오.’ 어제는 비단 위에 꽃을 덧깔았고, 오늘은 두 발로 단단한 땅을 딛는다. 그저 보라. 오늘이든 내일 아침이든 조사가 온 뜻을 무슨 말로 하겠는가? 돌이켜 생각하니, 누런 얼굴의 늙은이 부처님이 영산에서 제자들에게 성불을 약속해 주었다는 말도 공연한 소리였다. 설령 온 산하대지가 내 콧구멍을 빌려 숨을 쉰다 해도, 몸과 마음을 내려놓는 것만 못하다. 그러면 어짊과 의로움과 예의와 지혜가 저절로 갖추어진다.”
풀이 3
① 법연은 주장자(拄杖子)를 들어 보이며, 간밤 꿈에 주장자가 선(禪) 한 자락을 일러 주었다고 말을 꺼낸다.
③ 영산수기(靈山授記)는 영취산에서 부처가 제자에게 미래의 성불을 예언(수기)한 일을 이른다.
73.3
한문為亡僧下火,舉起火把云:
번역죽은 스님을 위해 불을 붙이며(下火), 횃불을 들고 말했다.
쉽게 읽기죽은 승려를 화장하며, 횃불을 들어 올리고 말했다.
풀이 1
④ 하화(下火)는 다비(화장) 때 시신에 불을 붙이며 법어를 내리는 의식이다.
73.4
한문「火風四大互相違背,當此時節隨緣自在。」
번역“불과 바람, 사대(四大)가 서로 어긋난다. 바로 이러한 때에 인연 따라 자재하라.”
쉽게 읽기“몸을 이루던 불과 바람, 네 요소가 서로 등지고 흩어진다. 바로 이럴 때 인연 따라 걸림 없이 자유로워라.”
73.5
한문次日又為一僧舉起火把云:
번역이튿날 또 한 스님을 위해 횃불을 들고 말했다.
쉽게 읽기이튿날 또 한 승려를 화장할 때 횃불을 들어 올리고 말했다.
73.6
한문「昨日也恁麼,今日也恁麼,且道昨日是今日是?說甚是不是,儞看是甚火色。」
번역“어제도 이러했고 오늘도 이러하다. 자, 말해 보라. 어제가 옳은가, 오늘이 옳은가? 옳으니 그르니를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대는 보라. 이것이 무슨 불빛인가?”
쉽게 읽기“어제도 이랬고 오늘도 이렇다. 자, 어제 것이 맞는가, 오늘 것이 맞는가? 맞다 틀리다를 따져서 무엇하겠는가. 똑똑히 보라. 이 불길은 무슨 빛깔인가?”
해설주장자가 꿈에 나타나 상당을 청했다는 설정으로 시작하는데, 이는 설법의 계기를 짐짓 우스갯소리 형식으로…

주장자가 꿈에 나타나 상당을 청했다는 설정으로 시작하는데, 이는 설법의 계기를 짐짓 우스갯소리 형식으로 세운 것이다. "어제는 비단 위에 꽃을 깔았고, 오늘은 발로 실지를 밟는다"는 화려한 방편[錦上添花]과 실참(實參)의 대비이며, "조사가 온 뜻을 말해 무엇하겠는가" 하고 부처가 영산에서 수기했다는 것조차 부질없이 한 말이라 하여 조사서래의를 언어 이전으로 돌린다. 온 대지와 산하가 내 콧구멍을 빌려 숨 쉰다 해도 몸과 마음을 내려놓느니만 못하고, 내려놓으면 저절로 인의예지라 한 것은 방하착(放下著)의 자재함을 유가 덕목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어지는 두 차례 하화(下火, 다비 법문)에서는 사대(四大)가 흩어지는 죽음의 자리에서 인연 따라 자재하라 이르고, 이튿날에는 어제와 오늘의 같고 다름·옳고 그름을 묻다가 "이것이 무슨 불빛인가"로 되받아, 시비 분별을 끊고 눈앞의 불길 그 자체를 직시하게 한다.

卷上 차례 (108단)

이 단의 낱말 2
  1. 黃面老 황면로

    황면노인, 곧 석가다. 불상의 금빛 얼굴에서 유래한 부처의 별칭(黃面瞿曇)이다.

  2. 靈山 영산

    영취산(靈鷲山)의 준말이다. 인도 왕사성(王舍城) 곁의 산으로 석가모니가 설법하던 곳이다. 석가가 꽃을 들자 가섭(迦葉)이 미소 지은 염화(拈花) 이야기의 무대이다.

차주태평어록 次住太平語錄주석 4해설낱말 2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이 어록의 편자: 參學清遠集.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