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오조법연 · 卷上 3

소참 — 덕산의 몽둥이와 무쇠 만두

小參 · 僧問如何是佛

3.1
한문小參,僧問:「如何是佛?」師云:「肥從口入。」
번역소참(小參). 어떤 스님이 물었다.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 선사가 답했다. “살은 입으로 들어온 것으로 찐다.”
쉽게 읽기소참 때 어떤 승려가 물었다. “부처란 어떤 것입니까?” 스님이 답했다. “살은 입으로 들어간 것으로 찐다.”
3.2
한문乃舉:「德山示眾云:『今夜不答話,有問話者三十棒。』
번역이어 옛 이야기를 들어 보였다. 덕산(德山)이 대중에게 말했다. “오늘 밤은 묻는 말에 답하지 않겠다. 묻는 자는 삼십 방(三十棒)이다.”
眾中舉者甚多,會者不少,且道向什麼處見德山?有不顧性命底漢,試出來道看;若無,山僧為大眾與德山老人相見去也。
대중 가운데 이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이 아주 많고, 안다는 사람도 적지 않다. 자, 말해 보라. 어디에서 덕산을 보겠는가? 목숨을 돌보지 않는 사내가 있거든, 나와서 말해 보라. 없다면 산승이 대중을 위해 덕산 노인을 만나러 가겠다.
待德山道:『今夜不答話,問話者三十棒。』但向伊道:『某甲話也不問,棒也不喫。』儞道,還契他德山老人麼?到者裏須是箇漢始得。
덕산이 “오늘 밤은 묻는 말에 답하지 않겠다. 묻는 자는 삼십 방이다” 하고 말하기를 기다렸다가, 그에게 그저 이렇게 말하겠다. “저는 묻지도 않고, 방도 맞지 않겠습니다.” 그대는 말해 보라. 이래도 저 덕산 노인과 맞아떨어지겠는가? 여기에 이르러서는 제대로 된 사내라야 한다.
쉽게 읽기그러고는 옛 이야기를 들어 말했다. “덕산 스님이 대중에게 말했다. ‘오늘 밤은 묻는 말에 답하지 않겠다. 묻는 자는 몽둥이 서른 대다.’ 대중 가운데 이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도 아주 많고, 안다는 사람도 적지 않다. 자, 말해 보라. 어디에서 덕산을 보겠는가? 목숨을 아끼지 않는 사내가 있거든 나와서 말해 보라. 없다면 내가 대중을 위해 덕산 노인을 만나러 가겠다. 덕산이 ‘오늘 밤은 답하지 않겠다. 묻는 자는 몽둥이 서른 대다’라고 하기를 기다렸다가, 그에게 그저 이렇게 말하겠다. ‘저는 묻지도 않겠고 몽둥이도 맞지 않겠습니다.’ 말해 보라. 이러면 저 덕산 노인과 맞아떨어지겠는가? 여기에 이르면 제대로 된 사내라야 한다.
풀이 1
3.3
한문況法演遊方十有餘年,海上參尋見數員尊宿,自謂了當,及到浮山圓鑑會下,直是開口不得,
번역하물며 이 법연(法演)은 십여 년을 행각했다. 사방을 다니며 찾아 여러 존숙(尊宿)을 뵙고, 스스로 다 마쳤다고 여겼다. 그런데 부산(浮山) 원감(圓鑑)의 회하에 이르러서는, 참으로 입도 뻥끗하지 못했다.
後到白雲門下,咬破一箇鐵餕餡,直得百味具足。且道餡子一句作麼生道?」
뒤에 백운(白雲) 문하에 와서 무쇠 만두(鐵餕餡) 하나를 씹어 깨뜨렸다. 그러자 온갖 맛이 다 갖추어졌다. 자, 말해 보라. 그 만두소 한마디를 어떻게 이르겠는가?
쉽게 읽기하물며 나 법연은 십여 년을 떠돌아다니며 여러 고장에서 이름난 큰스님 몇 분을 찾아뵙고, 스스로 공부를 다 마쳤다고 여겼다. 그런데 부산 원감 스님의 문하에 이르러서는 정말 입도 뻥끗하지 못했다. 뒤에 스승 백운 스님의 문하에 와서 무쇠로 된 만두 하나를 깨물어 부수었더니, 그 속에 온갖 맛이 다 들어 있었다. 자, 말해 보라. 그 만두소를 한마디로 하면 어떻게 말하겠는가?”
풀이 5
교감 · 鐵餕餡저본 글자: 「鐵餕餡」 — CBETA 교정을 따름(T47n1995 p0649c23 · CBETA 新增校注 「餕餡【CB】,酸饀【大】」). 大正藏 원본과 지난 판 원문(Kanripo本)은 「鐵酸饀」. CBETA 按: 餕(jùn)은 酸(suān)과 통하지 않고, 饀(tāo)는 餡의 이체가 아니다.
교감 · 餡子저본 글자: 「餡子」 — 위와 같은 CBETA 교정(p0649c23 · 「餡【CB】,饀【大】」). 大正藏·Kanripo本 「饀子」.
3.4
한문乃云:「花發鷄冠媚早秋,誰人能染紫絲頭,有時風動頻相倚,似向堦前鬪不休。」
번역이어 말했다. “맨드라미 꽃이 피어 이른 가을에 아리땁다. 누가 저 자줏빛 실 머리를 물들였는가. 때로 바람이 불면 자꾸 서로 기대니, 섬돌 앞에서 쉬지 않고 다투는 것 같다.”
쉽게 읽기이어서 말했다. “닭 볏 닮은 맨드라미가 피어 이른 가을에 곱기도 한데, 저 자줏빛 실 같은 꽃머리는 누가 물들였는가. 이따금 바람이 불면 서로 자꾸 몸을 기대니, 섬돌 앞에서 쉬지 않고 싸우는 것만 같다.”
해설저녁의 비공식 설법인 소참(小參)이다. "어떤 것이 부처인가"라는 물음에 "살은 입으로 들어오는 데서…

저녁의 비공식 설법인 소참(小參)이다. "어떤 것이 부처인가"라는 물음에 "살은 입으로 들어오는 데서 찐다(肥從口入)"고 답한 것은, 부처를 멀리서 구하지 말고 먹고 사는 지극히 일상적인 자리에서 보라는 뜻을 담은 즉물적 응답이다. 이어 덕산(德山)의 유명한 '오늘 밤은 답하지 않는다, 묻는 자는 삼십 방(三十棒)'이라는 시중(示衆)을 들어, 그 함정 같은 말에 "저는 묻지도 않고 방도 맞지 않겠다"고 되받는 가상의 응대를 제시하여 덕산의 관문을 어떻게 뚫을지를 보여 준다. 뒷부분은 법연 자신의 구도 이력을 솔직히 밝힌 대목으로 사료적 가치가 크다. 십여 년 행각하며 스스로 깨쳤다 여겼으나 부산 원감(浮山圓鑑) 회하에서 입도 못 열었고, 백운수단 문하에서 비로소 '무쇠 만두(鐵餕餡)'를 씹어 깨뜨려 온갖 맛을 갖추었다고 한다. 무쇠 만두는 씹히지 않는 화두, 곧 지해로 뚫을 수 없는 참구의 관문을 상징한다. 맺음 게송의 맨드라미(鷄冠花) 이미지는 그 깨달음의 소식을 자연물에 부친 것이다.

卷上 차례 (108단)

이 단의 낱말 6
  1. 德山宣鑑 덕산선감

    덕산선감(德山宣鑑, 782~865)이다. 당나라 선승으로 용담숭신(龍潭崇信)의 법을 이었다. 『금강경』에 밝아 주금강이라 불렸다. 용담이 건넨 촛불을 불어 끄는 순간 깨치고, 지니던 『금강경』 주석서를 불살랐다. 몽둥이로 제자를 다그친 덕산방(德山棒)으로 이름났다.

  2. 德山棒 덕산방

    덕산(德山)의 방망이다. 덕산선감은 묻는 이에게 '말해도 서른 방, 말 못 해도 서른 방'이라며 몽둥이로 다그쳤다. 임제(臨濟)의 할과 짝지어, 말과 알음알이를 단번에 끊는 솜씨를 대표한다.

  3. 五祖法演 오조법연

    오조법연(五祖法演, ?~1104)이다. 송나라 임제종 양기파의 선승으로 백운수단(白雲守端)의 법을 이었다. 사면산·백운산을 거쳐 기주(蘄州) 오조산에 머물러 오조라 불린다. 원오극근(圜悟克勤)의 스승이다.

  4. 浮山法遠 부산법원

    북송 임제종의 선승(991~1067)이다. 섭현귀성(葉縣歸省)의 법을 이었고 서주 부산(浮山)에 머물렀으며, 원감(圓鑑) 대사라 불렸다. 오조법연은 그의 문하에 머물다가 그의 권유로 백운수단을 찾아갔다.

  5. 白雲守端 백운수단

    송나라 임제종 양기파의 선승(1025~1072)으로, 양기방회(楊岐方會)의 법을 이었다. 서주(舒州) 백운산 해회선원에 머물러 '백운'이라 불린다. 그 법이 오조법연(五祖法演)을 거쳐 원오극근(圜悟克勤)에게 이어졌으니, 원오에게는 스승의 스승이 된다.

  6. 鐵餕餡 철준함

    무쇠로 만든 소 넣은 만두라는 뜻이다. 이가 들어가지 않아 생각으로는 깨물 수 없는 화두를 이른다. 오조법연이 백운수단 문하에서 이것을 깨물어 부수고 온갖 맛을 얻었다고 한 말로 이름나, 그 제자들이 거듭 들어 말했다.

서주백운산해회연화상초주사면산어록 舒州白雲山海會演和尚初住四面山語錄주석 4교감 2 · 깊이 읽기에서 봄해설낱말 6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이 어록의 편자: 參學才良編.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