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오조법연 · 卷中 143

상당 — 혜충 국사의 이음매 없는 탑

上堂 · 舉肅宗帝問忠國師

143.1
한문上堂,舉:
번역상당하여 이야기를 들어 보였다.
쉽게 읽기상당하여 옛 이야기를 들어 말했다.
143.2
한문「肅宗帝問忠國師:『百年後所須何物?』
번역숙종(肅宗) 황제가 충국사(忠國師, 남양 혜충)에게 물었다. “백 년 뒤에 무엇이 필요하십니까?”
쉽게 읽기당나라 숙종 황제가 혜충 국사에게 물었다. “돌아가신 뒤에 무엇이 필요하십니까?”
풀이 1
143.3
한문國師云:『與老僧造箇無縫塔。』
번역국사가 말했다. “이 노승에게 이음매 없는 탑(無縫塔)을 하나 지어 주십시오.”
쉽게 읽기국사가 답했다. “이 늙은 중을 위해 이음매가 하나도 없는 탑을 세워 주십시오.”
풀이 1
143.4
한문帝曰:『請師塔樣。』
번역황제가 말했다. “탑의 모양을 일러 주십시오.”
쉽게 읽기황제가 말했다. “탑의 모양을 일러 주십시오.”
143.5
한문國師良久云:『會麼?』
번역국사가 한참 잠자코 있다가 말했다. “아시겠습니까?”
쉽게 읽기국사는 한참 잠자코 있다가 말했다. “아시겠습니까?”
143.6
한문帝曰:『不會。』
번역황제가 말했다. “모르겠습니다.”
쉽게 읽기황제가 말했다. “모르겠습니다.”
143.7
한문國師云:『吾有弟子耽源,却諳此事,請詔問之。』」
번역국사가 말했다. “내게 탐원(耽源)이라는 제자가 있는데, 이 일을 잘 압니다. 조서를 내려 그에게 물으십시오.”
쉽게 읽기국사가 말했다. “이 일은 제 법을 물려받은 제자 탐원이 훤히 압니다. 그를 불러 조서로 물어보십시오.”
풀이 1
143.8
한문師云:「眾中盡道,國師良久,殊不知,懸鼓待槌。當時肅宗若是作家君王,待伊道教詔耽源,但向道:『國師國師,何必。』肅宗後詔耽源,
번역선사가 말했다. “대중은 모두 ‘국사가 한참 잠자코 있었다’고만 말한다. 그것이 북을 매달아 놓고 북채를 기다린 것(懸鼓待槌)인 줄은 전혀 모른다. 그때 숙종이 작가(作家) 임금이었다면, 국사가 ‘탐원에게 조서를 내려 물으라’고 하기를 기다렸다가, 그저 ‘국사여, 국사여! 굳이 그럴 것 있습니까’ 했을 것이다.” 숙종은 뒤에 탐원을 불렀다.
쉽게 읽기스님이 말했다. “대중은 모두 ‘국사가 한참 잠자코 있었다’고만 말한다. 그것이 북을 걸어 놓고 북채가 오기를 기다린 것인 줄은 전혀 모른다. 그때 숙종이 제대로 눈 밝은 임금이었다면, 국사가 ‘탐원에게 조서를 내려 물으라’고 하는 말이 떨어지기를 기다렸다가, 그저 ‘국사여, 국사여! 굳이 그럴 것 있습니까?’ 했을 것이다.” 숙종은 뒷날 탐원을 불렀다.
143.9
한문源呈頌:
번역탐원이 게송을 바쳤다.
쉽게 읽기탐원이 게송을 지어 바쳤다.
143.10
한문『湘之南,潭之北,
번역상수(湘水)의 남쪽, 담수(潭水)의 북쪽
쉽게 읽기상수의 남쪽, 담수의 북쪽
143.11
한문中有黃金充一國,
번역그 가운데 황금이 있어 온 나라에 가득하다
쉽게 읽기그 가운데 황금이 있어 온 나라에 가득하네
143.12
한문無影樹下合同船,
번역그림자 없는 나무 아래 함께 한배를 탄다
쉽게 읽기그림자 없는 나무 아래 함께 한배를 타니
143.13
한문瑠璃殿上無知識。』」
번역유리 궁전 위에는 아는 이가 없다
쉽게 읽기유리 궁전 위에는 아는 이가 없네
143.14
한문師代肅宗云:「閑言語。
번역선사가 숙종을 대신하여 말했다. “쓸데없는 소리다.”
쉽게 읽기스님이 숙종을 대신하여 말했다. “쓸데없는 소리다.”
143.15
한문雪竇頌道:
번역설두(雪竇)가 게송으로 읊었다.
쉽게 읽기설두 스님이 이 이야기를 게송으로 읊었다.
풀이 1
143.16
한문『無縫塔,見還難,
번역이음매 없는 탑, 보기가 도리어 어렵다
쉽게 읽기이음매 없는 탑은 보기가 도리어 어렵다
143.17
한문澄潭不許蒼龍盤。
번역맑은 못은 푸른 용이 서리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쉽게 읽기맑은 못은 푸른 용이 서려 사는 것을 허락하지 않네
143.18
한문層落落,影團團,
번역층층이 우뚝우뚝, 그림자는 둥글둥글
쉽게 읽기층층이 우뚝하고 그림자는 둥글둥글
143.19
한문千古萬古與人看。』」
번역천고 만고에 사람들에게 보여 준다
쉽게 읽기천년만년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있네
143.20
한문師云:「雪竇可使千古傳名,老僧秖愛他道澄潭不許蒼龍盤,首尾一時貫串。秖如前來一絡索拈放一邊,且道畢竟如何?」乃云:
번역선사가 말했다. “설두는 천고에 이름을 전할 만하다. 이 노승은 다만 그가 ‘맑은 못은 푸른 용이 서리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한 말을 좋아한다. 머리와 꼬리를 한꺼번에 꿰뚫었다. 앞에 늘어놓은 한 꾸러미 이야기는 집어서 한쪽에 치워 두자. 자, 말해 보라. 결국 어떠한가?” 그러고는 말했다.
쉽게 읽기스님이 말했다. “설두는 천고에 이름을 남길 만하다. 이 늙은이는 다만 그가 ‘맑은 못은 푸른 용이 서려 사는 것을 허락하지 않네’라고 한 구절이 머리와 꼬리를 단번에 꿰뚫은 것을 좋아할 뿐이다. 앞에서 줄줄이 늘어놓은 넝쿨 같은 말들은 한쪽에 치워 두자. 자, 말해 보라. 결국 어떠한가?” 그러고는 말했다.
풀이 1
교감 · 老僧秖愛저본 글자: 「秖」(두 곳: 老僧秖愛 · 秖如前來) — CBETA 교정(p0658b12·b13 · 「秖【CB】,秪【大】」). 大正藏·Kanripo本 「秪」.
143.21
한문「姹女已歸霄漢去,
번역어여쁜 아가씨는 이미 하늘 은하로 돌아갔는데
쉽게 읽기어여쁜 아가씨는 벌써 하늘 높이 은하로 돌아갔는데
143.22
한문獃郎猶自守空房。」
번역어리석은 사내는 아직도 홀로 빈방을 지킨다
쉽게 읽기어리석은 사내는 아직도 홀로 빈방을 지키고 있네
해설남양 혜충(南陽慧忠) 국사의 '이음매 없는 탑(無縫塔)' 공안을 든 상당이다. 무봉탑은 꿰맨 자국 없는…

남양 혜충(南陽慧忠) 국사의 '이음매 없는 탑(無縫塔)' 공안을 든 상당이다. 무봉탑은 꿰맨 자국 없는 하나의 통짜 돌탑으로, 분별과 조작이 미치지 못하는 본래면목·법신(法身)의 상징이다. 국사의 침묵(良久)과 '알겠는가'라는 물음, 그리고 숙종의 '모르겠다'는 답 사이에서 법연은 '북을 매달아 놓고 채질을 기다린다(懸鼓待槌)'는 비유로, 물음 자체가 이미 답을 부르는 기연이었음을 지적한다. 작가(作家) 임금이었다면 탐원에게 미룰 것 없이 그 자리에서 '국사여!' 하고 되받아 응했으리라는 것으로, 뒤이은 탐원과 설두(雪竇)의 게송을 소개하되 법연은 설두의 '맑은 못은 푸른 용의 서림을 허락지 않는다'는 한 구절만을 처음과 끝을 꿰뚫은 안목으로 높이 산다. 끝의 '어여쁜 처녀는 은하로 돌아갔건만 어리석은 사내는 빈방을 지킨다'는 구절은, 정작 핵심은 이미 떠나갔는데 언어의 넝쿨에 매여 헛되이 남은 자취만 붙드는 학인의 처지를 풍자한 것이다.

卷中 차례 (95단)

이 단의 낱말 6
  1. 肅宗 숙종

    당나라 황제다. 남양 백애산 깊은 골짜기에서 사십여 년 산문을 나서지 않던 혜충(慧忠)을 조서로 불러 스승의 예로 모셨다. 혜충은 숙종과 그 뒤를 이은 대종 두 임금의 국사가 되었다. 선어록에는 혜충에게 이음매 없는 탑 이야기를 들은 황제로도 나온다.

  2. 忠國師 충국사

    남양혜충국사(南陽慧忠國師)(?-775)다. 육조(六祖)의 법사이며 당(唐) 숙종(肅宗)·대종(代宗)의 국사(國師)였다.

  3. 無縫塔 무봉탑

    이음매가 없는 탑이라는 뜻이다. 당나라 황제가 남양혜충 국사에게 세상을 떠난 뒤 무엇이 필요하냐고 묻자, 국사가 '이음매 없는 탑을 지어 달라' 하고는 그 모양을 묻는 황제 앞에서 잠자코 있었다. 모양으로 지을 수 없는 탑을 들어 본래의 모습을 보인 공안이다.

  4. 耽源應真 탐원응진

    당나라 선승으로 남양혜충(南陽慧忠) 국사의 시자로 있다가 그 법을 이었다. 길주(吉州) 탐원산에 머물러 '탐원'이라 불린다. 국사가 세상을 떠난 뒤 황제가 그를 불러 '이음매 없는 탑'의 뜻을 물었다. 국사의 원상(圓相) 법을 어린 앙산혜적에게 전했다고 한다.

  5. 作家 작가

    선가에서 솜씨와 안목을 두루 갖춘 노련한 스승을 이른다. 배우는 이의 됨됨이를 꿰뚫어 보고 자유자재로 이끄는 사람이다. 오늘날 글 쓰는 사람을 뜻하는 '작가'와는 뜻이 다르다.

  6. 雪竇重顯 설두중현

    설두중현(雪竇重顯)(980~1052), 지문광조(智門光祚) 법사, 운문종(雲門宗) 중흥조. 『송고백칙(頌古百則)』(벽암록(碧巖錄)의 본칙(本則)·송(頌)) 저자이다.

서주백운산해회연화상어록 舒州白雲山海會演和尚語錄주석 4교감 1 · 깊이 읽기에서 봄해설낱말 6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