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오조법연 · 卷上 12

한식날 밤 소참 — 소리를 알아듣는 벗

寒食夜小參

12.1
한문寒食夜小參,僧問:「群迷久渴冒雨登山,向上之機請師方便。」
번역한식날 밤 소참(小參). 어떤 스님이 물었다. “미혹한 무리가 오래 목말라하다가 비를 무릅쓰고 산에 올랐습니다. 향상(向上)의 기틀을 스님께서 방편으로 보여 주십시오.”
쉽게 읽기한식 날 밤 소참 때, 어떤 승려가 물었다. “길 잃은 무리가 오래 목말라하다가 비를 무릅쓰고 산에 올랐습니다. 한 걸음 더 위로 나아가는 기틀을 스님께서 방편을 베풀어 보여 주십시오.”
12.2
한문師云:「不免入山一回。」
번역선사가 답했다. “산에 한 번 들어가지 않을 수 없구나.”
쉽게 읽기스님이 답했다. “산에 한 번은 들어오지 않을 수 없었겠구나.”
12.3
한문學云:「恁麼則步步踏實去也。」
번역스님이 말했다. “그렇다면 걸음걸음 착실히 밟아 가겠습니다.”
쉽게 읽기그 승려가 말했다. “그렇다면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하게 밟아 가겠습니다.”
12.4
한문師云:「空手却回去。」
번역선사가 말했다. “빈손으로 도로 돌아가는구나.”
쉽게 읽기스님이 말했다. “빈손으로 되돌아가겠구나.”
12.5
한문學云:「若是那邊,還的當也無?」
번역스님이 말했다. “저쪽이라면, 그래도 딱 들어맞습니까?”
쉽게 읽기그 승려가 말했다. “저쪽 너머의 일이라면 그래도 딱 들어맞습니까?”
12.6
한문師云:「罕遇知音。」
번역선사가 말했다. “소리를 알아듣는 벗(知音)은 만나기 드물다.”
쉽게 읽기스님이 말했다. “내 소리를 알아듣는 벗은 만나기 드물다.”
12.7
한문學云:「謝師證明。」
번역스님이 말했다. “스님께서 증명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쉽게 읽기그 승려가 말했다. “스님께서 증명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12.8
한문師云:「知音底事作麼生?」
번역선사가 말했다. “소리를 알아듣는 벗의 일이란 어떤 것이냐?”
쉽게 읽기스님이 말했다. “소리를 알아듣는 벗의 일이란 어떤 것이냐?”
12.9
한문僧劃一劃,
번역스님이 한 획을 그었다.
쉽게 읽기그 승려가 손으로 한 획을 그었다.
12.10
한문師云:「又被風吹別調中。」
번역선사가 말했다. “또 바람에 불려 딴 가락으로 들어갔구나.”
쉽게 읽기스님이 말했다. “또 바람에 날려 엉뚱한 가락으로 빠져 버렸구나.”
12.11
한문學云:「往往隨他口頭走。」
번역스님이 말했다. “번번이 남의 말끝만 따라 달리십니다.”
쉽게 읽기그 승려가 말했다. “스님은 번번이 남의 말끝만 따라다니십니다.”
12.12
한문師云:「更是阿誰?」
번역선사가 말했다. “그러는 너는 또 누구냐?”
쉽게 읽기스님이 말했다. “그러는 그대는 또 누구냐?”
12.13
한문乃云:「李白桃紅、山青水綠,雲橫洞口、月皎長空,
번역이어 말했다. “오얏꽃은 희고 복사꽃은 붉다. 산은 푸르고 물은 초록이다. 구름은 골 어귀에 비껴 있고, 달은 긴 하늘에 밝다.
若只向者裏薦得,法眼道:『月明幽室寒。星分拱辰異。』便須瓦解氷消。
여기서만 알아차린다면, 법안(法眼)이 말한 ‘달 밝으니 그윽한 방이 차갑고, 별이 나뉘니 북극성을 에운 자리가 다르다’도 곧 기와 무너지듯 얼음 녹듯 사라져야 한다.
韶國師道:『通玄峯頂不是人間,心外無法滿目青山。』亦須百雜碎。
소국사(韶國師)가 말한 ‘통현봉 꼭대기는 인간 세상이 아니다. 마음 밖에 법이 없으니 눈에 가득 푸른 산이다’도 백 조각으로 부서져야 한다.
何也?盡乾坤大地不消一揑。然雖如是,事無一向,今夜且放過一著。」
어째서인가? 온 하늘과 땅이 한 줌 거리도 안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일에는 한 방향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오늘 밤은 우선 한 수 봐주고 지나가겠다.”
쉽게 읽기이어서 말했다. “오얏꽃은 희고 복사꽃은 붉으며, 산은 푸르고 물은 맑다. 구름은 골짜기 어귀에 걸려 있고, 달은 높은 하늘에 환하다. 그저 여기서 알아차리기만 한다면, 법안 스님이 ‘달 밝으니 그윽한 방이 차고, 별자리 나뉘니 북극성 둘레가 남다르다’고 한 말도 곧 기와처럼 부서지고 얼음처럼 녹아 버린다. 덕소 국사가 ‘통현봉 꼭대기는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니다. 마음 밖에 법이 없으니 눈에 가득 푸른 산이다’라고 한 말도 산산조각 나야 한다. 왜 그런가? 온 하늘과 땅을 다 모아도 한 줌 거리도 안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일이란 한쪽으로만 가는 것이 아니다. 오늘 밤은 한 수 봐주고 넘어가겠다.”
풀이 1
해설한식 밤 소참(小參)의 문답으로, 스님이 '향상(向上)의 기틀'을 방편으로 보여 달라 청하자 법연은…

한식 밤 소참(小參)의 문답으로, 스님이 '향상(向上)의 기틀'을 방편으로 보여 달라 청하자 법연은 '산에 한 번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착실히 밟아 가겠다는 응대에 '빈손으로 돌아간다'고 받아, 밟아 얻을 무언가가 따로 없음을 일러 준다. 이어지는 '지음(知音)을 만나기 드물다', 획을 긋는 시늉, '딴 가락으로 들어갔다'는 응수는 서로의 안목을 저울질하는 기봉의 오고감이다. 후반에는 두 선사의 게송을 나란히 든다. 법안(法眼)의 '달 밝으니 방이 차갑고 별 나뉘니 북극성 자리가 다르다'와 천태 덕소(韶國師)의 '통현봉 꼭대기는 인간 세상이 아니요 마음 밖에 법이 없어 눈에 가득 푸른 산뿐'이라는 명구를, 법연은 둘 다 '기와 무너지듯 얼음 녹듯' 또 '백 조각으로 부숴야 한다'고 하여 아무리 뛰어난 구절이라도 붙들면 병이 됨을 경계한다. 온 천지가 한 줌에도 차지 않는다는 것이 그 근거이며, '오늘 밤은 한 수 봐주고 넘어간다'는 여운으로 맺는다.

卷上 차례 (108단)

이 단의 낱말 6
  1. 寒食 한식

    동지에서 105일째 되는 날로, 청명 무렵이다. 이날은 불을 피우지 않고 찬 음식을 먹는 풍속이 있었다. 진(晉)나라의 충신 개자추(介子推)를 기리는 데서 비롯되었다고 전한다.

  2. 小參 소참

    방장이 침당이나 법당에서, 흔히 저녁에 대중을 모아 베푸는 설법이다. 법당에 올라 정식으로 하는 상당(上堂)과 짝이 되는 말이다. 집안의 가르침이라 하여 '가훈(家訓)'이라고도 했다.

  3. 向上 향상

    위로 향한다는 말로, 부처와 조사의 자리마저 넘어선 그 위의 궁극을 이른다. 말과 단계가 끊어진 자리라 '향상일로'라고도 한다. 방편으로 내려오는 향하(向下)와 짝을 이룬다.

  4. 知音 지음

    소리를 알아듣는 이, 곧 나를 참으로 알아주는 벗이다. 백아(伯牙)의 거문고 소리를 종자기(鍾子期)만이 알아들었다는 옛이야기에서 나왔다. 선에서는 말 밖의 뜻을 알아보는 사람을 이른다.

  5. 法眼文益 법안문익

    법안문익(法眼文益, 885~958)이다. 오대 때의 선승으로 지장(地藏) 스님 계침의 법을 이었다. 금릉(金陵)의 보은원·청량원에 머물며 크게 교화했고, 법안종의 시조가 되었다. 죽은 뒤 대법안 선사라는 시호를 받았다.

  6. 天台德韶 천태덕소

    오대·북송 초의 선승(891~972)이다. 법안문익의 법을 이었고, 오월(吳越) 왕 전홍숙이 국사로 모셔 '소 국사(韶國師)'라 불렸다. 천태산에 머물며 크게 교화했고, 영명연수(永明延壽)가 그의 제자다.

서주백운산해회연화상초주사면산어록 舒州白雲山海會演和尚初住四面山語錄주석 1해설낱말 6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이 어록의 편자: 參學才良編.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