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초감

역주 · 오조법연 · 卷上 10

상당 — 빗방울 하나는 어디에 떨어졌는가

上堂 · 千峯寒色即不問

10.1
한문上堂,僧問:「千峯寒色即不問,雨滴嵓花事若何?」
번역상당했다. 어떤 스님이 물었다. “천 봉우리의 찬 빛은 묻지 않겠습니다. 빗방울 듣는 바위 꽃의 일은 어떻습니까?”
쉽게 읽기상당했다. 어떤 승려가 물었다. “봉우리마다 서린 찬 기운은 묻지 않겠습니다. 바위틈 꽃에 빗방울 듣는 일은 어떻습니까?”
10.2
한문師云:「今日也相似。」
번역선사가 답했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쉽게 읽기스님이 답했다. “오늘도 그와 다르지 않다.”
10.3
한문學云:「一句逈超千聖外,千山鎖斷萬重關。」
번역스님이 다시 말했다. “한 구절이 뭇 성인(千聖) 밖으로 아득히 뛰어넘고, 천 산이 만 겹 관문을 잠가 끊습니다.”
쉽게 읽기그 승려가 말했다. “한 구절이 모든 성인의 저 바깥으로 멀리 벗어나니, 천 개의 산이 만 겹 관문을 꽁꽁 잠가 버립니다.”
10.4
한문師云:「一滴落在什麼處?」
번역선사가 물었다. “그 한 방울은 어디에 떨어졌느냐?”
쉽게 읽기스님이 물었다. “그 빗방울 하나는 어디에 떨어졌느냐?”
10.5
한문學云:「錯。」
번역스님이 말했다. “틀렸습니다!”
쉽게 읽기그 승려가 말했다. “틀렸습니다!”
10.6
한문師云:「錯。」
번역선사가 말했다. “틀렸다!”
쉽게 읽기스님이 말했다. “틀렸다!”
10.7
한문學云:「錯錯。」
번역스님이 말했다. “틀렸습니다, 틀렸습니다!”
쉽게 읽기그 승려가 말했다. “틀렸습니다, 틀렸습니다!”
10.8
한문師便打,
번역선사가 곧바로 후려쳤다.
쉽게 읽기스님이 곧바로 그를 때렸다.
10.9
한문乃云:「千峯列翠、岸柳垂金,樵父謳歌、漁人鼓棹,笙簧䀨地、鳥語呢喃,紅粉佳人、風流公子,一一為汝諸人發上上機、開正法眼。
번역이어 말했다. “천 봉우리는 푸른빛을 벌여 놓고, 언덕 버들은 황금을 드리웠다. 나무꾼은 노래하고 어부는 노를 두드린다. 생황 소리는 땅에 가득하고, 새들은 재잘재잘 지저귄다. 연지 찍은 미인과 풍류 넘치는 귀공자, 그 하나하나가 너희 모두를 위해 더없이 높은 기틀을 일으키고 바른 법의 눈(正法眼)을 열어 준다.
若向者裏薦得,金色頭陀無容身處;若也不會,喫粥喫飯,許儞七穿八穴。」
여기서 알아차린다면 금색두타(金色頭陀)도 몸 둘 곳이 없다. 알아차리지 못하겠거든 죽 먹고 밥 먹어라. 그래도 너희가 일곱 구멍 여덟 구멍 확 뚫렸다(七穿八穴)고 인정해 주겠다.”
쉽게 읽기이어서 말했다. “봉우리마다 푸른빛을 늘어놓고, 언덕의 버들은 금빛 가지를 드리웠다. 나무꾼은 노래하고 어부는 뱃전을 두드린다. 생황 소리는 온 땅에 울리고 새들은 재잘재잘 지저귄다. 곱게 단장한 아가씨와 멋을 아는 귀공자, 그 하나하나가 모두 그대들을 위해 가장 높은 기틀을 일으키고 바른 법의 눈을 열어 준다. 여기서 알아차린다면 금빛 몸의 두타 가섭 존자도 몸 둘 곳이 없다. 알아차리지 못하겠거든 그저 죽 먹고 밥 먹어라. 그래도 일곱 구멍 여덟 구멍 확 뚫렸다고 인정해 주겠다.”
풀이 2
교감이본 대조(古尊宿語錄 卷20, X68n1315 p0130c15): 「笙簧䀨地」 — 古尊宿本 「笙簧聒地」. 䀨([目*舌])는 聒(시끄럽게 울림)과 꼴이 비슷한 잘못으로 보아 「聒」로 읽는다.
해설'천 봉우리 찬 빛'과 '바위 꽃에 듣는 빗방울'은 모두 눈앞의 경계를 두고 궁극의 소식을 묻는 정형적…

'천 봉우리 찬 빛'과 '바위 꽃에 듣는 빗방울'은 모두 눈앞의 경계를 두고 궁극의 소식을 묻는 정형적 문답 소재다. 스님이 '한 구절이 천성(千聖)을 넘고 천 산이 관문을 잠근다'며 높은 경지를 읊자, 법연은 '그 한 방울은 어디 떨어졌느냐'고 되물어 관념의 허공에서 구체적 현장으로 끌어내린다. 이어지는 '착(錯, 틀렸다)'의 주고받음은 서로 기봉을 겨루는 선문답의 응수이며, 세 번째 '착착'에 이르러 방망이로 끊는다. 후반의 산·버들·나무꾼·어부·미인·공자를 나열한 대목은, 그 하나하나가 그대로 정법안(正法眼)을 여는 법문이라는 뜻이다. 알아차리면 가섭(金色頭陀)마저 설 자리가 없고, 못 알아차리더라도 그저 죽 먹고 밥 먹으면 확 뚫렸다(七穿八穴)고 인정해 주겠다는, 알든 모르든 다 놓아주는 마무리다.

卷上 차례 (108단)

이 단의 낱말 4
  1. 千聖 천성

    천 명의 성인, 곧 수많은 부처와 조사를 통틀어 이른다. 선문에서는 '천성도 옮기지 못한다'처럼 써서, 어떤 성인도 손댈 수 없는 근본 자리를 드러낸다.

  2. 正法眼 정법안

    부처가 깨달은 바른 법을 꿰뚫어 보는 눈, 또는 그 눈으로 본 법의 알맹이를 이르는 말이다. 줄여서 정법안이라고도 한다. 석가모니가 영산에서 꽃을 들자 가섭(迦葉)이 미소 지었고, 이때 이 법을 가섭에게 맡겼다고 전한다. 선종에서는 조사에서 조사로 마음으로 이어 온 법 그 자체를 가리킨다.

  3. 摩訶迦葉 마하가섭

    마하가섭(摩訶迦葉)이다. 부처님의 큰 제자로, 욕심을 떨치는 두타(頭陀) 수행이 으뜸이었다. 영산에서 부처님이 꽃을 들어 보이자 홀로 미소 지어 법을 이어받았다고 한다. 선종에서는 인도의 첫 조사로 받들며, 금색두타라고도 부른다.

  4. 七穿八穴 칠천팔혈

    일곱 군데 뚫리고 여덟 군데 구멍 난다는 말이다. 어디에도 막힘 없이 사방으로 환히 꿰뚫린 경지를 형용한다.

서주백운산해회연화상초주사면산어록 舒州白雲山海會演和尚初住四面山語錄주석 1교감 1 · 깊이 읽기에서 봄해설낱말 4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

저본

大正藏 『法演禪師語錄』 3卷의 CBETA 전자판을 저본으로, 글자와 표점을 따르고 다른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대교본: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권20~22. 이 어록의 편자: 參學才良編.

원문은 中華電子佛典協會(CBETA) 전자판을 따르며 CC BY-NC-SA 3.0 TW(비영리 · 같은 조건)로 싣습니다. 정자 · 표점을 일부 손질했고 고친 곳은 교감에 남겼습니다 — 저작권과 출처